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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충동적으로 저지른 경주 여행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4.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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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쉬었다.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해서 어디든 가고 싶었다. 마땅히 가고 싶은 곳은 없지만 어디든 가고 싶은 상황인 거다. 인터넷으로 좀 검색해보고 후보군을 강릉, 여주, 파주로 줄였다.

강릉은... 혼자 가기 뻘쭘한 곳 같아 일찌감치 포기했다. 다음이 여주인데 살 것도 있고 하니 아울렛 갔다가 영릉(세종대왕 능) 보면 되겠다 싶었지만 숙소가 마땅치 않았다. 간만에 여행 가서 모텔 신세를 지고 싶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파주. 근현대사 박물관 갔다가 헤이리 구경도 하고 나름 괜찮겠다 싶었는데 문제는... 8월이라는 거다. 방학 시즌. 날이 더웠기 때문에 틀림없이 실내로 사람들이 몰릴 게 뻔하고 초글링을 동반한 무개념 부모들이 바글바글할 게 분명하니 무척이나 망설여졌다. 결국... 그렇게 망설이다가 시간이 훌쩍 흘러버려 여행이고 나발이고 아무 것도 못하게 되었다. ㅠ_ㅠ

 

다음 쉬는 날. 이번에도 이틀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오늘은 어디를 가도 가야겠다 싶어 또 막 알아봤다. 한국관광공사의 앱도 실행해서 알아보고 코레일의 잡지(Train Travel)도 알아보고... 그래도 딱히 꽂히는 곳이 없어서 이러다 또 아무 데도 못 가는 건 아닌가 걱정하던 찰라, 경주가 눈에 들어왔다.

 

경주. 20년 가까이 산 포항에서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 어렸을 때부터 숫하게 들락날락한 곳. 어지간한 건 다 봤다 싶고 불국사와 석굴암은 지난 해에 이미 봤기에 그닥 끌릴 이유가 없는 곳. 그런데 경주에 팍 꽂혀버렸다. neighbourhood 검색을 해서 게스트하우스를 알아보니... 방학 시즌은 방학 시즌인 모양이다. 빈 방이 없다. 몇 군데 알아봤지만 빈 방이 있는 곳이 없다. ㅠ_ㅠ   그러다 바람곳 게스트하우스라는 곳을 알게 됐다. 빈 방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여 전화로 물어보니 4인실이 하나 남아 있단다. 냅다 예약을 하고 입금을 했다. 원래 22,000원인데 2주년 기념 할인 행사 기간이라 17,000원.

 

 

게스트하우스 예약을 마치니 마음이 급해졌다. 부랴부랴 짐을 싸고 카메라를 챙겨든 뒤 집을 나섰다. 티맵은 바람곳 게스트하우스를 찾지 못했지만 아이나비는 바로 찾더라. 내비 찍고 출발. 파주 갈까 말까 고민할 때 편도 한 시간 반을 운전하는 게 꺼려져서 갈까 말까 망설였었는데 무려 네 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경주는 망설임 없이 선택했으니... -ㅅ-

집에서 열 시에 출발했고 휴게소에 들러 밥 먹은 뒤 경주 도착한 게 15시 무렵이었다. 게스트하우스는 상가에 있었기에 주차할 곳이 애매했다. 다행히 도로변 주차 공간을 찾아내어 차를 세운 뒤 게스트하우스로 돌진!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셔서 예약했다 하니까 16시부터 체크인이라고 한다. 한 시간이 남았다. 어차피 짐은 차에 둘 생각이었으니 좀 늦게 들어가도 되겠다 싶어 인사하고 바로 나왔다. 차를 그대로 두려고 했으나 5분 지난 뒤부터 주차 요금을 받는 곳이어서 근처 공터로 옮겼다. 가방에 있던 갈아 입을 옷이랑 자질구레한 것들을 다 빼내고 카메라만 담은 채 출발!

 

 

게스트하우스 주변이 대릉원이었다. 온통 초록빛.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곧게 뻗은 길. 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길 건너에 정말 오래 되어 보이는 가게가 보였다.

나중에 저 쪽으로 걸어 지나가며 안을 스윽~ 봤더니 정~ 말 오래 된 것 같아 보이더라.

 

 

이런 길 보면 어김없이 찍게 되는 샷. 희한하게 이 구도로 찍고 싶어지더라고. ㅋㅋㅋ

 

 

 

 

다각다각 소리가 나더니 말이 끄는 마차가 등장. U 턴 하는 지점에서는 차들이 뒤에 잔뜩 늘어져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였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흘렀다. 제법 걸었다 싶을 무렵 정문에 도착했다.

