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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여덟 개의 멋진 경치 중 반도 못 보고 온 단양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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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어디 안 쏘다니고 얌전 떨고(?) 있었는데 지난 10월부터 슬슬 여기저기 궁뎅이 흔들고 다닌다. 10월에는 여의도 불꽃 축제랑 제주도 다녀왔고 11월에는 속초랑 수원 다녀왔다. 며칠 전 이틀 쉴 때 어딘가 다녀오자 싶어 여행할만한 곳을 알아보던 중 단양이 눈에 들어왔다. 실은 강릉을 가려고 했는데 문득 '충청북도라면 멀지도 않고 괜찮은데 왜 한 번도 안 갔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충청북도 쪽을 알아보니 단양, 제천 정도가 나오는데 단양 8경 유명하다고 하니 일단 가보자 생각했다.


쓰잘데기없이 꼼꼼한 성격이라 여행 가기 전에 교통편부터 가야할 곳까지 다 체크하고 몇 시쯤에는 어디에 있어야 한다는 걸 따로 메모해둘 정도인데 최근에는 늙어서 그런가 만사 귀찮아서 대충 알아보다가 '에이,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할 때가 많다. 단양 여행도 마찬가지. -_ㅡ;;;


저질 입맛을 가진 내게 어지간한 수입 맥주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카프리. 병이 진리다. 이거 먹고 잠.


뮝기적거리다가 새벽에 잠 들었고 뒤척거리며 깨고 자기를 반복하다 정신 차리니 아홉 시. 씻고 나와 주섬주섬 옷가지와 카메라 따위를 챙겨 차에 오르니 열 시가 되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일단 '도담삼봉'부터 가자 싶어 내비게이션에 찍었다. 업데이트 안한 지 오래 되어 아이나비 내비게이션과 별도로 티맵 실행해서 내비게이션 두 대 찍고 운전하는 택배 기사 모드로 출발!



평일 낮이라 차는 거의 안 막혔다. 금방 여주 휴게소에 도착. 맛있는 휴게소라는데 우동 사 먹음. ㅋㅋㅋ



도담삼봉

휴게소 들러 밥 먹은 시간 빼고 운전한 것만 따지면 두 시간 안 걸린 것 같다. 큰 나무가 가로로 걸쳐진 것처럼 꾸며놓은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니 돈 달라고 한다. 주차비 2,000원. 단양의 관광지는 저 가격이 표준인 모양이다. 고수 동굴 주차장도, 다리안 관광지도, 다 저렇게 받더라.

주차장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챙겨 나오니 도담삼봉이 바로 보인다. 일단 주위를 스윽~ 훑어보니 뭔가 공사하고 있는 듯 하고... 저~ 앞 쪽으로 화장실이 보인다. 일단 화장실부터 다녀오자 싶어 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며 도담삼봉 뒤통수(?) 한 컷 찍어주시고.


화장실 옆으로 산책로가 보이기에 위 쪽에 보이던 정자도 볼 겸 해서 먼저 다녀오기로 했다.


몇 걸음 가지 않아 등장한 초대형 노래방. 여기도 한 곡에 2,000원. 2,000원에 뭔가 맺힌 게 있는 건가, 단양!


에? 석문? 여기 있었던 거였냐? -_ㅡ;;;


화장실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화장실 옆 산책로 따라 올라가니 음악 분수라는 게 나왔는데 때가 때이니만큼 장사는 안 하고 있었다. 여름 성수기에 행사 같은 걸 하는 곳인가 싶었는데 한 곡에 2,000원 내고 노래 부를 수 있는 곳이었다. 소백산 덕분에 단체 등산객이 많은 곳이 단양인데 알록달록 아저씨, 아줌마들이 한 잔 걸치고 부르스 추며 자기들끼리 신나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나도 더 늙으면 등산 동호회 따위 들어 저렇게 놀게 되는 걸까? 싶어 두려워졌다. ㄷㄷㄷ


석문은 도담삼봉 바로 옆에 있었다. 따로 사전 조사하지 않고 출발해서 의외였다. 많이 안 돌아다녀도 되면 나야 좋지. ㅋㅋㅋ



올라가는 길이 말랑말랑하지는 않다. 등산 싫어하는 사람은 한숨 쉬고 출발할 난이도.


