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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뷰 』

삼성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Odyssey Neo) G9 사용 후기 Ⅱ (불량 당첨! ㅽ)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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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 240만원 짜리 모니터와 관련해서 네 개의 글을 싸질렀다.

 삼성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Odyssey Neo) G9 지른 이야기
삼성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Odyssey Neo) G9 배송 이야기
삼성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Odyssey Neo) G9 사용 후기 Ⅰ
삼성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Odyssey Neo) G9 제품 안내 (출처: 삼성전자 홈페이지)

원래의 계획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그러니까 두 번째 후기에서 '나름 적응해서 잘 쓰고 있다.' 정도로 마무리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후기 한, 두 편이 더 이어져야 할 것 같다. 왜냐고? 저 염병할 모니터가 숨을 거뒀기 때문이다. 제품 받은 지 열흘도 되지 않아서 뻗어버렸다. 어이가 없다.

일요일 저녁까지는 문제 없었다. 유튜브도 보고, 게임도 했다. 월요일 새벽. 일찍 일어나 모니터를 켰는데 뭔가 이상하다. 다크 모드로 설정한 네일베 메인 화면에 - 모양의 흰 줄 같은 게 수없이 오르내리는 거다. 어? 원래 이랬나? 아닌데? 처음부터 이랬으면 내가 눈치 챘을텐데?

이상하다 싶어 껐다 켜보고, 윈도에서 그래픽 설정을 바꿔보고, 별에 별 짓을 해도 해결이 안 됐다. 그러던 와중에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이게 뭔 일이냐 싶어 모니터에서 설정을 이래저래 바꿔보고 있는데 점점 꺼지는 시간이 길어지더니 급기야 화면이 안 들어온다. 화면이 안 들어오니 모니터 설정을 바꾸고 자시고가 안 된다. 잠깐 들어올 때 잽싸게 움직여서 초기화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전원을 끊었다가 다시 켜면 삼성 로고에 이어 오디세이 로고가 짧게 뜨고 화면이 나와야 하는데 삼성 로고만 덜렁 나오기도 하고 아예 두 로고 자체가 안 뜨기도 한다. 이 때 깨달았다. 이건 메인 보드 맛탱이가 간 거다!

 

하지만 혹시나 싶어 HDMI 케이블도 바꿔보고, 별에 별 짓을 다 해봤다. 안 된다. PC 문제인가 싶어 PS5의 전원을 켜봤지만 마찬가지다. 안 된다. 계속 꺼져 있고 가뭄에 콩나듯 화면이 한 번씩 들어오는데 1초도 못 버티고 꺼진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문의 글을 남겼지만 기대는 1도 안 된다. 결국 출장 서비스를 불렀다. 저 거대한 모니터를 들고 서비스 센터로 가는 것 자체가 일이기도 하고, 240만원 짜리 모니터가 열흘도 안 되어 고장나는 바람에 내가 고생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예정된 시간에 서비스 기사님이 방문. 거대한 가방을 메고 오셨기에 설마 여기에서 바로 고치는 게 가능할지도? 라고 헛된 기대를 품었더랬다. 전원 켜보라 해서 켜보니 고개를 갸우뚱 한다. 케이블 바꿔봤고, 초기화해봤고, PC 뿐만 아니라 PS5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얘기했다. nVIDIA의 그래픽 카드 때문에 호환성 문제가 있어서 해결 중에 있다는 말을 하기에 2018년에 산 노트북에 nVIDIA 칩셋 같은 건 없다고, 그리고 고장나기 전까지는 잘 썼다고 했다.

새 제품으로 바꿔준단다. 그걸 되게 인심 쓰듯 말하더라. 내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240만원 짜리 모니터라고. 나름 플래그 십 아닌가? 그런 제품이 열흘 만에 고장났단 말이다. 서비스 기사가 잘못한 건 아니지만 이 따위 제품을 쓰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 정도는 누구한테라도 받고 싶었다. 하지만 누구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산 LG 모니터는 오사카에서 배 타고 ○○을 거쳐 ○○까지 왔음에도 아무 문제없이 잘만 돌아갔다. 반면 금지옥엽, 애지중지, 꿀단지 모시듯 고이 책상 위에 올려놨을 뿐인 삼성 모니터는 열흘도 안 되서 맛탱이가 가버렸다. 광 디스크와 화면 달린 기기는 무조건 LG 사야 한다는 나의 선입견이 한층 강화되었다.

 

출장 서비스 기사는 일주일 정도 걸릴 거라는 말을 했고, 생산 공장이 있는 베트남이 코로나 때문에 난리인지라 재고가 없으면 환불 처리될 수도 있다고 했다. 환불? 환불? 아니, 누가 돈으로 달래? 난 그냥 내 돈 주고 산 모니터를 제대로 쓰고 싶을 뿐이라고!
사무실에서 받은 스트레스, 퇴근하고 나서 유튜브 보거나 PS5 게임하면서 그나마 풀어왔는데, 시원시원한 화면 보면서 스트레스 풀고자 큰 맘 먹고 지른 모니터가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다. ㅽ

 

저 환불 문제도 그렇다. 나는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서 192만원 주고 샀는데, 환불 조치 한다고 하면 192만원 돌려주는 건가? 20만원 상당의 헤드셋 받았는데, 그건 반납? 하지만 제품 출고가는 240만원인데? 192만원 받으면 동일 제품을 살 수 없는데? 그렇다고 240만원 돌려 받고 동일 제품 안 사면? 나는 48만원 꽁으로 버는 셈이 되는데? 아니, 20만원 짜리 헤드셋을 감안하면 68만원 버는 건데? 대체 뭐가 맞는 거냐고.
동일 제품으로만 교환할 수 있는 쪼가리 같은 걸 주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새 제품을 주지 않는다는 건 물량이 없기 때문일텐데, 그러면 재고가 확보될 때까지는 노트북 화면으로 버티라는 얘기? 언제 될 줄 알고? 대신 헤드셋 건지지 않았냐고? 나처럼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산 사람들은 헤드셋 받고도 문제없이 잘 쓰고 있는데? 내 잘못이라면 염병할 불량품을 받았다는 것 뿐인데 그건 내 능력이나 의지와 아무 관계가 없는 거다. 지지리 재수 없어서 불량품에 걸린 탓에 나만 스트레스 받는 꼴이 된 거다.

 

징징징징, 나중에 보면 쪽 팔릴 글을 써대고 있지만, 아무튼 지금 심정은 온통 짜증 뿐. 그저 운이 없었다며 허허~ 웃을 수 없는, 좁은 속을 가진 내가 나쁜 걸까?

야심차게 출시한 모델인데, 아무리 고가의 제품이라 해도 재고가 없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언제쯤 물량이 확보되었다며 교환을 해줄 건지가 문제. 일주일을 얘기했으니 일단 기다려보기는 하겠는데 짜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좋은 경험 덕분에 내 인생 마지막 삼성 모니터가 아닐까 하는 섣부른 예상을 해본다. 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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