 

 

입장권을 사서 안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졌다.

 

 

천마총부터 보고 미추왕릉을 보러 가기로 했다. 일단 천마총 쪽으로 총총총. ㅋ

 

 

 언덕이라 불러도 무방할 높이의 고분들이 좌우에 자리잡고 있다.

 

 

몇 걸음 안 걸었는데 천마총에 도착.

 

 

내부에서는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어서 사진 대부분이 어둡게 나왔는데 그나마 괜찮은 거 하나 건졌다.

 

 

천마총은... 정말 볼 게 없었다. 들어가는 순간 서늘해지면서 옛~ 날에 극장 들어갈 때 맡았던 듯한 냄새가 나서 반가웠는데... 그게 전부였다. 전시된 유물들은 다 모조품이었고 그나마도 몇 점 안 되서 볼만한 게 없었다. 이게 전부라고? 정말?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람이 좀 없었을 때 입구를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다.

 

 

 

왔던 길을 되짚어 미추왕릉 쪽으로 갔는데... 입구가 잠겨 있다. 멀리서 보는 게 전부. 실망스러웠다.

 

 

대릉원에서 가장 볼만 했던 건 이 장식물이었던 듯. -_ㅡ;;;   2,000원이나 내고 갔는데 돈 아까왔다.

 

 

대릉원 앞에 걸려 있던 현수막. 지랄 염병하고 자빠졌다. 순천 사람들이 이정현이가 이뻐서 뽑았겠냐?

 

 

 

 

대릉원에서 나와 길을 건너니 바로 또 다른 고분들이 보인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니 첨성대가 나온다.

 

 

올해부터 무료 관람을 실시. 그렇다는 것은 그 전에는 돈 받았다는 얘기인데... 참~ 양심도 없네. -_ㅡ;;;

 

 

 

이건 DSLR(EOS 1100D)로 찍은 사진이고,

 

 

이건 손전화(SONY XPERIA Z2)로 찍은 사진인데... 어째 이 쪽이 더 나아 보인다. -ㅅ-

 

 

동네 흔한 굴뚝 1.JPG

 

 

동네 흔한 굴뚝 2.JPG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보다는 이렇게 뭉개 구름 가득한 날이 더 운치 있고 멋있다.

 

 

 

 

 

 

 

첨성대를 둘러 본 뒤 어슬렁~ 어슬렁~ 걸어 계림으로 향한다.

 

 

가는 길 왼 편으로 뭔가가 잔뜩 심어져 있기에 봤더니 목화. 얼마 전 『 노예 12년 』 봤던터라 느낌이 이상했다.

 

 

 

비단벌레 뭐시깽이 버스가 계림 쪽으로 가는데 난 석빙고가 빨리 보고 싶어 그리 안 가고 석빙고로 바로 왔다.

 

 

 왔는데... 이게 전부다. 입구가 잠겨 있는 데다 안 쪽은 보이지도 않는다. 밖에서 보는 게 고작이다.

 

 

흔한 실외기 1.JPG

 

 

흔한 실외기 2.JPG

 

 

 

 

관광지가 몰려 있어서 걸어 다니기에 충분하다. 자전거 있었음 더 좋았으련만...

실은 자전거 싣고 갈까 하다가 오버라 생각해서 그냥 간 거였는데 약간 후회했다. -ㅅ-

 

 

죄다 재현 내지는 새로 지은 건물이라 신라 시대 유적을 본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NFC 태그는 동작도 안 하고... QR 코드 찍었더니 이리 나온다. 관리가 엉망진창이다. -_ㅡ;;;

 

 

안내만 개판인 게 아니라 시설 관리도 엉망진창이다. 당최 읽어볼 수가 없다. 외국인들도 엄청 오던데 한심스럽다.

 

 

 

 

 

 

 

 사진 엄청 찍어댔는데 달리 쓸 얘기가 없네. -ㅅ-   동궁과 월지(舊 안압지)는 밤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여기서 흐르는 물이 연못으로 향한다. 방수 되는 똑딱이로 물에 담궈 사진 찍으려는데...

카메라가 안 켜진다. 고장 났나?   배터리가 방전됐는데 그걸 모르고 들고 간 거였다. -_ㅡ;;;

 

 

 뭔 놈에 빵이 이리도 많은지... 거기다 죄다 원조네, 개발자네, 최초네,... 난리도 아니다.

