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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조광래 감독의 경질을 결정한 대한축구협회에 돌을 던진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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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서 일찍 자고 싶었지만 어영부영 하다가 시간이 꽤 흘렀고 자정 전에 자려고 누웠다. 잠들기 전 트위터에 올라온 글 보려고 똑똑한 손전화 어플을 실행했는데 이재후 아나운서가 조광래 감독 경질 멘션을 올렸다. 응? 뭐라고!!!

부랴부랴 뉴스 검색해봤더니 속보로 떴다. 이게 무슨 일인가? 어이가 없었다. 황보관이 또 한 건 해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의 선임과 경질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이 모여 회의를 한 후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혹은 윗 선의 압력을 받아들여 결정한 게 아닌가 추정해본다. 모 정당의 주특기인 날치기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 모가지를 날려 버린 (혹은 날려 버리는 데 앞장 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좀 많이 봐줘서 얘기하자면 괜히 뒤집어 쓴) 황보관은 누구인가?

이탈리아 월드컵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황보관은 일찌감치 일본으로 건너 가 낯설은 환경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1999년 유소년 팀 감독으로 오이타 트리니트와 인연을 맺은 황보관은 코치를 거쳐 수석 코치 자리에 오르더니 2004년에 감독 자리를 꿰차며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성적 부진으로 10개월 만에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미조히타 히로시 사장의 적극적인 황보관 지지 덕분에 오이타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고 유소년 육성 부장, 선수 강화 육성 부장 등을 거쳐 급기야 부사장 자리에까지 오른다. 2009년에 오이타가 2부 리그로 강등되자 2010년, 다시 1군 감독을 맡지만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성적 덕분에 또 다시 감독직을 내놓는다. 그리고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FC 서울의 감독을 맡게 된다.

FC 서울이 어떤 팀인가? LG가 뒤를 봐주는, 안양을 연고로 한 전통의 프로 팀이다. 일찌감치 럭키금성으로 프로 축구 리그에 참가했었고 유명한 선수도 상당히 많이 배출했다. 그러다가 안양을 버리고 서울로 야반 도주하며 많은 축구 팬들에게 돌 맞는 팀이다. 대부분 북패라고 부르고, 나 같은 경우는 GS 축구단이라고 부른다. 일부 팬들처럼 FC 서울이라 부르는 일은 결코 없다.

아무튼... 2010 시즌 우승 팀이 GS 축구단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되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의 공이 컸다. 귀네슈 감독은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지만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였고, 뒤이어 부임한 넬로 빙가다 감독이 기어코 팀을 우승 시킨다. 그러나 GS 축구단은 빙가다 감독과 재계약하는 데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그 자리를 꿰찬 것이 황보관이다.

많은 GS 축구단 팬들이 걱정을 했다. 일본에서만 생활했기에 국내 축구에 생소할 거라는 걱정에 오이타 시절의 성적 부진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한 팬들의 걱정은 이내 현실로 드러났다. 리그 2연패를 자신있게 외치며 시즌을 시작했으나 그 결과는 처참했다. 3월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4월부터는 달라질 거라며 끝까지 큰소리쳤지만 4월에도 엉망진창이었다. 4월 19일에 있었던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경기에서 0 : 2 로 완패했고, 닷새 뒤 리그 약체로 평가되던 광주에게 0 : 1 로 깨져버렸다. 우승 팀도 수장을 잘못 만나면 불과 몇 달 만에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었다. 결국 자진 사퇴 형식으로 짤렸다. 뒷 수습을 하게 된 최용수 감독 대행은 팀을 확 바꿔 놓으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 황보관을 더욱 쪽 팔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황보관은 감독 자리에서 쫓겨난 지 한 달만에 대한축구협회 기술 교육국장 자리로 화려하게 돌아온다. 그리고... 6개월 뒤 이회택의 뒤를 이어 기술 위원장 자리에 오른다. 그리고... 조광래 감독을 내쫓아버렸다.


조광래 감독은 약체로 평가받던 경남을 맡아 좋은 성적을 낸 뒤 대표팀을 이끄는 자리에 올랐다. 버려진 선수였던 윤빛가람을 화려하게 부활시키며 선수 육성이나 발굴에 소질이 있다는 평가도 받고, 그럭저럭 성적도 괜찮았다. 그러다가... 8월에 일본과의 경기에서 형편없는 경기란 이런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며 0 : 3 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워낙 형편없는 경기였기에 이 때부터 이미 경질설이 솔솔 흘러 나왔다. 작은 불씨였던 경질설은 11월의 레바논 전 패배(1 : 2) 이후 대화재로 번져버렸고... 그 결과는... 아시다시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경질의 모든 과정과 발표에 있어 당최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거다. 기술위원들의 회의는 커녕 기술위원 자체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대체 뭘 믿고 경질을 결정한 것인가? 거기에다 야밤에 KBS 기자에게 슬쩍 흘리는 식으로 발표를 하지 않았는가? 당당하다면 왜 그렇게 해야 했는가? 뭔가 구리니까 알아서 기는 거 아닌가?

