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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생존8

아이슬란드 여행 #43 다시 레이캬비크 잘 자고 일어났다. 미바튼에서 하도 누워 있어서 그런지 많이 잔 건 아니지만 피곤함 같은 건 없었다. 지하실에 묶여 있거나 나체로 나뭇잎 덮고 있는 일 같은 것도 없었고. ㅋ 여덟 시 반에 아침을 먹기로 했기에 식당으로 가니 이미 일어나 계신다. 매일 다섯 시 반에 일어나 20㎞를 운전해서 신문 가지러 가신단다. ㄷㄷㄷ 자꾸 말을 걸어주시는데 당최 영어가 안 되니, 원. 일본어 배운답시고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 일본어 공부도 제대로 안 하는데, 그 와중에 영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또 했다. 그 와중에 한국인에게 받은 참이슬 페트 소주 자랑하시는 호스트. ㅋㅋㅋ 개와 고양이 모두 사람을 전혀 가리지 않아서 밥 먹고 있는 내내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같이 배드민턴 쳤던 H 누나라면 질색을 했겠지만 나는 개도.. 2020. 1. 6.
아이슬란드 여행 #41 끝나지 않은 시련 ④ 어쩌면. 이렇게 될 줄 알고도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눈 밭은 예상보다 깊었고, 거기 파묻힌 차는 오른쪽으로 잔뜩 기운 채 움직이지 못했다. 전진 기어와 후진 기어를 번갈아 넣어가며 기를 쓰고 차를 빼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그나마 이틀 전에는 아예 안 움직였지만 이 날은 조금이라도 움찔움찔 했다는 게 위안(대체 어디가?)이라면 위안일까. 운전석 쪽 뒷바퀴만 길 위로 올리면 어찌 빠질 것도 같은데 그게 안 되니 환장하겠더라. 타이어 타는 냄새 때문에 잠시 차를 멈췄다. 손과 발로 눈을 치워내고 차를 움직이고. 혼자 쌩 쇼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저 멀리에서 거대한 자동차임에 분명한 불빛이 다가왔다(이런 전개, 얼마 전에 본 적 있다. -_ㅡ;;;). 반갑기는 한데 또 28만원 달..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40 끝나지 않은 시련 ③ 나는 분명히 호텔스닷컴에 나와 있는 주소를 찍은 건데 여기가 아니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를 많이 봤는지 익숙하다는 듯 안내를 한다. 뭐지?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데 예전 주소로 안내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한국의 ZZZIP 게스트하우스도 그런 적이 있었더랬다. 아주머니가 문 밖까지 나와서 길을 알려준다. 내가 지나온 길을 가리키며 저 길이냐니까 아니란다. 그래서 다른 길을 가리키며 그럼 저 길이냐니까 그렇단다. 고맙다고 인사를 한 뒤 차로 돌아갔다.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 문제는, 꽃미남 아들내미가 보여준 지도는 내비게이션이 아니었다는 거다. 목적지가 나와 있긴 한데 내 현재 위치와 비교가 되지 않으니 맞게 가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일단 20㎞ 정도랬으니까 가 본다. 제법 달려 얼추 2..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39 끝나지 않은 시련 ② 동그라미 친 부분이 통제되어 갈 수 없는 길. 위 쪽의 85번 도로가 후사비크와 연결된 도로다. 녹색은 유료 터널. 그렇게 기다림이 시작됐다. 데이터에 여유가 있으니까 테더링 걸어서 보다 화면이 큰 태블릿으로 도로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 이제나 저제나 통제가 풀릴까, 10분 단위로 새로 고침. 그렇게 한 시간이 흘러갔다. 소싯적의 나는 시크하기로 유명(하다고 나는 주장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저 싸가지가 없었다고 말한다. -ㅅ-)해서 약속 시간으로부터 5분이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버리곤 했다. 그런 내가 한 시간 넘게 차 안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채 숨만 쉬고 있는 거다. 전(前) 여자 친구, 현(現) 남이 들었다면 경천동지할 일이지. 통제된 길 쪽에서 제설차 한 대가 나와 후사비크 쪽으로 사라졌고, 잠시 후..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38 끝나지 않은 시련 ① 한 방에 30만원 가까운 돈을 털어먹은 후유증은 컸다. 그냥 방구석에 처박혀서 숨이나 쉬고 있을 것이지, 쪼다 같이 기어 나가서 화를 불렀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누워서 이불 차고 있다가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깨자마자 몰려드는 자괴감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후회한들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니 적당히 괴로워하고 넘어가자. …… ㅽ 말이 쉽지.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도로 상황을 하루 전부터 10분 간격으로 확인했다. 미바튼은 아이슬란드의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1번 도로를 따라 반 시계 방향으로 크게 한 바퀴 돌아 다시 레이캬비크로 돌아가려면 서 쪽으로 가야 했다. 문제는, 서 쪽으로 가는 유일한 도로가 통제되고 있었다는 것.레이캬비크는 고사하..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37 순식간에 날아간 28만원 밖으로부터 들리는 바람 소리가 엄청나다. 장난이 아니다. 화장실에 가니 더 생생하게 들린다. 무서울 정도로 불어댄다. 창 밖의 앙상한 나무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게 보인다. 저러다 부러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흔들린다. 이런 날씨에 관광은 무슨. 방 밖으로 안 나갔다. 그렇게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정오가 지나버렸다.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리 날씨가 안 좋다한들, 방구석에만 있어서야 될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보니 1㎞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도 관광지가 있고, 하다 못해 네이처 바스라도 다녀와야겠다 싶더라. 수영복으로 입을 반바지와 수건을 가방에 넣고 일단 밖으로 나갔다. 숙소에서 큰 길 쪽으로 가는 그 짧은 길에서 차가 이리저리 휘청거린다. 잔뜩 쌓여있는 눈 때문이다. 4륜 구동.. 2020.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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