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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바일 』

안녕, Z2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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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폰이라는 게 쏟아져나오기 시작할 무렵 제가 쓰던 손전화는 삼성의 햅틱 착! 이었습니다. 지금 보면 가소롭기 그지 없겠지만 나름 터치 폰이었어요. -_ㅡ;;;   일찌감치 PDA를 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폰의 가능성을 가벼이 본 덕분에(라기보다는 당시에 술 쳐먹고 다니느라 돈이 없었다지요. -_ㅡ;;;) 남들보다 조금은 늦게 스마트 폰 라이프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첫 스마트 폰을 놓고 한참을 고민했는데요. 갤럭시 S와 엑스페리아 X10을 놓고 이리저리 재고 또 쟀습니다. 그러다 결국 갤럭시 S를 질렀는데요. 보통은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데 이 때의 선택은 몹시나 훌륭했습니다. 엑스페리아 X10은 그 쌔끈한 디자인의 반에 반도 못 미치는 성능과, 그 성능의 반에 반도 못 미치는 서비스 때문에 온갖 욕을 먹다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버렸거든요.


시나브로 시간이 흘러 다음 스마트 폰으로 갤럭시 S3를 질러 잘 썼습니다. 노예 계약이 끝나면서 새로운 손전화를 찾아 헤매던 중 엑스페리아 Z2의 출시 소식을 듣게 되었지요. 응? 얘네들 아직도 스마트 폰 만드나? 정신 덜 차렸네. ㅋㅋㅋ 하며 기사를 봤는데... 봤는데... 아... 아아... 아아아... 세상에나... 이렇게 아름다운 손전화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ㅁ-


보랏빛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Z2를 보고 눈이 뒤집어지고 말았습니다. 여자 사람한테 첫 눈에 반해야 하는데 한낱 손전화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겁니다. -ㅅ-   그 때부터였지요. 구×과 네×버를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리며 Z2만 검색하고 다녔습니다. 하드웨어 스펙 따위는 보지도 않았지요. 그저 사진만 보면서 침만 질질 흘렸습니다.


2014년 5월, SK와 KT에서 Z2의 예약 판매를 진행했고... 보라색 Z2는 예약 판매가 시작됨과 거의 동시에 완판! 검은 색과 흰 색도 이내 완판! 저녁 무렵 구매 취소한 물량이 나왔는지 일부 재고 있음으로 뜨긴 했지만 실로 엄청난 인기였습니다. X10이 얻어 먹은 욕이 무색할 지경이었지요. 클리앙과 뽐뿌 등의 얼리 어답터 성향이 강한 사이트로부터 시작된 찻잔 속 태풍의 위력이었습니다. 저도 그 태풍에 휩쓸린 사람 중 한 명이고요.


5월을 며칠 남기지 않은 즈음, Z2가 도착했습니다. 집에 없을 때 택배가 왔는데 빨리 보고픈 맘에 부랴부랴 우체국으로 찾으러 갔다가... 허탕치고 돌아오니 문 앞에 놓여 있었지요. 출근 시간이 임박해서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돈 벌러 갔습니다. 퇴근하고 우렁 각시 기다리는 집으로 달려드는 총각 마냥 Z2를 향해 돌진!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이쁘더라고요. ㅋㅋㅋ


USIM 등록하고 이것저것 설정하면서 만져봤습니다. 그렇게 적응을 하다보니 불편한 게 조금씩 느껴졌습니다. SKT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를 이용해서 합법적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봤었는데 그 앱이 안 돌아갔고요. 티머니도 안 되더라고요. 거기에다 2,070만 화소를 자랑한다는 카메라는 과열 문제로 혼자 툭툭 꺼지기 일수.


시간이 지나 SKT를 통한 영화 다운로드는 가능해졌고 발열 문제도 어느 정도 잡혔지만 티머니는 여전히 불가였지요. 포기하고 교통 카드(되는 신용 카드) 들고 다녔습니다. -_ㅡ;;;


처음에는 단점 때문에 영 불편했는데... 적응하니까 또 쓸만하더라고요. 반 셔터 지원하는 별도의 카메라 버튼도 맘에 들었고, 노이즈 캔슬링 지원하는 소니다운 사운드도 최고였지요. 거기에다 방수는 정말 엄청났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손전화를 꺼내 놓으면 다들 소니에서 스마트 폰도 만드냐며 놀라기 일수였고, 그 상황에서 에이~ 더러워졌네~ 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물을 부어버리면 다들 ⊙ㅁ⊙   ㅋㅋㅋ

그렇게 희귀(?)한 손전화를 쓴다는 것으로부터 오는 주변의 시선, 방수에 대한 놀라움도 은근한 즐거움 중 하나였지요.


