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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5년 11월 29일 vs 북패 @ 스틸 야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5.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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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자란 고향이긴 한데 포항은 1년에 한 번 정도 밖에 안 간다. 많아야 두 번? 왕복 800㎞에 달하는 거리도 거리거니와 차 밥 먹이고 통행료 내면 10만원은 우스운지라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다. 올 해에는 이미 두 번 이나 다녀왔기에 리그 최종전을 직접 보러 갈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팀을 떠나는 황선홍 감독님을 TV로 봐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긴 했지만 돈과 시간을 생각한다면 안 가는 게 맞는 거라 자위(그거 말고, 임마! -ㅁ-)하고 있었는데... 같이 축구 보러 다니는 선배가 가자고 바람을 넣는다. 일단 어찌 될지 모르니까 휴가는 써놨는데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을 했다.

네×버에 계속 올라오는 황선홍 감독님 관련 기사들을 보다 보니 짠해져서... 결국 감정이 이성을 이겼다. 가자고 마음을 먹었다. KTX 타면 빠르고 편하긴 한데 왕복 10만원 넘어가고... 버스 타면 왕복 5만원 정도면 충분하긴 한데 선배와 둘이 가는 거라면 차 가지고 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더라(나중에 계산해보니 차 밥 먹인 거랑 통행료만 따지면 버스 탄 거 보다 싸게 다녀왔음.).


황선홍 감독 헌정 패키지50개만 한정 판매한다는 첩보(?)를 사전에 입수한지라 그거 사려고 좀 일찍 출발했다. 여섯 시 반에 선배 만나서 출발했는데 차가 거의 안 막혀서 휴게소 세 번 들리고도 포항 도착하니 열한 시도 안 됐다. 어플로 미리 알아본 모텔 가서 트윈 베드 있는 방 달랬더니 없단다. 나는 저녁에 들어올 건데 사장님은 지금 당장 이용할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의사 소통이 안 되서 엉뚱한 방 받았다가 다시 얘기해서 지금 쓰는 사람들 체크 아웃하고 나가면 저녁에 들어가겠다 하고 경기장으로 출발.



아침 일찍 출발한 터라 휴게소에서 불고기 우동 정식 하나 먹고. ㅋ





아... 진짜구나... 이제 안녕이고나... ㅠ_ㅠ




모든 사람과 사진 찍을 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나중에는 저기 A4 용지 잔뜩 끼워두고 네임팬으로 메시지 쓰라고 하더라. 고맙다고 한 마디 남겼다. ㅠ_ㅠ





이미 줄 서 있는 사람들. 저 뒤로 가서 섰다. 맨 앞에는 누가 아니랄까봐 아이언 로즈 사장님이 뙇! 얘기 들어보니 하루 전에 텐트 쳤다 하시던데 뉴스에도 난 모양이다. 1번, 18번, 50번 정도가 의미 있는 숫자가 아닐까 하는데... 1번은 아이언 로즈 사장님이었고... 이 사진에 찍힌 저 후드 점퍼 입은 분이 18번의 주인공이었다. 선배가 19번, 내가 20번. 홍명보도 괜찮아~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사실상 20번은 별 의미 없는... -_ㅡ;;;




이 날 중계는 SPOTV에서 맡아주었다. 꼬박꼬박 K 리그 중계해주는 고마운 SPOTV. 고맙긴 한데... 우리 경기에 고정운 해설 좀 빼주면 안 되겠니? -ㅁ-





볼비어에서 뭔 행사를 하고 있었다. 늘 하던 건데 평소에는 보는 둥 마는 둥 했지만 이 날은 뭔 생각이었는지 참가해봤다. 껌 질겅질겅 씹으며 갔는데 행사 진행하는 처자가 차라고 멘트를 안 치는 거다. 차도 되나? 망설이다 찼더니... 노린 곳으로 안 날아갔다. 이게 진짜 축구 공이 아니라 찍찍이에 붙는 말캉말캉한 공이라... 노리는대로 잘 안 날아간다. 진짜라고. -ㅅ-   다행히 꽝은 아니었는데... 무릎 담요를 준다! 오호~   의도대로 날아갔으면 휴대용 깔판이었을텐데 전화위복이다. ㅋㅋㅋ

