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리 출근하다가 겨우 하루 쉬게 되었다. 집에서 멀뚱멀뚱 있는 게 너무 싫어서 어디라도 갔다오고 싶었다. 강릉과 속초를 놓고 고민하다가 강릉은 조만간 가기로 하고 일단 속초에 가기로 했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23시가 넘었는데 그 시각에는 게스트하우스 예약이 안 되서 그냥 자고... 다음 날 아홉 시 넘어서 전화했더니 다행히 방이 있다. 비수기라 그런 모양이다. 예약하고 입금한 다음에 대충 씻고 서둘러 짐을 챙겼다. 그리고 출발.
일기예보에서는 비 온다고 했는데 새벽에 조금 오고 만 모양인지 하늘이 파~ 랬다. 그냥도 아니고 엄청나게 파~ 랬다. 요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좋은 날씨. 비 와도 가야지~ 했었는데 그저 하늘이 돕는구나 싶더라.
평일 낮이라 그런가 차도 안 막히고 좋더라. 기분 좋게 노래 흥얼거리며 달렸다. 고속도로 올라타기 전에 김 여사를 두 번 만났다. 두 번째 김 여사는 차선 지키며 돌았으면 100% 받았을 거다. 어쩐지 느낌이 쌔~ 해서 중앙선 밟으며 돌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쪽으로 넘어오더라. 정말이지, 이 동네에서는 수입 차 운전하는 아줌마들이 가장 위험하다.
문득 내가 편견을 가져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개념없이 운전한 사람이 남자였다면 그냥 지나치다가 여자일 때에만 김 여사, 김 여사 하면서 쌍 욕 하는 건 아닌가 싶은 거다. 그래서 한 번 따져보기로 했다. 개념없이 운전하는 사람들의 성별을.
고속도로에서 남이야 가거나 말거나 1차선 막고 유유자적하는 ㅄ을 세 번 봤는데 전부 여자였다. 하나는 젊은 여자 커플, 둘은 아줌마. 김 여사가 편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차선은 추월 차선이잖아. 100㎞/H 도로에서 100㎞ 밟고 가는데 뭐가 문제냐는 미친 ㄴ도 있던데 그럼 2차선으로 달리면 되는 거다. 아무튼... 면허 땄으니 운전할테고 그렇다면 한글 읽을 줄 알고 어느 정도 이해력이 있을텐데 왜 저 따위로 운전하는지 당최 모르겠다. 그리고... 깜빡이 안 켜도 쑥 들어오는, 속칭 칼질이라 부르는 운전하는 새끼들이 둘 있었는데 이건 둘 다 남자더라.
터널이 많이 나오는 걸 보니 강원도 가는 길이 맞구나 싶었다. 가는 도중 신남이라는 동네 나오더라. ㅋㅋㅋ 동네 이름이 신남. 캬후캬하캬후캬하하~ 미안합니다. -_ㅡ;;;
사거리에 경찰 서 있기에 뭐지? 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마네킹이었다. 마네킹에 형광색 경찰 점퍼 씌워놓은 것. ㄷㄷㄷ 이것이 강원도의 힘인가? ⊙˛⊙ 하긴 예전에 보니 우리나라가 로봇을 실생활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나라라고 하기에 뭔 소린가 싶어 봤더니... 공사장에서 마네킹에 모터 달아 경광봉 흔드는 거 보고 로봇 활용이란다. ㅋㅋㅋ
아무튼 고속도로 빠져나와서 44번 국도 타는데 거의 고속도로 급 국도다. 조만간 스키 시즌이 시작되면 엄청나게 막히겠지. -ㅅ- 미시령 옛 길로 빠질까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갔는데 톨게이트 비용이 무려 3,300원!!! 저렇게나 비싼데도 매 년 적자란다. 더구나 교통량 예측을 개판으로 한 덕분에 세금 엄청 갖다 바치고 있다 하니 한심하다. (관련 기사 - 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1105025037)
생각해보니 속초 가자고만 했지, 계획을 전혀 짜지 않았기에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일단 설악산은 가봐야하지 않을까 싶어 중간에 '설악 케이블카'를 내비게이션에 찍었다. 배가 고팠지만 덕평 휴게소에서 밥 먹으려고 휴게소 안 들어갔는데 덕평 휴게소 안 나왔다. 중간에 가평 휴게소 달랑 하나. -_ㅡ;;;
아무튼 큰 어려움 없이 설악산에 도착했다. 속초는 안 가봤어~ 라 생각했는데 설악산 보니까 여러 번 왔던 기억이 났다. -ㅅ- 최근 10년 동안만 서너 번은 왔던 듯.
