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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7 히로시마 - 다섯쨋 날 ~ 돌아오는 날: 덴덴 타운에서 너덜너덜. -ㅅ-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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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호텔은 냉장고 안에 먹을 게 들어 있는 호텔 같은 호텔(?)이라서... 체크 아웃할 때 뭐 빼먹었나 확인 과정을 거친다. 편의점에서 사다 먹는 것보다 비싸니 될 수 있으면 호텔 냉장고는 털어먹지 말자. -_ㅡ;;;   난 당연히 냉장고 안에 모셔져 있는 캔이나 병들에 감히 접근하지 않았기에 추가 결제 과정 없이 바로 체크 아웃 완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때 가방이 5㎏ 넘었다. 그걸 매고, 앞으로는 쌕 매고, 오른 손, 왼 손 번갈아가며 캐리어를 끌면서 오카야마 역으로 향했다. 샤워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등으로 땀이 흐르는 게 느껴지니 짜증이 왈칵! 길바닥에서 짜증낸다고 누가 순간 이동 시켜줄 것도 아니니 속으로만 궁시렁거리면서 플랫폼으로 향했다. 신칸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잔뜩. 1호차 쪽으로 걸어 열차 기다리다가 잠시 후 도착해서 올라탔다. 자리가 없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빈 자리가 많아 짐 놓고 일단 앉았다. 가는 내내 오늘 뭐하지? 하고 고민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일단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 생각했는데 어떻게든 안 됐다.


고민한 건 두 가지. ① 교토에 간다. ② 바로 숙소에 들어간다.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교토에 가자! 고 결정. 고민하는 사이 신 오사카에 도착했고... 열차는 교토까지 가지만 내가 가진 패스로는 신 오사카까지만 탑승이 가능해서 곱게 내렸다. 캐리어와 가방을 당장 내팽개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기에 코인 라커를 찾아 헤매는데... 모든 라커가 다 사용 중이다. 빈 라커가 없다. ㅠ_ㅠ   빈 라커를 찾아 헤매고 있는데 웬 아이 하나가 빈 라커 앞에 서 있다. 뭐지? 이용하려는 건가? 자리 맡아놓고 있는 건가? 슬며시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는데 부모로 추정되는 어른 두 명이 오니 냅다 그리로 간다. 데리러 간 건가? 그 사이에 라커 쓰면 양아치잖아?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라커 쪽이 아니라 반대 쪽으로 멀어져 간다. 잘 됐다~ 싶어 잽싸게 라커를 열고 캐리어와 가방을 쑤셔 넣었다. 캐리어 넣고 가방을 넣으니 문이 잘 안 닫힐 것 같았는데 간~ 신~ 히 닫았다.


무거운 것들을 덜어내니 좀 홀가분해졌고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 캐리어 넣은 코인 라커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개찰구로. 급할 이유가 없으니 슬렁슬렁 걸어 교토 가는 열차를 탔다. 금방 교토에 도착. 역시나 교토는... 바글바글.   여러 번 와서 이제는 제법 익숙한지라 헤매지 않고 바로 인포메이션 센터로 갔다.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께 가서 "강코쿠고 치즈 구다사이(韓国語地図ください。= 한국어 지도 주세요.)." 했더니 관광 안내 지도 주기에 "빠스치즈 구다사이(バス地図下さい。= 버스 지도 주세요.)." 해서 교토 버스 지도 하나 얻고... "이치니치 죠샤켄 구다사이(1日乗車券ください。= 1일 승차권 주세요.)." 해서 1일 승차권 샀다. 이 날 에이칸도(永觀堂)만 갔다 올 거라서 갈 때 ¥230, 올 때 ¥230, 합이 ¥460이니까 1일 승차권을 구입하지 않는 게 이득이지만 ₩400 더 내고 기념품 삼아 챙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날짜가 크게 찍히니까 시간이 오래 지나 1일 승차권 보면서 '맞아, 이 때 일본 여행 했었지~' 하고 추억에 잠길 수도 있고. 대충은 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혹시 몰라서 "에이칸도 이키노 바스와 도꼬데스까(永觀堂行きのバスはどこですか。= 에이칸도 가는 버스는 어디입니까?)?" 하고 물어 버스 타는 곳을 확인했다.