올라가면서도 부지런히 도담삼봉 주위 사진을 찍어본다.


잘 찍는 게 아니라서 많이 찍어야 한 장씩 얻어 걸리기 때문(이 사진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지나는 사람 한 명 없어 조용한 흙길을 조금 걷다 보면...


석문이 등장한다. 뭔가 했는데 ∩ 모양의 거대 돌덩이였다.


글 올리면서 사진 보니 별 거 없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 제법 운치 있고 괜찮았다.


석문을 거치지 않고 보는 풍경도 멋지다. 날씨가 흐릿해서 아쉬웠다.


내려가는 길도 찍어보고.


차 있는 곳으로 돌아와 도담삼봉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 저 정자에서 두 다리 쭉 펴고 책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람선이 있었지만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그런가 운행하지 않는 듯 했다.


50년 전이 더 그럴싸해 보인다. 저 초가 지붕 집은 살려두었으면 좋았으련만...


의도하고 찍은 건데 맘에 든다. ㅋ


주차장 입구. 반대 쪽에는 도담삼봉이라 쓰여 있었던 듯. 개성 있어 보여 좋았다.


단양에서 미는 캐릭터인가? 남자 캐릭터의 저 물결 입 모양은 대체 뭐냐... ⊙~


이곳의 절경을 보고 호를 삼았다는 정도전의 동상과 시비가 있다.


실패한 개혁가로 알려진 정도전. 절대 왕정에 대한 복고가 있는 냥반들이, 실은 지들 심복에게 배신 당할까 늘 두려워하기에 충신의 우상화를 부추기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이들에게는 고려를 버리고 조선을 선택한 정도전은 반역의 아이콘이지. 때문에 그렇게 배운 사람도 꽤 있는 듯 하다. 아무튼 아직까지도 정도전은 이성계를 이용해서 개혁 국가를 건설하려다 죽고 만 사람으로 그려지는데... 노론이 주구장창 집권해온 대한민국이기에 역사 교육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라지만 우리나라는 나라 팔아먹고 제 배 불리기에 급급했던 개만도 못한 것들이 권력을 잡고 조작질한 게 워낙 많으니까... -_ㅡ;;;





주차장 입구 옆에 광공업 전시관이라는 게 있던데 유료인데다 그닥 관심이 없어서 안 봤다.


단양 8경 중 1경과 2경을 보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ㅅ-   뭐, 오래 본다고 딱히 더 좋을 것 같지 않아서 차에 올라 다음 목적지를 찍기로 했다. 고수 동굴이 딱 떠올랐는데 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앱에서 추천하는 코스도 고수 동굴이기에 내비게이션 찍고 바로 출발~


공사 중인 길을 지나 얼마를 가다가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니 앞 쪽에 커다란 다리가 보인다. 다리 건너 내비가 시키는대로 계속 가자니 관광 안내 센터가 나오네? 이따 들려서 이것저것 챙겨 가기로 하고 일단 가던 길 마저 간다. 금방 고수 동굴 주차장에 도착. 위에서 말했지만 여기도 2,000원(승용차 기준) 받는다. 평일 낮이라 주차장은 휑~ 한 편. 차 세워두고 상점 사이를 지나 고수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A 코스와 B 코스가 있었는데 A 코스는 들어간 곳과 다른 쪽으로 나온다기에 좀 더 비싼 B 코스 표를 끊었다. 나중에 든 생각인데 그냥 A 코스 끊어서 다른 쪽 출구로 나와도 주차장까지는 그닥 안 멀지 않을까 싶더라. 아무튼... 혼자 왔다니까 음성 안내기를 추천해주시기에 기념품 파는 곳에 주민등록증 맡기고 안내기를 빌렸다. 4,000원이었던가? 공짜 아니었다. -ㅅ-

음성 안내기는 오사카에서도 봤던 녀석이다. 오사카 성에서는 안내기가 내 위치를 파악해서 자동으로 안내가 시작되었는데 고수 동굴은 번호를 직접 눌러 설명을 들어야 한다. 내 위치를 파악해서 자동으로 설명 나오는 건 없더라. 그래도 딱딱한 기계음이 아니라 녹음된 성우 목소리가 나오고 백 라이트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여서 그럭저럭 괜찮았다. 다만 빌리는 데 든 돈만큼의 값어치는 못 하는 것 같다. 혹시나 빌릴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본전 생각날 게 분명하니 고민하고 선택하시길.