 

 

 

사진 실~ 컷 찍고 경주 박물관으로 향했다.

 

 

 

월요일이라 휴관일 거라는 생각은 했다. 실외 전시물은 구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갔다.

 

 

성덕대왕신종(에밀레 종)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어디 대학에서 답사 나온 것 같더라.

 

 

 

종 거는 부분을 포스코에서 새로 만들어 봐꿔 달았는데 그게 버티지 못하고 휘어 버려서 결국 원래 있던 걸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에서였던 듯.). 20세기(당시) 기술이 8세기 기술을 못 따라가는 거다. 실로 대단한 조상을 가진 민족이 아닌가 싶다. 예전의 성덕대왕신종을 찍은 사진에서는 아래에 나무 받침이 안 보였는데 언제인지 모르지만 갖다 놓고 받쳐놓은 모양이다. 종을 치지도 않고, 매달아두지도 못한 채 그저 장식으로만 남겨놓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녹음한 종소리 듣는 것으로 무슨 감동이 있겠는가. 웅장한 소리와 함께 느껴져야 할 떨림이 전혀 없다.

 

 

 

박물관이 쉬는 날이어서 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하고 바깥에 전시된 전시물들만 보다가 나왔다.

 

 

공공 장소에서 연애질하느라 바쁜 바퀴벌레 두 마리.

 

 

이제 어디 가지? 싶어 박물관 주차장에 있는 관광 안내도를 한 번 찍어 보고.

 

 

걸어 나오다 글꼴이 이뻐 한 장 찍어 봤다. 한글도, 한자도 참 정감 있는 글꼴이다.

 

 

 

황룡사지 터가 얼마 안 멀다고 해서 또 걸어갔다. 도착했는데... 썰렁하기 그지없다. 좀 당황했다. 

 

 

 

 

 휑~ 하다. -_ㅡ;;; 박물관에서 봤던 답사팀이 나보다 좀 늦게 여기 도착했다.

꼽사리 껴서 설명 좀 들을까 하다가 지치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포기.

 

 

 군생활할 때 행군하던 기억이 나는 길이어서 찍어 봤다. ㄷㄷㄷ

 

 

 이게 다 코스모스라 하니 가을이 되면 엄청난 장관이 펼쳐질 것 같다.

 

 

 18시까지 입장인데 도착하니 17시 59분이어서 안 들어가고 그냥 지나쳤다. ㅠ_ㅠ

 

 

쭉~ 뻗은 길 따라 출발했던 대릉원으로 향한다.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야 한다.

 

 

주차해 둔 곳으로 가서 카메라를 차에 두고 갈아입을 옷으로 가방을 채운 뒤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인사하고 들어갔더니 이름 확인하고는 A4 한 장을 읽어 보라 한다. 주로 주의할 사항 같은 거다. 어찌나 빽빽하던지. 이게 다 개념없는 것들 때문에 생긴 거다. 상식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모텔 방 잡고 가야 할 것들이 게스트하우스로 오는 바람에 애먼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아무튼... 안내문 다 읽자 방문과 사물함 열쇠가 붙은 열쇠 고리를 주고 만 원 달라 한다. 보증금이란다. 방 안내 받아 들어가려는데... 문이 잠겨 있다. 열쇠로 열고 들어가니 화장실에서 물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먼저 와서 씻고 있는 모양이다.

2층 침대로 올라가서 뻘쭘하게 앉아 있었다.

 

 

바람곳 게스트하우스 3층, 남자 4인실. 움직여도 삐그덩~ 삐그덩~ 스프링 소리 안 나는 침대인 게 맘에 들었다.

 

 

더워서 이중 창문을 열었더니... 바로 바깥이다. 잠버릇 고약하면 창문 열어놓고 자다가 떨어져 숨질지도... ㄷㄷㄷ

 

 

옥상에서 건너 편 집 사진을 찍어봤다. 장독대 놓인 집을 보는 게 얼마만인가. -ㅁ-

 

 

잠시 후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나온다. 아뿔사, 인사할 타이밍을 놓쳤다. 태블릿 만지며 뻘쭘하게 앉아 있다가 아래 층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에 먼저 인사를 했다. 꽤 어려 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제 스무 살이란다. 내일러였다. 간단한 인사만 나누고 따로 방을 나섰다. 그 친구도 밥 먹으러 나가는 것 같았는데 몇 분 전에 처음 봐놓고 같이 밥 먹자고 하기가 좀 그렇더라.

