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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5년 07월 22일 vs 북패 @ 상암 월드컵 경기장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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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에 분노한 적이 지금까지 세 번 있는데, 첫 번째가 황재원 팔아먹었을 때였고 두 번째가 황진성 내쳤을 때, 마지막이 3분만에 세 골 쳐먹었을 때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세 번 모두 짜증나고 속 상했는데 남패한테 3분만에 세 골 줄 때에는 어찌나 짜증나던지 중간에 채널 돌려버렸다. 그리고 올 시즌 응원 보이콧 하겠다고 사방에 떠들고 다녔다.


그런데... 그런 희대의 ㅄ 같은 경기를 하고 나서 북패랑 붙었을 때 3 : 1 로 이겼다. 기쁘긴 했는데 응원 안 하겠다고 사방에 떠들어놔서 기쁜 척도 못 하고... -_ㅡ;;;


22일은 원래 낮 근무였는데 아침 일찍으로 당겨지는 바람에 오후에 퇴근하게 됐고... 경기 보러 가기로 마음 먹었다.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날씨가 어찌나 더운지 잠시만 밖에 서 있어도 양화교 인공 폭포 쏟아지듯 땀이 흘러내려서 집에 들렀을 때에도 망설였었다. 갈까 말까 하고. 'ㅄ 같은 경기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 팀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버스 타고... 또 버스 타고... 또 버스 타고... 상암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바로 집더하기로 입장.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홍차 한 잔, 커피 한 잔 빼고는 먹은 게 없어서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더라. 맥주 안주 거리 사고... 샌드위치 두 개 사고... 뭣 좀 더 살까 하다가 그냥 나왔다.


공짜 표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K 리그 발전을 위해 돈 주고 표 사서 들어갔다. 북패 놈들 입장권 수익에 병아리 눈꼽만한 도움이 된다는 건 기분 나빴지만. ㅋ   아무튼... 상암 월드컵 경기장 원정석은 남(S)측이다. 원정석 요금은 14,000원. 표 파는 처자 두 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둘 다 참하게 생겼더라. 표 받아서 경기장 들어가니 포항에서 올라온 서포터들이 와 있었다. 낯익은 사람들도 여럿 보이고. 포항에서 버스 두 대 왔다더라. 평일이라 서포터들 없어서 응원도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방학이라 학생들이 많이 온 듯 하다.





적당한 곳에 자리 잡고 경기장 사진 찍기 시작.





승리의 법칙이 없어졌다. ㅋㅋㅋ








이 날 주심은 김상우 심판. 2013년에 전주성에서 우리 우승할 때 주심 봤던 냥반이다. 그 때에도 전북에 유리하게 불어서 우리 쪽이 야유하고 그랬었다. 개인적으로는 김성호 ×× 다음으로 싫어하는 심판. 이 냥반이 심판 봐서 잘 된 경기가 없다.








관중이 그닥 많지 않았다. 10,000명도 안 들어왔다고 들은 것 같은데...




북패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금색, 은색의 사인 볼을 차주었는데...





코너 쪽에 있던 어린 친구 중 한 명이 공을 받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공 받아서 간 쪽에 포항 유니폼 입은 친구가 두 명이나. ㅋㅋㅋ   뒤 쪽에 홀로 앉아 있는 녀석은 북패 팬. 나중에 보니 저 세 명 사라진 걸로 봐서 사인 볼 받으러 의도적(?) 진출했다가 복귀한 게 아닌가 싶다. 귀엽네. ㅋㅋㅋ




경기는... 뭐... 결과 이미 다 나왔으니까... 우리가 1 : 2 로 졌다. 밥줘한테만 두 골 줬다. 올 시즌은 여러 가지로 치욕적이네. 3분에 세 골 쳐먹은 것도 그렇고, 밥줘한테 두 골 준 것도 그렇고. 해트 트릭 안 당한 걸 다행이라 해야 하나? -ㅅ-


상암은 볼비어 안 팔고 카스 팔더라고. 아, FA컵이니까 볼비어 안 팔겠고나. 아무튼... 호가든도 있고 버드 와이저도 있고. 규정대로 컵에 맥주 따라 가야 했는데 맥주 따르는 스킬이 형편 없어서 잔의 반을 거품으로 채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처음에만 당하고 있었고 나중에는 내가 뚜껑 따서 따랐다. 대개 전반에만 컵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 운운하다가 후반에는 그냥 주는데 후반에도 어김없이 컵에 따라 가게 하더고만. 뭐, 바쁘지 않았으니 그런 게 아닐까 한다. 손님이 미친 듯 몰리면 규정이고 나발이고. -_ㅡ;;;



혼자 가면 자리 비워두고 술 사러 다녀야 해서 맥주를 잘 안 마시게 된다. 그래서 전반에는 달랑 두 캔 먹었고... 하프 타임 때 갔더니 바글바글해서 포기. 후반 시작하고 술 사러 가서 네 개 사들고 와서 앉자마자 실점. 제기랄.