고수 동굴

제주 만장굴과는 다른,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 입구다.


내부 설명이다. 여기저기 이름 붙여놓고 그럴싸하게 꾸며놨을테지. -ㅅ-


여기가 입구. 만장굴처럼 큰~ 터널 같은 동굴만 기억하고 있어서 좀 낯설다.


본격적인 탐험(?)의 시작이다. 이 철문을 지나면 동굴이 시작된다.


돈 내고 빌린 음성 안내기. 나름 괜찮았지만 빌리는 데 든 돈을 생각하면 그닥 권하고 싶지는 않다.


사진 촬영 금지라고 붙어 있던데 플래시 안 터뜨리고 찍으면 괜찮지 않을까? 해서 플래시 없이 찍었다.


길 잃는 일 없도록 잘 되어 있긴 한데 우측 통행하다가 갑자기 좌측 통행하는 걸로 바뀐다.


그냥 깜깜하고 습한 길을 걷다 나오는 게 만장굴이라면 고수 동굴은 진짜 동굴 같은(?) 동굴이다.


플래시 없이 찍다보니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수전증 때문에 사진이 엉망으로 나온다.


성모 뭐시깽이 하는 곳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 안개가 촤악~ 피어오르는 게 엄청 이뻐 보여서

여러 번 찍었는데... 정작 사진은 형편없이 나왔다. ㅠ_ㅠ


길이 어찌나 좁은지, 뚱뚱한 사람들이랑 키 큰 사람들은 엄청 고생하겠다 싶더라.

다행인지 불행인지 난 둘 다 해당하지 않는다... -ㅅ-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동굴에서 찍은 사진은 모두 플래시 안 터뜨리고 찍었다. 일행 없이 간 데다 앞/뒤로 사람도 없어서 솔직히 말하면 좀 무서웠다. 더구나... 난  폐소 공포증(claustrophobia, 閉所 恐怖症)이 있다. 심하지는 않은데 그 수준이 들쭉날쭉이다. 그냥저냥 괜찮을 때도 있지만 유독 심할 때에는 2~3인승 엘리베이터도 못 탄다. 자각하지 못하고 덜컥 탔는데 갑자기 다리가 마구 떨리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숨이 가빠지는 경험이 몇 번 있었다. ㅠ_ㅠ   만장굴 같은 경우는 그냥 거대한 터널 같았으니까 괜찮았는데 여긴 진짜 동굴 같은 동굴이어서 무서웠다. 폐소 공포증 있는 분들에게는 관람을 권하고 싶지 않다. 나... 많이 무서웠다고. ㄷㄷㄷ



아마도 고수 동굴의 압권, 빙글빙글 돌아내려가는 계단.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처자들 넷이 앞서 가는 게 다행으로 느껴졌다.


정작 새우는 안 보였다. 그나저나 새우 이름 참... -ㅅ-



중간에 안내하는 분이 한 분 있었고... 그 분 지나 빙글빙글 도는 계단 지나니까 사진 찍어주는 분이 있었다. 그리고 그 분을 지나자 A/B 코스 갈라지는 지점에서 표에 구멍 내주는 처자가 등장. 한 가지 놀라운 건 안에서 일하는 처자들이 다들 엄청 젊었다는 거다. 고등학생 내지는 갓 대학 들어간 정도로 밖에 안 보였는데 하루종일 동굴에서 멍 때리고 있는 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A/B 코스 갈라주는 곳에서 표에 구멍 뚫어주는  처자, 이쁘게 생겼더라. ㅋㅋㅋ


얘네가 1㎜ 자라는 데 얼마가 걸려서 둘이 만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리네 어쩌네 하던데

그런 것 때문에 사랑 어쩌고 하는 이름을 붙여놨더라. 갖다 붙이기는 참...


저 화살표 부분이 동굴이 물에 잠겨 있었던 흔적이라고 한다.


엄청난 경사. 키 170㎝가 안 되는 나도 허리를 잔뜩 숙이고 걸어야 했다.