버스 타서 멍 때리고 있다가 내릴 정류장에 도착해서 벨 누르고 하차. 이 쪽이다 싶은데 확실하지 않아서 구글 지도 켜고 천천히 걸어갔다. 계속 직진해야 하는데 왼쪽으로 꺾는 바람에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됐는데 '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꺾으면 되지, 뭐~' 라 생각하고 계속 갔더니 막다른 길이었다. -ㅅ-



잘못든 길에 굉장히 자연 친화적인 차가 서 있어서 사진 찍었다. ㅋㅋㅋ


지난 해에 이어 올 해에도 오게 된 에이칸도. 단풍 구경하기 좋은 곳이라 하지만 정작 단풍 시즌에는 온 적이 없다. 사람들이 꽤 많았고 한국 말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신발장에 신발 놓고 갔다가 잃어버리면 어쩌나 싶어 봉투에 담아 덜렁덜렁 들고 들어가서 녹차 자판기로 향했다. 날이 엄청 더웠지만 뜨거운 녹차 한 잔 받아서 마루에 걸터 앉았다.



멍~ 하니 앉아 경치 감상하려고 하는데... 왔다갔다 하는 사람도 많고 이래저래 시끄럽다. 거기에 햇볕도 너무 뜨겁다.



첫 잔을 다 마시고 다시 녹차를 받아 이 쪽으로 옮겼다. 그나마 그늘. 홀짝홀짝 차 마시며 멍~ 하니 앉아 있었다.


에이칸도는 언제 가도 좋았지만 이 날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별로였다.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한 긴카쿠지, 철학의 길, 난젠지 코스인데 희한하게 에이칸도는 찾는 사람이 없고... 그것이 내게는 오히려 장점이 되었기에 매 년 교토 갈 때마다 들렸는데... 사람이 많으니 영 별로였다. 거기에 비 오는 날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니 맑은 날이 비오는 날 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도 끝도 없이 계속 앉아 있을 수 없어서 한 10분 앉아 있다가 슬금슬금 엉덩이 들고 움직였다.



날이 더워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났다. 하지만 예전에 가지 않았던 곳까지 꼼꼼히 다 들러 사진 찍으며 구경.



역시나... 햇볕 좋은 날은 일광욕하는 거북님을 볼 수 있다.



빨라도 너무 빨리 찾아온 성질 급한 단풍. ㅋ



그렇게 에이칸도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교토의 관광지는 대부분 17시에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달리 다른 곳 갈 데도 없고... 그냥저냥 피곤하기도 해서 일찌감치 오사카 넘어가기로 했다. 길 따라 쭈욱 걸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구글 맵으로 보니 반대 쪽으로 가는 정류장이다. 다시 길 건너가자마자 버스가 와서 잽싸게 뛰어 탑승. 버스에서 멍 때리고 있다 보니 교토 역에 도착했다.

이 날 숙소는 도톤보리에 있는 선루트 오사카 남바. 예전에 남바 워싱턴 호텔로 불리던 곳이다. 돌아오는 비행기가 오후에 있어서 오전에 덴덴 타운 가려고 도톤보리로 잡은 건데... 생각해보니 한국 사람들 바글거리는 거 싫어하는 내 입장에서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신 오사카 들러 짐 찾고 호텔로 가면 얼추 저녁 먹을 시간인데 도톤보리라면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하니 숨이 턱! 막혀왔다. 그래서 교토 역에서 밥 먹고 가기로 결정.

