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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경치 보러 갔다가 술 마시고 떡 되어 돌아온 영월 여행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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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진 이 무 려 백 장 이 상 

엄 청 난 스 크 롤 의 압 박 !

훗 ∼ 이 겨 낼 수 있 을 까 ?



이틀을 쉬는데 딱히 할 게 없다. 『 라스트 오브 어스 』 새로 시작해서 엔딩 보는 것에 도전해볼까? 라고 잠깐 생각했지만... 이내 접었다. 틀림없이 두 시간 정도 하다가 포기하게 될테니까. 그러고보니 PS4 게임 사서 엔딩 본 건 『 메탈 기어 솔리드 Ⅴ: 팬텀 페인 』 밖에 없네. 『 수퍼 로봇 대전 OG: 문 드웰러즈 』도 초반 스토리 잠깐 진행하다 말았고, 다운로드 받은 게임도 죄다 찔끔하다 말았... -_ㅡ;;;   나도 시작은 창대한데 끝이 미약한 이 따위 인생 지긋지긋하다. 『 켠김에 왕까지 』 같은 걸 한다면 도망 가거나 포기하고 카레 or 짬뽕밥 먹고 널부러져 잘 게 분명하다.


이대로 집에 있으면 틀림없이 빈둥거리다 이틀을 보내고 후회할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자고 마음 먹었다. 후보지를 대충 간추려보니 강릉, 양평, 영월 정도가 된다. 양평은 가본 적이 없고 다른 곳은 한 번 다녀왔던 곳. 두물머리 가봤음 싶은데 근처에 괜찮은 숙소가 없다. 죄다 펜션에 러브 호텔. -_ㅡ;;;   다른 데 갈만한 데 없나? 하고 한참을 검색하다가 결국 영월로 정했다. 예전에 다녀왔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 검색해보니 2012년 10월 26일이다(그 때 여행 후기 → http://pohangsteelers.tistory.com/887). 벌써 5년 전 일이 되어버렸다. 시간이 제법 지났으니 여러가지로 바뀌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못 본 곳도 많으니까 다시 가봐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숙소를 예약해야 하는데... 갈까 말까 또 망설여지는 거다. 집 떠나면 고생인데 그냥 집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숙소 예약하려다가 안 하고 그냥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영 아쉬워서 결국 다시 숙소를 검색. 영월 역 바로 앞에 있다는 게스트하우스가 눈에 들어왔지만 주차가 불가능할 것 같아 고민하다가 포기했다. 다른 게스트하우스 검색하다가 '심야 식당'이라는 곳을 발견. 시사IN에 소개된 기사를 보니 괜찮겠다 싶어서 문자로 예약 가능하냐고 물으니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냉큼 입금하고 갈아입을 옷이랑 카메라 같은 것들만 주섬주섬 챙겨 출발했다.


평일 낮이라 차는 막히지 않았고 여유 있게 갔다. 평택-제천 고속도로 덕분에 충청도 쪽 다니기가 편해졌다. 출발한 지 한 시간 조금 지났나? 잠이 막 쏟아져서 휴게소에 들렸는데... 뭔가 낯 익은 거다. 어? 하고 보니... 이번 달 초에 친구 녀석들과 놀러 간다고 단양 갈 때 들렀던 휴게소다. 그 때에도 졸려서 커피랑 마이쭈 사고 차 밥 먹였는데 이 날도 여기서 차 밥 먹였다. 근처에서는 기름 값 제일 싼 것 같다. ㅋ


아무튼... 숙소 체크 인이 16시부터라서 바로 숙소로 안 가고 관광지부터 돌았다. 맨 처음 선택한 곳은 단종의 무덤인 장릉 되시겠다.


 장릉

수요일 정오가 살짝 지난 시각이었는데 주차장에 차들이 제법 많았다. 매표소로 가서 표 가격을 보니 주차비는 따로 없고 입장료가 2,000원. 국가 유공자 무료 혜택이 있는 곳이기에 쯩 보여주니 뭐라 뭐라 하는데 잘 안 들린다. 표 안 주나? 그냥 가는 건가? 앞에서 멈칫멈칫 하다가 그냥 가려는데 표 가져 가라고 살짝 짜증을 낸다. 그래. 날씨는 미칠 것 같이 더운데. 좁은 매표소에서. 하루종일 앉아. 표 끊어주고 있으려면. 짜증이 나겠지. 그런데 그걸 애꿎은 방문객한테 풀 필요가 있나. 댁이야 날마다 거기서 표 팔고 있으니 표 가져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생전 처음 간 나는. 들어갈 때도 쯩 보여주면 되는 건가? 하고 착각할 수도 있지. '표 가져가셔야 돼요~' 해도 될 것을 "표 가져 가욧!" 하는 퉁명스러운 아저씨 때문에 살짝 언짢아졌다.


