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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2년 07월 25일 vs 강원 @ 스틸야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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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하루 잘 놀고, 친구들과 18시 조금 넘어 만났다. 스틸야드까지는 생각보다 막히지 않았고, 운 좋게 주차할 곳 찾아서 바로 차 세워둔 뒤 경기장으로 향했다. 입구의 상품 판매소에서 입고 있던 저지 벗어서 황진성 선수 껄로 마킹하고, 2012 머플러 하나 지르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한적하다. 평일 경기여서 사람이 많지 않은 모양이다.

 

스틸야드의 뻥 뚫린 시야는 올 때마다 감동이다. 숭의 아레나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안 가봐서 모르겠고, 포항 홈 구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스틸야드는 정말 최고인 듯. 

 

망원이 아닌 일반 광각 렌즈 카메라로 찍어도 이렇게 가까이서 보인다. 

 

강원 선수들도 나와서 몸을 풀고 있었다. 설마 강원한테 질까? 라고 생각했다.

 

본부석 맞은 편에 앉았다. 난 개인적으로 축구장에도 치어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저 세 분의 치어 리더들이 반가웠는데… 안타깝게도 서포터와 함께 호흡하며 응원 유도하는 능력은 형편 없었다. 더구나 선수 콜하는 것도 자꾸 애먼 선수 이름만 불러대서 안습. ㅠ_ㅠ 

 

신광훈 선수가 초콜릿 300개를 준비했다고 한다. 문제 내서 맞추는 사람한테 준다는데 초콜릿 때문에 나댈 수 없어서 얌전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홈 저지 입은 분 일어나라고 하더니 초콜릿 주더라. ㅋㅋㅋ   아까워서 못 먹겠다. T^T
친구 녀석이 신광훈이 영 비리비리해 보인다고 하는데, 그럴만도 한 것이 거의 전 경기(올 시즌 열 아홉 경기 뛰었다. 정규 리그만. ㄷㄷㄷ) 다 뛰고 있으니… 그래도 저돌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인, 전북으로 보냈음 큰 일이었다 싶은 포항의 보물이다.

 

언제 봐도 예쁘기 그지없는 스틸야드. 정말 멋진 축구 전용 구장이다. 

 

몸 푸는 아사모아. 포항 용병 세 명 중 그나마 가장 잘 해주고 있는 선수다. 포항은 용병 복이 많은 편인 팀이었는데, 이번에는 용병 농사 망쳤다. 이 날은 조란도 나왔는데, 느린 발 때문에 상대 긴 패스에 번번히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원으로 임대 이적한 지쿠는 이 날 나오지 않았다.

 

김은중과 웨슬리. 웨슬리는 이 날 엄살 부리며 넘어진 뒤 경기장 밖으로 나왔는데 부심이 들어가라는 사인을 한참이나 주지 않아서 혼자 난리 법석이었고, 포항 팬들은 그걸 보며 쌤통이라고 즐거워했다. ㅋㅋㅋ

 

정규 리그 경기만 따졌을 때 열 여덟 경기에 출장해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는 박성호. 황선홍 감독의 기다림이 언제까지 이어질런지 알 수 없지만, 올 시즌 포항의 기대 이하 성적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선수가 아닐까 한다. 야심차게 영입한 주전 공격수가 무득점이다. 참고로 나란히 죽 쑤고 있는 고무열은 스물 한 경기 나와서 달랑 세 골이다. 열 여덟 경기 나와서 세 골 넣은 노병준과 비슷한 활약인데 노병준은 팀에 크게 보탬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에 비해 고무열은 정말이지… 답이 없다.
조찬호의 부상이 너무 안타깝고… 유창현이 빨리 제대해서 왔음 싶고… 배천석이라도 어떻게 빨리 끌어오면 안 되나 싶다. ㅠ_ㅠ

 

주장 신형민과 조란. 신형민은 이 날 부지런히 뛰며 허리에서 공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꽁꽁 틀어막은 상대에게는 속수무책이었는지 공격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같이 뛴 황지수 역시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장점을 보이는 선수인지라 황진성이 좀 더 공격적으로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했고, 결국 중원을 장악하면서도 제대로 된 공격은 거의 시도하지 못했다. 답답한 경기를 했다.

 

포항의 №.1 골리, 신화용. 올 시즌 김다솔과 번갈아가며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활약해주고 있다. 한 번 대표팀에 입성하면 어지간해서는 자리가 나지 않는 게 골키퍼 자리라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매 시즌 꾸준히 활약해주는 좋은 선수다.