북패는 지난 11일에 3 : 1 로 졌을 때와 비교해서 다섯 명을 바꿔 넣었는데... 우리는 달랑 한 명만 바뀐 상태. 황선홍 감독이 북패 잡는 법을 알았다며 경기 끝나고 인터뷰 했었는데 북패 잡는 법은 어디로 갔나요?


선수들이 열심히 잘 뛰긴 했다. 특히나 세트 피스 득점이 지독하게 없는 우리인데 코너 킥에서 골 만든 건 칭찬할 부분. 하지만... 득점하고 나서 바로 실점한 건 여전히 정신 못 차렸다는 증거다. 올 시즌 버저 비터도 자주 얻어 맞고 선제 골 주고 끌려 다니고... 여러 가지로 형편 없다.


경기 전에 2013년 9월 11일 경기 하이라이트를 틀어주더라. 지들 이긴 경기라 이거지. 신화용 선수가 몸 풀다가 전광판을 지그시 보면서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이기에 오늘은 제발 무실점하고 클린 시트 쓰길 바랐는데... 또 두 골 먹었다. 뭐, 골키퍼 탓이겠냐만은. -ㅅ-


질 거 같았기에 화 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짜증은 나더라. 광혁이는 차두리한테 완전히 잡아 먹힌 듯. 스피드 살려서 돌파도 하고 그러는 게 광혁이다운 건데 차두리한테 어찌나 쫄았는지 근처도 못 가더라. 차두리가 다가가면 뒤로 공 돌리기 바쁘고. -ㅅ-


박성호가 안 먹히면 잽싸게 제로 톱으로 전환하던가 해야 하는데 주구장창 공 띄워대며 ㅄ 축구하다가 졌다. 상대가 대비를 잘 해서 예전처럼 스틸 타카가 잘 먹히는 건 아니지만 박성호가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것도 아닌데 작정하고 띄워대니 한심하더라. 지난 번에 박성호 카드 먹혔다고 그 카드 그대로 내는 것도 한숨을 쉬게 만들었고.


심동운은 전반 내내 상대 흔들면서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했는데... 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선주와 바꿨다. 최용수 감독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윤일록 빼고 윤주태 넣는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했는데 황선홍 감독님은 공격수(심동운) 빼고 수비수(박선주) 넣고 있더라. 거기에다 습한 날씨 때문에 선수들이 빨리 지쳤을텐데 후반 38분이 되서야 김승대 빼고 티아고 넣는 건... -_ㅡ;;;


최근 형편없는 경기가 잦아서 그런가, 2012년 FA컵 우승, 2013년 더블이 황선홍 감독님 능력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부산 있을 때의 성적이 황선홍 감독님의 능력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자꾸 든다. 공격수에 대한 지독한 믿음도 그렇고, 만날 똑같은 기용과 교체도 그렇고, 교체 타이밍 느린 것도 그렇고,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더 위로 치고 올라가는 건 어렵지 않을까 싶다. 파리아스 감독님 다시 오셨음 좋겠다. ㅠ_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면 엄청나게 짜증났는데... 올 시즌 치른 경기들을 쭈욱 복기해보니... 우린 딱 그 수준에 맞는 경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를 비롯한 팬들의 기대가 팀의 실력에 비해 너무 컸던 거지. 그래서 이제는 지더라도 화내지 않으려 한다. 위에서 언급한 ㅄ 사례 두 개 말고도 성남한테 두 골 앞서다 후반 45, 47분에 내리 골 쳐먹고 진 것도 있고... 우린 딱 그 정도인 거다. ACL 출전권만 어떻게 따준다면 참 좋겠는데... 내가 볼 때에는 그것마저도 욕심이고... 상위 스플릿 턱걸이 정도가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모리츠도 임대 가고... 다른 선수 영입은 없을 것 같고... 황진성과의 재계약은 말 그대로 꿈 같은 소리가 될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좋지 않다. 아끼고 사랑하는 팀이 정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금방 내려오는 걸 봐야 하는 팬이 되다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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