이세탄 백화점 꼭대기로 올라갔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라멘 한 번도 먹은 적이 없으니 라멘이나 먹을까?' 하고 간 거였는데 어쩌다보니 돈까스 가게에 들어갔다. 뭔가 이것저것 잔뜩인 세트 메뉴랑 생맥주 시켜서 여유있게 먹고~ 다시 내려와 기차 타러 갔다.



신 오사카 도착해서 짐 찾으러 갔다. 녹색 불 켜진 라커는 빈 것, 빨간 불 켜진 라커는 이미 사용 중이라는 뜻이다.


터치 스크린 방식이었는데 한국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한국어' 누르면 한글로 나온다. 짐 맡기면서 받은 종이 쪼가리의 QR 코드를 아무리 들이대도 반응이 없고 카드 어쩌고 저쩌고. 아니, 대체 뭔 카드! 하고 슬슬 짜증이 날 무렵... 아, 여기 아니고나. -_ㅡ;;;


더 옆으로 가야 했는데 덜 가서 카드만 되는 곳 앞에 얼쩡거렸던 거다. 정신 차리고 짐 맡긴 라커를 다시 찾아 가서 QR 코드 들이대서 짐 찾는 데 성공. 다시 몸이 잔뜩 무거워졌다. 신 오사카에서 도톤보리까지는 JR만으로 이동하는 게 어렵다. 빨간색 미도스지 線 이용하면 편하다. 동전 넣고 자판기로 표를 사야 하는데 죄다 일본어로 나온다. 이상하다? 예전에 분명 영어로 바꾸는 기능이 있었는데? 당최 안 보여서 옆에 있는 일본인한테 "스미마셍. 난바마데 이쿠 깃뿌오 카이타이토 오모이마스(すみません。難波まで行く切符を買いたいと思います。= 미안합니다. 난바까지 가는 표를 사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말하면서 영어로 바꾸는 버튼을 발견했다. 나는 터치 스크린 내에서만 버튼을 찾고 있었는데 그 옆에 물리적인 버튼으로 존재하고 있었던 거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왜 헤맨 건지. 아무튼... 내 느닷없는 희한한 발음의 일본어를 들은 일본인이 당황하며 도와주려 하는데 영어 버튼을 발견해서 영어로 전환. 옆에서 보고 있기에 고맙다고, 이제 됐다고 인사하고. 표 샀다. -_ㅡ;;;   그러고 한 번에 개찰구 통과 못 하고 헤매다가 어찌어찌 지나갔다. 미도스지 線 수도 없이 탔는데 왜 그렇게 헤맸는지.



무사히 난바 역에 도착을 하긴 했는데... 호텔까지는 꽤 걸어야 한다. 한국인, 중국인 바글거리는 도톤보리를 캐리어 끌고 걸어가고 싶지 않아 지하 차도로 가려고 검색했는데... 당최 모르겠다. 가라는 쪽으로 갔는데 아무리 봐도 여긴 아닌데 싶은 거다. 그래서 그냥 익숙한 출구로 나가 결국 도톤보리로 갔다. -_ㅡ;;;   귀찮으니 걷는 속도를 바짝 올려 거의 뛰다시피 도톤보리 통과.   예전에 직장 선배와 일본에서 만나 쿠시카츠와 맥주 얻어 먹었던 가게가 없어졌다. 그 가게 밀어버리고 공간을 마련한 건지 꽤나 넓어져 있더라. 다리 건너면 바로 돈키호테 나오는 거기다. 화장실 있고. 거기를 기점으로 한국인 밭, 중국인 밭이 갈린다. 거기까지는 온통 한국어인데 거기를 지나면 온통 중국어다. -ㅅ-

