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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J1 리그 제11절, 세레소 오사카 vs 요코하마 F. 마리노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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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레소 오사카의 경기는 올 해 들어 세 번째 직관. 고베와의 홈 개막전에서 1 : 0 으로 이기는 거 직접 봤었고, 지난 달에 삿포로에게 0 : 1 로 지는 걸 5만원 가까이 내고 봤었다. 그리고 오늘. 상대는 6위에 올라 있는 요코하마 F. 마리노스 되시겠다. 참고로 세레소 오사카는 경기 전에 11위였다(이겨서 10위가 되었음요. ㅋ). 윤정환 감독 내보내고 더 잘 될 줄 알았겠지. 훗. -_ㅡ;;;   경기 전에 장내 아나운서가 令和(레~ 와. 2019년 5월 1일부터 사용되고 있는 일본 연호.) 첫 홈 경기라고 하는 걸 듣고 '아... 그렇게 의미 부여하는 게 가능하고만?' 이라 생각했다.
  • 경기는 15시부터. SAKURA SOCIO라 부르는 별도의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12시 반부터 입장할 수 있긴 한데 나와는 관계 없는 이야기. 일반 관중은 13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13시에 경기장 문 열자마자 들어가도 앞 쪽의 좋은 자리는 이미 꽉 차 있기 마련인데다 땡볕 아래에서 두 시간을 보낼 자신이 없어서 14시쯤에 도착하게끔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하지만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출발이 늦어졌다. 집에서 출발한 게 14시. 경기장까지는 잰 걸음으로 30분 정도 걸리는데 날이 하도 더워서 빨리 걷기가 싫다. 손풍기 바람 쐬면서 걷고 있으니 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슝~ 슝~ 지나간다.



  • 경기장에 도착한 게 14시 반 지나서. QR 코드로 입장해서 홈 서포터 자유석으로 가니까 아니나 다를까 좋은 자리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찼다. 햇볕이 어찌나 따가운지, 그늘 쪽은 바글바글하고 땡볕 아래에는 그나마 여유가 좀 있다. 맥주라도 하나 사들고 자리 잡을 생각으로 안 쪽에 들어갔다가 뭔가 내키지 않아서 바로 포기. 맘에 드는 자리는 없지만 해가 점점 넘어가면 그늘이 질 거라는 생각으로 땡볕에 자리를 잡았다. 다행히 경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그늘이 생겼다.


오늘의 상대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는 여러 가지로 수원을 떠올리게 하는 팀이었다. 고로... 지면 안 된다. ㅋ



다른 때와 같이 대형 깃발이 경기장에 들어가고, 선수가 소개될 때마다 커다란 깃발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이미 여러 번 봤음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감탄하는, 김진현 선수를 응원하는 깃발을 든 아주머니.



뭔가 오사카가 오른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괜한 것일까?



선수들이 입장하고, 사진을 찍고,



사카이시의 시장인지 뭔 의원인인지, 아무튼 정치인이 와서 인사를 하고 시축을 했다.

└ 옆에 있는 분홍 인형은 월드 마스터스 게임 2021 간사이의 마스코트인 스후라.



혼자 경기 운영을 책임졌던 소우자 선수는 벤치에서 시작한다.



슬슬 분위기가 달아 오른다.



  • 경기는 15시 4분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1분도 지나지 않아, 김진현 선수가 사고 칠 뻔 했다. 세레소의 수비가 뒤로 공을 돌렸고 김진현 선수가 여유를 부리며 공을 잡아놓고는 뒤로 물러나 킥을 하려 했는데 요코하마 선수가 갑자기 속도를 올려 달려들었다. 뒤로 꽤 물러나 있었던 김진현 선수가 화들짝 놀라 걷어찼지만 요코하마 선수의 태클에 막혔다.
    다행히 세레소의 수비 선수가 멀리 걷어 냈는데,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요코하마 선수가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미즈누마 선수가 왼쪽 넓적다리로 트래핑 한 뒤 박스 밖에서 정확히 발등에 얹어 때렸다. 이게 골대 안으로 그림처럼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일찌감치 1 : 0 으로 앞서가는 세레소.



  • 하프 타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앉아 있었는데 신나는 음악과 함께 핑크색 아프로 가발을 쓴 처자들 수십 명이 떼로 나와서 춤을 추더라. 뭔 일인가 싶어 봤더니 토미오카 고등학교 댄스부에서 응원하러 온 거란다. 응? 토미오카?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어디에서 들어봤더라? 분명 귀에 익은데?

