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엣지로 정리가 되어 가는 듯...

꽤나 오래 전부터 인터넷을 이용해왔습니다.　예전에는 PC통신을 통해 접속하는 방법이 있었고 윈도 3.1에 별도의 프로그램(소켓)을 설치한 뒤 복잡한 과정을 통해 접속하는 방법이 있었더랬지요.　접속하는 방법이 어찌나 복잡한지, 간단히 접속 가능하게끔 전용 프로그램을 배포한 유니텔 사용자가 훅~ 늘어나기도 했었습니다.　채널아이(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LG에서 밀었던 서비스) 역시 전용 프로그램을 제공했었고요.

그러다가 모뎀이 아니라 ADSL로 접속(글자가 대부분인 PC 통신에 비해 그림도 있고 그래서 통신망 속도가 느리면 아무래도 인터넷 접속이 꺼려졌습니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윈도 95가 나오면서 인터넷 접속이 많이 쉬워졌지요.

당시에는 PC 대중지가 여럿이었는데 대부분 CD를 부록으로 제공했고 그 부록에는 어김없이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가 들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 내비게이터를 썼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익스플로러를 쓰게 됐네요.　윈도에 익스플로러가 들어가면서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저도 한동안 익스플로러를 써오다가...　MS 독점 기사가 나고 그러니까 왠지 욱! 해서...　안 써야겠다 싶더라고요.　내비게이터 뒤를 잇는 게 파이어 폭스라고 하기에 파이어 폭스를 썼는데...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특히나 거의 모든 사이트가 익스플로러에 맞춰 제작된 우리나라 사이트는 심각했지요.　그래도 익스플로러는 안 쓰겠다는 일념(-ㅅ-)으로 불편함을 참고 어찌 어찌 써오다가...　세상이 좋아져서 큰 불편 없이 크롬을 쓰게 됐습니다.　-_ㅡ;;;

한동안 크롬 잘 써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작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느려지더라고요.　윈도 부팅하자마자 크롬을 누르면 바로 시작 페이지가 딱 떴었는데...　지금은 크롬 단축 아이콘을 클릭하면 프로그램은 시작되지만 빙글빙글 돌면서 페이지를 띄우는 데 1분 가까이 걸립니다.　시작할 때에만 그렇고 이후에는 괜찮긴 한데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원인을 찾기 위해 설정도 바꿔보고 64비트와 32비트를 오가기도 했는데 여전히 느립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파이어 폭스로 다시 넘어갔지요.

파이어 폭스는 속도도 빠르고 여러 가지로 편리해지긴 했는데...　여러 개의 시작 페이지를 설정하는 게 안 되더라고요.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를 열어둔 채 종료하고 다음에 다시 실행하면 이전 사이트 복원하는 설정으로 사용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윈도 10으로 넘어왔는데요.　아시다시피 윈도 10에는 엣지와 익스플로러 11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설치했던 크롬과 파이어 폭스가 그대로 있고요.　호기심에 설치했던 비발디와 우 클릭 해제용으로 사용하는 C 브라우저까지 있네요.　웹 브라우저만 여섯 개를 설치해놓고 쓰는 겁니다.　-ㅅ-

익스플로러는 안 쓸 수가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염병할 액티브 엑스 때문이죠.　전기 요금, 수도 요금, 가스 요금을 비롯해 세금 같은 게 지로로 나오면 인터넷 지로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인터넷 지로 사이트에는 떠억~ 하니 엣지 안 되니까 익스플로러 쓰라는 공지가 떠 있습니다.　점점 개선되고 있다지만 은행이나 보험 사이트도 마찬가지고요.

크롬은...　꽤나 오랫동안 주력 브라우저였는데 시작할 때의 속도가 너무 느려 안 쓰고 있네요.　구글링으로도 원인을 못 찾았어요.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작하면 시작 페이지 띄우는 게 너무 오래 걸리는데...　당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크롬의 번역 기능이 워낙 막강한지라 일본 사이트 번역할 때 주로 씁니다.

파이어 폭스는...　다 좋아요.　속도도 맘에 들고 딱히 불편한 게 없네요.　하지만 시작 페이지를 여러 개 지정할 수 없다는 건 단점.　설정 가능할 것 같은데 못 찾고 있는 건지...　-ㅅ-

비발디는 설치해놓고 거의 안 쓰네요.　예전에 오페라 깔아만 놓고 안 쓰다 지워버렸는데...

C 브라우저는 우 클릭 막아놓은 사이트에서 그림 퍼올 때 좋더라고요.　크롬에서도 플러그 인으로 가능한데 간혹 안 풀리면 C 브라우저 씁니다.

아무튼...　그렇게 여러 브라우저 깔아놓고 쓰는 중인데...　최근에는 주로 엣지 씁니다.　속도만 아니면 크롬이 가장 편한데 너무 느리니 못 쓰겠고...　다중 시작 페이지 설정 가능하니 파이어 폭스 쓸 때처럼 다음에 열릴 사이트만 남겨 놓고 탭 닫는 걸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요.

최근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어찌 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익스플로러가 압도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 다음이 크롬일 거고요.　하지만 윈도 10으로 넘어가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엣지 점유율이 올라가겠지요.　거기 저도 일조할 거고요.　아무튼...　정말 맘에 든다 하는 프로그램은 장수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게 안타까운데...　웹 브라우저는 어찌 될런지...　자다 일어나서 쓰잘데기 없는 소리 끄적거리고 있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