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다닌 게 2010년부터였던가? 확실한 건 아닌데 대충 그 무렵이었던 것 같다. 1년에 한 번 이상은 꼬박꼬박 가고 있으니 올해가 7년째인데... 7년 정도 같은 곳으로 여행을 가다보니 어지간한 곳은 다 봤다. 물론 안 가본 곳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내가 헬로 키티 박물관이나 테디 베어 박물관 같은 데 갈 이유가 없으니... 내 취향에 맞는 곳으로 범위를 좁히면 갈만한 곳은 다 가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제주를 가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그냥 가야할 것 같다. 가서 바다 바람 맞으면서 수평선 한 번 바라보다 와야 여행 이후의 평범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5월에 제주 여행을 준비해서 다녀왔었다. 공항에서 내려 렌터 카 받고, 매년 본 덕분에 익숙해진 길 따라 슬렁슬렁 운전해서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탄산 온천에서 목욕하고, 저녁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필름 끊어지도록 마시고... 다음 날 술 마시다 알게 된 동생을 성산항에 태워주던 도중 아버지가 돌아가실 것 같다는 전화를 받았다. 부랴부랴 차를 돌려 반납하고... 싸게 샀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무색하도록 돈을 더 내고 항공권을 다시 사서 장례식장으로 향했었다. 제주에 도착해서 술에 쩔어 자고 있을 때 아버지는 쓰러지셨고, 해장한답시고 회냉면 욱여넣고 있을 때에는 이미 의식을 잃으셨었다. 서둘러 김포 공항에 내렸을 때에는 이미 돌아가신 후.
아무튼... 아버지 돌아가신 지 4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다시 제주에 간다. 왜 가는지 모르겠다. 딱히 보고 싶은 게 있는 건 아니고. 바다라면 지긋지긋한데 제주에서 보는 바다는 보고 싶다. 그래서 간다.
비행기 표를 알아보면서도 그냥 거제도나 다녀올까? 부산 여행을 할까? 생각이 많았다. 그러다가... 그냥 제주 가기로 했다. 예전에 걸스데이와 함께 방송에 나왔다는 '딱새우 사시미를 먹고 말테다!' 다짐하면서. ㅋㅋㅋ
딱새우 사시미를 리스트에 넣고 나니 어쩐지 먹을 거리 밖에 생각이 안 났다. 아무 식당에서 먹어도 맛있는 해물 뚝배기는 물론이고 오가네의 회냉면도 먹고 싶고 바다목장의 고등어 구이도 먹고 싶다. 그래서... 여행지 알아보는 걸 내팽개치고 식당만 검색했다. -ㅅ-
일단 비행기 표부터 구해야 되니까... 하나투어에서 검색 시작. 하나투어를 이용해 항공권 구입한 건 지난 해 10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 때 산 간사이 가는 비행기 표는, 회사에서 못 가게 하는 바람에 취소해버려서... 달랑 3만원 돌려 받았더랬지. -_ㅡ;;; 아무튼... 사지도 않을 거면서 왜 하나투어에서 검색하냐면...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을 포함하여 저가 항공사 표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도 그런 식으로 검색이 가능하긴 한데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네이버에서는 싼 표가 안 나온다.
평일에 제주 가는 비행기가 싼 시간대는 이른 아침, 점심, 늦은 저녁이다. 아침 일찍이 싼 건 아마도 평일 아침 일찍부터 여행 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고... 점심 때는 글쎄, 이유를 모르겠지만 싸다. 12시 이후부터 13시 전후로 다른 시간대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 그리고 저녁 늦게도 싸다. 이건 당연한 게... 저녁에 비행기 타서 제주 내리면 바로 숙소 가서 자는 거 말고 할 게 없다.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대충 검색해보니 싼 건 2만원 대. 서울에서 어지간한 지방 가는 KTX 타는 비용보다 싸지만 좋다고 덜컥 지르면 안 된다. 왜냐하면, 항공사 홈페이지에서는 더 싸게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뭔 소리인고 하니, 내일 열두 시에 제주 가는 진에어가 24,000원에 떴다고 치자. 진에어 홈페이지 들어가서 같은 거 알아보면 22,000원일 때가 있다. 어쩌다 그런 게 아니라 상당히 자주 있다. 그래서 하나투어에서는 가격 검색만 하고 표는 직접 안 사는 거다. 물론 항공사에서 사는 게 더 비싸다면 당연히 하나투어에서 지르면 되는 거고.