  • 그리고 집에 와서 검색하고서야 알게 됐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복고풍 화장과 복장으로 엄청난 춤을 췄던 이들이 토미오카 고등학교 댄스부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했고, 송은이를 비롯한 개그우먼들이 셀럽파이브라는 그룹을 만들어 똑같은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었다.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바로 아! 하고 알 수 있을 거다. 굉장히 유명했으니까. 그 댄스부의 공연이란다. 검색해보니 지난 해 4월 14일에도 공연을 했다고. 안무와 응원가가 이미 널리 알려졌는지 따라하는 서포터들이 상당히 많았다. 신나더라.




공식 계정에 올라온 영상


경기 끝나고 앵콜 공연할 때 내가 찍은, 조잡하기 짝이 없는 3분짜리 영상. -ㅅ-



하프 타임에 소우자 선수가 나와 슛 연습을 했다.



이 날씨에, 저 털옷을 입고... 진짜 사람 할 짓이 못 된다. 극한 알바다. -_ㅡ;;;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의 골키퍼인 박일규 선수. 1989년에 태어난 재일 교포 선수다.



J3에서 뛰다가 올 시즌에 요코하마로 이적했다고 한다.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후반에는 리 타다나리 선수가 교체로 들어왔다. 박일규 선수와 다르게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 한국 선수 이름은 가타가나로 표기하는 게 보통인데 두 선수 모두 한자로 표기하고 있다.

(아쉬울 때에는 이충성이라 부르다가 필요 없다 싶으면 국적 바꾼 쪽발이 운운하는 것들을 경멸한다.)



오랜만에 보는 리 타다나리 선수. 김진현 선수가 같이 찍어봤다.



  • 요코하마가 실점을 만회하려고 후반에 라인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독이 됐다. 요코하마의 수비 선수들은 모두 발이 느린데다 공중 볼 처리가 굉장히 미숙했다. 그런데 라인을 끌어올려 죄다 하프 라인에 걸쳐 있다 보니 세레소가 롱 볼을 때리고 발 빠른 선수가 뛰어들면 전혀 막지 못했다.
    거기에다 세레소 선수들이 포메이션을 바꿔 가며 수비를 영리하게 잘 했다. 후반 시작하고 나서는 중앙을 두텁게 막아섰다. 중앙이 두꺼워 뚫을 수가 없으니 요코하마 선수들은 옆으로 넓게 벌어졌다. 하지만 크로스가 엉망인지라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옆으로 퍼지면서 수비 라인이 얇아지니까 세레소 선수들이 앞으로 길게 때려 넣는 공에 속수무책이더라.
    후반 중반부터는 세레소 선수들이 오히려 옆으로 벌어지면서 수비를 했다. 요코하마 선수들은 세레소의 수비 포메이션 전화에 아무 대응을 하지 못했고. 결국 세레소가 두 골을 더 넣어 3 : 0 으로 완승!



경기 하이라이트



잘게 썰어들어가는 패스는 요코하마 쪽이 좋았지만 패턴 플레이나 합을 맞춘 패스는 세레소 쪽이 훨씬 잘 했다.



인사하러 온 선수들과 그들을 보고 있는 토미오카 고등학교의 학생들. ㅋㅋㅋ



기자들 요청으로 같이 사진도 찍었다. 뒤 쪽의 학생들은 사진에 찍히려고 펄쩍펄쩍 뛰고. 귀여웠다.



이 날 활약이 컸던 미즈누마 선수.



서포터들이 계속 이름 불러주고 응원하니까 가던 걸음 멈춰서 다시 인사하고 갔다. 아, 훈훈해라.



  • 이 날 관중은 14,934명이었다. 세레소의 성적이 안 좋다 보니 관중이 줄어든 게 확 보인다. 감바와의 오사카 더비나 고베와의 개막전에서는 엄청난 관중이 들어왔었는데.
    오늘 경기력은 조금 애매하다. 요코하마가 라인 올렸다가 훅 무너지는 바람에 세레소가 잘했다고 말하기는 조금 곤란하다. 그래도 지지 않고 있으니까 관중이 조금씩 늘지 않을까 싶다.

  • 세레소의 서포팅은... 확실히 재미가 없다. 오히려 요코하마의 서포팅이 익숙한 게 많아서 그런가 재미있게 들리더라. 포항 서포팅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한국 들어가는 날짜에는 경기가 없어서 못 본다. 여름 방학 때라도 가서 보고 와야 하나 싶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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