넓은 입구에는 아르바이트 중인 걸로 보이는, 젊어 보이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표를 받고 있었다. 표 주니까 뜯어 가고 돌려주거나 하지 않고 그냥 낼름 가져간다. 응? 그런 시스템인 거냐? -ㅁ-   일단 화장실부터 다녀왔다. 화장실은 지방의 관광지 치고는 깨끗한 편이었다.



입구로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건물이 단종 역사관이다. 이 사진은 화장실에서 나와 찍은 사진이니까 단종 역사관 우측면에서 본 모습.



매표소와 입구 쪽.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씨인데 표 받는 총각, 처자는 자그마한 그늘막 하나에 의지하고 있었다. 선풍기라도 줘라.



누군가의 공적비 사진을 찍고 이동. 역사적인 의미가 있으면 관심있게 볼텐데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여서 설명만 대충 읽어보고 지나갔다.



들어가자마자 일월오악도를 배경으로 한 자그마한 옥좌가 나온다. 임금님 앉으라고 만든 의자 치고는 너무 작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겠지만 전시된 것들은 전부 복제품이다. 누가 봐도 복제품 티가 나지만 그래도 나름 공을 들인 것 같아 보였다.



3년 상도 끝나지 않았는데 강제로 결혼해야 했던 단종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문종이 단명한 게 단종의 죽음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다.



성삼문의 자가 근보라고 한다. 같이 공차던 형님 이름이랑 같아서 사진 찍어 보내고 그랬다. ㅋㅋㅋ



세조가 왕위를 찬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명나라에서 황제가 폐위되고 상황으로 물러나 있던 영종이 복위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세조가 단종 복위를 꾸며 상왕으로 물러나 있던 단종을 노산군으로 강등시켜 유배시킨 거라고. 어느 정도는 기본 지식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알게 된 이야기였다. 사람은 역시 공부를 해야 한다. 거기에다 단종의 비였던 정순왕후의 본관이 여산이란다. 이것도 처음 알았다.


미화의 끝판왕 아닐까 싶다. 백마에, 인종을 착각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하얀 피부에,... -ㅅ-



단종 역사관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오른쪽에 왕릉 가는 길이 있다. 물론 왼쪽으로 가도 왕릉 올라가는 길은 나온다.



주차장에 차가 제법 많았는데 사람이 거의 없다. 왕릉 가는 길은 아무도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그러고보니 시즈타니 갓코에서도...



대한민국의 어느 산을 가더라도 저런 돌탑을 볼 수 있다. 한국 특화 풍경인 것 같다. 대체 뭔 소원을 그리 빌었을꼬.



맑고 파~ 란 하늘...이라서 덥다. 더... 럽... 게... 덥... 다... 쪄... 죽... 을... 것... 같... 다... 흐... 윽...



푸르디 푸른 잔디...고 나발이고... 덥... 다... 숨... 이... 턱... 턱... 막... 혀... 온... 다... 숨... 질... 것... 같... 다...



보통은 한글, 영어, 일본어, 한자로 설명이 되어 있기 마련인데 외국인이 찾아오는 경우는 잘 없는 모양인지 영어 설명만 있다.



뭔가 다른 왕릉에 비하면 조촐하다는 느낌이 드는 장릉. 남양주의 광릉(세조 무덤)에 비하면 훨~ 씬 작고 소박한 모습이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에 조성된 장릉. 아래를 내려보고 있자니 풍수지리에 대해서 개뿔 몰라도 명당이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름 모를 들꽃이 예뻐 보여 쭈그리고 앉아 한 장 찍어 보고. 계단으로 내려가 다른 건물들을 마저 보기로 한다.



들어가지 말라고 써붙여놨는데도 꾸~ 역 꾸~ 역 무시하고 들어간 것들이 있는 모양인지 발자국이 나 있었다.