급기야 뒤로 돌아 내려가야 할 정도의 경사를 가진 계단도 등장!



동굴이니까 당연히 습할 것이고, 제법 추울 거라 생각해서 두꺼운 패딩 점퍼 입고 갔는데 땀을 삐질삐질~   항상 같은 온도라 하니 어지간하면 외투는 벗어두고 가는 걸 추천한다. 가만 있으면 추울지 모르겠지만 길 따라 몸을 놀리다보면 땀이 줄줄 흐른다.


포인트마다 음성 안내기 눌러 설명을 듣고 사진도 찍으며 다녀왔는데... 30분 채 안 걸린 것 같다.


밖에 나와 화장실 가는데 진~ 짜 옛날스러운 간판이 등장했다. 귀신 나오겠더라. -ㅁ-


뭔가 아쉬워서 표 파는 곳과 동굴 입구가 나오게 사진 한 번 찍어 주시고.


나왔더니 아주머니 한 분이 호객을 열심히 하시기에 못 이기는 척 하고 들어갔다.


간판에 묵밥 있기에 그거 보고 들어갔는데... 안 된단다. -_ㅡ;;;


기대한 묵밥이 안 된다 해서 고민하고 있자니까 산채 정식을 추천해주는 아주머니. 11,000원 짜리다.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그걸로 달라 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고 단양에서 먹는 밥은 그닥 기대할 것이 못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밥 나온 걸 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더덕을 비롯해 이런저런 나물이 잔뜩 나오긴 했는데 누가 봐도 재활용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비주얼이었다. 청국장인지 그냥 된장찌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건 그냥저냥 먹을만 했다. 하지만 나머지는 평범해도 너~ 무 평범한 반찬들 뿐. 저렇게 대충 차린 한 상을 후다닥 내놓고 아주머니는 밖으로 호객하러 나갔다. -_ㅡ;;;   휴게소에서 우동 하나 먹은 게 전부니까 밥을 먹긴 먹어야겠기에 꾸역꾸역 밀어넣는데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혹시나 남은 반찬 재활용하지 않을까 싶어 한군데 다 섞어 놓으려다가 그냥 나왔다. 다른 가게도 다 고만고만하지 않을까 싶다. 먹는 걸로 따지면 단양은 별로 of 별로다. -ㅅ-


대충 한 끼 때우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예약한 패러 글라이딩 회사다. 날씨가 심상치 않으니 괜찮으면 일찍 와서 타라는 거다. 해질녘의 노을을 보려고 16~17시 사이를 예약했는데 이 날 날씨가 엉망진창이었기에 노을이고 나발이고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러마 했다. 



패러 글라이딩


단양은 패러 글라이딩으로 유명한 동네다. 업체가 세 개 정도 있는 걸로 아는데 나는 별도의 활공장을 갖추고 있다 광고하는 D사에서 탔다. 쿠×에서 검색하면 두 군데 나오는데 그 중 한 군데다. 할인된 가격이 75,000원.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 싶다. 내비게이션에 찍고 가려는데 당최 안 나온다. 전화 번호도 휴대 전화 번호만 알고 업체 번호는 모르겠다. 결국 주소 찾아내서 그거 찍고 갔다. 영월 가는 쪽으로 산길을 한참 가더라.


그냥저냥 괜찮다 싶은 산길을 오르니 작은 마을 같은 게 나오고 길이 훅~ 좁아진다. 맞은 편에서 차 올라오면 골치 아프겠다 싶을 정도의 길. 그나마 포장이 되어 있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꽤 올라갔더니 포장 안 된 길이 나온다. 예전에는 새 차라 조심스러웠는데 요즘은 오래된 차라 쉽게 망가지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다. 돌 튈까봐 조심스럽게 올라가서 사무실로 들어갔다.


동영상 촬영은 20,000원이라기에 현금으로 건네고... 나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처자 한 명과 같이 활공장으로 출발했다.


활공장에서 찍은 사무실. 사진에서 짤린 오른쪽에는 펜션이 있었다.



