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영등포 서비스 센터 방문기

지난 해 6월에 SONY의 초 고가 넷북 VAIO P115K를 샀었다.　계획 하에 지른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찾아온 지름신 덕분에 지른 거라 10개월 지난 아직까지도 할부 남았다.　-_ㅡ;;;

할부도 안 끝난 녀석이 맛이 갔다.　트랙 포인트 문제인 듯 한데, 가만히 놔둬도 마우스 포인터가 지 혼자 막 움직인다.　보통은 마우스 따로 연결해서 쓰기 때문에 크게 불편한 게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완전히 맛이 가서 ↙ 으로 자꾸 움직여버리는 통에 마우스 조작 자체가 힘들어졌다.　무상 수리 기간 끝나기 전에 수리 받아야 하는데...　하는데...　하다가, 이번에 인천 나가면서 수리 받기로 했다.

연안 부두에서 36번 버스를 탄 뒤 터미널로 가는 도중에 손전화로 검색을 했다.　세상 정말 좋아졌다.　-ㅅ-　　　아무튼...　검색을 했더니 인천에는 제대로 된 서비스 센터가 없는 듯 하다.　정식 서비스 센터가 아니라 동네 컴퓨터 가게가 뭔 계약 같은 거 맺고 고쳐주는 그런 형태의 서비스 센터 밖에 안 나온다.

문득 익산 역 근처에 소니 서비스 센터를 본 기억이 나서 검색했더니...　소니 익산 서비스 센터는 노트북 수리가 안 된다는 글이 있다.　-_ㅡ;;;

결국 포기하고, 서울로 갈까? 하고 잠깐 고민하다가...　일단 서울 가서 수리 받고, 시간 봐서 기차 타고 내려가던가 서울에서 친구들 만나서 한 잔 하고 잔 뒤에 다음 날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강남에도 서비스 센터가 있고, 영등포에도 있는데...　평가가 극과 극이다.　네이버에서 평점 준 사람이 두 명인데, 둘 다 별 한 개...　-ㅅ-　　　그런데 올라온 글을 보니 그나마 소니 서비스 센터 중에는 영등포가 제일 낫다는 글이 보인다.　문제는 거의 대부분 디지털 카메라 수리 받은 사람들이 쓴 글이라는 거.

영등포에서 산 적이 있기에 그나마 익숙한 곳으로 간답시고 그리 가기로 하고 1588-0911로 전화했더니 여자 분이 친절하게 전화를 받는다.　당일 수리 받으러 간다고 했더니 예약은 안 해도 된다고 한다.　약도와 전화 번호를 문자로 보내줘서 받았다.

인천 사는 선배 만나서 밥 얻어 먹고 지하철로 영등포로 갔다.　그리고...　헤맸다.　-ㅅ-



나, 나름 길 잘 찾아간다.　한 번 간 길은 3년 뒤에 와도 주위가 많이 바뀌지 않았다면 다 기억해서 찾아가고, 처음 가는 길도 이 쪽이겠거니~ 해서 가면 거의 100% 적중이다.　그런데...　약도 보면서 가도 헤맸다.　이게 다...　불신의 결과다.　소니에서 보내준 약도가 어째 좀 부실해 보여서 네이버 검색도 하고, 티맵으로 검색도 하고, 손전화 이용해서 최대한 스마트하게 찾아가려 한 순간, 제명이 됐...　-_ㅡ;;;

검색한대로 영등포에서 내렸는데, 롯데 백화점 뒤 쪽으로 튀어 나왔다.　거기서 뭔 공원 거치고 학교 몇 군데 거치다가 신길까지 가버렸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가방은 무거워서 짜증스럽고...　어찌 할까 하는데 이 쪽이라는 삘이 왔다.　걸어 가다보니...　고가 도로 밑으로 SONY 로고가 보인다.　영등포 근로 복지 공단 건물 옆이다.　그걸로 검색했음 금방 찾았을텐데...　ㅠ_ㅠ



수리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기사 분이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힘들게 고쳤다고 생색내기에 고맙다고 인사 꾸벅하고 나왔다.　나와서 영등포 역 쪽으로 걸어가는데, 주위가 좀 변하긴 했어도 예전 모습이 꽤 많이 남아 있다.　마음 같아서는 예전에 살던 고시원(윤락가 들어가는 입구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자리 가볼까 하다가 힘들어서 그냥 지하철 타고 친구 만나러 갔다.

아무튼...　나처럼 헤맬 분들을 위해 간단히 가는 법 알려드리겠다.　결과적으로는 소니에서 보내 준 지도가 딱 맞다.　몇 번 출구인지는 모르겠는데(소니에서 보내 준 약도대로라면 4번 출구) 영등포 역에서 내려 롯데 백화점 맞은 편으로 나와야 한다.　영등포 우체국 있는 쪽이다.　거기서 길을 건너 계속 직진.　한~ 참 가다 보면 고가 도로 보이면서 인도가 끝난다.　거기서 좌회전 해서 대체 왜 있나 궁금해지는 횡단 보도(신호등 있다)를 건너 길 따라 가면 왼 쪽에 경찰서 지나서 소니 서비스 센터 바로 보인다.

세상이 아무리 좋아지고, 보조하는 기기가 아무리 훌륭해진들...　결국은 사람이 문제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