케이블 카 타는 곳까지 가는 도중 텅 빈 무료 주차장이 나왔지만 내비게이션에서 남은 거리가 꽤 된다고 나와 그냥 갔더니... 5,000원 받는 주차장이 나타났다. 시간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무조건 종일 주차 요금 받는 모양이다. 그런데... 바람이 많이 불어 케이블 카 안 다닌단다. ㅠ_ㅠ 포기하고 바로 차 돌렸다. 어디 가지?
딱히 아는 곳도 없고 해서 기억나는대로 낙산사 찍고 출발했다. 내비가 가라는대로 가는데 유료 주차장. 주차비 내는 게 아까워서 계속 가봤더니 길 가에 주차 표시가 있긴 한데 돈 받는지 안 받는지 모르겠다. 좀 더 가보자 싶어 냅다 갔더니 바닷가. 여긴 절대 돈 안 받겠다 싶어 차 세우고 카메라 챙겨 내렸더니 바람이 슈와아악!!!
제법 오랜만에 온 낙산 해수욕장. 평온해보이지만 바람이 어마무시하게 불었다. -ㅁ-
낙산사 올라가는 길 따라 걸으면서 저 멀리 보이는 슈퍼 카 촬영. 바람에 차가 흔들흔들 할 정도였다.
저~ 멀리 의상대가 보인다.
속초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던 빨간 등대도 보이고.
입장료 3,000원 내고 들어갔다. 새로 지은 티가 확~ 난다. 오래된 역사 유적으로써의 가치는 사라졌다.
화재 때 녹아버린 동종. 문화재 관리를 개판으로 한 때문에 후손들 보기 미안한 세대가 우리 세대다. T^T
1. 무엇을 밝히거나 알아내기 위하여 상대편의 대답이나 설명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말하다.
2. 물건을 흙이나 다른 물건 속에 넣어 보이지 않게 쌓아 덮다.
차도 팔고 기념품도 파는 곳. 들어가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안 들어가고 사진만 찍었다.
낙산사는 이런 식으로 물 마시는 곳이 상당히 여러 군데 있었다.
바람이 좀 많이 불긴 했지만 날씨가 정말 좋았다. 패딩 입고 갔었는데 더워서 벗을 수밖에 없었다.
등대 보러 가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
저 멀리 보이는 해수관음상. 외국인들이나 불자들에게는 뭔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의상대에서 바라본 동해 바다. 말 그대로 망망대해다. 바다 볼 때마다 고생하는 해군 생각한다.
마음을 씻는 물 뒤에 돌로 된 보살 한 분이 계셨는데... 여기저기 동전이... -_ㅡ;;;
절 안에 군사지역이 있더라. 특이해서 찍어 봤다.
구름이 휘도는데 마치 용 같아서 사진 찍었다. 동영상 찍을 걸 그랬다. 정말 멋있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동전 던져대는 건 종족 특성인 건가... -ㅅ-
설레임을 가지고 길을 걸었건만... 아무 일도 없었다. 흥!
돈 내고 종 치면서 소원 빌면 이루어진단다. 기독교 만큼은 아니지만 불교도 어지간히 돈독 올랐다.
저기서 근무하는 병사는 얼마나 외로울까... -ㅁ-
내년에는 착하고 이쁜 여자 만나서 결혼하게 해달라고 걷는 내내 빌었다. 과연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동전 던지기에 이은 또다른 종특, 돌 쌓기. -ㅅ-
템플 스테이 하는 곳인 듯 했다. 난 템플 스테이는 별로 안 땡기더라고. ㅋ
불에 타 녹아버린 종 대신 새로 만든 종을 걸어놓았다. 1469년 주조되었네 어쩌네 하지 마, 그냥 8년 된 종일 뿐.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싫어하는 마음, 그리워하는 마음, 아직은 씻어내고 싶지 않아 사진만 찍었다.
저런 자리에는 꼭 멀쩡한 우리 말 놔두고 한자로 도배하더라고. 이유를 모르겠네. -ㅅ-
쓰레기가!
