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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릉부릉 』

혼다(HONDA) 2024 CBR 500R 출고 & 번호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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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바이크를 사게 된 이야기는 여기

혼다(HONDA) 2024 CBR 500R

 

혼다(HONDA) 2024 CBR 500R

2024.04.15. 바이크 받아 가라고 전화 왔습니다!!! ㅋ 관련 글은 저~ 아래에... 원동기 면허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땄더랬다. 바이크는 그 전부터 타고 다녔었지만, 헬맷을 안 썼다는 이유로 짭새들한

pohangsteelers.tistory.com

 

 

일요일에 당직 근무였고, 월요일이 비번. 화요일은 지난 당직에 대한 보상 차원의 비번. 즉, 내리 이틀을 쉰다. 속초에 다녀올까 했는데, 바닷가에 앉아 멍 때리고픈데 비가 온다 하니 망설여졌다. '강화도에 다녀올까?'라는 마음도 있었는데 모르는 서울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혼다 강북 딜러였다. 바이크가 나왔단다.

한 달에 한 번 가져오는 게 아닐까 싶은데, 그래서 월 말에나 들어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한~ 참 빨리 나왔다. 일단 내일(화요일) 가겠다고 했는데,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생각해봤더니 그냥 오늘(월요일) 다녀오는 게 낫겠다 싶은 거다. 그래서 무작정 출발했다.

 

한 잔 마셨으니 차를 가지고 갈 수도 없거니와, 서울에는 어지간해서는 차와 함께 가지 않는다는 나름의 철칙 따위가 있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 시골의 풍경은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날대로 근사하다. 》

 

《 꽤 걸어 도착한 버스 정류장 앞에는 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

 

틀림없이 물벼락 맞겠다 싶어 한 쪽 구석으로 피해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차가 지나갈 때마다 엄청난 물이 튄다. 난리도 아니다.

 

 

https://youtu.be/yddvoapL-rM

 

집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오늘 귀찮으면 내일 편하다'라는 마음으로 버텼다.

 

버스에 자리 잡고 앉자마자 졸기 시작해서 정신 차려보니 갈아타야 하는 곳 부근. 내려서 숨 한 번 돌리니 갈아타야 할 광역 버스가 왔다. 2층 버스 처음 타본다. ㅋㅋㅋ

(한국에서 처음이라는 말입니다. 일본 여행 갔을 때 관광 버스는 타본 적이 있어요. ㅋ)

 

 

《 2층 버스에 타니 이런 뷰가 가능하고만. ㅋㅋㅋ 》

 

《 한강도 한 번 찍어보고. ㅋ 》

 

을지로에 내려 화장실에 들렀다가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혼다 강북 딜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네일베 지도로 알아봤을 때 세 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나왔는데 실제로 그 정도 걸렸다. 운전해서 고속도로를 달렸으면 금산 여관에 도착했을 시간이다. ㄷㄷㄷ

 


 

 

들어갔는데 누구 하나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 무도 응대를 해주지 않는다. 세워져 있는 바이크를 둘러 보다가, 앉아 있는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 내일 온다고 했지만 오늘 왔다 하니 이름을 묻는다. 이름을 알려주니 바이크가 2층에 있다며, 가지고 오겠단다. 바로 가지고 갈 게 아니라 탁송할 거라 하니 일단 실물을 보고 하자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한다.

쫄랑쫄랑 따라 올라간 2층에는, 내 바이크가 떠억~ 하니!

 

 

 

 

사진을 찍고 있으니 옆에 있는 바이크를 치우고 조금 앞으로 꺼내주셨다. 30년 만에 타는 매뉴얼 바이크인데, 본다고 뭘 알겠냐고. 그냥 대충 사진이나 찍고 다시 한 번 할인 같은 건 안 되는지 물었지만 역시나. 한 푼도 깎아줄 수 없다고 한다.

