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혼자 가기 뻘쭘한 곳 같아 일찌감치 포기했다. 다음이 여주인데 살 것도 있고 하니 아울렛 갔다가 영릉(세종대왕 능) 보면 되겠다 싶었지만 숙소가 마땅치 않았다. 간만에 여행 가서 모텔 신세를 지고 싶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파주. 근현대사 박물관 갔다가 헤이리 구경도 하고 나름 괜찮겠다 싶었는데 문제는... 8월이라는 거다. 방학 시즌. 날이 더웠기 때문에 틀림없이 실내로 사람들이 몰릴 게 뻔하고 초글링을 동반한 무개념 부모들이 바글바글할 게 분명하니 무척이나 망설여졌다. 결국... 그렇게 망설이다가 시간이 훌쩍 흘러버려 여행이고 나발이고 아무 것도 못하게 되었다. ㅠ_ㅠ
집에서 열 시에 출발했고 휴게소에 들러 밥 먹은 뒤 경주 도착한 게 15시 무렵이었다. 게스트하우스는 상가에 있었기에 주차할 곳이 애매했다. 다행히 도로변 주차 공간을 찾아내어 차를 세운 뒤 게스트하우스로 돌진!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셔서 예약했다 하니까 16시부터 체크인이라고 한다. 한 시간이 남았다. 어차피 짐은 차에 둘 생각이었으니 좀 늦게 들어가도 되겠다 싶어 인사하고 바로 나왔다. 차를 그대로 두려고 했으나 5분 지난 뒤부터 주차 요금을 받는 곳이어서 근처 공터로 옮겼다. 가방에 있던 갈아 입을 옷이랑 자질구레한 것들을 다 빼내고 카메라만 담은 채 출발!
게스트하우스 주변이 대릉원이었다. 온통 초록빛.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곧게 뻗은 길. 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길 건너에 정말 오래 되어 보이는 가게가 보였다.
나중에 저 쪽으로 걸어 지나가며 안을 스윽~ 봤더니 정~ 말 오래 된 것 같아 보이더라.
이런 길 보면 어김없이 찍게 되는 샷. 희한하게 이 구도로 찍고 싶어지더라고. ㅋㅋㅋ
다각다각 소리가 나더니 말이 끄는 마차가 등장. U 턴 하는 지점에서는 차들이 뒤에 잔뜩 늘어져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였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흘렀다. 제법 걸었다 싶을 무렵 정문에 도착했다.
입장권을 사서 안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졌다.
천마총부터 보고 미추왕릉을 보러 가기로 했다. 일단 천마총 쪽으로 총총총. ㅋ
언덕이라 불러도 무방할 높이의 고분들이 좌우에 자리잡고 있다.
몇 걸음 안 걸었는데 천마총에 도착.
내부에서는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어서 사진 대부분이 어둡게 나왔는데 그나마 괜찮은 거 하나 건졌다.
사람이 좀 없었을 때 입구를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다.
왔던 길을 되짚어 미추왕릉 쪽으로 갔는데... 입구가 잠겨 있다. 멀리서 보는 게 전부. 실망스러웠다.
대릉원에서 가장 볼만 했던 건 이 장식물이었던 듯. -_ㅡ;;; 2,000원이나 내고 갔는데 돈 아까왔다.
대릉원 앞에 걸려 있던 현수막. 지랄 염병하고 자빠졌다. 순천 사람들이 이정현이가 이뻐서 뽑았겠냐?
대릉원에서 나와 길을 건너니 바로 또 다른 고분들이 보인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니 첨성대가 나온다.
올해부터 무료 관람을 실시. 그렇다는 것은 그 전에는 돈 받았다는 얘기인데... 참~ 양심도 없네. -_ㅡ;;;
이건 DSLR(EOS 1100D)로 찍은 사진이고,
이건 손전화(SONY XPERIA Z2)로 찍은 사진인데... 어째 이 쪽이 더 나아 보인다. -ㅅ-
동네 흔한 굴뚝 1.JPG
동네 흔한 굴뚝 2.JPG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보다는 이렇게 뭉개 구름 가득한 날이 더 운치 있고 멋있다.
첨성대를 둘러 본 뒤 어슬렁~ 어슬렁~ 걸어 계림으로 향한다.
가는 길 왼 편으로 뭔가가 잔뜩 심어져 있기에 봤더니 목화. 얼마 전 『 노예 12년 』 봤던터라 느낌이 이상했다.
비단벌레 뭐시깽이 버스가 계림 쪽으로 가는데 난 석빙고가 빨리 보고 싶어 그리 안 가고 석빙고로 바로 왔다.