밖으로 나와 시내 상점가를 둘러 봤는데... 당최 혼자 밥 먹을만한 가게가 안 보이는 거다.

 

 

 

결국 공사 중인 시내 한복판을 지나 다시 등장한 고분 사진 몇 장을 찍고 대릉원 가면서 봤던 식당 쪽으로 걸어 갔다. 쌈밥 집이 참 많은데 혼자 먹기는 좀 그렇고... 대릉원에서 게스트하우스로 가던 중 봤던 식당으로 갔다.

 

 

들어가니 몇 명이냐고 묻는다. 혼자라고 했더니 잠시 기다리라며 느닷없이 주걱을 준다. -ㅅ-

 

 

이게 번호표였다. ㅋㅋㅋ

 

 

잠시 기다렸더니 들어오라 한다. 안 쪽 방으로 안내 받아 들어가 벽을 등지고 앉았다. 물은 갖다주시는데... 주문을 안 받는다. 부를까 하다가 왠지모를 오기가 생겨 가만히 있었더니... 알아서 밥상을 들고 오신다. 혼자 가면 알아서 1인상을 주는 모양이다. 반찬이 여러 가지 나오긴 하는데 양은 많지 않다. 보리 밥에 이것저것 넣고 슥슥 비벼 한 숟갈 뜨는데... 와~ 배가 고픈 것도 있지만 음식이 맛있기도 하다. 경상도 음식 맛있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ㅋ
양이 많지 않아 보였는데 모자라지는 않았다. 된장국도 푸짐하게 많이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생선 안 먹지만 굴비 구이도 맛있게 먹고. 한 잔 생각나서 동동주 반 되 달라 했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잔뜩 부른 배 통통 두드리며 계산하러 나오는데 간발의 차로 나보다 먼저 계산하는 처자 두 명에게 주인이 맛있게 먹었냐며 말을 건다. 처자 중 한 명이 소문 듣던대로 맛있었다고 하기에 '응? 이 집 유명한 집인가?' 싶었는데 밥 값 카드로 결제하니 KB카드 등록점이라며 할인 된다고 문자가 온다. 호오~ 그냥 들어간 집인데 제법 유명한 집이었던 모양이고만. -ㅁ-

 

 

게스트하우스 들어가서 씻고 나와 옷 갈아입고 가방 정리하고 있자니까 아까 그 친구가 들어온다. 밥 먹었냐며 인사 나누고 한 잔 하겠냐니까 하겠단다. 편의점에서 길쭉한 캔 맥주 여덟 개랑 주전부리 사들고 와서 1층에 자리 펴고 수다 떨며 일 잔 했다. 23시에 불 끈다기에 후다닥 정리하고 방으로 올라가니 다른 쪽 침대에 사람들이 와 있다.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씻은 뒤 잘 준비하는데 말을 걸어온다. 몇 마디 나누다가 졸려서 잠깐 눈 감는다는 게, 정신 차리니까 일곱 시. -ㅅ-

맞은 편 침대 쓰는 두 명, 게스트하우스 오면 안 될 사람들이다. 군대도 갖다 왔다는 것들이 사람 있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쓰고 통화하지를 않나, 알람을 소리로 맞춰 놓고는 지는 일어나지도 않고... 똥 매너다. 어디 갈지 좀 고민되긴 했는데 일단 일찌감치 나서야갰다 싶어 짐 정리하는데 같이 일 잔 했던 친구가 잘 잤냐며 인사한다. 아버님께서 경주 오기로 해서 하루 더 경주 있을 거라 했는데 아침에 물어보니 안 오시기로 했단다. 그래서 부산으로 넘어가려고 한단다. 그리고 씻으러 들어갔는데 기다리기가 뭐해서 인사 못 하고 그냥 나왔다. 열쇠 반납하고 보증금 돌려 받은 뒤 차 세워둔 곳으로 갔다. 일단은 박물관으로 다시 가기로.

