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본 건 올해 1월 코리안 오픈 때가 처음이었다. 코 앞에서 펼쳐지는 엄청난 플레이에 감동 받아 이번 아시안 게임도 반드시 직접 보리라 다짐! 표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을 줄 알았는데... 배드민턴 팬들이 많긴 많은 모양. 순식간에 매진되어 버렸다. 그래도 다행히 표를 구해 오늘 경기장에 다녀왔다. 일행은 한 차로 움직이겠다고 하는데 나는 장거리 가면서 노래 듣고 책 읽는 걸 즐기기에 따로 출발.
한~ 참 걸려 부평구청에 내렸다. 집에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위치 상으로는 임학역이 가깝더라. 임학역에서 내려 택시 타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부평구청에서 지하철 기다리며 손전화로 검색해보니 작전역에서 셔틀이 간다는 거다. 노선도를 보니 작전역이랑 임학역은 사이에 두 개의 역을 두고 있다. 어쩌지? 뭐가 맞지? 두 시간 가까이 지하철 탔기에 지겨운 맘이 드는지라, 일단 작전역에서 내렸다.
출구 쪽으로 나가다보니 셔틀 버스 타는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A4 용지에 찍어 덕지덕지 붙여놨다. 무턱대고 따라가니 7번 출구. 뭔가 잘 가고 있다 싶더라니... 주 경기장 가는 셔틀 버스가 7번 출구 앞에서 가고 배드민턴, 양궁 등이 진행되는 계양 경기장은 6번 출구 앞에서 셔틀 버스를 타야 한단다. 나온 김에 밖에서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 6번 출구로 가려했는데... 당최 안 보인다. 결국 다시 땅 속으로. -ㅅ-
6번 출구 쪽으로 가고 있는데 12시가 다 되어 간다. 30분에 한 대랬는데... 그렇다는 것은... 정각과 30분에 출발하지 않을까? 서둘러 나갔더니 버스 서 있는 게 보인다. 냅다 뛰어 탔더니 바로 출발. 운이 좋았다. ㅋ
역에서 경기장까지는 그닥 멀지 않았다. 경기장 진입하니 버스가 잔뜩 보이고... 교복 입은 학생들이 바글바글. 표 안 팔린다더니 결국은 인천 지역 학생 동원인가? -ㅁ-
일행과 만나 출입구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가방은 X-Ray 검색대로 검사하고 쇠붙이 감지하는 탐지기 통과한 뒤 보안 요원들이 몸을 일일이 훑는다. 입장에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번거롭긴 하지만 생략할 수 없는 과정이니까.
경기장 들어갔다. 원래 배구 경기장이라는데, 지은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가 깔끔하다. 다만... 플라스틱 의자는 앉을 때 등받이를 세우고 필요 없을 때에는 접을 수 있는 구조였는데 이 사람 저 사람 밟고 다녀서 그런가 꼬질꼬질 때가 탔더라.
점심 때라서 밥을 먹어야 했는데 근처에 식당도 없고 나가자니 귀찮아서... 매점을 이용했다. 매점에는 라면도 팔고 발열팩 든 도시락도 팔더라. 훈련 때에도 맛 없다고 전투 식량 안 먹었는데 배드민턴 보러 와서 발열팩 잡아 당길 줄이야... -_ㅡ;;;
아무튼... 어디 자리 잡고 먹을만한 데도 없어서 복도 벤치에 올려놓고 바닥에 앉아 먹었다. 뭐, 나름 먹을 만 하더라. 15,000원에 파는 닭강정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 발열팩 든 도시락은 8,500원에 파는 곳도 있는데 경기장 매점은 6,500원이니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그 외 품목은 꽤 비쌌다.
밥 먹고 다시 경기장 들어가니 저 멀리 일본 선수들 앉아 있는 곳에 박주봉 감독님이 보인다. God of Badminton.