조광래와 황보관. 누가 봐도 급이 다르다. 비교 자체가 기분 나빠해야 할 일이다. 리그 최다 실점 골키퍼가 무실점 신기록 수립한 골키퍼에게 훈수 두는 격이다.

조광래 감독의 전술과 팀 운영이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감독 자리를 수락한 지 얼마나 지났는가? 불과 1년 5개월이다. 그 짧은 시간동안 팀을 감독이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히딩크는 했다고? 웃기지 말아라. 히딩크 때 대한축구협회가 얼마나 전폭적인 지지를 했는지 아는가? 그냥 감독 믿고 맡긴다 수준이 아니다. 금전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온갖 행정적인 지원을 다했다. 그리고 0 : 5 패배를 잇달아 당하는 와중에도 경질 운운하지 않았다. 그 결과 16강 진출만 해도 감지덕지라는 기존 목표를 훌쩍 뛰어넘어 4강에 올랐다. 지금의 조광래는 히딩크가 받은 지원의 반에 반도 받지 못했다. 반에 반은 커녕 기술 위원에 몸 담고 있는 냥반들의 감 놔라, 대추 놔라 참견질에 스트레스 받아야 했고 선수 차출 때문에 프로 팀과 언짢은 감정을 주고 받아야 했다.

조광래 감독이 그동안 보인 모습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 해외파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몇 몇 선수가 부상이나 팀 사정으로 빠지자 경기력 자체가 크게 나빠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더구나 기용하지 않을 선수를 억지로 데리고 와 선수 아버지로부터 싫은 소리도 들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대표팀인데 리그 1, 2위 팀인 전북과 포항의 선수는 달랑 한 명(박원재) 뿐이었을 정도로 선수 선발 기준이 애매했다. 선수들조차 만화 축구라 평가하는 다소 무리한 욕심도 곁에서 보기에는 무리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말이다. 이건 아니다. 우리가 월드컵 최종 예선 탈락한 것도 아니고, 탈락할 위기에 처한 것도 아니다. 여전히 최종 예선 조 1위다. 그런데 경질이라니, 대체 어떤 성적표를 들고 와야 만족한단 말인가? 전승만을 바라는 것인가?



축구 공은 둥글다. 때문에 FIFA 랭킹 100위권 밖에 있는 팀이 50위권 안에 있는 팀을 잡아내는 이변이 때때로 일어나는 것이 축구다. 스페인도, 브라질도, 잉글랜드도, 아르헨티나도, 모든 경기를 이기지는 못한다. 그들도 진다. 우리가 그들 나라보다 객관적으로 나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음에도 욕심은 그들 이상 가지고 있다. 욕심쟁이는 벌 받는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감독 자리를 흔히 '독이 든 성배'라고 한다. 웃기지 말라 하고 싶다. 성배? 성배는 커녕 찌그러진 놋쇠 잔도 안 된다. 그런 잔에 담겨 있는 게 꿀도 아니고 독이다. 좋다고 달려드는 사람은 둘 중 하나다. 그런 형편없는 잔과 내용물로도 뭔가 해내고 싶다는 의욕 만땅 도전 정신 가득 축구인이거나... 그냥 바보이거나.

개인적으로는 국내 감독 중 현직에 있는 사람 중에는 조광래 감독의 능력이 가장 출중하다고 보는데... 그런 사람마저 내쳐버렸으니 이제 국내 감독은 대표팀 자리에 앉을 사람이 없을 게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엄청나게 비행기 태우겠지만 그 비행기는 늘 추락 위험을 안고 아슬아슬하게 날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안다. 최강희 감독? 최강희 감독이 전북을 지금의 강팀으로 키우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알고 있는가? 단 기간에 말도 안 되는 성적 내기를 바라는 대표팀 자리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자리다. 거스 히딩크? 그가 바보가 아니라면 지금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4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걸 뻔히 아는데 자기 이름에 먹칠할 짓을 하겠는가?



누가 새로운 대표팀 감독 자리에 오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조광래 감독보다 나은 선택은 절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최강희, 황선홍, 홍명보 감독은 부디 그 썩은 내 나는 자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계실 것을 부탁드린다. 아울러... 조××을 필두로 한 대한축구협회의 쓰레기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개 사과하고 다 물러나라. 우리나라 축구를 뒤로 후퇴시키는 건 벌레만도 못한 네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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