 

 

박물관은 무료 입장이다. 정문 오른 쪽에 음성 안내기 대여해주는 곳이 있어서 2,000원 주고 빌렸다. 그리고 박물관 안으로 ㄱㄱ

 

 

 

신라의 수도였기에 대부분이 신라 시대 유물이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라도 한 번 읽어보고 갈 것을, 아무 것도 모르고 가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으니까.
무엇보다도 애들 데리고 온 부모들 때문에 짜증스러워 버틸 수가 없었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이게 박물관인지 시장 바닥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부모들 욕심에는 애들 데리고 박물관 가서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공부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겠지만 애들은 그저 미친듯 뛰고 떠드는 게 전부. 통제 안 되는 애새끼들 때문에 박물관이 난장판이었다. 거기에 등산복 입은 파마 머리 아줌마 떼들이 등장해서 밀치고 다니는 등 짜증스러운 일 투성이었다.
앉지 말라는 안내판이 있는데 버젓이 앉아서 사진 찍지를 않나, 남들 눈치는 전혀 안 보고 박물관 내부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지를 않나, 진짜 저질들 많더라. 맘 같아서는 발로 다 걷어차버리고 싶었다. 큰 소리로 통화하던 아줌마는 하도 짜증이 나서 몇 번이나 째려 봤는데 눈 마주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통화 계속 하기에 "못 배운 티 내고 자빠졌네 ××년이."라고 들으라고 말했는데 신경도 안 쓰더라. ××년.

 

 

 

경상도 개도 700주년 기념 전시회를 따로 열고 있었는데 경상도 사는 사람들이 뿌듯해 할만한 전시물이 제법 많더라.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호남보다 더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나라 좀 먹는 벌레만도 못한 것들이 집권하게끔 도와주는 호구 역할 이상도, 이하도 못하고 있는 게 영남의 현실 아닌가 싶다.

 

 

 

 

 

 

 

미술품만 따로 모아놓은 전시관도 있었는데 마침 해설사 분의 해설하는 시간과 맞아 떨어져 설명 들으며 관람했다. 문제는... 여기서도 애새끼들이 더럽게 떠들어대서 설명이 잘 안 들리는데다 해설사 따라다니면서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고 해서 짜증스러웠다. 결국 한 40분 버티고 버티며 설명 듣다가 포기하고 나왔다.

 

얼마나 만졌는지 모서리 부분만 새카맣다. ㅋㅋㅋ

 

 

 

밖으로 나와 마저 사진을 찍다가 다음은 어디를 갈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문무왕 수중릉에 가려고 했다. 그러다 김유신 묘부터 갔다가 가자 싶어 내비게이션 찍고 출발.

 

입장료를 1,000원 주고 사서 들어가야 하는데 검사도 제대로 안 하고... 굳이 안 사도 될 것 같더라.

볼 게 어찌나 없는지 100원 받았어도 쌍 욕 할 것 같았다. 그저 거대한 봉분 하나 있고 아~ 무 것도 없다.

 

문무왕 수중릉 가려다가 생각을 바꿨다. 그저 멀찌감치에서 바위 보는 게 전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무열왕릉이 있기에 보고 가자 싶어 역시나 1,000원 내고 들어갔는데...

 

 

볼 거 없기로는 김유신 묘나 무열왕릉이나 오십 보, 백 보였다. 그저 거대한 언덕 보는 기분이었다.

 

 

 

무열왕릉 뒤 쪽으로 거대 봉분 넷이 있는데 QR 코드 찍어보니 위 사진처럼 설명이 나온다.

신라 전성기를 이끌었던 법흥왕릉으로 추정되는데 아직 발굴도 안 하고 있다고? 전혀 믿기지 않았다.

 

 

화창한 여름 날, 경주 방문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온 사방이 잔디에, 푸르고 거대한 능을 보는 기분도 색달랐다. 다만... 대부분의 유적지가 1~2,000원이 아까울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는 게 아쉽더라. 입장료 받을 이유가 전혀 안 보이는 곳도 깨알같이 돈 뜯어가더라. 관리나 제대로 되면 모르겠는데 기본적인 관리도 안 되는 곳이 많았다. 조금만 더 신경쓰면 좀 더 멋지게, 공부할 수 있게 꾸며놓을 수 있을텐데 싶어 안타까웠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나중에 또 들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글 써놓고 나서 보니 투덜투덜 불만 투성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는데 여행은 나름 즐거웠다. 어렸을 때에는 기를 쓰고 이것저것 다 보려고 했다면 나이 먹고 나서는 무척이나 느긋해지게 된다. 뭐, 다음에 또 가서 보면 되니까.

아무튼... 요즘 집에서 뒹굴거리는 시간이 많았는데 어디라도 다녀와서 다행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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