알고보니 이 쪽이 정문, 내가 들어온 쪽이 후문이었다. 돌아서 다시 후문 쪽으로 갔다.
여기저기 공사 중이라 앞으로 더 커질텐데 지금 봐도 꽤 큰 절이구나 싶다.
고즈넉한 길. 땅이 시멘트 수준으로 굳어 있지만 그래도 흙길이랍시고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날씨가 좋아 자꾸 구름을 쳐다 보게 된다.
때를 잘 맞추면 공짜로 국수도 먹을 수 있는 모양이다.
나오기 전에 사람 없는 길을 다시 한 번 찍어 보고.
근처에 민항기 뜨는 공항은 양양 뿐이니 거기서 올라가는 거겠지? 양양 공항 다니는 비행기 거의 없다던데.
등대 보려고 가게 옆 길로 빠지니 이렇게 나무로 만든 멋진 계단이 나타났다.
아마도 횟 집 호객하는 사람인 듯한 아저씨가 나를 힐끗 보고는 돈 안 된다 싶었는지 그냥 뒤돌아 간다. 훗~ 나란 남자, 회를 싫어하는 남자. -ㅅ-
자연석과 인공의 테트라포드가 잘 어울린다. 잘 해놨다.
한 때의 화려한 전성기를 뒤로 한 채 공사중 간판만 걸고 녹슬어가고 있는 숙박 시설. 귀신 나오겠더라.
내 앞에 중년 커플 뿐이었는데 내가 없었더라면 뽀뽀하는 사진이라도 찍었을 것 같은데... 미안하네. -ㅅ-
횟 집에 해병대 앵카가 박혀 있다. 동문들의 애정 어린 방문을 바라는 전역자의 마음이겠지. ㅋㅋㅋ
전 세계 온갖 배에 다 달려 있는 FURUNO 레이더. 저 정도 팔아먹었으면 저 회사 떼 돈 벌지 않았을까?
이제 어디 가지? 잠깐 고민하다가 아바이 마을 가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에 찍으니 이상한 곳으로 안내하기에 티 맵으로 갯배 검색해서 다시 출발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비가 안내한 곳도 아바이 마을이었다. 난 꼭 갯배 타고 들어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냥 차로 들어갈 수 있었다. -ㅅ-
가다보니 무료 주차장이 있기에 어렵사리 빈 자리 찾아 차를 세웠다. 갯배 타는 곳까지는 조금 걸어야 했다.
갯배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고, 쇠로 된 줄을 끌어 이 쪽에서 저 쪽으로 건너가는 뗏목이다. 쇠 줄이 물에 잠겨 있으니 맨 손으로 끌면 안 될 것 같았는데 역시나 쇠로 된 작대기 같은 걸로 당기게 되어 있더라. 건너갈 때에는 연세가 꽤 있어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끌었는데 아주머니들이 알아서 쇠 작대기 집어들고 도와주시기에 '제가 할께요' 하고 작대기 넘겨받아 끌었다. 의외로 힘이 들어가더라. 할아버지 혼자 하시기에는 힘에 부칠 듯.
내리면 돈 내는 곳이 있다. 200원. 나중에 탈 때도 여기서 돈 내고 탄다. 나갈 때에는 처자들 네 명과 나 뿐이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쇠 작대기 들고 줄을 끌었다. 처자들은 그저 쳐다보며 수다 떨고 있었고. -ㅅ- 끌어보는 것도 추억이 될텐데. 아무튼, 갯배는 의외로 꿀잼.
벤치도 참 이쁘게 잘 만들어놨더라. 센스 있고만. ㅋ
예전에는 『 가을 동화 』였다면 지금은 『 1박 2일 』
갯배 내리면 사진 찍으라고 이것저것 만들어놨는데 제법 잘 꾸며놔서 맘에 들었다.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먹고 있었던 터라 배가 고팠다. 모든 가게가 방송에 나왔다고 써붙여놓고 연예인 싸인으로 도배를 해놔서 딱히 내키는 곳이 없었는데 한 집에서 아주머니께서 먹고 가라 호객하시기에 그리 들어갔다. 달랑 오징어 순대만 시키기가 좀 그래서 순댓국도 하나 시켰다. 밑 반찬이랑 오징어 순대가 먼저 나왔는데 오징어 순대는 생각보다 흐물흐물해서... -ㅅ- 작은 거(10,000원. 한 마리란다. 포장하면 같은 값에 두 마리.) 혼자 먹으니 느끼하더라. 순댓국도 뭐, 그냥 여기저기서 먹을 수 있는 맛. 특별하지는 않았다. 내가 간 가게는 전성기가 이미 지났는지 연예인 사진이나 싸인이 다 옛날 거. 중견 배우들 거 밖에 없더라. 김해숙이랑 윤미라, 이상용(뽀빠이) 사진 있던 거 기억난다.
