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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포항 호미곶 게스트하우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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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게 지내는 선배가 열흘 짜리 휴가를 받았다. 보통 열흘 정도 놀게 되면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데, 경상도 사람인 이 선배는 전라도 쪽 여행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며 전라도 여행을 계획했다. 휴가 첫 날 전주에서 만나 전북 레전드가 걸레짝을 만들어놓은 포항이 탈탈 털리는 꼴을 같이 봤고... 다음 날 해장하고 헤어졌다. 일주일 후 포항에서 만나 홈에서 상주 상대로 또 탈탈 털리는 꼴을 봐야 했다. 그동안 거지 발싸개 같은 경기력을 참고 꾸준히 응원하면서도 짜증나서 못 보겠다고 징징거렸는데... 이 경기 이후 포항 경기 안 보고 있다. 짜증나서 못 보겠다. 오늘 인천과의 경기 후 감독과 팬들의 대화 시간을 갖겠다고 하는데... 제발 오늘 인천 이겨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기쁜 소식 나왔으면 좋겠다.


아무튼... 포항에서 머물 때 호미곶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잤다. 지난 해 이맘 때 처음 갔었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놀았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사장님께서 직접 만든 홈페이지(http://www.sunhomigot.co.kr)를 통해 예약을 하면 된다.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도 깔끔한데다 주변 경관도 훌륭하거니와, 사장님과 사모님이 무척이나 유쾌한 분들이라 흠 잡을 데가 하나도 없다.


전 날 죽도에 있는 고모 댁에서 하루 자고... 아침에 나와 만화방에서 빈둥거리다가 약속한 시간이 되어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인덕을 지나서 구룡포까지 가는 길은 한적한 고속도로 못지 않은 밟기 좋은 길이고, 구룡포 버스 종점을 지나 게스트하우스까지도 오른쪽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달리기 좋은 길이다. 게스트하우스 앞에는 널찍한 공간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게스트하우스 앞에 차를 세워두고 카메라만 챙겨서 어슬렁~ 어슬렁~ 등대 쪽으로 간다.





아무리 사진을 못 찍어도 일단 바다, 하늘 나오면 기본은 나오는 것 같다. 확실히 광각 렌즈로 찍은 게 번들 렌즈로 찍은 것보다 훨씬 낫다. 열심히 사진 찍고 나서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도 선배는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볼까 하는데 전화가 딱 왔다. 오다가 졸려서 졸음 쉼터에서 잤단다. 뭐, 졸음 운전하는 것보다는 그 쪽이 훨씬 낫지. ㅋ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날이 어찌나 더운지 땀이 줄줄 흐른다.




호미곶 게스트하우스의 마스코트, 뚜부도 날이 더우니 잔뜩 늘어져 있다. 쓰레기통 뚜껑으로 만든 경고판. ㅋㅋㅋ




사장님은 해병대 장교 출신, 선배님이다. ㅋ




하도 할 게 없으니 거미줄에 걸린 벌레 따위를 관찰하게 된다. 용 쓰더니... 결국 탈출에 성공했다. -ㅁ-



체크인은 16시부터. 체크 아웃은 11시였던 걸로 기억한다. 202호와 203호과 2층 침대 두 개 놓인 4인실이다.   선배를 만나 해안도로의 포장 마차에서 게와 가리비, 홍합이 든 라면을 먹었다. 해물이 그 정도 들어가면 얼큰~ 하고 시원~ 해야 하는데... 그냥 그랬다. 하지만 워낙 허기져 있어서 소주 두 병 나눠 마시며 후다닥 먹고... 카카오 택시 불러 구룡포 버스 종점까지 간 뒤, 거기서 200번 버스 타고 스틸야드로 갔다. 네이버 지도가 독신료 앞에서 내리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그냥 포스코 본사 앞에서 내리는 게 훨씬 가까웠다. -ㅅ-

천천히 걸어 스틸야드로 가서 빈둥거리다가... 엡으로 도미노 피자 한 판 시키고... 피자 와서 받아들고 입장. 오랜만에 친구 녀석 만나서 선배와 친구, 나 셋이서 술 처마시며 광란의 서포팅. 그리고 개박살. 아, 짜증나... -ㅅ-


지방이라 버스가 일찍 끊기는데 200번은 막차가 20시다. 기점에서 출발해 아무리 천천히 다닌다 해도 경기가 끝난 21시에 포스코 본사 앞을 지날리 만무하고... 결국 택시를 탔다. 원래는 구룡포 종점까지 가서 다시 택시 탈 생각이었는데... 어차피 택시 탈 거면 그냥 한 번에 가는 거랑 뭐가 다르겠냐 싶어 스틸야드 앞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 택시로 갔다. 미터기 안 누르고 35,000원 받더라. 비싸다. 씨앙...


지난 해에 사장님 내외 분께 술과 안주를 엄청 잘 얻어 먹어서... 이번에 캔 맥주 한 짝 들고 갔는데... 선물로 들고 간 건데 냉장고에 채워 놓으셨다. 먹으라고 하신다. 게스트하우스에는 나와 선배, 그리고 남자 사람 두 명 뿐. 휑~ 하다. 씻고 나와 로비에서 맥주 홀짝이는데 남자 사람 두 명이 담배 피우고 들어오기에 같이 한 잔 하자고 해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맥주 마시고... 그러다 들어가서 잤다. 다음 날 일어나서 10시 좀 안 되어 나왔던가 지나서 나왔던가. 바로 고속도로 올려서 느긋하게 밟다가 휴게소에서 해장했다.


올 해에는 머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저 그랬는데 나중에 포항 가게 되면 다시 게스트하우스 신세 질 생각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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