나름 즐기며 잘 썼습니다. 워낙 손전화 자체가 예쁘게 나와서 굳이 케이스를 씌우지 않았지요. 그게 문제였습니다. 손전화를 워낙 곱게 쓰는지라 2년이 지나도 흠집이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저였지만 희한하게 Z2는 여러 번 떨어뜨렸네요. ㅠ_ㅠ   액정 깨지는 대참사는 겪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흠집이 생기고 까지기 시작하자 애정이 식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갤럭시 S6 엣지가 나왔어요. 이전의 노트 엣지를 보면서 양 쪽 다 깎으면 무조건 지른다! 라고 마음 먹었는데 정말로 양 쪽 다 깎은 손전화가 나온 겁니다. 문제는... 엄청난 가격과 맘에 들지 않는 색깔. 특히나 단통법 아래에서 손전화 지르는 바보 짓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스로 참고 있는데... 삼성 이 미친 ×들이... 빨간 색을 내놨어요. 아이언 맨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면서. 너 양 쪽 엣지 나오면 산다며? 라고 갈구는 사람들에게 빨간 색 아니라서! 라고 둘러댔는데... 빨간 색이 나왔네요. 출시하는 날을 노려 판매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버가 퍼져서 접속이 엄청 힘들더라고요. 브라우저만 열 몇 개를 띄워놓고 삽질하다가 결국 출근 시간 때문에 못 샀습니다.


갤럭시 S6 엣지랑은 인연이 아닌가 보다 하고 포기했지만...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가격이 떨어졌고... S6 엣지+ 가 나왔는데... 무식하게 커보여서 별로. 결국...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질렀습니다.




왼 쪽이 갤럭시 S6 엣지, 오른 쪽이 엑스페리아 Z2. 굳이 엣지 디자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Z2 쪽이 더 커보입니다. 무게도 Z2 쪽이 더 나가고요.


갤럭시 S6 엣지 지른 이야기는 바로 다음에 이어서 하기로 하고요. 이 글은 고이 모셔놔야 할 Z2에 대한 글이니까요(응? 어디가?). Z2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주절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소니는 에릭슨과 손을 잡고 스마트 폰 시장에 진출했지요. 제가 글 머리에 언급했던 X10 역시 소니 에릭슨에서 나온 스마트 폰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니와 에릭슨은 엇박자를 내며 어긋나기 일수였고 결국 소니가 에릭슨의 지분을 사들이는 걸로 결별. AV(아니, 당신들 생각하는 그거 말고! -_ㅡ;;;)의 강자답게 소니는 보는 것과 듣는 것을 강조한 스마트 폰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게 엑스페리아 Z 시리즈입니다.


Z1은 우리나라에 출시되긴 했지만 엄청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Z2와 거의 같은 시기에 판매가 되었습니다. 숫자 1에 하악거리며 흥분하는 1 성애자 아니라면 굳이 Z1을 살 이유가 없었지요. 그리고 Z2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색깔과 디자인으로 수많은 얼리 어답터들의 지갑 자동문에 전원을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Z2는 아이폰과 갤럭시가 양분하고 LG와 팬텍이 짜잘하게 갈라 먹던 우리나라에서 의외의 선전을 합니다.

  • Z2는 생활 방수가 됩니다. 단순히 비 맞으며 통화하는 게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물에 담궈도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샤워하며 쓰기도 했는데요. 이 경우 물 때문에 손전화가 미친 × 널 뛰듯 엉망으로 동작해서 영 불편하더라고요. 하지만 욕조에 몸 담근 상태에서 전화 쓸 때에는 참 좋았습니다. 워터 파크 놀러가서도 주렁주렁 방수 팩 달지 않고 그냥 막 물에 집어 넣어도 괜찮았고요. 주변 사람들의 놀라는 시선은 덤.


  • 소니 제품답게 선명한 화질과 깔끔한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라고 써야 하는데 저는 막 눈, 막 귀라서 잘 모릅니다. -ㅅ-   다만... 노이즈 캔슬링은 정말 일품이라서 소니 이어폰/헤드폰과 같이 쓰면 정말 좋습니다. 대부분의 플래그십 스마트 폰도 모노 스피커를 장착하는데 Z2는 위, 아래에 모두 스피커가 있어서 스테레오로 들을 수 있거든요. 그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 일체형 배터리지만 꽤나 오래 버텨주어서 배터리 방전으로 곤란을 겪은 적은 한 번도 없었네요. 혹시나 해서 보조 배터리를 들고 다녔지만 배터리 때문에 야박한 점수를 줄 수 없는 손전화였습니다.


  • 카메라는 2,070만 화소인데... 수동으로 찍을 때에만 그렇게 동작하고요. 자동으로 찍으면 800~1,600만 화소로 찍힙니다. 하지만 굳이 2,070만 화소로 찍지 않아도 정말 훌륭한 사진을 내놓고요. 무엇보다도 반 셔터 지원하는 별도의 셔터 버튼이 있어서 사진 촬영할 때 흔들리지 않고 찍기 좋습니다.


  • 티머니는 1년 넘도록 결국 안 되더라고요. 편법을 써서 사용할 수 있었지만 KT 사용자에게나 유리했고 SKT라서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후불은 불가능했기에 포기했습니다.


