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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K 리그 40주년 기념 전시 (K LEAGUE UNIVERSE)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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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 축구, K 리그가 출범한 지 40년이 되었다. 그걸 기념하는 전시회가 서울에서 있다기에 어슬렁~ 어슬렁~ 다녀오기로 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보부상인지라 온갖 것들을 다 싸짊어지고 다니는 사람인데 1박 2일이니까, 과감하게 이것저것 생략하고 백팩 하나 달랑 들고 출발!

가난한 도시 빈민인지라 무궁화를 선택했더니 네 시간이 걸린다. 태블릿으로 유튜브 보면서 시간을 때울 생각으로 USB C - 3.5 파이 젠더까지 챙겨들고 갔는데 정작 열차 안에서는 꺼내어보지도 않았다.

 

오랜만에 밟아보는 영등포 땅. 낯설다. 20년이 뭐야, 25년 전에 살던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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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있다가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되었는데 당시 집구석에 돈이 없어서 방을 얻을 형편이 못 됐다. 인터넷도 아니고 PC 통신 사용하던 시절인데, 월세 반 낼테니까 같이 살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알아봤다. 어림도 없을 줄 알았는데 엄청 쉽게 구했다. 그렇게 해서 처음 서울 생활을 시작한 게 현저동이다. 서대문 형무소 근처.

문제는 룸 메이트였다. Fire Egg 친구들과도 한 침대 쓰는 걸 꺼려하는 사람인데 자~ 꾸 침대로 올라오라는 거다. 내키지 않아서 바닥에서 자겠다고 버텼더니 태도가 점점 냉랭해졌다.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게이가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니 학교에서 살다시피 했다. 잠도 학교에서 자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씻고. 애들 다 집에 가고 나면 문 잠궈놓고 수건 적셔서 샤워하고. 진짜, 거지 같이 살았더랬다.

당시 서울에 친척이 있었는데 신세 질 형편이 아니어서 뭐라 말도 못하고 있다가, 고시원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른 곳은 다 20만 원이 넘는데 영등포에 있는 고시원만 19만 원이더라고. 그래서 거기로 갔다. 창문 없는 방이 19만 원인데 다 나가고 없단다. 미끼 매물이었던 것 같다. 고구마 하나 간신히 드나들 수 있을 것 같은 창문 있답시고 22만 원 부르기에 그러마하고 계약을 했다. 친척 형이 차로 얼마 안 되는 짐을 옮겨 줬는데... 줬는데... 낮에 갔을 때와 풍경이 완~ 전히 달랐다. 시~ 뻘겋더라. 사창가 입구였다.

 

 

《 역과 롯데 백화점이 연결되어 있는 건 예전과 같지만 외관은 많이 달라졌다. 》

 

《 저 CLICK이라는 커피 가게 있는 곳이 고시원 자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

 

사창가는 싹~ 없어졌고, 아스팔트로 포장도 새로 해서 깔끔해졌다.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하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두 번 반 변할 시간이 흘렀으니...

 

내가 살던 시절에는 신세계 백화점이랑 경방필 백화점이 있었는데 싹~ 다 밀려서 타임 스퀘어라는 번듯한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전시회에 다녀왔다는 얘기만 있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설명한 글이 없더라. 좀 더 뒤적거려서 구립 아트 스퀘어에서 한다는 걸 알아낸 뒤 네일베 지도의 도움을 받아 두리번거리며 찾아갔다.

 

 

《 독도는 직접 다녀왔으니 굳이 체험관을 갈 필요를 못 느껴서 바로 목표로 향했다. 》

 

 

《 평일 낮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안내 데스크조차 비어 있었... 》

 

《 2016년에 북패가 한 번 끊지 않았으면 내리 10년을 현대가 우승했을 게다. 》

 

 

 

 

 

 

 

 

 

 

 

 

《 크으~ 무려 서울 올림픽 열렸던 시절의 우승 컵.  》

 

 

《 이렇게 다양한 우승 컵이 전시되어 있다. 리그 컵만 있고, FA 컵은 없더라. 》

 

 

 

 

《 한국 축구의 전설이자 포항의 전설인 이회택 감독님. 》

 

《 허정무 감독과 황선홍 감독님도 꽤 커다랗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
└ 2013년 기적 같은 우승의 주역 김원일이 깨알 같이... ㅋㅋㅋ

 

《 역대 공인구도 전시되어 있었다. 》

 

《 앰블럼 변천사. 지금의 디자인이 멋지다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촌스럽게 느껴지겠지. 》

 

 

《 라이센스 개념이고 뭐고 없을 때라 일본 만화 캐릭터 가져다 쓴 건 나름의 흑역사다. 》

요즘으로 따지면 한전이 캐릭터랍시고 피카츄 갖다 쓰는 셈이니까... (°ー°〃)

 

《 저 두 선수를 동시에 품을 정도로 현질에서 꿀릴 게 없던 포항이었는데... 》

 

《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갔을 당시의 동국이. 》

'동국이가 니 친구냐?'라 하신다면... 예, 중학교, 고등학교 같이 나왔습니다. -ㅅ-

 

 

《 진짜... 이 때 미쳤더랬지. 탄천에서 우승 직관했었는데. 》

 

《 포항 대표로 황진성 선수 서 있는 걸 보고 잽싸게 찰칵! 》

 

 

