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리  뷰 』

솔솔 우동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6. 6.
728x90
반응형
  •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1년에 한, 두 번씩 꼬박꼬박 일본에 갔더랬다. 그러다보니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음식이 뭐냐?' 는 질문을 가끔 받게 된다. 나는 우동이 최애 음식인지라 그렇게 얘기를 하면 다들 실망하는 눈치더라고. 뭔가 좀 더 그럴싸한 대답을 기대한 모양이지만, 뭐 어쩌겠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우동인 것을.




  • 우동은 일본에서도 저렴한 음식의 대명사 같은 것인지라, 마사미 님은 내가 우동을 무척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우동 먹으러 갈 때면 미안하다고, 정말 우동으로 괜찮겠냐고, 꼭 확인을 하신다.
    일본으로 유학을 가기 전에는 우동을 엄청 먹을 거라 다짐했는데, 정작 일본에 가니 우동을 파는 가게가 잘 안 보이더라고. 일본에서 우동 먹은 걸 다 합쳐봤자 열 번이나 될까?

  • 아무튼, 갑자기 우동이 확~ 땡겨서 덕평 휴게소라도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검색해보니 근처에 우동 가게가 있다. 신기하게시리. ㅋㅋㅋ




  • 그리하여 찾아간 곳이 솔솔우동. 주소는 이렇다. →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삼백로 513
    옛날 주소로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장평리 628-26 ← 이렇고. 어지간한 내비게이션에는 다 나올 거라 생각한다. 좌우가 전부 논인, 시골 of 시골 되시겠다. 가다보면 망한 주유소도 나오고, 사진 찍기 좋은 동네다. 다만... 지금은 시기가 시기인지라 창문 열고 달리면 자연의 향기를 고스란히 맡게 된다.





이상한 각도로 팔을 꺾고 있는 저 처자가 엘사라고 한다. 좌우로 계속 도는데 뭔가 괴기스러웠다.

  • 한적한 시골 길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우동 가게인데, 바로 옆에 스테이크 가게도 있고 카페도 있더라. 주차장이 꽤 넓직하지만 입 소문이 상당히 난 가게라서 손님이 바글바글. 고로 주차장에 빈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건너 편에 차를 세우기도 했다는데 민원이 자주 들어가서 견인 당할 수도 있다고 하니 될 수 있으면 가게 근처에 세워야 할 듯.

  • 가게는 열한 시 반에 문을 열고, 20시에 문을 닫는다. 마지막 주문은 19시. 그리고,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 15시 30분부터 17시까지.


사장님이 스파이더 맨을 좋아하시는 건지, 가게 여기저기에서 스파이더 맨과 거미를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식당을 차릴땐 저희도 만만한 사람들 아니랍니다' 라고 쓰여 있다. ㅋㅋㅋㅋㅋㅋ


애들이 잡아당기기라도 한 걸까? 스파이더 맨 엉덩이 부분이 너무 늘어져 있다. ㅋ


진짜 거미줄이라니. 이런 극강의 리얼리티를 봤나. ㅋㅋㅋ



  • 가게는 2층인데 1층은 대기실이고 2층이 식사하는 곳 되시겠다. 테이블 수가 꽤 되더라.







  • 가게에 들어가면 입구 바로 앞에 있는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대기 등록을 해야 한다. 터치 방식의 스크린을 눌러 이름과 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 톡으로 알림이 온다. 대기 몇 번이고, 내 앞에는 몇 팀이 기다리고 있다고. 차례가 다가오면 곧 입장할 수 있다고 다시 알림이 오고, 차례가 되면 다시 알려준다. 2분 내에 오지 않으면 차례가 취소될 수 있다고 하니 근처에 있다가 메시지를 받으면 바로 올라가자. 뭐, 달리 갈 데도 없으니 그냥 1층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게 가장 좋겠다.
    (그나저나, 017 번호를 입력했더니 전화 번호가 잘못되었다고 나온다. 010만 인식하는 모양이다. 쳇!)