달랑 두 군데 보고 숙소 가려니 좀 아쉽긴 했는데 일단 차부터 세워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비를 찍었더니... 안 나온다. 업데이트 안 한지도 꽤 됐고... 티맵은 바로 인식하기에 티맵 안내 받으며 갔다. 큰 길에서 조금 들어가니 바로 뙇!!!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간 인소 게스트하우스. 톡 게스트하우스로 갈까 하다 이리 갔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실은 이 녀석이 맘에 들어서 선택한 거였다. 저기 앉아 맥주 한 잔 하고 싶었다.
맞은 편의 그네 사진도 찍어 보고.
벌렁 드러누워 천장 사진 찍어 보고.
숙소 들어가니 로비에 아저씨 한 분이 계신다. 사장님인가 싶어 일단 인사를 했는데 사장님이 아니다! 구석에서 커텐 걷으며 사장님이 나오시더니 안내를 해주신다. 1층에 남자 화장실 하나, 여자 화장실 하나, 남녀 구분없는 샤워실 셋. 방은 2층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락커가 있는 복도를 지나면 방. 난 4인실이었는데 꽤 좁은 방에 2층 침대가 둘 있더라. 자리 맡아놓고 근처에 차 안 가지고 갈만한 곳 없냐니까 없다 하시네. -ㅅ-
바로 옆에 이런 게 있기에 한 번 보기로 했다.
그리 길지 않은 코스. 어슬렁 어슬렁 걸으니 금방이다. 사진 찍으며 한 바퀴 돌다가 영금정 야경이 좋다니까 거기 가볼까 싶어 검색하니 4㎞ 조금 안 된다. 걸어서 다녀오면 되겠다 싶어 출발. 이어폰을 안 가지고 가서 그냥 걷기 심심하겠다 싶은 찰라, 이마트가 보이기에 헤드폰 사러 갔다. 락커에 가방 넣어두고 2층 올라가니 헤드폰이 있긴 한데... 다 저가 제품. 소니 꺼 있긴 한데 29,900원이다. 네×버 검색해보니 싼 맛에 쓰면 괜찮지만 어차피 싸구려 쓸 거면 그냥 만 원짜리 쓰란다. -ㅅ- 마침 필립스 제품이 9,900원에 팔리고 있기에 고민하다가 그걸로 샀다.
마트에서 나오니 택시들이 줄줄이 있기에 타고 영금정 가자 했고. 4,000원 나왔다.
참 좋은 동네 사시는 듯. 막상 살아보면 안 그럴지도? -ㅅ-
다니는 배인지 고정해놓은 배인지 모르겠다. 윗 부분 도색 때문에 북조선 배로 착각할지도... -ㅅ-
하여튼 쪽바리 새끼들, 이 나라에 몹쓸 짓 정말 많이 하고 갔구나 싶다.
등대 기념관인가 뭔가 가려고 했는데 동절기라 17시까지다. 늦어서 문 닫혀 있더라. 추워서 포커스 나감. ㅋ
게 찜을 먹고 싶었지만 배가 불러 안 되겠다 싶어서 일단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슬렁슬렁 걸었는데... 은근히 멀더만. 4㎞ 조금 덜 걸어서 숙소 도착했다. 차에서 짐 꺼내 방으로 가니 아까 못 본 사람이 한 명. 같이 밤을 보낼(?) 사람인 모양이다. 인사하고. 샤워실 가서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왔다. 밖으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니 가까이에 편의점이 있기에 맥주 긴 놈으로 네 개 사들고 복귀. 아까 낮에 본 아저씨가 로비에 그대로 계시기에 맥주 한 잔 하시겠냐 했더니 바로 합류하신다. 회 떠 왔다며 꺼내시는데 로비에서 술 마시면 안 되는 줄 알고 소주를 생수통에 따라 오셨다. ㅋㅋㅋ
방에 있던 분께도 같이 먹자 하고 홀로 온 처자한테도 합류 권해서 네 명이 자리를 만들었다. 로비에 오래 머물러 계셨던 분은 춘천에서 혼자 오신 마흔 둘의 세 아이 아빠. 다른 남자 한 분은 매니지먼트 회사 한다는 동갑의 C.E.O. 여자 분은 스물 여섯의 음향 일 하는 처자. 달랑 소주 한 병, 맥주 네 캔으로 시작한 거라 술이 금방 동이 나서 다시 편의점에 갔다. 술 사들고 복귀. 이런저런 수다 떨고 있으니 다른 게스트 분들이 속속 입장.