《 년도별로 우승 팀 앰블럼을 붙여놓고 굵직굵직한 사건은 사진을 곁들였다. 》

 

 

《 창단은 국민은행이 더 빨랐지만 없어져버렸으니, 現 K 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팀은 포항. 》

 

《 팀의 역사를 줄로 이어놨는데 연고 이전이나 후원사 바뀐 적 없이 一자로 쭉 이어진 팀은 우리 뿐이다. 》

 

 

 

 

 

《 ㅋㅋㅋ 이건 뭐냐, 진짜... 》

전북 다이노스 이전에 완산 푸마가 있었고, 그 전에는 제우정보를 후원 기업으로 해서 창단하네 마네 했더랬지. 제우정보는 엑스터라는 브랜드 명으로 컴퓨터 팔아서 돈 좀 만지다가 얼마 못 가 망했고. 완산 푸마 시절은 그야말로 동네북이었다.

 

 

《 ㅋㅋㅋ 파란 구슬 세 개 먹으면 변신해서 대기권 돌파 슛 쏘는 애니메이션에 나올 거 같이 생겼는데? 》

 

 

 

《 와~ 언제적 삼정톤이냐... 그나저나, 신화용 감독님 사인 버전 맥콜 유니폼 가진 나는... ㅋ 》

 

《 질 하나 만큼은 오질라게 형편없었던 아테미 유니폼. 어디서 저런 키트 서플라이가 나타나서... 》

 

《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난 레전드. 북패에서는 부디 성적 못 내시기를... 》

북패에서도 잘 하라고 비는 건 가식이잖아... 그럴 수 없다고...

 

 

《 디아도라 시절의 뜬금없는 반달곰 유니폼. 이거 집에 한 벌 있다. 훗. 》

 

 

 

 

《 팬 아트에 황진성이 보이기에 냅다 찍었다. 》

 

《 다 팬들이 기증한 거던데, 언제 모았을까? 나도 꽤 오래된 유물이 제법 있는데. 》

 

《 와~ 박태하 감독님 사인을... 진짜 올드 팬이시고만. 김기동 감독님 젊은 거 보소. 》

 

《 박태준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포항도, 스틸야드도 없었을 게다. 》

 

 

 

이게 전부. 끝. 응? 진짜? 응. 진짜.

왕복 기차 요금 6만 원에 숙박비 5만 원, 밥 먹고 어쩌고 한 거 빼고 단순 계산해도 11만 원 썼는데 저거 보고 왔다. 굿즈 판매는 지난 해 말에 끝났고, 기념품으로 들고 올만한 것이라고는 브로셔 말고는 아무 것도 없더라. 서울 사는 사람이라면... 아니, 서울도 오질라게 넓으니까 영등포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면 무료니까 가볼만 하지만 나처럼 지방에서 꾸역꾸역 올라가면 후회할 게다. 아무리 천천히 둘러본다 한들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니까.

 

다음 약속 시간까지 꽤 많이 남았기에 일렉트로 마트 들어가서 어슬렁거리며 구경. 하마터면 마우스 지를 뻔 했지만 간신히 참았다. 플레이 스테이션 전시된 곳에 갔더니 시~ 뻘건 컨트롤러가 있기에 이게 뭐야! 하고 봤더니...

 

 

볼캐닉 레드라고, 지난 해 11월 3일에 나왔단다. 그래! 이게 빨강이지! 전에 나왔던 코스믹 레드는 아무리 잘 봐줘도 자주색이지 절대 빨간색이 아니라고.

기본 컨트롤러 하나 있지, 빨간 색이라기에 덥석 지른 코스믹 레드 하나 있지, 색깔이 예쁘게 잘 나왔기에 소장용으로 산 보라색 하나 있지, 컨트롤러만 세 개인데 저 영롱한 붉은 색을 보니 나도 모르게 지갑으로 손이 가더라. '플라스틱 판때기에 불과한 걸 이렇게나 받아 먹는다고? 날 강도 AH 77I 들 아냐!'라며 분노했던 플레이트도 사고 싶다. 아아~ 사고 싶다!!!

......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전원 켜서 PSN 무료 게임만 달랑 받아놓고 끄고 있는 PS5에 또 돈을 쓴다는 게... 아, 물론 컨트롤러는 PC에 물려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서도... 그렇지만... 그렇다고 20만 원 가까운 돈을 덥석 써버리기에는... 내가 너무 철이 들었어. 1~2년만 덜 늙었어도 생각없이 질러놓고 잘했다고 스스로 쓰담쓰담하고 있을텐데... ← 이래 놓고 며칠 후에 질렀다고 글 쓸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 돌아다니다 보니 DJI 매장도 있더만. 미니 4 프로가 나왔는데 앞쪽 날개 밑에 다리가 생겼다. 》

전방 센서도 뭔가 살~ 짝 45˚ 기울어져 있고, 컨트롤러에도 접을 수 있는 안테나가 생겼다. 그 정도를 제외하면 미니 3 프로와는 큰 차이 없어 보이는데... 이 정도로 기변하기에는 이르다 싶어 그냥 참고 쓰기로.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까 미니 5나 미니 6 정도 나오면 그 때 고민해보기로 하자.

 

 

아무튼. 지방에서 힘겹게, 오로지 저거 하나 보겠다고 올라간 건데... 생각보다 볼 게 없어서 실망. K 리그 홈페이지에서 파는 굿즈라도 팔던가 할 것이지.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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