자꾸 인증 샷 찍으라기에 상품만 날름 받아먹기 미안해서 두 컷 찍었다. 집에 와서 보니 오징어가 좋다고 실실 쪼개고 있다. -ㅅ-




13시부터 패키지를 판매한다고 했는데 열한 시 조금 전에 도착해서도 20번이었다. 내가 도착한 후 30분이 지나도 뒤로 사람이 몇 안 됐고. 그러다 천천히 줄이 길어지나 싶더니 50명 채웠다. 홈페이지에 째째하게 50개가 뭐냐고, 더 팔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거기에 우리 유니폼 100벌 팔기도 힘든 판에 뭔 소리냐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우리는 전통과 역사, 성적에 비하면 정말 장사 못하는 팀이다. 일단 쇼핑몰이 엉망진창이고... 그 엉망진창인 쇼핑몰에서 파는 것들도 그닥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는 게 없다. 매년 검빨 유니폼 질러대서 집에 포항 홈 유니폼만 20벌 가까이 되는데 쇼핑몰에서 개뿔 해주는 것도 없다. 포인트 운영하네 어쩌네 하더니 결제할 때 쓰지도 못하게 하고... 그러다 운영 주체 바뀌었다며 포인트 싹 없어지고... 21세기에 쌍팔년도 장사하는 포항 스틸러스 되시겠다.


아무튼... 한정판 지른 이야기는 이 글 다음에 따로 쓰도록 하고... 이번 글에는 경기 얘기만. ㅋ





숨은 해병 찾기. ㅋㅋㅋ




시작하자마자 북패 녀석들이 엄청나게 밀고 올라온다. 우리 왼쪽이 계속 뚫려 위험한 장면이 몇 번이나 나왔다. 전반 13분부터 1분을 내리 공격했는데 유상훈이 잘 막았다. 김용대가 나오면 좋았을텐데 하필 유상훈. 유상훈 나오면 이기기 힘들다.


전반 15분에 강상우가 반칙을 당해 프리킥을 얻어냈고... 손준호가 찰 듯 하다가 최재수가 차서 골을 만들었다. 최재수가 임대 후 첫 골을 만든 자리도 저기(우리 기준으로 골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 근처)였다. 신진호가 없어서 프리킥은 그닥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최재수 존이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완전 이적 못 시켜서 수원으로 돌아간다면 수원이랑 할 때 저 자리에서는 반칙하면 안 되겠다. ㅋ

선수들이 우르르 벤치 앞으로 몰려가더니 황선홍 감독님께 큰 절 하는데... 아아... 짠했다, 진짜. ㅠ_ㅠ


후반 12분에는 강상우가 로빙 슛을 날렸는데 홈런. 아직 어린 선수고 경기 출전 경험이 많지 않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지난 수원과의 경기부터 주구장창 홈런에, 삽질에, 답답하다.   아드리아노는 우리가 데리고 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 정도로 위협적이었고... 추가 골을 만들지 못하다가 동점 골 먹었다. 북패의 역습이었고 아드리아노가 때린 슛을 신화용이 잡지 못해 튕겨 나가자 몰리나가 주워 먹었다. -ㅅ-


이 날 우리가 이겨도 수원이 이기면 2위는 물 건너 가는 거라서 중간 중간에 수원과 전북 경기를 체크했었다. 수원이 먼저 골을 넣었기에 전북 뭐하냐고 궁시렁거리는데 잠시 후 동점. 우리가 이기기만 하면 된다 생각했지만 수원이 다시 한 점을 앞서 갔다. 그리고 우리는 추가 시간 공개됐을 때까지도 무승부인 상태. 2위는 안 되겠고나~ 하고 포기하고 있는데 강상우가 결승 골이 터졌다. 믿기 힘든 극장 골. 소리 지르고 난리도,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그래봐야 3위 확정이었지만. 마지막 경기 이긴 게 어디냐.