같이 한 잔 했으면 좋겠는데 커플로 보이는 남녀는 두 분이 따로 놀고. 처자 둘도 휙 와서 휙 사라지고. 아주머니들끼리 온 분들도 방에서 간단히 먹는 듯. 아무튼 넷이서 먹다가 나중에 처자 둘 합류했는데 자정에 소등이라 급하게 마무리하고 설거지 한 뒤 잤다.
새벽에 요란한 코 고는 소리가 들려 봤더니 마흔 둘 형님. ㅋ 헤드폰 끼고 잤다. -_ㅡ;;; 아침에 일어나니 일곱 시. 숙취로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일어나서 차에 들러 옷 갈아입고 로비에서 멍 때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전 날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 바람 때문에 케이블 카 못 탔다니까 처자들 둘이 내일 가자고 해서, 스물 여섯 처자와 넷이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케이블 카 타고 동명항 가서 게 찜 먹은 뒤 헤어지던가 다른 일정 짜기로. 그래서 멍 때리고 있노라니 스물 여섯 처자가 온다. 인사하고. 피곤해서 로비 소파에 아예 자리 잡고 누웠다. 잠깐 잔 거 같은데 스물 여섯 처자는 혼자 가버렸네. 처자 둘은 늦게까지 자는지 아예 안 보이고. 결국 열 시 조금 안 되서 출발했다.
이런저런 얘기 많이 했는데... 재미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처자 분, 조금만 일찍 봤으면 더 디스(?)하면서 재미 있었을텐데... ㅋㅋㅋ
역시나 어디 가지? 하다가 일단 동명항부터 갔다. 등대 보고. 게찜 먹으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먹을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 그냥 왔다. 케이블 카 타러 가자 싶어 출발. 가던 중 '대조영 촬영 세트' 간판 보이기에 급하게 내비 찍고 출발했는데... 도착해보니 설악 워터피아 옆에 있는 쬐끄만한 세트. -_ㅡ;;; 이거라면 예전에 본 거잖아. 하아~ -ㅁ-
아는 누님께 닭강정 하나 갖다 드려야겠다 싶어 사러 갔다.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만석 닭강정 있던 게 기억나서 그리 출발. 사고. 이제 어디 가지?
다시 케이블 카 타러 출발. 거의 다 도착했는데 앞 차가 빌빌빌빌 진상 짓 해서 짜증 대폭발! 이 길이 아니다 싶거나 내비를 찍으려면 길 가에 차 세우고 하라고 ㅄ아! 길 막고 지랄하지 말고! 쯧!!! 주차 요원에게 케이블 카 하나요? 하니까 한대. 오, 굿! 그런데... 차 세우려는데 다른 사람이 안 한대. 오, 마이 갓! 다시 물어봤더니 안 하는 게 맞다네. 결국 그냥 나왔다.
기본 반찬 깔리고.
에피타이저로 게살 죽 등장. 심심했다.
게딱지에 나온 계란찜. 특별하지는 않았고 그냥저냥 계란찜 맛. -ㅅ-
게가 나왔다. 사장님이 킹 크랩 추천해서 그걸로 먹었는데 살이 꽤 많아 맘에 들었다.
게 다 먹으니까 나온 볶음밥. 혼자라서 양 조절하신 듯 하다. 밥도 그냥저냥 평범한 볶음밥 맛.
밥 먹고 나니 물회와 라면이 나왔는데... 라면은 실망. 게 들어가면 시~ 원~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물회는... 원래 회 싫어해서... 그냥 국수랑 같이 몇 젓가락 먹고 말았다. 사장님이 거의 안 드셨다고 걱정을.