 

경기 시작 전 지난 골 장면들을 편집해서 보여주는데, 정말이지… 모따나 슈바만 있었어도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데닐손이 어찌나 그립던지. ㅠ_ㅠ 

 

시작 전 사인볼을 차줬는데, 근처로도 안 왔다. -ㅁ-

 

시작하자마자 주도권을 쥐고 몰아부쳤지만 꽁꽁 틀어매고 수비만 하는 상대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도 말했지만, 열 한 명 전부가 수비하는 것도 분명 전술이다.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작전이 그 것 말고 또 있을까? 정말 강팀이라면 그런 적 전술도 깨뜨려야 한다. 

 

이 날 심판은 포항 홈인데도 불구하고 강원에 유리한 판정을 몇 차례 내리더니, 급기야 패널티 킥까지 줬다. 포항이 실점. 최근의 포항은 낮은 순위의 팀에 선제골을 주고 시작한다. 문제다.

 

노병준의 그림 같은 골이 터지면서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 몰아부쳐 역전승을 기대하게 했지만… 박희철의 실수로 어이없는 추가 골을 내주면서 결국 지고 말았다. 이겨야 할 때 이기지 못해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포항, 정말 아쉽다. 

 

아사모아를 빼버린 황선홍 감독. 주위에서 감독의 선수 교체를 당최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격한 표현이 쏟아져 나왔다. 전반에는 아사모아와 노병준이 부지런히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을 시도했고, 신광훈과 박희철도 수시로 오버래핑하면서 상대 문전을 부지런히 두드렸지만 성과가 없었다.

황선홍 감독은 예상한대로 후반 종료 10여 분이 남았을 무렵 김선우를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 인천전과 같은 운을 또 바란다는 건 욕심이다. 김선우는 신장을 이용해 공중 볼을 확실히 잘 따내긴 하더라.

수비 위주의 팀을 깨려면 중거리 슛을 부지런히 날려 리바운드를 노리거나 상대 수비를 이끌어 낸 뒤 공격해야 한다. 장신 공격수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한데, 문제는 고무열을 고집하다가 한참 지나서야 김선우를 집어 넣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뻥축구하려면 일찌감치 김선우 넣는 게 낫지 않았을까?

전반 내내 활발하던 신광훈은 후반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황진성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반에만 골 포스트를 두 번이나 때린 불운도 패배에 한 몫 했다.

 

하프 타임 때에는 스포츠 댄스 공연이 있었다. TV 프로그램 덕분에 관심이 많이 는 모양(안 봐서 잘 모른다)인데, 이 날 경기장 찾은 사람들이 그닥 관심있게 보는 것 같지는 않더라. 

 

평일 경기라서 그런 걸까? 10,000 명도 안 왔다. 성적 탓도 있을 게다. 잘 나갈 때에는 평일에도 20,000 명 가까이 왔었으니까.

 

넘어가는 붉은 해가 멋지다. 

 

경기에 졌지만, 무슨 말이 필요하랴. 우리는 포항이다. K-리그 최고의 명문이자 전통의 강호다.

 

포항은 주전과 교체 선수 간의 실력 차이가 적고,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올 시즌만 해도 김재성의 자리가 아쉬운 경기가 이어졌지만 이명주, 신진호 등이 활약하며 빈 자리를 훌륭히 막아주었다. 문제는 공격이다. 허리가 아무리 강해도 공격에서 골을 넣어주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오죽하면 제로 톱이라는 전술까지 들고 왔을까?
제로 톱에 이은 전술은 뻥축구였다. 김선우를 앞세워 헤딩으로 떨군 공을 노린다는 건데, 포항을 상대하는 팀이 워낙 수비 위주로 나오니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개막전의 울산이 보여준 이근호-김신욱 급의 호흡을 보일 수 없다면 포기하는 게 낫겠다 싶다.
황선홍 감독이 공격수 출신이다보니 어떻게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고싶어 하는 것 같은데… 이제는 그만 둘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벤치나 2군에서 경기 보는 공격수들 중 내가 해도 고무열보다 낫겠다, 박성호보다 낫겠다 하는 맘 안 들었을 선수가 있을까? 우승은 어려워 보이니 8강에 드는 걸 목표로 하고,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연승을 이어가지 못하고 이겨야 할 때 져버린 포항이지만… 그래도 내 팀이다. 힘내자,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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