이겨서 좋긴 한데... 이 날 심판이 올 시즌 최악이었다. 경기 운영을 어찌나 거지 깡깽이 같이 하는지... 진짜 판정 × 같았다. 우상일 심판, 잊지 않으리다. 배슬기한테 카드 줄 때는 마치 걸리기만 해, 걸리기만 해 하고 벼르다 주는 것처럼 신속 정확하게 나오더만. ㅆㅂ



그리고... 감독님 고별식. 울지 않으려고 기를 써서 질질 짜는 건 참았지만... 그렁그렁 맺히는 건 어쩔 수 없더라.


행사 다 보고... 밖으로 나갔다. 평소에는 그냥 갔는데... 이 날은 선수단 버스 쪽으로 가서 감독님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던 중 알고 지내던 형님이 황진성 선수 본 것 같다는 말을 해서 부랴부랴 황진성 선수 아내 분에게 카톡! 하지만... 주말에 입국해서 서울 집에서 쉬고 계시다기에 아쉬운 맘 접었다. ㅠ_ㅠ



모델 포스 라자르. 결국 한 골도 넣지 못한 공격수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3 시즌 기적 같은 우승의 주인공 김원일.




잘 생겼다, 우리 대호. ㅋ




삼성 팬에게 친절하게 싸인해주는 티아고.





그나마 외국인 선수 세 명 중 활약이 가장 컸던 선수인데... 오른쪽 라인 타고 갈 때에도 왼 발 쓸 정도로 오른 발을 아예 못 쓰니... -_ㅡ;;;




황선홍 감독님. 급하게 찍느라 포커스 날아갔다. 엉엉~ 잘 가요, 감독님.




카메라 들이대며 이름 부르자 살인 미소 날려주시는 윤희준 코치님.




바삐 나가는 와중에도 팬들의 싸인 요청을 무시하지 못하는 우리 감독님.





아빠 미소 신화용. 재계약 안 하면 내년부터 포항 응원 안 한다.




김일진 코치님. 감독님과 같이 팀을 떠나실는지. -ㅅ-




안녕, 2015 시즌 포항 스틸러스.





밖으로 나와... 택시 타려는데 택시가 없다. 버스 탈까 했는데 거리가 애매해서... 지난 번처럼 걸어서 형산강 똥다리를 건넌다. 목적지는 아이언 로즈. 그런데...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응? 헌정 패키지 사시려고 가게 문 닫으신 건가? 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2층에 붙은 임대 플랑 카드... ㅠ_ㅠ   갈 때마다 가게 어렵다고 하시더니... 결국 접으시는 모양이다. 포항 구단은 과연 이 정도 소장품이 있을까 할 정도로 대단한 컬렉션이었는데... 구단에서 지원 좀 해줄 것이지... 우리 자부심 중 하나가 없어지고 말았다. 아아... ㅠ_ㅠ




택시 타고 죽도 시장 가서... 집에 차 세워두고 온 친구 녀석이랑 선배랑 셋이서 게 쳐묵. 선배는 바로 전 날 형수님이랑 게 드셨다는데... 그런 거 관계없이 게 쳐묵. 먹고 있는데 아저씨 한 분 오시더니 이겼냐고 묻는다. 이겼다니까 느닷없이 소주 두 병 주고 가신다. ㅋㅋㅋ


맛있게 먹고... 잔뜩 남아서 친구 녀석이 싸가고... 먹을 거 사들고 모텔 갔다. 정신 차려보니 바닥에 고꾸라져 자고 있었다. -_ㅡ;;;   침대로 올라가 자다가... 깨서... 라면 먹고... 누워서 빈둥거리다가... 대충 씻고... 출발.





속리산 휴게소에서 인공 조미료 맛 가득하면서 해물이라고는 오징어, 홍합 말고는 보이지 않는 해물 순두부 먹고... 집에 왔다. 휴게소에서 해물 순두부 먹고 만족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왜 번번히 도전하는 것인가, 나는. -ㅅ-







내려가기 전 부랴부랴 만들었던 플라비오 코치님 플랑 카드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일찌감치 브라질로 돌아가신 건지 플라비오 코치님이 보이지 않더라.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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