호텔은 이름 바꾸기 전에 이미 가봤던 곳이기에 한 번에 도착. 그런데... 응? 로비가 뭔가 이상하다. 직원들이 있는 게 아니라 뭔 이상한 장치들이 잔뜩이다. 뭔가 싶어 보니... 터치 스크린 형식의 셀프 체크 인 기기였다. 그런 게 엄청 많이 있었다. 아, 이렇게 바뀌었고만? 하고 일단 기기로 다가가니 한국어를 지원한다. 안내되는대로 하려고 여권 주섬주섬 꺼내고 있는데 직원이 와서 다 해준다. 이러면 굳이 자동화해서 셀프로 하는 의미가... -_ㅡ;;;

아무튼 체크 인 금방 끝내고 카드 키 받아 방으로 향했다. 전과 달라진 건 앨리베이터 탈 때 카드 키를 앨리베이터 버튼 있는 데 찍어야 한다는 것. 앨리베이터 타고 올라갔는데... 뭔 방을... 끄트머리도 완전 끄트머리로 줬다. 아오.


방에 널부러져 있다가 일단 씻자 싶어 샤워를 하고... 짐을 정리했다. 다음 날 바로 나갈 수 있게 짐을 다 싸고 충전해야 되는 것들만 잔뜩 꺼내 책상에 늘어놓았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근처 드럭 스토어 가서 선물할 거 사고. 편의점 가서 가리가리 군이랑 먹을 거 대충 사들고 왔다. 방에 도착해서 맥주 한 잔 하려고 보니... 안주로 먹을 오징어를 안 사왔다. -_ㅡ;;;   빤쓰만 입고 있었는데 다시 옷 입고 나가자니 너무 귀찮았다. 평소 같으면 그냥 맥주만 마시던가 먹고 있던 곤약 젤리로 안주를 했으면 됐을텐데 피곤해서 그런지 한 모금 마신 맥주가 그렇게 썼다. 안 되겠다 싶어 옷 입고 다시 편의점으로. 또 가리가리 군 사서 입에 물고 오징어 두 개 사들고 왔다.



원래는 도톤보리 카니도라쿠에서 밥 먹으려고 했었는데 오카야마에서 마사미 님이랑 이미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안 갔다.



해 지는 게 멋있어 보여서 카메라 조금 위로 들어 올려 한 장 더 찍고.



방에서 맥주 홀짝거리다 잠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분명 호텔 예약할 때 조식 포함으로 했던 거 같은데 조식권을 안 준 것 같다.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 '확인해볼까?' 하다가 '숨 쉬는 것도 귀찮은 마당에 밥은 무슨...' 하고 그냥 계속 누워서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체크 아웃 시간(11시)에 쫓겨 짐 싸들고 나왔는데... 밑에 내려와서 확인해보니 13시까지는 무료로 연장이 가능하단다. 진작에 알았으면 연장하고 계속 빈둥거리다 나왔을텐데...

역시나 짐이 문제였는데 호텔에서 공항까지 짐을 보내주는 서비스가 있더라. ¥2,000 조금 더 줘야 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다. 그 서비스 이용하고 싶다고 말하니 뭘 써달라고 주는데... 응대하는 직원이 한국인이다. "한국 분이세요?" 하고 물어보는데 반갑더라. 한참 어려 보여서 워킹 홀리데이로 와서 일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아무튼... 쓰라고 준 종이에 이것저것 쓰고 있는데 몇 시 비행기냐고 물어본다. 몇 시 비행기라고 했더니 그럼 안 된단다. 응? 왜?   알고 보니... 공항에 짐이 도착해서 찾을 수 있는 시각이 17시라고 한다. 난 그걸 15시로 착각한 거다. 16시 45분 비행기니까 짐 찾고 타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17시부터 짐 찾을 수 있다 하니 나는 해당이 안 되는 셈. 결국 그 무거운 짐을 끌고 움직여야 했다.