왔는데... 이게 전부다. 입구가 잠겨 있는 데다 안 쪽은 보이지도 않는다. 밖에서 보는 게 고작이다.
흔한 실외기 1.JPG
흔한 실외기 2.JPG
관광지가 몰려 있어서 걸어 다니기에 충분하다. 자전거 있었음 더 좋았으련만...
실은 자전거 싣고 갈까 하다가 오버라 생각해서 그냥 간 거였는데 약간 후회했다. -ㅅ-
죄다 재현 내지는 새로 지은 건물이라 신라 시대 유적을 본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NFC 태그는 동작도 안 하고... QR 코드 찍었더니 이리 나온다. 관리가 엉망진창이다. -_ㅡ;;;
안내만 개판인 게 아니라 시설 관리도 엉망진창이다. 당최 읽어볼 수가 없다. 외국인들도 엄청 오던데 한심스럽다.
사진 엄청 찍어댔는데 달리 쓸 얘기가 없네. -ㅅ- 동궁과 월지(舊 안압지)는 밤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여기서 흐르는 물이 연못으로 향한다. 방수 되는 똑딱이로 물에 담궈 사진 찍으려는데...
카메라가 안 켜진다. 고장 났나? 배터리가 방전됐는데 그걸 모르고 들고 간 거였다. -_ㅡ;;;
뭔 놈에 빵이 이리도 많은지... 거기다 죄다 원조네, 개발자네, 최초네,... 난리도 아니다.
사진 실~ 컷 찍고 경주 박물관으로 향했다.
월요일이라 휴관일 거라는 생각은 했다. 실외 전시물은 구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갔다.
성덕대왕신종(에밀레 종)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어디 대학에서 답사 나온 것 같더라.
종 거는 부분을 포스코에서 새로 만들어 봐꿔 달았는데 그게 버티지 못하고 휘어 버려서 결국 원래 있던 걸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에서였던 듯.). 20세기(당시) 기술이 8세기 기술을 못 따라가는 거다. 실로 대단한 조상을 가진 민족이 아닌가 싶다. 예전의 성덕대왕신종을 찍은 사진에서는 아래에 나무 받침이 안 보였는데 언제인지 모르지만 갖다 놓고 받쳐놓은 모양이다. 종을 치지도 않고, 매달아두지도 못한 채 그저 장식으로만 남겨놓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녹음한 종소리 듣는 것으로 무슨 감동이 있겠는가. 웅장한 소리와 함께 느껴져야 할 떨림이 전혀 없다.
박물관이 쉬는 날이어서 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하고 바깥에 전시된 전시물들만 보다가 나왔다.
공공 장소에서 연애질하느라 바쁜 바퀴벌레 두 마리.
이제 어디 가지? 싶어 박물관 주차장에 있는 관광 안내도를 한 번 찍어 보고.
걸어 나오다 글꼴이 이뻐 한 장 찍어 봤다. 한글도, 한자도 참 정감 있는 글꼴이다.
황룡사지 터가 얼마 안 멀다고 해서 또 걸어갔다. 도착했는데... 썰렁하기 그지없다. 좀 당황했다.
휑~ 하다. -_ㅡ;;; 박물관에서 봤던 답사팀이 나보다 좀 늦게 여기 도착했다.
꼽사리 껴서 설명 좀 들을까 하다가 지치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포기.
군생활할 때 행군하던 기억이 나는 길이어서 찍어 봤다. ㄷㄷㄷ
이게 다 코스모스라 하니 가을이 되면 엄청난 장관이 펼쳐질 것 같다.
18시까지 입장인데 도착하니 17시 59분이어서 안 들어가고 그냥 지나쳤다. ㅠ_ㅠ
쭉~ 뻗은 길 따라 출발했던 대릉원으로 향한다.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야 한다.
아무튼... 안내문 다 읽자 방문과 사물함 열쇠가 붙은 열쇠 고리를 주고 만 원 달라 한다. 보증금이란다. 방 안내 받아 들어가려는데... 문이 잠겨 있다. 열쇠로 열고 들어가니 화장실에서 물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먼저 와서 씻고 있는 모양이다.
2층 침대로 올라가서 뻘쭘하게 앉아 있었다.
바람곳 게스트하우스 3층, 남자 4인실. 움직여도 삐그덩~ 삐그덩~ 스프링 소리 안 나는 침대인 게 맘에 들었다.
더워서 이중 창문을 열었더니... 바로 바깥이다. 잠버릇 고약하면 창문 열어놓고 자다가 떨어져 숨질지도... ㄷㄷㄷ
옥상에서 건너 편 집 사진을 찍어봤다. 장독대 놓인 집을 보는 게 얼마만인가. -ㅁ-
밖으로 나와 시내 상점가를 둘러 봤는데... 당최 혼자 밥 먹을만한 가게가 안 보이는 거다.
