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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손웅정을 까지 마라, 꼴통 색히들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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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사람이다. 시장에 판매되는 수많은 프라모델 중 상품 가치가 있을만한 녀석을 골라 집어 온다. 그리고 열심히 조립한 뒤 나만의 노하우로 도색도 하고, 스티커도 붙여 가며 멋진 작품을 만든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혹은 만들고 있는 작품을 대한프라모델협회에서 자꾸 빌려 달라고 한다. 빌려주고 싶지 않지만 협회에 찍히면 이래저래 피곤하니 세계프라모델협회에서 정한 프라모델 전시회 일정에 맞춰 쓰린 가슴 부여 안고 잠시 빌려준다.

그렇게 빌려준 프라모델은 세계 프라모델 전시회 출품작이라는 딱지가 붙게 되어 더 비싸게 팔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건 좋았을 경우다. 정성 들여 조립한 프라모델이 망가져 오기도 하고 엉뚱한 도료가 묻어 오기도 한다. 그나마 전시라도 되면 다행인데 기껏 빌려줬더니 창고에 쳐박아 두다가 돌려 준다.

이건 아직 조립 중인 프라모델이고 세계 프라모델 전시회에 출품할 수준도 안 되니 가지고 가지 말아 달라고 한 마디 했다. 그랬더니 나한테 유망주들 꿈을 꺾는다느니, 태극 마크를 우습게 알지 말라느니, 온갖 비난이 쏟아진다.



손흥민 선수 아버지 손웅정 춘천 FC 감독의 발언에 대한 언론의 대응을 보면서 짜증나서 몇 자 적어봤다.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손웅정 감독이 틀린 말 했는가? 그는 "아들이 소속팀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에서 뛸 실력이 안 된다, 그러니 자리 잡을 때까지는 차출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잘못된 부분은 어디인가? 손 감독의 말에 옳지 않은 부분이 어디에 있는가? 실력이 안 되는 아들이 무리하게 대표팀에 불려오는 걸 싫어한 아버지의 어떤 모습이 유망주들 꿈을 꺾는 것인가? 소속팀에서 자리 잡은 뒤 차출하는 게 좋겠다고 한 손 감독의 어떤 모습이 태극 마크를 우습게 여겼다는 건가?


손흥민이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를 평정하는 날을 꿈꾸며 축구를 시작했을까? 글쎄, 큰 꿈은 어떻게 그렸을런지 모르지만 그가 축구를 한 건 대한민국을 위해서라기보다 개인과 가족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게 잘 풀려서 국가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그 때 대표팀에서 뛰는 건 큰 영광이겠지. 그런데 개인과 가족이 바라는 수준에도 오르지 못했는데 국가에서 개뿔 해주는 것도 없이 불러대면 누가 좋아할까? 왔다갔다 비행기만 몇 시간, 몇 십 시간 타면서 경기에는 달랑 몇 분, 몇 십 분 뛰는데... 태극 마크 단다는 것만으로 모든 걸 참고 받아 들여야 한단 말인가?


추성훈이 메달 땄을 때 '조국을 메쳤다' 따위의 제목을 단 찌라시에서 이번에는 '태극 마크를 우습게 보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더라. 네×버 댓글 보니 대부분의 븅신 색히들은 얼씨구나 동조하는 분위기인데... 양심이 있어 봐라. 이제 겨우 취직해서 업무 배우고 회사 분위기 적응하려는데 동네 예비군 중대에서 너 없으면 안 된다고, 국가가 필요로 하니까 잔 말 말고 오라면서 자꾸 불러댄다고 해 보자. 퍽도 자랑스러워 하면서 예비군 훈련 가겠다, 씨바.

그게 웃긴 거다. 축구 선수는 나라가 부르면 잔 말 말고 대표팀 들어가야 하는데, 나는 나라에서 정해진 날짜만 예비군 훈련으로 불러대도 씨발, 씨발한다는 거다. 남은 당연히 되는데 나는 안 된다고? 그런 개 뭣 같은 사고 방식이 어디 있냐?