이란 선수가 경기 중이었는데 어김없이 히잡을 두르고 있었다. 남의 나라 문화니까 뭐라 하기 좀 그렇지만, 제 정신 박힌 문화라는 생각은 안 든다. 이슬람 문화권의 처자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라고 바란다.
예쁘장하게 생긴 몽골 선수였는데 왼쪽 볼에 흉터인지 여드름인지... 배드민턴 선수들 중 참한 처자들이 많다. ㅋ
몽골은 배드민턴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모양인지 수준이 많이 낮았다. 위 사진의 여자 선수는 그나마 조금 치는 정도였지만 뚱뚱한 다른 여자 선수는 동호인 D조 한테도 질 것 같더라. 뭐, 위 처자도 D조 남자 만나면 형편없이 깨질 것 같았고. 아시아가 배드민턴에 상당히 강한데 몽골도 부지런히 따라붙어 좋은 선수들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몽골도 한 번 가보고 싶네.
응원했던 다카하시 사야카 선수. 올해 4월까지 세계 랭킹 13위였는데 지금은 몇 위인지 모르겠네. 1세트 잘 땄는데 2, 3세트에서 내리 지고 말았다. 점수 줄 때마다 코치 쳐다 보면서 액션. 코치가 눈치를 많이 주는 건가... -ㅅ-
몰디브 선수. 키가 꽤 작아서 '신체 조건이 불리한 선수구나' 라 생각했는데 얼굴도 무척이나 어려 보였다. 고작 중학생이나 될까? 아무튼... 성인은 아닌 걸로 보이더라. 파키스탄 선수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지고 말았다. T^T
몰디브는 어느 나라의 휴양 도시나 될 거라 생각했는데... 국가였다. -ㅅ- 그러고보니 천장에 주렁주렁 걸린 국기들 중 몇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다 어디지? 어디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더라. 세계 지리, 세계사 나름 잘 했었는데... 강대국 위주로 배우고 공부하다보니 정작 우리와 가까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무지하게 된다. 반성. 도서관에서 일본이나 중국 제외한 다른 아시아의 역사 관련된 책 좀 찾아서 읽어야겠다.
몰디브 선수를 상대했던 파키스탄 선수. 오~ 눈 부리부리한 거 봐. ㅋ 작은 키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짠해
몰디브 선수를 응원했는데 멋진 플레이로 점수를 따서 나이스! 하면서 박수를 쳤더니 이 선수가 째려 봤다. ㄷㄷㄷ
심판도 이쁘다!!!
세계 랭킹 6위의 김소영-장예나 복식 조. 시작 전 난타 치는 모습이다.
장예나 선수도 장예나 선수지만 김소영 선수, 귀염상이다. 참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 했... 는... 데...
세계 랭킹 97위인 왕룽-장지보 조에 지고 말았다. 몸이 덜 풀린 건지, 어디가 안 좋은 건지 플레이 하는 게 영 힘이 없어 보이더라. 찬스가 왔는데도 마무리 지을만한 스매시 못 때리는 것도 그렇고... 안타까웠다. ㅠ_ㅠ
아시안 게임이고 나발이고 더우면 벗는 거지. ㅋㅋㅋ 배드민턴이 지방 태우기 좋은 운동인데... 그런데...
일본 여자 복식의 간판 선수, 마에다 미유키. 지나갈 때 간바레! 했더니 쳐다 보며 아이 컨택해주었다. ㅋㅋㅋ
게임이 맘처럼 안 풀려서 답답한 코치와 선수들. 보는 나도 안타까웠다. ㅠ_ㅠ
수비 중 넘어지면서 오른손을 코트 바닥에 찧은 장예나 선수. 왼손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데미지는 있었던 듯.
경기가 끝난 후 코트 바닥에 댕그러니 놓여진 셔틀 콕.