  • SKT 티 프리미엄은 안 되다가... 몇 번 업데이트 하더니 되더라고요. 처음 됐을 때에는 내장 메모리에만 저장이 가능하고 외장 SD에는 저장이 안 됐는데... 그것도 다음 업데이트에서 해결해주었습니다.


  • 앞 면과 뒷 면 모두에 강화 유리를 장착하고 있어서 굳이 케이스로 덮지 않아도 됩니다. 쌩 폰으로 들고 다니는 게 가장 예쁜데... 그러다 떨어뜨리면 제 꼴 납니다. ㅠ_ㅠ   케이스만 바꿀 수 있었다면 갤럭시 S6 엣지를 안 샀을 지도 모릅니다만... 전면 액정과 일체형이라서 교체에 15~20만원 정도 든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했습니다.


  • Z2는 장점이 참 많은 손전화입니다만... 가장 큰 단점이 뭐냐면... 전화가 안 들립니다. -ㅅ-   정말 지독하게 안 터집니다. 안테나 빵빵하게 서 있는데 안 들려요. 그나마 그냥 통화할 때에는 괜찮은데 이어폰으로 노래 듣던 중 통화하게 되면 100% 상대가 못 듣습니다. -_ㅡ;;;   손전화인데 전화가 안 돼.


갤럭시 S 쓰다가 갤럭시 S3로 바꿀 때... 다른 곳은 다 기존 기기 반납 조건이었는데 안 내도 된다는 곳을 어렵게 찾았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기기 변경했거든요. 갤럭시 S는 동영상 보던가 하려고 가지고 있을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갤럭시 S3 보다가 갤럭시 S 보니 화면도 너무 작고 속도도 엄청 느리더라고요. 휴대용 동영상 재생 기기로 쓸 생각이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포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데요. 갤럭시 S6 엣지로 바꿨지만 Z2는 현역으로 뛰기에도 부족함이 없거든요. 그래서 MP3 플레이어로라도 쓸 생각입니다. 티 프리미엄으로 받아놓은 영화는 볼 수 없더라고요. 희한한 건... 책과 만화는 볼 수 있네요. -ㅅ-   새 전화로 넘어가는 게 은근히 번거로운 일이라서 아직까지도 쪼물딱거리고 있는데... 적당히 마무리되면 Z2 초기화해서 엠피삼 플레이어로 써야겠습니다. 15개월 정도 쓰면서 참 정이 많이 든 녀석인데 현역에서 은퇴시키려니 아쉽네요.




다음 글은 갤럭시 S6 엣지 지르는 글이 될 겁니다. ㅋ




뒤 쪽으로 비교해보니 Z2가 더 커다랗게 보이네요. Z2의 보라색은 보라색으로, 파란색으로, 다양하게 보이는 희한한 색깔입니다. 갤럭시 시리즈에서 저런 튀는 색깔은 기대할 수 없는 걸까요?



엑스페리아 Z2의 2,070만 화소 카메라입니다. 저 엄청난 카메라를 달고 있지만 밋밋합니다. 고작(?) 1,600만 화소 카메라 달고 있으면서 건방지게 주둥이 툭 내밀고 있는 갤럭시 S6 엣지와는 레벨이 다릅니다. -_ㅡ;;;



얘는 툭~ 튀어나와도 보통 튀어나온 게 아니라서... 에폭시로 된 스티커가 악세사리로 나오는 지경입니다.



자세히 보면 두께도 Z2도 쪽이 아~~~ 주 약간 두껍습니다. 무게는 뭐, 말할 것도 없고요.



술 먹고 자다가 새벽에 깼는데 손전화를 충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술도 안 깼는데 충전한답시고 충전기를 이리 저리 힘으로 우겨 넣다가 저렇게 다 찌그러졌습니다. 문제는... 저렇게 플라스틱에 흠집이 생기면서 방수 커버가 덜렁거리기 시작했다는 거. 아예 안 닫히는 건 아니지만 손상이 없는 반대편에 비하면 거의 힘들이지 않고 빼낼 수 있어서 물에 담글 때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ㅅ-



작고 동그란 전원 버튼. 정말 예쁘게 멋진 녀석인데 Z5에서는 전원 버튼에 지문 센서를 달면서 저 예쁜 녀석이 사라진다는 루머입니다. 제발 루머로 끝나기를... 저 동그란 전원 버튼 없는 엑스페리아 따위...



반 셔터 지원하는 카메라 버튼. 이 녀석 덕분에 손전화로 사진 찍는 걸 싫어하던 제가 DSLR 놓고 다니게 됐습니다.



일제 손전화에서만 볼 수 있는 핸드 스트랩 고리. 아는 누님이 왜 너만 손전화 줄 차고 다니냐고 하기에 누나 껀 없어요~ 했더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냐며 자기 전화 보다가 흠칫!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우리나라 스마트 폰은 핸드 스트랩 고리가 없지요. -ㅅ-



몇 번 떨어뜨리면서 여기저기 까이고 찍힌 흔적들. 가슴 아프네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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