낙하산을 꺼내 쫘악 펼치더니 무릎 보호대를 채우고 장갑을 주며 간단히 설명을 해준다. 이 날 비가 온다 했었는데 비는 안 왔지만 날씨가 몹시 흐렸다. 거기다 바람도 그닥 안 받쳐주는 모양인지 강사 분들이 자꾸 바람을 확인하며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처자 분이 한 10분 타냐니까 바람이 안 받쳐주면 5분만에 내릴 수도 있다 하는데 바람을 내가 어찌할 수 없으니까 하늘에 맡기기로 했다.


처자 분이 먼저 출발하고... 잠시 후 내가 출발했다. 그냥 보호 장구 차고 커다란 배낭 같은 하네스 매고 뛰면 된다. 낙하산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 펼쳐진 채 널부러진 낙하산을 끌면 위로 올라가면서 바람을 타는 구조.


거대한 배낭처럼 보이는 하네스와  헬멧 등 보호 장구.


해질녘 노을 본다는 건 진작에 물 건너 간 날씨. ㅠ_ㅠ


그냥 뛰면 된다 해서 뛰었더니 이내 몸이 훌~ 쩍 뜬다. 오! 오오! 오오오! 진짜... 딱 저 말 밖에 안 나온다. 와! 와아!! 와아아!!! 감탄사 말고는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강사 분은 뒤에서 셀카봉에 매달린 카메라로 동영상 찍기에 여념이 없고...

군대 있을 때 탔던 낙하산과는 확연히 다른 기분이다. 군에 있을 때 탔던 멍텅구리는 그냥 땅으로 꽂히는 기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화 때문인지 낙하산 펴지면 좌우로 느긋하게 흔들리며 둥실둥실 내려올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그냥 꽂힌다. 1,500ft에서 땅에 떨어지기까지 1분도 안 걸린다. 그런데 패러 글라이딩은 확실히 다르다. 둥실둥실이다. 심지어 바람을 타고 위로 솟구치는 것도 가능하다. 날씨가 구린데다 바람도 그닥이라 강사님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좋은 바람이 불어줘서 이것저것 할 거 다 했다. 운이 좋았다. ㅋ


참한 처자 태우는 게 더 좋으셨을텐데 칙칙한 아저씨 태우고도 친절했던 강사님.


경험이 많으셔서인지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영상을 찍어주신다.


저 멀리 나보다 먼저 뛴 처자가 보인다. 출발한 지점보다 높이 올라가버렸다!


착륙한 뒤 낙하산을 정리하고 계신 강사님.


이리저리 아래 쪽을 내려다보며 둥실둥실 내려오다가 바람 타고 위로 훅~ 솟구쳐 오르니 기분이 정말 좋다. 중간에 산줄을 잡게 해 조종해보라 하시더라. 군에 있을 때 기본적인 조종법은 배웠으니까... 어렵지 않게 방향 전환 정도는 했다. 그렇게 한참을 타다가 바이킹 타듯 짜릿하게 내려가자 하시더니 바닥으로 마구 내리 꽂는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지고 어어~ 하는 소리만. ㅋㅋㅋ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착지!


4륜 구동 트럭이 낙하산과 사람을 태우러 내려와 있었다. 추우니 먼저 차에 타라 하시기에 차에 앉아 있으니 낙하산을 정리해 짐 칸에 싣고 강사님들이 탄다. 그리고 바로 동영상 파일을 손전화에 옮겨 주시는데... 소니 껀 처음인지 버벅거리시기에 내가 직접 했다.


그렇게 다시 활공장으로 돌아와 인사하고 차로 돌아왔다. 밥 먹고 바로 뛰어서 그런가 속이 좀 울렁거리긴 했는데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다.


동영상 촬영까지 95,000원 들었는데... 아깝지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패러 글라이딩은 정말 강력 추천!!!



다리안 관광지


다음은 어디를 가지? 구불구불한 산 길을 내려오며 고민했다. 다리안 관광지에 가보자 싶어 내비게이션에 찍어 넣고 출발. 앞에 가는 차가 빌빌 거리고 가기에 추월해야 하나 어쩌나 망설이는데 오른쪽 깜빡이 켜며 먼저 가라 한다. 추월해서 가는데 이내 따라오더니 무서울 정도로 달라 붙는다. 그러다가 추월해서 먼저 가더라. 아니, 저럴 거면 왜 먼저 가라고 양보한 거지? -ㅁ-


다리안 관광지에 도착하니 여기도 주차비 2,000원 받는다. 들어가는데 야영장은 폐쇄했단다. 응? 뭔 소리지? 야영하러 온 거 아닌데? 아무튼 감사하다 하고 들어갔다. 주차장에 휑~ 하다. 방금 날 추월한 차도 서 있네. ㅋㅋㅋ   차 세워두고 길 따라 걸어 올라갔다.


