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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6. 춘천 지구 전적 기념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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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많이 본 것 같은데 뭔가 아쉬운 마음.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워서 한 군데 더 들리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본 춘천 지구 전적 기념관에 가기로 하고 내비게이션에 입력.

도착했는데... 바로 앞에 MBC 있네. ㅋㅋㅋ

 

너무 허름해서 그냥 갈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래도 왔으니 보고 가자.

 

기념관 2층은 자유 연맹인가 뭔가 하는 단체의 사무실로 쓰이는 것 같던데 거기서 부대 시설로 운영하는 웨딩 홀과 레스토랑. 망한 지 오래인 모양이더라.

 

이승복 어린이 동상. 공산당이 싫다 말했다가 입 찢어진 채 죽은 비운의 소년. 조선일보 기자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뒤 반공의 첨병이 된 어린이다. 나도 국민학교 때 만날 책과 반공 영화로 이승복 어린이를 만날 수 있었다.
조작 논란이 일었고 대법원에서는 조작이 아닌 진실로 판결했다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개인적으로는 조선일보 보도 안 믿는다. 그리고 이게 사실이냐, 사실이 아니냐 보다는 애꿎은 전쟁으로 어린이들이 대검에 찔려 죽어 나간 것에 대한 반성,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뉘우침, 상대를 향한 비방보다는 부끄러운 역사도 사실대로 기록해서 후손에게 남겨야 한다는 깨달음 같은 게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같이 있던 형도 수 십 회 칼에 찔렸지만 간신히 살아남았단다. 사람 새끼라면 어린이에게 대검 꽂아 넣을 때에는 분명 뭔가 미칠만한 이유가 있었을테지. 공산당이 싫다 했거나 말거나 처참하게 살해 당한 건 사실이니 안타깝다. 전쟁이 만든 비극이지. 하지만 그 비극을 체제 선전과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개새끼들이 설쳐대는 것도 비극이다. 네이버 검색하니 온통 보수임을 자처하는 그저 꼴통 새끼들이 싸질러놓은 글이던데... 제 블로그에서 제가 짖는 거 가지고 누가 뭐라 하겠냐만은... 그냥 좀 답답하긴 하다.

 

일단 바깥부터 둘러 보는데 유명하다는 오리 배가 저 멀리 보인다.

 

흠... 다 쓰러져가는 웨딩 홀과 귀신 나올 것 같은 레스토랑 보니 취업 지원이 되겠냐 싶더라만은... -_ㅡ;;;

 

가족이나 고향 지키겠다고 총 들고 나섰다가 소중한 목숨을 뺴앗긴 분들.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안 된다. 

 

한국 전쟁 때 쓰였던 화기들. 칼빈 소총은 지금도 예비군 훈련용으로 쓰이고 있다지. 어찌 보면 대단한 나라다, 우리나라.

 

저 함구(는 해병대 용어. 타 군은 반합이라 함.) 역시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수통도 마찬가지. 미군 애들이 놀라는 일은 다반사다. 진짜... 입으로만 현대화 운운하지 말고 개인 물자부터 제대로 지원해줘야 한다.

 

오죽했으면 수류탄 들고 전차 밑으로 몸을 날렸을까 싶다. 얼마나 무서웠을지...

 

흔히 바주카 포라 부르는 그 것.

 

어머니가 문맹이라 영장을 전달해주지 않아서 군대 못 갔다는 냥반은 이걸 물통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물통보고 포탄이라 했으니. 풉~

 

정찰용으로 쓰였던 육군 항공기. 정말이지, 지독하게 열세였던 전쟁이었다. 특히나 해/공군은...

 

한국 전쟁에서 활약이 컸던 녀석. 분명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손자 앉아서 날개에 올려주고 좋다고 히히덕거리고 있더라. 하지 말라는데 꾸역꾸역 하는 건 뭔지... 급기야 오빠 올라갔으니 너도 올라가보라며 딸도 올려주더라. 쯧...

 

유령의 집으로 재활용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던 웨딩 홀.

 

무궁화가 멋지게 피었다.

 

한국 전쟁에 대한 기록이나 자료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린 나이에 총을 들고 전장을 뛰어 다녔을 이들의 공포를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지...

다시는 그런 전쟁이 없도록 해야겠지. 그러려면 강한 군대로 전쟁 억지력을 키워야 할 것이고. 군대는 전쟁으로 살생하는 것이 임무가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임무라 생각한다. 이미 우리 군의 능력만으로도 북한을 압도할 수 있지만 전쟁은 북한하고만 하는 건 아닐테니까.
우리는 철저하게 도덕적으로 전쟁에 임했으나 저들은 무차별 학살을 비롯한 인간답지 못한 짓을 수도 없이 자행했다는 말을 믿으라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서로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극에 달했을텐데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체제 우월성을 내세우기 위해 저들의 잔인함과 흉포함을 내세우는 건 옳지 못하다. 우리는 이렇게 잘못했고 쟤네는 이렇게 잘못했으니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로 결론 내리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언제까지나 종북입네, 빨갱입네, 되도 않는 개소리하면서 친일파 앞잡이 하던 놈들 똥구멍이나 빨다 죽을런지... 요즘 하는 짓거리 보면 차라리 조선 시대 쓰여졌던 실록이 더 제대로 된 기록물로 역할하는 게 아닌가 싶다.

틀림없이 검색으로 들어온 일부 ㅄ들이 개소리 싸질러 놓을 게 분명해서 그걸 염두에 두고 끄적거리다 보니 애먼 글이 되버렸는데... 간단히 결론만 쓰자면... 춘천 지구 전적 기념관은 볼 게 별로 없으니 굳이 안 와도 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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