다시 도톤보리를 통과하여 난카이 난바 역에 도착. 남쪽인지 북쪽인지 엉뚱한 곳에 도착해서 중앙 역 찾아 잠깐 헤매고... 중앙 역에서 간사이 공항까지 가는 라피트 표를 미리 예매했다. 그리고 나서 짐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코인 라커를 찾는데... 캐리어가 들어갈 사이즈의 코인 라커는 모두 사용 중이다. 빈 곳이 하나도 없다. 인포메이션 센터를 발견해서 큰 사이즈의 코인 라커가 근처에 있냐고 물어보니 사이즈는 모르겠고 한 층 내려가면 코인 라커가 있다고 한다. 

아래로 내려갔는데... 코인 라커고 나발이고... 안 보인다. 일단 가보자 싶어 길 끝까지 갔더니...



돈 받고 짐을 맡아주는 곳이 있다. 짐 하나에 ¥1,000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히 기억이 안 난다. 영수증이 어제까지 거실을 굴러다녔는데 스크랩 할 것들 모아두는 통에 넣어버려서 못 찾겠다. -_ㅡ;;;   아무튼 코인 라커 큰 게 ¥700인데 그것보다는 비쌌다. 매고 있던 가방 내려놓으면서 이것도 같이 맡긴다고 하면서 은근히 하나로 퉁 쳐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칼 같이 두 개 요금 받더라. 그래도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니 살 것 같았다.


덴덴 타운에나 갔다가 오자 싶어 느긋하게 걸었다.



일부러 가려고 할 때(오사카 처음 갔을 때)에는 안 보이더만... 보고 갈까 하다가 입구 사진만 찍고 그냥 가던 길 갔다.



졸졸졸 흐르는 물이 보기 좋더라. 삭막한 고층 건물인데 여기저기 풀떼기도 많이 심어놓고, 잘 꾸몄다는 생각이 든다.



걸어 가다가 편의점 보여서 가리가리 군 또 사먹고... 덴덴 타운에 도착했다. 메이드 까페 알바 처자가 찌라시 나눠주려고 하기에 생긋~ 웃으며 속으로 '일본어 알아듣게 되는 먼 훗 날 꼭 갈게요~' 라고 마음을 전했다. -_ㅡ;;;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며 이것저것 구경. 처음 일본 여행 갔을 때만 해도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어지간하면 다 수입된다. 곤약 젤리나 로이스 초컬릿은 물론이고 호로요이, 퍼펙트 윕 같은 것들도 정식으로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다. 어제는 TV 보니 카베진 광고도 하고 있더라. 샤론 파스도 수입해서 파는지 광고하더라. 아무튼... 피규어도 마찬가지인지라 일본에서 판매하는 피규어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 구입 가능하다. ₩19,000에 판매하는 피규어들은 일본에서 사들고 오는 수고를 고려한다면 한국에서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 원피스 』 피규어 중 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게 몇 종류 있는데 가격에 비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다만... 비싸게 팔리는 녀석일수록 바가지가 심하다.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bkl0405/220644771961


고토부키야에서 나온 『 스트리트 파이터 』 '사쿠라' 피규어가 있는데 네이버 쇼핑에 등록되니 유명 피규어 샵에서 15만원 넘는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해외 직구 가격도 10만원이 넘어간다. 덴덴 타운에서는 이 녀석을 ¥7,000 안 되는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중고라서 싼건가 싶어서 다시 봤는데 새 거 맞다. 환율을 ₩1,100으로 계산해도 ₩80,000이 안 되는데 한~ 참을 더 받는 거다. 저 녀석 뿐만이 아니었다.



태풍 왔는데 우산 들고 나가서 좋다고 휘날려(?) 다니는 요츠바 피규어


위 사진 속의 피규어 역시 코토부키야 매장에서 ¥7,000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훨씬 비싸게 판매했다. 최근에 재입고했다며 가격을 좀 낮춘 모양인지 지금은 ₩78,000에 팔던데... 사쿠라 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싸긴 하다. 뭐, 장사하는 사람들도 일본 왔다갔다 하고 들고 오고 하는 비용 따지면 엄~ 청 남겨 먹는 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렴한 건 별 차이 없는데 비싼 피규어일수록 비싸게 받아 먹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아무튼... 위 사진의 피규어 살까 말까 한~ 참을 망설이다가 안 샀는데...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다. ㅠ_ㅠ

PS. 대신 자그마한 요츠바 피규어 세트를 사들고 왔는데... 5개 들은 세트가 ¥3,000이다. 이걸 우리나라에서는 1개에 ₩12,000 넘게 받고 파는 중이다.