폭포가 있다기에 이정표 따라 갔는데... 응? 이게 폭포? -ㅁ-


여름에 오면 좋았겠지만... 난 11월의 흐린 날 가서... 에휴~


황토로 만든 콩돌 길. 맨 발로 걸으면 몸에 좋다는데 대체로 저런 곳에는 엄청난 수의 무좀 균이 살고 있지.


여름에 왔으면 계곡에 발이라도 담궜을텐데... 주차비 2,000원 날렸다. T^T


유스 호스텔을 직접 보는 건 엄청나게 오랜만인 듯 하네.



미리 좀 알아보고 갔어야 했는데... 무턱대고 간 덕분에 주차비 2,000원만 까먹고 왔다. -ㅅ-   다음 목적지는 다누리 아쿠아리움. 가는 길에 아까 봤던 관광 안내 센터에 들러 관광 안내서(브로슈어) 집어 들고 나왔다. 큰 다리 건너니 바로 다누리 아쿠아리움. 지하 1층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17시 이후에 나갈 사람은 지하 2층에 세우라고 쓰여 있다. 16시 50분 가까워지고 있었기에 어쩌지? 잠시 망설이다가 차 못 나가게 하겠냐 싶어 그냥 지하 1층에 세워두고 화살표 따라 갔더니 매표소. 몇 시까지냐고 물으니 18시까지란다. 매표는 17시까지라고 하니 아슬아슬했다.



다누리 아쿠아리움



큰 기대 안 했는데... 시끄럽게 떠들던 애들은 이내 후다닥 뛰어 사라지고...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최적의 관람 환경이 만들어져서 느긋한 마음으로 사진 찍으면서 구경했다. 바다고 민물이고 생선 자체를 싫어하는 나이지만 그래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진 전시관이었다. 입장료가 8,000원(성인 기준)으로 조금 비싼 편이긴 한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곳이다.


여러 종류의 도룡뇽들은 다 뒤쪽 유리에 다닥다닥 붙어 있고...

개구리들은 하나 같이 땅 파고 들어가 있더라. ㅋ


우파루파. 귀엽다고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람들 많던데... 난 별로. -ㅅ-



목이 엄청 긴 거북. 사진 한 번 찍어보겠다고 한참을 셔터 눌렀는데 어찌나 튕기시던지...


악! 어?   미안합니다... -_ㅡ;;;


특이한 앞 발을 가진 카멜레온의 눈알이 이리저리 떼굴떼굴~


앉아서 셀카 찍고 싶었으나 혹시라도 누가 오면 뭔 망신이냐 싶어 참았다.



단양 8경을 테마로 꾸며 놓고 거기 민물 고기를 풀어놨다. 정말 잘 만들어놨다.




요즘 애들은 쉬리 모르겠지? -ㅁ-




가재! 진짜 왕눈이 괴롭히는 나쁜 놈이랑 똑같이 생겼... -ㅅ-


물방개!!! 세로로 긴 칸막이에 물방개를 나눠 넣고 경주 시키는 사행성 놀이도 있었다는데

나는 그것까지는 직접 보지 못한 세대. 하지만 어렸을 때 물방개 잡으러 다니고 그랬었다.


한 번 물면 목이 잘려도 놓지 않는다는 자라... ㄷㄷㄷ


학교 다닐 때 독 개구리라 해서 보이는 족족 돌로 쳐죽였던 무당 개구리. -ㅅ-

독 있다는 건 거짓말이라 생각했는데 설명 보니 진짜 독이 있단다!!! -ㅁ-


흡사 장군의 포스를 풍기던 두꺼비. 영물이라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듯.








복어. 부푼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유리 두드려서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아 날씬한 사진만 찍었다.


눈이 빨개서 눈불개. 이런 순 우리말, 참 좋은 것 같다.


