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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책을 읽고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제목도 도쿠가와 이에야스. 1970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사회 분위기 때문에 원제를 그대로 쓰지 못하고 1부의 부제목인 '대망'을 제목으로 붙였다. 지금은 원래 제목대로 나오고 있다.
- 전부 3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스24에서 지르려고 보니 10% 할인 받아도 37만원이 넘어간다. 『 삼국지 』와 『 은하영웅전설 』 지를 때를 제외하면 세트 한 꺼번에 구입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금액이 금액이다 보니 책 사는 돈 아끼지 말자 생각하면서도 확! 결제를 못하겠다.
- 그래서 도서관에 책이 있는지 알아봤다.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립 도서관이 있고... 거기에 책이 있다. 오래 되기도 했고 찾는 사람이 없어서 1, 2, 3권은 보존 서고에 묻혀 있었다.
- 빌려 왔는데... 돈 주고 사서 보기에 충분하다는 결론. 일단은 빌린 책 보기로 했다. 도서관에 전 권이 다 구비되어 있는지도 모르겠고, 2005년에 증판되어 나온 책이라 요즘 나오는 책과 같은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간혹 보이는 오타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괜찮다.
- 일본의 유명인이 한국의 위인을 존경한다거나 배울 점이 있다고 말하면 자부심을 느끼면서, 한국인이 일본의 위인을 상대로 똑같은 얘기를 하면 매국노나 친일파 등으로 몰아간다. 일본에 여러 차례 침략 당하고 지배 당한 과거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지만 고등 교육 받은 사람이라면 가릴 건 가릴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얘기한다 해서 일본의 한국 침략을 정당화 하거나 위안부를 부인하는 일본 입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들 밑에서 지내다가 권력을 쥐었으니 말이다. 단순히 그렇게만 알고 있다가 소설을 통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어렸을 때 오다 노부나가에게 인질로 잡혀 지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은 술술 읽히지만 권당 두께도 두껍고 32권이나 되다 보니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한다.
- 과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배우는 처세술 따위의 자기 개발서 같은 게 엄청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일본 출판계에서 크게 히트한 뒤 고스란히 한국으로 건너온 케이스다. 재벌 총수들이 읽고 있다고 운운하며 이슈가 된 적도 있다. 굳이 일본에서 위인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에게 처세술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성공하니 빌 게이츠 들먹이는 개발서 쏟아져 나오고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으로 재기하자 잡스 들먹이는 개발서 쏟아져 나온 걸 생각해보면... 뭐,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싶다.
- 아무튼... 뭣도 모르고 축구 볼 겸 구경 간 오사카, 그 곳의 대표적인 관광지라는 오사카 성의 전시물을 좀 더 제대로 보고 싶은 마음에 알아보다가 세키가하라 전투에 대해 알게 되었고... 거기에 대해 알아보려 하다 이렇게(?) 되었는데... 부디 32권까지 완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빌린 책에 밑 줄 긋고, 책장 접고, 온갖 오물 묻히는 ×× 같은 ××들은 당최 사라지지 않는고나. 하아~
- 1권 보다가 책 뒷 부분에서 옮겨 적은 거 여기 옮겨본다.
- 도쿠가와 막부의 저성장 시대는 이미 더 나눠줄 영지가 없게 된 데 그 원인이 있다. 이에 비해 누구든 마구 부추기며 고성장을 추구한 것은 히데요시로, 조선 전쟁은 여기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이에야스는 히데요시와 달랐다. 히데요시는 공을 세운 자에게 높은 녹봉을 주었지만, 그것은 제1대에 한했다. 제2대 째가 되어 공이 없으면 가차없이 녹봉을 깎았다. 받는 입장에서는 받을 때의 기쁨이 컸으나 빼앗길 떄의 고통 또한 컸다. 이에야스는 대대로 내려오는 가신들에게 결코 많은 녹봉을 주지 않았지만 세습을 인정했다. 이 점에 대해 이에야스는 철저했다. "계속 도쿠가와 가문에 충성을 바쳐라. 도쿠가와 가문이 존속하는 한 종신 고용을 보장한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신들에게 나눠줄 땅이 없자 명을 친다는 명분으로 조선을 침략했다는 이야기는 예전에도 들은 적이 있다. 요즘도 저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일본의 종신 고용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로부터 시작된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든다. 우리보다 일찍 버블 경제가 붕괴되어 고난을 겪은 일본이지만 저 종신 고용제 만큼은 유지되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 이렇듯 사람은 저마다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좋다. 이 점은 저마다의 기호며 재능의 차이가 있으므로 저절로 그렇게 되네다. 그러나 기호에 따라 정치가 좌우된다면 그야말로 백성들에게 폐가 된다. 예를 들어 다스리는 자가 매사냥이 취미라 하여 온나라 안에 사냥터를 만들게 한다면 대체 얼마만한 논밭이 없어지겠는가. 이익을 쫓는 자는 이익을 뒤쫓고, 수공을 즐기고 싶은 자는 즐겨도 좋지만, 즐거움을 주로 하는 자에게는 결코 정치를 맡기면 안 된다. 정치를 담당하는 이는 무엇보다 개인의 즐거움을 버려야만 된다. 백성에게 충성하는 일을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
- 드라마 보는 걸 즐기는 ×××은 쫓겨나고 나면 할 일도 없을텐데 못된 짓 작작하고 이 책이나 좀 봤으면 좋겠다. 아니면 퇴계가 쓴 책 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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