얘기가 애먼 데로 샜는데... 아무튼 여기저기 다니면서 피규어 구경하다가... 또 다시... 마의 구렁텅이... 뽑기 오락실로 가고 말았다.

뭐, 그래도... 심한 삽질은 하지 않아서... 적당한 금액을 투자해서 피규어 뽑았다. 히로시마에서 뽑으려다 못 뽑은 디즈니 공주 피규어에 재도전해서 결국 뽑아낸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500 짜리 동전 연거푸 넣었는데 간당간당하게 안 나와서 한 번 더 해? 말아? 고민하고 있는데 알바 총각이 와서 다시 셋팅해줬다. 그런데... 어찌나 착한 총각인지 너무 아슬아슬하게 걸쳐놨다.   그래도 혹시 못 뽑을 수도 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앞을 들어야 하나 뒤를 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아무 것도 안 건드리고 고민만 하고 있는데... 덜커덩! 하고 피규어가 저 혼자 떨어졌다.


알바 총각이 옆에서 보고 있었는데 피규어 떨어지니까 움찔! 한다. 크래인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떨어졌다고 주워가서 다시 셋팅할까봐 얼른 버튼 눌러서 크래인이야 어디로 가거나 말거나... 크래인 혼자 위잉~ 움직이고 있는 동안 잽싸게 피규어 꺼내어 자리를 떴다. ㅋㅋㅋ


대충 돈도 많이 썼고... 고토부키야 매장 들러 『 요츠바랑 』 피규어도 샀고... 고민하다가 더 싸게 파는 곳 없으면 사야지~ 하고 지나쳤던 곳으로 되돌아가고 있는데 오락실 앞에서 처자가 종이 쪼가리 들고 호객 중이다. 무시하고 그냥 스윽~ 들어갔는데 따라 들어온다. 그리고 옆에서 설명을 막~ 한다. 일본어 못 한다고 하니까 영어로 떠든다. -ㅁ-

열심히 호객하는 정성이 갸륵(?)하여 ¥100 짜리 하나 꺼내들고 뽑기 한 판 하려 하니까 자그마한 종이를 준다. 그러더니 도로 가져간다. 그리고는 뽑기 기계에 두 판을 공짜로 할 수 있게 셋팅해준다. 음... 그런 종이였고만.   세 번 시도했는데 실패. 세 판 중 두 판 공짜로 하고 달랑 ¥100 쓰고 그냥 가기가 미안해서 결국 ¥1,000 바꿔 재도전 했다. 실패... 실패... 못 뽑았다. 깔끔하게 포기하고 나가려고 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막 부른다. 응? 왜? 호객한 처자 말고 다른 처자가 오더니 이 피규어 뽑으려고 한 거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까 ¥2,000 내고 살 수 있단다. 응?


뭔 소리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원래 ¥5,000 넘는 건데 ¥2,000 내고 가지고 가란다. 그래서 됐다고, 필요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당연히 얼씨구나 하고 사갈 줄 알았는데 거절 당한 게 의외였는지 나보다 더 놀란다. 그래서 "노 땡큐~" 하고 쿨 하게 그냥 돌아나왔다. 뒤에서 쟤 뭐냐? 고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_ㅡ;;;


음반 파는 곳 들러 ZARD 음반 못 보던 거 있나 싶어 봤는데... 아예 없다. 그나마 유일하게 하나 있는데 이미 가지고 있는 거다. 이제는 옛날 가수가 되어버린 ZARD. ㅠ_ㅠ   피규어 매장 가서 선물용으로 슬라임 인형 좀 살까 하다가 그냥 나왔다. 그렇게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며 구경 잘 하고... 짐 맡겨 둔 곳으로 돌아갔다.