손흥민이 독일에서 펄펄 날아 해트트릭도 하고, 차붐과 비교되면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는다고 해보자. 리그 최다 골 기록을 깨느냐 못 깨느냐를 눈 앞에 둔 상황인데 대표팀 차출로 인해 입장이 불리해졌다. 이에 아버지가 내 아들 리그 최다골 기록 못 깨면 니들이 책임 질 꺼냐? 라며 대표팀 차출을 거부한다. 욕 할래, 안 할래?
솔직히 나 같음 이런 상황에서는 욕 한다. 감정이 앞서는 거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납득은 할 것 같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저게 내 자식과 관련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는 거다. 자식 축구 시키면서 오만 고생 다 했을 거 아닌가? 몸에 좋다는 음식 사 먹이는 것만 해도 돈 엄청 깨진다더라. 외국 보내려고 영어 학원에도 보내고 어쩌고 하는 거, 다 내 돈 나가는 거잖아? 나라가 축구 선수 해외 진출 시키면 학원비 보전이라도 해 주나? 그렇게 어렵게 키워 외국 보내 놓고 이제 좀 편해지나 싶었는데 나라에서 불러대는 바람에 신기록 달성이 어려워진다면... 솔직히 안 보내고 싶지 않겠냐?

손 감독의 얘기를 '자기 아들 주전 공격수로 내보내지 않았다고 투정 부린다'로 몰고 가던데... 듣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의도로 얘기한 거라면 이건 옳지 않다. 축구는 베스트 일레븐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가 동점골, 역전골 터뜨리며 승리하기도 하는 게 축구다. 주전 자리 보장? 그런 건 없다. 우리 사회가 그렇듯, 그라운드도 치열한 경쟁이다.

그런데... 내가 우둔해서인지는 몰라도, 난 손 감독과 관련된 기사 어디에서도 그가 대표팀을 비하했다거나 내 자식 무조건 내보내라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는 걸 느끼지 못한다. 남 일이라고 무작정 씹어대는 벌레들이야 백 날 얘기해봐야 사고란 것 자체가 불가능할테니 소용 없는 일이겠지만... 저게 내 자식 일이라고 생각해 보란 말이다.



보수 꼴통 찌라시 기사는 '57년 전의 일이다'로 시작한다. 그리고 열악한 과거를 계속 얘기하며 지금은 훨씬 나아졌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정신은 오히려 퇴색해가고 있단다. 지랄 염병하고 자빠졌네.
'태극마크는 고귀하다.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단, 의무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뒤에는 온 국민이 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바로 선배들이 품었던 태극마크의 정신이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렇지. 국가가 개인에 우선한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 있다면 태극 마크가 엄청나게 고귀하겠지. 그런데 말이지. 내가 살아야 나라도 사는 거다. 너희 벌레 색히들이 '국부'라 칭송하는 이승만은 어떻게 했지? 서울에 머무는 척 하면서 대전으로 일찌감치 내뺀 것도 모자라 방송으로 국민들 기만하기까지 했지? 죽을 때 한국인으로 죽었던가? 미국인으로 죽은 거 아닌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태극 마크보다 고귀할 게 분명한 국적을 버렸는데... 그런 냥반은 국부라고 빨아 대면서 뭔 개소리냐?
그들의 뒤에는 온 국민이 있다고? 대표팀 차출되서 뛰다가 치명적인 부상으로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치자. 걔가 서울 시내에서 버스라도 공짜로 탈 거 같냐? 설사 그렇게 된다 해도 몇 년이나 갈 꺼 같냐? MB가 그랬다며, 한국 사람들은 빨리 잊는다고. 틀린 말 아니다. 가카 말씀이잖아.



손웅정 감독 본인은 물론이고 손흥민 선수도 이래저래 속 상하고 걱정도 되고 그럴 거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300명 남짓한 내 블로그에 나불나불 쓴다고 그 분들이 보기야 하겠냐만은... 난 그들 응원한다. 내가 자식 낳아서 축구 시켰어도 손 감독처럼 얘기했을 게다.

국가도 중요하지만 개인도 중요하다. 나라에서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놈들 중 전쟁 터지면 앞장 설 놈이 몇이나 될런지 궁금하다. 오늘 복귀하는데 군복에 유공자 모자 쓴 영감들 많이 보이더라. 떼로 연평도 가는 것 같더만. 그 영감네들은 전쟁 나면 노구를 이끌고 앞장 설 거다. 적어도 그 꼰대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 그런데 말만 앞서는 젊은 것들은 남 일이라 쉽게 지껄인다. 정작 자기 일 되면 꼼짝도 안 할 거면서 말이다.

스포츠 조선 스포츠 2팀 기자 냥반아. 그 고귀한 태극 마크보다 더 중요한 국가의 부름이니 예비군 훈련 가서 건들거리지 말고 조교 말에 미친 듯 복종하며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라. 예비군 끝나서 민방위 되었더라도 마찬가지다. 나라가 부르면 무조건 혀 빼물고 뛰어라. 네 놈들부터 그렇게 해라. 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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