이스타 항공에서도 제법 싸게 나온 표가 있었지만 제2 롯데월드와 이스타 항공은 당최 믿지 못하는터라... -ㅅ- 가격만 확인하고 진에어 홈페이지 들어갔더니... 역시나 하나투어 가격보다 싸다. 얼마 전 요나고 공항 가는 에어 서울 표 살 때까지만 해도 유류 할증료가 없었는데 그 사이 기름 값 올랐다고 받아먹는건지 1,100원 붙었더라. 왕복 비행기 요금에 공항 이용료랑 유류 할증료 붙였더니... 50,000원. ⊙˛⊙ 비수기 평일 여행은 저렴하게 다닐 수가 있어서 참 좋다.
아, 그리고... 보훈청에서 유족증으로 국내선 항공권 구입 시 할인 받는 게 가능하다고 했는데... 안 된다. 저가 항공사는 할인율과 할인 대상이 다르므로 확인하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저가 항공사가 특가 어쩌고 하는 이벤트 가격을 적용 중이고 거기에는 추가 할인이 안 된다고 공지하고 있어서 유족이라고 더 할인해주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대한항공, 아시아나는 연중 30%라고 했는데 홈페이지에서 유족 할인을 적용할 수 있는 메뉴를 찾을 수가 없네. 아마도 6월 한 달만 호국 보훈의 달 어쩌고 하면서 이벤트로 하는 모양이다. 결국 국가 유공자 유족 혜택에 수송 시설이 있긴 한데 사실 상 이용 가능한 곳은 없는 셈.
이제 렌터 카 예약할 차례. 소셜 커머스 가면 싼 곳도 많지만 어느 정도 덩치가 있는 회사를 이용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큰 회사를 알아보게 된다. 그동안 렌터 카는 제주에서든 육지에서든 금호 렌터 카만 이용해왔다. 그런데 금호가 망해서 KT로 넘어갔다. 포인트와 회원 등급은 꾸준히 유지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금호 KT 렌터 카를 계속 이용했는데... 또 망해서 롯데로 넘어가버렸다. 그냥 쓰던 거 쓰자고 계속 이용했는데 포인트 어디로 다 날려먹고 없네? 조금만 더 보태면 1박 정도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금액이었는데. 거기에다 롯데는 좋아하지 않는 기업이니까... 이번에는 aj로 갈아탔다. 가격이 엄청 비싸게 떠서 '에? 미친 건가?' 했는데... 다음 단계 넘어가니 훅~ 싸진다. ㅋㅋㅋ
혼자 타고다닐 거니까 경차 선택하고... 혹시 모르니까 보험 들었더니 54,000원. 보험 안 들었으면 38,000원이었다. 자가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자동차 보험 있으면 렌터 카 이용 시에 따로 보험 안 들어도 된다고 들었는데 대체 언제 적용되는 건지, 아니면 이미 적용되고 있는데 렌터 카 업체에서 알리지 않고 있는 건지. 혹시나 사고나면 분명 후회할 거니까 그냥 보험 들었다.
이제는 숙소 결정해야 한다. 원래 제주 가는 첫 날은 항상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였지만 이번에는 예외. 원래는 공천포 올레 게스트하우스에서 이틀 자려고 했는데... 딱새우 사시미 파는 '닻'이라는 가게 알아보니 애월에 있다. 술 안 마시고 달랑 회만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첫 날은 애월 근처, 둘째 날은 공천포로 결정. 그 와중에 예약 가능하냐고 문자 보냈는데 답장이 없는 공천포 올레 게스트하우스. -ㅅ- 아무튼 딱새우 사시미 파는 가게 근처의 유명한 게스트하우스 알아보니 1㎞ 넘게 떨어져 있네. 그 정도 걷는 거야 일도 아니지만 그냥 좀 더 가까운 곳을 찾게 되고... 그래서 첫 날 숙소는 큰바다 게스트하우스. 비행기에서 내려 숙소 갔다가 혼술하는 걸로 첫 날 일정 마무리.
둘째 날은... 어디를 가야 하나... 일단 안 가본 곳 중 괜찮은 곳 알아보는 중인데... 아직 모르겠다. 만사 귀찮은데 그냥 바닷가에서 빈둥거릴까 싶기도 하고. 낮 술도 괜찮을 것 같고.
네이버 지도 보면서 이동하기 쉽게 짜려고 하는데... 서에서 동으로, 남에서 북으로, 엄청 다녀야 하는 걸로 나와서... 그냥 내키는대로 다녀오기로 했다.
비행기 표랑 숙소, 차 구했으니 이제 다녀오는 것만 남았네. 다녀와서 여행 후기 포스팅하겠음.
'『 여 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2nd 제주 여행 - 김포 공항 → 제주 공항 → aj 렌터카 (2) | 2016.09.29 |
---|---|
2016 2nd 제주 여행 - 집 → 터미널 → 김포 공항 (0) | 2016.09.29 |
경복궁 야간 개장 (0) | 2016.07.23 |
포항 호미곶 게스트하우스 (0) | 2016.07.23 |
브이센터(태권브이 박물관) 방문기 (0) | 2016.07.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