흡사 로봇 청소기 같아 보였던 가오리. ㅋㅋㅋ


삐진 고기. 흥! 뭐! ㅋㅋㅋ


올해 1월에 태어났다던 새끼 가오리는 별도의 수조에서 바닥 청소 중이었다. ㅋ


3중 추돌? ㅋㅋㅋ 얘네들, 그저 보고만 있어도 귀엽더라고.




선녀강림? -ㅁ-   뭔가를 화려하게 휘날리며 헤엄치고 다니는 녀석이었다.






처음에나 신기했지, 이제는 아쿠아리움 가면 열에 아홉은 보게 되는 터널 구조.



예전에 집에서 키웠던 툭눈이. ㅋ


흔히 볼 수 있는 애들도 있었고.


다누리 아쿠아리움의 압권은 여기! 석문 모양으로 꾸며 놓은 거대한 수조는 정말 멋있었다.


누가 때렸냐? 응?


넌 또 누가 때렸어? 울지 말고!



낚시 도구 기증한 분이 방송 나왔을 때 화면이라고 한다. 으음...






저 다리를 수 차례 넘나들었다. ㅋ



삼둥지 삼촌 농장 캠프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하늘이 제법 어둑어둑하다. 숙소에 가야 할 것 같아 주소를 찾는데... 모바일 화면에서 안 나온다. PC 화면으로 바꾸니 첫 화면에 주소가 뙇! 내비게이션에 찍고 갔더니... 응? 여기가 맞나? 뭔 폐가가?


무너져내릴 듯한 건물을 지나니 깔끔한 펜션 건물이 나온다. 안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나와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이 날 게스트하우스에는 나 뿐이란다. -ㅁ-


일단 간단히 안내를 받은 뒤 밥 먹으러 가려는데 어디로 가면 되냐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여쭈어 보고... 마침 시내 나가신다는 사장님 부모님을 태우고 출발. 아까 그 다리를 지나니 바로 구경 시장이다.



저녁 무렵이라 시장은 한산하고... 그리 크지 않아 금방 돌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저기서 사진으로만 봤던 흙마늘 닭강정인가? 그거 파는 집도 보고... 그냥저냥 마구 돌아다니다가 사장님이 추천해준 충×도 식당에 가서 순대국밥 하나 시켜서 먹고...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이랑 육포 하나 사서 차로 돌아왔다. 어두운 밤 길을 조심조심 운전해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처음 보는 사람을 경계하지도 않고 다가오더니 자리 잡은 고양이 녀석.

개냥이인가 했는데 다음 날 아침 산에서 멍 때리고 있다가 엄청난 속도로 사냥질을!!!





2층 침대 두 개가 놓여진 도미토리 룸은 정말 작았다. 침대 사이로 간신히 한 명이 돌아다닐 수 있는 크기. 아예 모르는 사람 넷이 방을 쓴다면 적잖이 힘들 것 같았다. 다행히 나는 전세 낸 듯 혼자 쓸 수 있었다. 사장님이 갖다 주신 물과 귤을 한 켠으로 치워두고... 일단 씻으러 들어갔다. 이내 뜨거운 물이 나왔는데... 수압이 강해서인지 금방 미지근해진다. 그냥저냥 떨며 씻고... 옷 갈아입은 뒤 사들고 온 맥주를 홀짝거렸다.


20시 밖에 안 되었는데 딱히 할 것도 없고 갈 데도 없고... 심심해서 『 1박 2일 』 '단양' 편을 찾아 보려는데 유료로 결제해야 되네? 그나마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유튜브 검색해보니 영어 자막 붙은 시즌 1이 주르륵 나온다. 그거 보다가 잠들고... 두 어 시간 자다 깨서... 또 손전화 만지작거리고... 그러다 찔끔 자고... 또 깨고... 이불이 두껍지 않은데도 난방이 빵빵해서인가 더워서 자꾸 깼다.

결국 못 참고 바닥으로 내려갔다. ㅋㅋㅋ   문을 열면 추울 것 같아 바닥에서 문 쪽으로 최대한 붙어 자다가... 새벽에 추워 침대로 올라왔다.