 

 

 

내려가서 계좌 이체로 계약금 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보내고 나니 잠깐 기다려 달라고 한다. 다른 바이크를 구경하고 있는 동안 서류가 준비되었고, 한 쪽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서 안내를 받았다. 기다리는 동안 대화하는 게 들리는데 고객이 있거나 말거나 육두문자 섞어가며 이종 격투기 얘기에 열 올리는 걸 보니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규모는 제법 큰데 동네 장사하는 걸 보는 것 같았다. 친절하지 않은 건 아닌데 건들건들하는? 뭐, 그런 느낌. 정직원이 아니라 언제 그만 둬도 이상하지 않을 아르바이트를 보는 기분이었다.

 


 

서류를 받고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밖으로 나갔다. 다시 버스를 타고 원진 스포츠에 들러 유니폼 마킹을 맡겼다. 두 벌 + 택배비 = 64,000원. 한 벌 정도는 김도영으로 마킹하고 싶었지만 오래된 유니폼이라 티가 날 것 같아 그냥 둘 다 김상진으로, 그대로 다시 마킹해달라고 했다. 사장님이 '한 벌 정도는 다른 걸로 하지 그러냐'면서, '김상진도 잘 하니까, 뭐~'라 하셨는데... 김상진 선수는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입니다, 사장님. T^T

 

 

바이크도 볼 겸, 유니폼도 맡길 겸 갔던 거니까 볼 일은 다 봤다.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면 하루 정도 자고 오면서 짧은 서울 여행이라도 했을텐데, 피곤하니 그럴 겨를이 없다. 돌아가는 방법을 알아보니 서울 남부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라고 나온다. 그냥 타면 되는가 싶었는데 반드시 표를 사야 한다기에, 앱으로 미리 표를 구입했다. 나중에 버스에 탔더니 꽉 찼더라. 미리 표를 사지 않았음 더 피곤해졌을 뻔 했다.

 

16시 20분 버스가 있고, 17시 버스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여유로운 쪽을 선택했는데, 지하철에서 내리니 이미 16시 22분이었다. 할 일도 없고 해서 근처에 액정 보호 필름 붙여주는 곳이 있는지 찾아봤다. 심심할 것 같아서 태블릿을 챙겼는데 귀찮다고 커버를 안 씌웠더니 가방 안에서 충격을 받았나, 금이 가버렸다. 제기랄...

네일베 지도에서 찾아보니 코 앞이 국제 전자 상가다. (°ー°〃)   ㅋ

 

슬렁슬렁 올라가 29,000원 주고 액정 보호 강화 유리를 붙였다. 그리고 돌아오니 버스가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온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버스가 도착했고, 내부 청소 후 바로 출발. 기사가 오는 길에 사고 나서 두 시간을 서 있었다며, 그래도 늦을까봐 빨리 왔다고 공치사를 하더라.

버스는 말 그대로 미친 듯 달렸다. 비 오는데 이렇게 달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도착하기 전에 내리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엄~ 청 짜증을 냈다. 심지어 아줌마 한 분이 일어서자 왜 일어서냐면서 버스를 멈춰 세우기까지 했다. 아무리 시골 버스라지만 21세기에 이런 친절함이라니. 허허허...

 

야근하고 제대로 자지 못해 엄청 피곤했다. 하지만 할 일은 해야지. 왜인지 순토 9이 맛이 갔다. 배터리가 잔뜩 남아 있었는데 화면이 안 켜지기에 리셋을 시도해봤지만 여전히 먹통.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서비스 되던 게 홍콩 다녀오는 걸로 바뀌었단다. 세상 번거롭다. 게다가 DHL 접수라는데 내가 갖다 줘야 하는 건지, 가지러 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오, 짜증나.

(얘기가 자꾸 산으로 갑니다. -ㅅ-)

 


 

자고 일어나 보험부터 가입을 했다. 전에 잠깐 알아본 바로는 삼성 화재 다이렉트가 가장 쌌는데, 차대 번호 넣고 제대로 알아보니 30만 원이 넘는다. KB 앱으로 알아봤더니 여긴 20만 원 언저리. 그래서 KB로 가입을 했다. 몇 년째 동부 화재의 운전자 보험을 남보다 비싸게 넣고 있는데 바이크도 보상이 되는지 모르겠다.

