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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영  화 』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 2014)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5.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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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SKT는 터지는데 KT나 LGT은 안 터지는 곳이 많았다. KT는 잘 모르겠는데 LGT은 실제로 안 터지는 곳이 더럽게 많았다. 최근에는 통신 3사 모두 어지간한 지역은 다 커버하는데다 요금제도 고만고만하니 어디를 써도 관계 없을텐데 오랫동안 SKT 써오다보니 좀처럼 통신사 옮기기가 어렵다. 장기 고객한테 개뿔 해주는 것도 없는데 말이다. 결론만 줄여 말한다면 난 SKT 호갱 되시겠다. 씨앙. -_ㅡ;;;


SKT 쓰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비교적 최신의 영화나 만화를 다운받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거다. 예전에는 20,000 포인트를 주고 다운받을 때마다 그 포인트를 차감했는데 지금은 그런 거 없이 그냥 받을 수 있다(요금제에 따라 다름). 덕분에 불법 다운로드에 엮이지 않고 보고 싶은 영화를 5인치 휴대폰 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본 영화는 『 이미테이션 게임 』. 독일군의 암호화 장비인 에니그마를 무력화한 주인공, 앨런 튜링에 대한 이야기이다.



앨런 튜링 역의 배네딕트 컴버배치. 이미 『 셜록 』 시리즈로 대단한 팬덤을 가진 배우다. 뭐, 난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_ㅡ;;;




튜링이 하는 모든 짓이 맘에 안 드는 군인 아저씨. 군은 폐쇄적이라는 특성 때문에 민간보다 한참 뒤떨어지는데도 자기가 최고인 줄 아는 바보들이 많은 집단이다. 어느 나라 군이나 비슷한 것 같다. 그런 조직에서 깨어 있는 몇몇이 진실을 얘기하면 또라이 내지는 저 혼자 잘난 줄 아는 새끼 정도가 되고 만다. -ㅅ-




에니그마. 실제와 똑같이 생겼다. 에니그마는 대치 암호화를 사용한 기계인데 간단히 말하면 A를 치면 B로 나오는 거다. B를 치면 C가 나오고. 그렇게 하면 너무 단순하니까 누구나 해독하겠지. 그래서 A를 치면 B가 나올 수도 있고 C가 나올 수도 있게 만든 거다. 위 쪽의 누르는 부분 말고, 앞에 있는 플러그 부분을 여기저기 끼우는 걸로 그 조합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거. 해독을 위한 코드는 종이로 배포했는데 태우거나 물에 씻어버리기 쉽게 만들었다고 한다. 자주 사용하는 코드가 적혀 있긴 한데, 그걸 입수한다 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체 코드를 재설정하니 연합군 쪽에서는 골치가 아팠을테지.




기존의 해독 방법은 말 그대로 맨 땅에 헤딩. 자주 나오는 글자를 바탕으로 일부 알파벳(E나 T 등)을 유추한 뒤 끼워맞추기 해서 암호화 이전의 원문을 조합하는 건데, 내용이 단순하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쉽게 말하면 남의 집 도어락 열고 들어가려고 숫자 마구잡이로 누르다 안 되니까 1234, 9876 처럼 쓸만한 거 유추해서 여는 거. -ㅅ-   앨런 튜링은 그런 식으로는 해독할 수 없다며 기계가 만든 암호는 기계가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실제로 그러한 기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암호를 해독한 뒤의 행동도 중요한 것이, 상대가 우리 암호를 알고 있다는 걸 간파하면 적은 같은 암호 체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거나 어찌어찌 그리 됐다고 판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개 분대 병력이 있는 곳에 적의 폭격이 있을 거라는 걸 해독해냈다고 치자. 그리고 중요한 군수품이 실린 배가 공격 당할 거라는 것도 해독했다. 물론 둘 다 막으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적이 암호가 읽혔다는 걸 알고 암호 체계를 바꿀 것이다. 그럴 경우 어쩔 수 없이 분대 병력은 포기해야 할 거다.

형이 타고 있는 배가 공격 당할 것을 암호 해독으로 알아냈지만 적에게 해독 사실을 감추기 위해 배가 공격 당하게 놔둬야 하는 상황. 자신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해독 기계로 암호를 풀어냈지만 정작 형이 죽는 걸 막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





영화(와 원작 소설)가 주는 메시지가 이것 아닌가 한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앨런 튜링은 동성애자였고, 강제로 호르몬 요법 치료를 받던 중 사과에 독을 주사하고 그걸 먹어 자살했다. 그리고 그가 만든 튜링 머신은 오늘 날 컴퓨터의 모체가 되었다. 60년 전에는 범죄로 받아들여지던 동성애가, 지금은 일부 국가에 한해 합법이 되어 가고 있다.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사랑해야만 한다는 강제성이 사라지고 있는 거다. 각자가 여기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동성애가 욕 먹고 까여야 할 이유가 없다 생각한다. 특히나 일부 개독들이 한복 입고 북 치면서 미쳐 날뛰는데 하는 꼴 보면 아주 가관이다. 성경 말씀 운운하면서 지들 불리한 구절 들이대면 현대에 맞게 재해석 타령하고. 저 염병할 새끼들한테 세금도 때리고 여차하면 전능하신 하나님 나라 가서 살라고 물에 던져버렸음 좋겠다. 내가 볼 때 사회악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개신교인들이다.



PS. 쫄딱 망했다가 아이폰으로 부활한 애플 로고는 한 입 베어먹은 사과. 스티브 잡스가 튜링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만든 로고라는 얘기가 떠돌아다니는데, 사실이 아니다. 애플의 초기 로고는 사과 나무 밑의 남자이고 이는 누구나 알다시피 뉴턴이다. 애플이 만든 세계 최초의 PDA 이름 역시 뉴턴이었고. 나중에 로고 바꾸면서 튜링을 기리는 마음이 반영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애플 쪽에서는 아니라고 한 적이 있다.


또 PS. 아무래도 영화보다는 원작 소설이 낫지 않을까 싶은데 마침 티 프리미엄에서 원작 소설도 무료로 볼 수 있게 해놔서 받아놨다. 날 잡아서 봐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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