  • 메뉴는 달랑 세 개. 우동연어 샐러드, 간장 게장. 뭔가 이해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우동 같은 경우는 말 허벅지 같은 닭다리 튀김이 같이 나온다는데 아닌 게 아니라 닭이 정말 크더라. 노계를 썼을 거라 생각해서 질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동은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이 있고, 곱배기를 주문해도 돈을 더 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 연어 샐러드는 내가 주문할 리 없는 메뉴인데 사진 올라온 걸 보니 바게트랑 같이 주는 모양이다. 연어의 맛을 모르는 건 물론이고 그 물컹한 식감이 싫어서 안 먹는 1人인지라 패스.

  • 간장 게장은 그냥 딱 봐도 맛있어 보이더라. 17,000원이고 공기 밥이 따라 나온다. 먹어볼까 했는데 혼자 먹는 건 조금 눈치가 보여서, 나중에 일행이 있을 때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물과 코인 물티슈부터 가져다 주신다. 히비스커스를 우린 물이라고 한다.
└ '배성재의 텐'에서 펭디가 몸에 좋다고 적극 권하던 그 물! ㅋ

  • 냉우동을 주문했는데 나올 때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주문 전에 사장님이 조금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런가보다 하고 기다렸다. 방문한 적이 있는지 묻고, 먹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시더라. 보통 맛집이라 소문난 곳은 불친절해지기 일수인데,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시더라.

  • 독특한 선곡이 인상적이었다. 애니메이션 주제곡과 트로트가 번갈아가면서 나오는데 이게 참... 올드하다. 요즘 핫한 트로트가 아니라 '네 박자' 같은 옛날 트로트가 나온다. 애니메이션 주제곡도 요즘 것들이 아니라 7080 세대들이 어릴 때 봤던 것들의 주제곡.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이 많으니까 그럴만도...' 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옛날 노래. ㅋㅋㅋ




  • 보통은 냉우동이라 해도 뜨거운 우동 국물과 맛이 다르지 않은데, 여기는 맛이 특이했다. 내가 알고 있는 달고 짠 맛이 아니라, 뭔가 시큼한 맛이다. 그래서인지 그냥 먹는 것보다는 와사비를 풀어서 먹는 게 더 맛있더라.
    면은 엄~ 청나게 쫄깃. 익은 거 맞나 싶을 정도로 쫄깃했다.

  • 같이 나온 닭다리는 살을 발라내어 우동에 넣은 뒤 같이 먹어도 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 우동 따로 먹고, 닭다리 따로 먹고 그랬다.

  •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보이는 공간에 호랑이 인형 등이 잔뜩 놓여져 있었다. 교토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런 공간을 활용했던 게 기억났다. 1층에는 뻥튀기와 슬러시가 있는데 무료로 먹을 수 있다. 뻥튀기 하나 집어먹는다는 게 깜빡하고 그냥 왔네.

  • 주차장 구조 상 먼저 온 사람이 차를 가게 쪽에 세우고, 나중에 온 사람이 그 차의 퇴로를 막으며 주차하게 된다. 그 얘기인 즉슨, 먼저 온 사람이 굉장히 천천히 먹거나 나중에 온 사람이 엄청 빨리 먹지 않는 이상 밥 먹는 사람에게 차 좀 빼달라고 전화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차에 비상 연락처를 남겨두고, 혹시나 밥 먹는 사람에게 차 빼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면 나긋나긋한 억양으로 좋게 좋게 얘기하자. 어째 요즘은 당연한 것들을 당부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 ○○맘 카페 등에 활발히 언급되면서 아기나 초등학생을 동반해서 오는 아줌마 손님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저 고객 층의 유별남 비율이 다른 집단에 비해 꽤 높기에 꺼리는 사람들이 꽤 있는 걸로 아는데, 혹시라도 그런 게 걱정 된다면 손님이 없는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 지만 언제 한가한지 알 수가 없네. 당연히 주말보다는 평일이 좀 한산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사실 상 방학인지라 평일도 사람이 많을 것 같긴 하지만.


뭔가 굉장히 불편해보이던 거대 곰인형. ㅋ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