아홉 시에 아침 먹기로 해서 여덟 시에 일어나 씻고... 짐 정리하고... 밖으로 나가니 바로 밥 먹으라 하신다. 6,000원 내면 시골 밥상을 받아 아침을 먹을 수 있는데 고수 동굴 앞에서 11,000원 주고 먹은 밥보다 몇 만 배 낫다. 시원한 무국과 함께 후딱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와 사진을 좀 찍었다.



이 폐가 같은 건물은 미개발 지역인가... ㅋㅋㅋ


겨울이라 뒤 쪽이 휑~ 하다.


주변 경치와 잘 어울리면서도 깔끔하다. 시설도 괜찮은 편.


어디서 닭 우는 소리가 들려 뭔가 싶어 봤더니 여기가 닭장!


헐! 언제적 포니냐... ㄷㄷㄷ   조상과도 같은 차와 함께 투 샷 찍은 슈퍼 카. ㅋ


이런 데서 축구하면 엄청난 스릴이겠는데? ㅋㅋㅋ



다음에 날 따뜻해져서 물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꼭 다시 들리겠다 약속하고 숙소를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온달 관광지.


야경도 멋지지만 낮에 보는 풍경도 정말 멋지다.



온달 관광지 / 온달 동굴 / 온달 산성


40여 분 운전해서 온달 관광지에 도착했다. 어제 본 이상하게 생긴 남자 캐릭터가 온달이었어. -ㅁ-


잔뜩 흐렸던 하루 전보다는 그나마 나은 날씨.


나 같은 사람이 지나가며 이미 고쳐놨다. ㅋㅋㅋ


온달 장군이라 한다. 역사적 고증을 거친 건지는 알 수 없고.










또 나왔다, 한국인 종특. 물만 있다 하면 동전 던지라 해대니... -ㅅ-


쉽지 않은 난이도인데 성공한 사람들이 제법 있네. 저 사람들에게는 행복이 찾아갔을까?


첫날 밤 보내는 신방도 아닌데 뭐한다고 저리 구멍을 뚫어놨나... 하아~ -ㅁ-





임금 않는 용상에 앉아 셀카질. 엣헴~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이런 집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 마루 있고 마당 있는 목조 가옥.


온달 동굴. 본전 생각이 나긴 했지만 나 밖에 없었고 어제 고수 동굴도 충분히 무서웠기에 안 들어갔다. ㅠ_ㅠ


온달 동굴 앞 거울에서 셀카 아닌 셀카 찍고. ㅋ



음악 감상 중인 소화전. ㅋㅋㅋ






오랜만에 보는 씨름판. 요즘 초등학교나 중학교에는 다 없어졌겠지?




실외, 실내 구경 거리를 다 보고 밖으로 나왔는데... 온달 산성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그냥 가기가 아쉬워서 갈까 말까 망설이는데... 왕복 한 시간 거리란다. 그 정도면 갈만하겠다 싶어 출발. 외투를 차에 벗어두고 가려다가 귀찮아서 그냥 갔는데... 더워서 들고 다니느라 짜증스러웠다. ㅠ_ㅠ









대부분의 길이 데크와 돌로 잘 정비되어 오르는 게 그닥 험하지는 않은데 경사가 제법 있다 보니 쉬운 길은 아니다. 등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짜증스러울 길. -ㅁ-   아무도 없는 산 길을 혼자 걷기가 심심해서 팟 캐스트 들으면서 터덜터덜 걸어 올라갔다.


















땀 뻘뻘 흘리며 산성에 도착하긴 했는데 그냥 가기가 아쉬워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왔다. 헉헉거리며 내려오니 대략 한 시간 반이 지났더라. 한숨 돌리고 차에 올라 출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가서 나이키랑 아디다스 매장만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배 고파서 짜장면, 짬뽕 시켜 혼자 다 먹고... 부른 배 통통 두드리다가... 축구 보러 출발!







단양 1경 : 도담삼봉

단양 2경 : 석문

단양 3경 : 구담봉

단양 4경 : 옥순봉

단양 5경 : 사인암

단양 6경 : 하선암

단양 7경 : 중선암

단양 8경 : 상선암


이 중 달랑 도담삼봉, 석문만 봤으니 반도 못 본 셈. 여름에 다리안 관광지 계곡으로 놀러 가면서 한 번 더 보고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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