사장님이 두 명 온 걸로 착각을... 일행 오면 주문하겠냐 하시기에 혼자 왔다니까 아, 그러시냐고 급 당황. ㅋ 여행 가서 먹고 노는 데 돈 아끼면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인지라 가격은 아예 안 따졌다. 국산 대게가 있으면 그걸 먹으려고 했는데 없네. 수입 밖에. 홍게는 아예 없고. 사장님이 킹 크랩이 낫다 하시기에 그거 먹었다. 1㎏에 12만원이던데 난 혼자라서 800g 짜리를 96,000원인가? 그 가격에 주신단다. 택배도 된다기에 엄마님 드리려고 하나 주문하고.
사장님이 어찌 알고 왔냐 하시기에 인터넷으로 알아봤다고 뻥 쳤다. 네이버로 검색해 본 건 사실인데 검색해서 찾아온 건 아니니까. -ㅅ- 맛있긴 했는데 혼자 앉아서 발라 먹자니 좀 쪽팔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굉장히 특별한 맛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살 많은 게 찜이지. 가격 생각한다면 그리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래도 게 철이니까. 산지 와서 먹고 갔다는 걸로 만족한다.
지난 번에 비슷한 글 하나 쓰긴 했는데... 블로거지 새끼들 가장 많이 설치는 게 가전 제품 리뷰랑 맛 집 소개. 이 거지 새끼들이 협찬 받아 되도 않는 거짓말로 써대는 거, 싸그리 잡아서 실형 때려버렸으면 좋겠다. 사람 기만하는 거잖아. 동명항의 맛 집도 평가 보니 별 다섯 개 아니면 반 개다. 알바 푼 집은 안 간다는 게 내 생각이라 결국 동명항에서 안 먹은 거.
아무튼... 엄청 맛있었다 뭐,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사장님이 엄청 친절하셔서 부담스러웠을 정도. 호텔 급 서비스였다. ㅋ
PS. 나 같은 경우는 입이 워낙 저질인지라 일류 호텔의 몇 만원 짜리 카레나, 만원 짜리 부페 카레나, 3분 카레나, 다 고만고만하게 받아들이고 당장 먹을 때 지독한 맛 아니면 괜찮다는 주의라서... 솔직히 대단히 맛있는지, 대단히 맛없는지 잘 모른다. 다만, 게 철이라고 게 찜 먹으러 갔는데 살도 얼마 없고 부실하면서 말라비틀어진 밑반찬 내놓고 생색내는 가게들이 의외로 많은 모양이다. 내가 밥 먹으러 갔던 곳은 적어도 그렇지는 않았다. 다만, 한 명이 10만원 가까운 돈 내면서 식사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나도 솔직히 어디 어디 호텔에서 브런치 부페가 1인당 10만원이다 그러면 미쳤다고 쌍 욕 한다. 하지만 모처럼 여행 가서 산지 음식 먹는 거니까 돈에 신경 안 썼을 뿐.
엄마님 드리려고 택배 하나 주문했는데 당연히 차갑게 식은 채로 배송이 됐을 거 아닌가? 그런데 사장님이 엄마님이랑 통화해서 따뜻하게 먹는 법이랑 밥, 라면 먹는 법 다 설명해주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들내미 칭찬했다고.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걸로 호감을 갖게 되고 다시 찾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더구나 어찌 알고 댓글까지 달아주셨네. ㅋ
밥 값 할인 받은 것도 아니고 사이다 한 병 서비스 받았을 뿐이지만 명함 공유합니다. ㅋ
사진은 거의 대부분 DSLR로 찍었고, 게 찜 먹으러 갔을 때에만 손전화로 찍었다. 중간 중간에 손전화로 몇 장 찍은 거 아래에 올려본다.
인소의 인테리어 조명. 이쁘더라.
집에 도착해서 1년 가까이 차에 붙이고 다닌 챔피언 앰블럼 떼어냈다. 이제는 전북 팬으로 오해받을테니까.
마지막으로 등대 앞에서 찍은 셀카로 안구 테러!!! ㅋㅋㅋ
'『 여 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덟 개의 멋진 경치 중 반도 못 보고 온 단양 (0) | 2014.11.30 |
---|---|
반만 보고 온 수원 화성 (0) | 2014.11.21 |
2014 제주 (0) | 2014.10.22 |
2014 여의도 불꽃 축제 (0) | 2014.10.08 |
충동적으로 저지른 경주 여행 (2) | 2014.08.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