들어가니 몇 명이냐고 묻는다. 혼자라고 했더니 잠시 기다리라며 느닷없이 주걱을 준다. -ㅅ-
이게 번호표였다. ㅋㅋㅋ
양이 많지 않아 보였는데 모자라지는 않았다. 된장국도 푸짐하게 많이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생선 안 먹지만 굴비 구이도 맛있게 먹고. 한 잔 생각나서 동동주 반 되 달라 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잔뜩 부른 배 통통 두드리며 계산하러 나오는데 간발의 차로 나보다 먼저 계산하는 처자 두 명에게 주인이 맛있게 먹었냐며 말을 건다. 처자 중 한 명이 소문 듣던대로 맛있었다고 하기에 '응? 이 집 유명한 집인가?' 싶었는데 밥 값 카드로 결제하니 KB카드 등록점이라며 할인 된다고 문자가 온다. 호오~ 그냥 들어간 집인데 제법 유명한 집이었던 모양이고만. -ㅁ-
맞은 편 침대 쓰는 두 명, 게스트하우스 오면 안 될 사람들이다. 군대도 갖다 왔다는 것들이 사람 있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쓰고 통화하지를 않나, 알람을 소리로 맞춰 놓고는 지는 일어나지도 않고... 똥 매너다. 어디 갈지 좀 고민되긴 했는데 일단 일찌감치 나서야갰다 싶어 짐 정리하는데 같이 일 잔 했던 친구가 잘 잤냐며 인사한다. 아버님께서 경주 오기로 해서 하루 더 경주 있을 거라 했는데 아침에 물어보니 안 오시기로 했단다. 그래서 부산으로 넘어가려고 한단다. 그리고 씻으러 들어갔는데 기다리기가 뭐해서 인사 못 하고 그냥 나왔다. 열쇠 반납하고 보증금 돌려 받은 뒤 차 세워둔 곳으로 갔다. 일단은 박물관으로 다시 가기로.
무엇보다도 애들 데리고 온 부모들 때문에 짜증스러워 버틸 수가 없었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이게 박물관인지 시장 바닥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부모들 욕심에는 애들 데리고 박물관 가서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공부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겠지만 애들은 그저 미친듯 뛰고 떠드는 게 전부. 통제 안 되는 애새끼들 때문에 박물관이 난장판이었다. 거기에 등산복 입은 파마 머리 아줌마 떼들이 등장해서 밀치고 다니는 등 짜증스러운 일 투성이었다.
앉지 말라는 안내판이 있는데 버젓이 앉아서 사진 찍지를 않나, 남들 눈치는 전혀 안 보고 박물관 내부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지를 않나, 진짜 저질들 많더라. 맘 같아서는 발로 다 걷어차버리고 싶었다. 큰 소리로 통화하던 아줌마는 하도 짜증이 나서 몇 번이나 째려 봤는데 눈 마주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통화 계속 하기에 "못 배운 티 내고 자빠졌네 ××년이."라고 들으라고 말했는데 신경도 안 쓰더라. ××년.
얼마나 만졌는지 모서리 부분만 새카맣다. ㅋㅋㅋ
입장료를 1,000원 주고 사서 들어가야 하는데 검사도 제대로 안 하고... 굳이 안 사도 될 것 같더라.
볼 게 어찌나 없는지 100원 받았어도 쌍 욕 할 것 같았다. 그저 거대한 봉분 하나 있고 아~ 무 것도 없다.
문무왕 수중릉 가려다가 생각을 바꿨다. 그저 멀찌감치에서 바위 보는 게 전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무열왕릉이 있기에 보고 가자 싶어 역시나 1,000원 내고 들어갔는데...
볼 거 없기로는 김유신 묘나 무열왕릉이나 오십 보, 백 보였다. 그저 거대한 언덕 보는 기분이었다.
무열왕릉 뒤 쪽으로 거대 봉분 넷이 있는데 QR 코드 찍어보니 위 사진처럼 설명이 나온다.
신라 전성기를 이끌었던 법흥왕릉으로 추정되는데 아직 발굴도 안 하고 있다고? 전혀 믿기지 않았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나중에 또 들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글 써놓고 나서 보니 투덜투덜 불만 투성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는데 여행은 나름 즐거웠다. 어렸을 때에는 기를 쓰고 이것저것 다 보려고 했다면 나이 먹고 나서는 무척이나 느긋해지게 된다. 뭐, 다음에 또 가서 보면 되니까.
아무튼... 요즘 집에서 뒹굴거리는 시간이 많았는데 어디라도 다녀와서 다행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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