 

보험 서류를 출력한 뒤 강북 딜러에서 챙겨준 서류들과 함께 가방에 넣고 나서 집을 나섰다. 구청으로 가야 하는지, 차량 등록 사업소로 가야 하는지 헷갈렸는데, 전화로 문의하니 구청 교통과로 가면 된단다.

 

차 댈 곳이 없어 한 바퀴 더 돌다가 간신히 주차를 마치고, 4층에 있다는 교통과로 향했다. 계단 오르는 게 엄청 힘들다. 교통과라 쓰여 있어 들어갔는데, 민원인 상대하는 식의 자리 배치가 아니라 그냥 사무실이다. 문 바로 앞이 담당자라서 등록하러 왔다고 하니 앉으라 한다. 잠시 기다리니 이륜자동차 사용 신고서라는 걸 준다. 작성해서 돌려드리니 취득세를 납부하고 인지를 사 오라고 한다.

다시 내려가 별관에 있는 세무과에 가서 취득세 내러 왔다니까, 관련 서류를 전~ 부 복사해서 달라고 한다. 바로 뒤에 있는 복사기를 통해 복사를 했다. 스테이플러로 찍힌 부분 때문에 종이가 제대로 안 넘어가니 인식을 제대로 못해서 세로로 복사해야 되는데 가로로 복사가 된다. 결국 종이를 뜯어내다시피 분리해서 복사 완료. 어르신들은 직접 하는 게 정말 어렵겠고나 싶더라.

 

복사한 종이를 내밀었더니 취득세 신고서를 써서 달라고 한다. 대충 써서 줬더니 지로 용지를 건네주며 옆으로 가서 내라고 한다. 옆으로 건너 가 취득세 납부 완료. 얼마 안 나올 줄 알았는데 40만 원 넘게 나와서 놀랐다. 하... 하... 하...

 

밖으로 나가니 건너 편에 농협이 보인다. 들어갔는데 인지를 어떻게 사야할 지 모르겠더라.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안내하는 사람에게 갔는데 손전화 쳐다 보느라 정신이 없다. 이 동네는 왜 이 모양이지? 근무 중에 저러고 있어도 되는 건가? 아무튼, 인지 사려 한다니까 번호표 뽑으라더라. 간발의 차이로 세 번째 대기자가 되어버렸다. 아오!

 

기다렸다가 인지를 사는데, 이것도 번거롭다. 그냥 돈 내고 우표 같은 거 사면 될 줄 알았더니, 뭘 또 써내야 하고... 이러니 대행 업자들이 돈을 받는고나 싶더라. 이 정도 귀찮음이라면 돈 얼마 주고 대신 시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서류 뭉치를 들고 4층으로 향했다. 열두 시부터 공무원들 점심 시간인 걸 아니까 쫄렸다. 도착했더니 직원들끼리 수다 삼매경. ㅋ

번호판 비용 4,000원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자 잠시 기다려 달라 했고, 이내 번호판과 나사 뭉치를 함께 건네 주었다. 이렇게 번호판 발급 끝!

 


 

 

안전 용품이 아예 없으니 당장 헬멧부터 사야 했다. 근처에 있는 바이크 용품점을 검색해서 조금 커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니 여직원만 한 명. 처음이라 얘기하고 풀 페이스 헬맷을 사고 싶다 하니 블레이드 라이더 제품을 소개해주신다. 홍진 제품은 없냐니까 자기들은 홍진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단다. 국산 브랜드가 세계 시장을 석권한 사례로 자주 언급되던 홍진인데, 이제 HJC은 한 물 간 건가?

라지 사이즈의 헬맷을 주시기에 써봤는데 나쁘지 않다. 하지만 라지라는 말이 뭔가 거슬린다. 미디엄과 차이가 크냐고 물으니 다른 걸 주셔서 써봤다. 꽉 끼지 않는다. 이게 낫겠다 싶어 그걸로 질렀다. 마침 색깔도 무광 블랙이라 바이크랑 어울릴 것 같다.