엄청난 기럭지와 미모의 푸티타 수파지라쿨. 이쁘면 다 되는 한국이라 기자들이 주목할 법도 한데... -_ㅡ;;;
우리나라의 김하나-정경은 조가 상대했다. 내가 볼 때에는 김소영-장예나 조보다 훨씬 힘있는 경기를 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자국 선수 경기인데 중계 카메라가 단 한 대도 없다. 대한민국은 방송사가 모조리 양아치.
올해 초에 있었던 코리아 오픈 때에도 봤던 타에라타나차이 삽시리 선수. 그 때에는 혼합 복식하는 걸 봤었다.
볼 때마다 누군가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선배 아들내미. 그리고~ 김구라 아들, 김동현 군. ㅋㅋㅋ
정경은 선수는 왼쪽 종아리에 문신을 했더라. 뭐라고 썼나 잘 안 보임. 저기 엄청 아프다고 들었는데... ㅋ
이 날 경기에서 이긴 김하나-정경은 조가 다음에 상대해야 할 중국의 자오 윤레이 선수.
자오 윤레이 선수와 티안킹 선수는 세계 랭킹 4위지만... 내가 볼 때마다 우승하는 희한한 선수들이다. 내가 저 선수들에게 뭔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건가? -ㅁ- 지난 코리아 오픈 때에도 저 두 선수가 여자 복식 우승했었다. 20일에 있었던 여자 단체전 때에도 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결국 중국이 이겼고. 김하나-정경은 조가 중국 선수들 잡아내고 우승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오늘 경기만을 놓고 본다면 이기기 힘들 것 같다.
운동 후 땀 흘리는 처자의 모습은 언제 봐도 섹시하지. 아오~ 참하기도 하여라~
멋진 경기를 보인 김하나-정경은 조. 김소영-장예나 선수 몫까지 잘 싸워주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경기 다 보고 양궁 경기장 구경도 할 겸 빙~ 돌아나오는데... 북한 선수들 보이기에 멀찌감치에서 한 장 찍어봤다.
태풍의 영향으로 100㎜ 이상의 비가 하루종일 온다...고 한 건 기상청이었지, 아마?
최근 기상청만큼 욕 많이 먹고 있는 조직도 또 없는 듯. 날씨를 예측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주워 들어 알고 있지만... 정말 못 맞춘다 싶기는 하더라. 오늘도 하루종일 비 온대서 비 오는 날 돌아다닐 생각에 만사 귀찮았는데... 정작 가방에 넣어간 우산은 단 한 번도 펴지 않았다.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몇 차례 응원하다 갔는데... 멀리서 보니 배드민턴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하긴... 지들끼리 장난치고 낄낄거리는 게 더 즐거운, PC방에서 게임하는 게 최고의 낙이라 생각할 나이지. 하지만... 배드민턴은 정말 재미있는 운동이다. 직접 하는 것도, 보는 것도 말이다. 일정만 허락한다면 내일도, 모레도 가서 보고 싶은데... 산에 가야 하니 안 될 것 같다.
그나저나... 인터넷으로 예매하려 하면 분명 매진이라 나오고, 현장의 매표소에도 매진이라 붙어 있는데... 정작 경기장은 한산한 편이었다. 물론 단체로 왔던 학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장을 지키지 않은 탓이겠지만... 여러 가지로 좀 아쉽다. 굳이 학생들 동원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성화 꺼먹고...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되지를 않나... 에어컨 바람 때문에 졌다고 항의하는 팀도 나오고... 도시락은 대장균 발견되어 폐기 처분... 제대로 된 안내를 못해 선수가 셔틀 놓치게 만들고... 그 선수 택시 태워 보내고... 급기야 통역 자원봉사 100여 명이 그만 뒀다는 기사까지 떴다. 국제 대회에서 찐따 짓하는 건 대부분 중국 애들인데... 걔들 못지 않은 찐따 짓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정말이지, 올 해 아시안 게임은... 여러 가지로 창피한 국제 경기가 되어 가고 있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 이름에 먹칠하지 말아야 할텐데...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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