해가 쨍쨍했는데 슬금슬금 구름이 몰려 온다.



짐을 찾긴 했는데... 새로 뽑은 피규어, 지른 피규어들을 넣을 곳이 없다. 캐리어 낑낑거리고 열어 어찌어찌 구겨 넣고... 상자가 심하게 구겨질 것 같은 녀석은 가방 열어 안에 있는 거 빼내고 가방에 넣었다. 벤치에 앉아 넣었다 뺐다 반복하면서 가까스로 짐 정리 마치고 땀 뻘뻘 흘리며 기차 타러 갔다. 집에 와서 피규어 깔 때에는 뿌듯했지만 이 때 심정은... 다 집어 던져버리고 싶었다. -ㅅ-



라피트 타고 간사이 공항으로 돌아간다.



간사이 공항 왔다갔다 할 때마다 보는 대관람차지만 사진 한 번 찍어 보고...



공항 도착해서 비행기 표 받으러 갔다. 캐리어랑 가방이랑 같이 올려놨더니 21㎏ 나온다. 가방이 6㎏이 됐다. 캐리어가 15㎏. 수화물 규정이 15㎏까지였는지 가방은 들고 타시면 어떻겠냐고, 수화물로 보내면 추가 요금 나온단다. 그래서 알겠다 하고 가방은 다시 짊어졌다. 보안 검사랑 출국 심사 마치고 나와 유니클로 매장에 갔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티셔츠가 없다. 그래서 그냥 나오고. 셔틀 타고 비행기 타는 곳 가서 선물용으로 돌릴 담배 사고. 지난 번에도 갔었던 가게 가서 우동이랑 맥주 사서 마셨다. 많이 피곤했는지 맥주가 쓰다. 후다닥 헤치우고 비행기 탑승. 가는 길에는 창 쪽에 앉고 싶었는데 창 쪽 자리 없다고 해서 갈 때에도 통로 쪽 앉았다.



순토 시계 사진 몇 장 찍고.



태블릿으로 만화 보다가 졸다가... 잠에 취해 비몽사몽 정신 없는 와중에 인천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수화물 찾는 곳에 갔는데 캐리어가 금방 나온다. 이번 여행은 캐리어 운이 좋다. 갈 때에도 그랬고 올 때에도 빨리 나온다. 짐 찾은 뒤 포켓 와이파이 반납하고, 버스 표 끊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 KFC 들러 햄버거 세트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버스 타고 자다 깨다 반복하다가 터미널 도착. 길 건너서 택시 타야 했는데 평소 잔뜩 서 있던 택시가 한 대도 안 보인다. 신호 바뀌기 전에 한 대가 도착해서 멈췄는데 옆에 있는 아줌마가 잽싸게 건너 새치기 할 삘. 너무 피곤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던터라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 마음 속으로 외치고 있는데... 길 안 건너고 태우러 온 차에 짐 싣더라. -_ㅡ;;;   길 건너서 택시 타고 집 앞에서 내렸다. 잘 있었냐, 홈 스위트 홈~ 하고 문 딱 여는데... 저녁인데... 거실이 훤~ 하다. 아... 나 불 켜놓고 갔고나. 무려 6일 내내 거실 형광등 혼자 아무도 없는 집을 밝히고 있었고나.


여행 다음 날까지 휴가였기에 짐 정리고 나발이고 내일 하자는 생각. 캐리어 열어 안에 든 거 말 그대로 그냥 쏟아 붓고... 가방 역시 지퍼 열어 그대로 쏟아 붓고... 방으로 가서 뻗었다.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477 - 이번 히로시마/오카야마 여행 다녀와서 쓴 글들을 모아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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