장갑은 필요하지 않겠냐  물으시기에 당분간은 출/퇴근 할 때 3㎞ 정도만 타고 다닐 거라 차차 구입하겠다고 했다. 원피스 형태로 된 슈트는 없냐니까 없다 하시네. 헬맷이... 39.9만 원. 하아~ 진짜... 너무 비싸다. 10만 원 안팎이면 될 줄 알았더니.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딱 그 가격... 일 수 밖에 없는 게, 파는 곳이 내가 다녀온 바이크 매장이었다.

 

 

 

그렇게 헬맷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험료 20만 원에, 취득세 40만 원에, 헬맷 40만 원에, 탁송비 12만 원에, 100만 원 넘게 깨지는 건 일도 아니고나. 바이크 살 때 추가 비용으로 100만 원 정도 생각했었는데 그 이상이 훅~ 깨진다.

이제 바이크만 기다리면 된다. 오후 두 시 전후로 가져다 주신다고 했다. 바이크 내리면, 시동 걸어서 대충 기능 좀 보고, 동네에서 연습 좀 해야겠다.

자빠지지 말자, 제발. 자빠지지 말자, 제발.

 


 

갑자기 고장이 난 순토 9의 서비스 때문에 통화 중인데 밖에서 "오토바이 왔어요!"라고 누군가가 소리를 지른다. 잽싸게 나갔더니 푸근해보이는 아저씨가 잔뜩 지푸린 인상으로 사람을 찾고 있더라. 몇 번을 전화했는데 안 받는다면서 짜증내고. 이상하네. 통화 중에 전화오면 뚜~ 뚜~ 소리가 나는데.

얼마냐니까 11만 원이란다. 정말 싸게 왔다면서, 다음에는 이 가격으로 못 온다고 투덜투덜.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친절과는 담 쌓은 서비스 업자들만 만나는고나. 아, 원진 스포츠 사장님은 말도 안 놓고 정말 친절하셨지만.

 

일단 바이크를 내린 뒤 돈을 이체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잠시 멍 때리고 있다가, 시동이라도 걸어보자 싶어 키를 가지고 나갔다. 확실히 묵직한 게 느껴진다. 시동을 걸고 나서 기어를 바꿔 봤는데 착! 착! 넘어간다. 움직일 수 있으려나 싶어 클러치를 놓으면서 엑셀러레이터를 당겼더니 묵직하다기에는 다소 가벼운 소리와 함께 앞으로 나간다. 오랜만에 타는 거라 시동 꺼먹을 거라 생각했는데 클러치의 유격이 제법이라 어지간해서는 시동 꺼먹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주유하라고 깜빡거리고 있어서 일단 주유소에 다녀오기로 했다. 가득 넣었다가 넘치면 어쩌나 싶어 일단 2만 원만 넣었더니 가득에서 약간 모자라게 나온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오는데 일찍 퇴근하는 동료가 보인다. 멀찌감치 세워 헬멧을 벗고 인사할까 하다가, 그냥 지나갔다. 나인지 모를 거다. ㅋㅋㅋ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번호판도 안 달고 나갔다. ㄷㄷㄷ

 


 

잽싸게 번호판을 달고, 다시 출발. 시골이라 부담없이 다닐 수 있다는 게 좋다. 길도 들이고 감도 익힐 겸 여기저기 싸돌아다녔더니 30㎞ 넘게 탔다. '0㎞일 때 사진 찍을 걸 그랬나?' 싶었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살짝 쫄았는데 건방만 안 떨면 바로 타고 다녀도 될 것 같다. 내일 출근할 때부터 타고 다녀야지.   잠깐 타고 왔지만, 운전할 때의 초심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의 운전하는 꼬라지를 생각해보니 막 밟고, 휙~ 휙~ 돌리고, 운전이 참 못된 사람이 되었다 싶더라. 바이크 타니 안 자빠지려고 속도도 줄이고 얌전히 탄다. 앞으로도 계속 얌전히 타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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