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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망신도, 망신도, 이런 개망신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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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일본의 친선 경기는 대한민국의 완패로 끝났다. 일본 원정에서 11년 동안 진 적이 없다며 설레발 쳤지만, 37년만(1974년 1 : 4 패배)에 세 골 차로 지고 말았다.

여러 가지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었다. 시차가 없기에 원정에 따른 몸의 피곤함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겠지만 기성용은 어제 입국해서 오늘 경기에 뛰는 등 사전 준비가 엉망진창이었다. 거기에다 형편없는 연습장을 배정하는 걸로 원숭이 색히들은 텃세를 부렸고, 바람이 전혀 없는 실내 그라운드에서는 뛰어본 경험이 거의 없는 우리 선수들이었기에 무척이나 힘든 경기였을 것이다.
시작 전에 보여주는 경기장 정보에서 습도가 무려 69%다. 아니나 다를까, 전반 20분이 지났을 뿐인데 선수들 유니폼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저런 환경에서는 그냥 뛰는 것조차 힘들다. 온갖 과학이 파고든 최첨단 저지라고 할지라도 쏟아지는 땀이 배출되는 땀의 몇 배, 몇 십 배가 되고, 옷이 몸에 달라 붙어 정상적인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금방 지치기도 한다(요즘 러닝머신 타고 뜀박질하고 있다. 에어컨 바람 맞으며 뛰면 5㎞를 쉬지 않고 뛰어도 더 뛸 수 있을만큼 쌩쌩한 것에 비해, 창문 다 닫아 놓고 에어컨조차 끈 상태에서 뛰니 2㎞ 뛰고 퍼져 버렸다. -_ㅡ;;;).


그러나 그런 불리한 조건에서 뛴 것을 감안하더라도 형편 없었다. 어떻게 하면 최악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가를 연구한 끝에 내놓은 모범 답안이라고까지 할 정도였다.
일본은 수비 라인을 위로 바짝 끌어 당기며 공격수들이 일찌감치 압박을 시작했고, 우리 선수들은 홈에서의 당연한 작전임을 예상했을 게 분명한데도 일방적으로 밀리며 주도권을 내줬다. 좀처럼 전진 패스를 하지 못하고 수비에서 공을 돌리다가 골키퍼에게 백 패스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달리는 선수의 속도에 맞춘 패스를 찔러 넣지 못해 뛰던 선수가 급 감속하여 공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계속 되었다.
밀고 올라온 일본에 미드필드 진영을 고스란히 내줬고 개인기로 두, 세 명 벗겨낼만한 선수가 없다보니 중앙에서의 공략은 일찌감치 포기. 그렇다고 우리가 자랑하는 사이드 라인에서의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졌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오버 래핑도 거의 없었고, 하프 라인을 넘자마자 공을 뺏기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이게 다 FC 바르셀로나 때문이다.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 따라하겠답시며 주구장창 공만 잡고 있으려 드는데, 사비 같은 패스 마스터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만 잡고 이리저리 돌려봐야 헛 짓이란 말이다. 미드필더들이 부지런히 뛰어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공간으로 패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빈틈이 만들어지자마자 킬 패스가 들어가야 하는데... 일본의 압박에 밀려 공간을 다 내주어버렸고, 패스는 번번히 일본 선수에게 끊겼다. 그러다보니 공격수들이 마음 놓고 전진하지 못하고 끌려 내려와야 했다.

세 골이나 내 주고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졌다는 결과도 충분히 충격적이지만... 이 따위로 경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청용의 예상치 못한 부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이 선수 한 명 빠졌다고 해서 경기력이 극과 극을 달리는 팀이었던가? 박지성의 영향력이 무척이나 크긴 했지만, 거기 의존해서는 안 된다. 열 한 명 모두가 제 몫을 하는 축구를 해야지, 특별한 어느 한 명이 경기를 지배하게끔 해서는 안 되는 거다.

틀림없이 언론에서는 박지성, 이영표 공백 타령을 할 것이고... 월드컵 최종 지역 예선도 불안하다고 투덜거릴 것이며... 기자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 일부 멍청이들은 네티즌 앞세우며 조광래 씹어댈 게 분명하다.

2002년 히딩크의 4강 신화는 분명 대단했지만, 지금은 그만큼의 지원을 해주지도 않으면서 그 때의 성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투자하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데 돈이 쏟아져 들어오기를 바라는 놀부 심보 아닌가? 감독과 선수들을 믿고 끊임없는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을 해주...자고 할 맛이 안 난다고!!! 열 여덟!!! 이 따위 축구가 어디 있냐고!!! 내가 본 한일전... 아니, 국제 경기 중 최악이었다고!!! 1998년에 네덜란드한테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며 다섯 골 내주고 완패할 때도 오늘 경기보다는 훨씬 좋았다고!!! 이게 뭐야!!! 씨앙~


순위

인원

비율(국내)

비율(전체)

1

전북

1 명

10%

4%

2

포항

0 명

0%

0%

3

부산

0 명

0%

0%

4

전남

0 명

0%

0%

5

제주

0 명

0%

0%

6

서울

0 명

0%

0%

7

경남

1 명

10%

4%

8

울산

4 명

40%

17%

9

수원

3 명

30%

13%

10

인천

0 명

0%

0%

11

대구

0 명

0%

0%

12

광주

0 명

0%

0%

13

상주

1 명

10%

4%

14

대전

0 명

0%

0%

15

성남

0 명

0%

0%

16

강원

0 명

0%

0%

지난 19 라운드가 끝난 후의 K-리그 순위이다(글 쓰는 지금은 20 라운드까지 끝이 났지만 대표팀 발표 이후 20 라운드가 치뤄진 점을 감안해서 19 라운드 이후의 순위표를 가지고 왔다). 19 라운드는 7월 23, 24일에 치뤄졌고 대표팀 발표는 7월 27일이었다.

K-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에서는 박원재 선수 한 명만이 대표팀에 뽑혔다. 2위 포항 0명, 3위 부산 0명, 4위 전남 0명, 5위 남패(제주) 0명, 6위 북패(서울) 0명이다. 6강 플레이오프를 시행하고 있는 K-리그인데, 상위 여섯 개 팀에서 대표팀에 불려 간 선수가 단 한 명이다.
7위를 차지한 경남에서 윤빛가람 선수가 뽑혔고, 8위의 울산이 곽태휘, 김신욱, 김영광, 이재성, 이렇게 네 명을 대표팀에 보냈다. 9위의 수원이  박현범, 이용래, 정성룡, 요렇게 세 명.

스물 네 명의 대표 선수 중 국내 클럽에 소속된 선수가 열 명인데, 이 중 일곱 명이 울산(8위), 수원(9위) 선수들이다. 올해 K-리그가 승부 조작 파문 속에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게 사실이지만, 상위 여섯 개 팀에서 뽑힌 선수가 달랑 한 명이라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축구판에서 수 십 년을 구른(?) 대표팀 스태프들이 어련히 알아서 선수들 뽑겠냐만은... 프리미어 리그(잉글랜드), 프리메라리가(스페인), 세리에 A(이탈리아), 분데스리가(독일)보다 K-리그를 더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이게 뭐냐? 싶다.



아무튼... 근래 보기 드문 최악의 축구를 선보인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박수를 쳐주면서... 쯧쯧쯧~ 혀를 차주고 싶다. 말할수록 화 나지만... 정말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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