가운데 길은 혼령이 다니는 길이라 하여 옆으로 돌아가라고 쓰여 있었다. 무시하고 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제사 때 장만한 음식을 올려놓는 곳인 듯. 그냥 돌바닥일 뿐이지만 신성하게 여기기 때문인지 올라가지 말라고 쓰여 있다.





오랜만에 잔디 밟는 기분이 좋았다. 대한민국에서 잔디밭은 출입금지 팻말이 당연한 장소인데 그런 게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정말 믿기 때문에 소원 빈답시고 던지는 건지, 그저 누가 던져놨으니 나도~ 하고 던지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여기도 동전이 제법 있었다.



300살이 넘은 나무. 오래 산 축에 끼는 사람 네 명이 나고 죽는 긴 세월을 살아왔는데도 여전히 푸르다. ㄷㄷㄷ







엄흥도를 기리는 비석과 비각. 비석을 한 바퀴 둘어보며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비각 때문에 그러는 게 쉽지 않아 포기했다.


엄흥도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른 인물이다. 세조가 3대를 멸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爲善被禍吾所甘心(위선피화오소감심: 옳은 일을 하다 화를 당한다 하더라도 나는 달게 받겠다)이라 말하고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몸을 숨겼다고 한다. 실로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나라면 과연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생각한다. 그 엄청난 용기를 후세에 평가받아 후손이 벼슬도 하고 그랬다고 한다.

희한한 건 대부분의 자료에서 엄흥도의 출생과 사망을 알 수 없음으로 표기했는데 풍수지리와 관련된 까페나 블로그에는 1404~1474년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는 거다. 개인적으로 풍수지리 같은 것도 그닥 안 믿는 편이라... 생몰 미상 쪽이 더 신뢰가 가긴 한다. 아무튼... 기세 등등한 세조가 3대를 멸하겠다 했음에도 끈 떨어진 전(前) 임금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까지 치러주었다니,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문이 없어 내부가 훤히 보이는 곳에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소변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으로도 찌린 내가 전해진다. -ㅅ-





딱 한 사람 들어가서 대(大) 자로 누우면 꽉 찰 것 같은 작은 방.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에는 이런 방들 흔히 봤던 것 같다.



주로 이불 올려놓는 용도로 썼던 자그마한 다락 같은 공간도 기억나고. 집 안에서 숨바꼭질 할 때 숨는 장소였지. ㅋ



물고기 모양의 특이한 자물쇠. 재물 불러온다는 이유로 물고기 모양을 썼다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긴가민가 싶다.





한복도 빌려주고 있었다. 이 더운 날씨에 한복 빌려 입는 사람이 있을까 싶더라. 실제로 한복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전혀 못 봤고.



천천히 구경을 마치고 나왔는데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매표소 사진을 찍는 것으로 장릉 관람은 끝~



매표소 바로 옆에 관광 안내소가 있어서 길을 물어보러 들어갔다. 지도에서 선돌이 가장 가까이 있다는 걸 봤기에 맞느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한다. 요선암까지는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 40분 이상 걸린다고 해서 바로 포기. 감사하다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한 시간 남짓 세워둔 차는 찜통이 되어 있었다. 시동 걸고 내비에 선돌 찍은 뒤 이동하는데... 누가 봐도 여기 아냐? 싶은 곳이 왼쪽에 등장. 그런데... 내비는 계속 가라고 안내한다. 알고 보니...


선 돌 주 차 장

─────────

    ←

─────────

장 릉 →

─────────

이런 구조였다. 장릉에서 차로 5분 정도? 얼마 안 가 선돌에 도착할 수 있는데 문제는 반대 쪽이라는 거다. 비보호 좌회전 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 한참을 더 가서 유턴한 뒤 돌아오게끔 안내를 하는 거다. 그래. 무시하고 그냥 가버리면 중앙선 침범이니까. 하지만 짧은 거리도 아니고 제법 더 들어가서 차 돌려 나와야 하는데... 차가 많이 다니는 것 같지도 않던데 비보호 좌회전 가능한 구간 하나 쯤은 만들어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선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숲으로 난 길을 향해 가는데 노점상 아주머니와 아주 짧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 아주머니가 움찔! 하며 장사 모드에 돌입하려고 하기에 잽싸게 눈길을 돌려 나는 아주머니가 팔고 있는 옥수수나 뻔데기에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라는 의사를 온 몸으로 내뿜었다. -_ㅡ;;;



날씨가 얼마나 더운지 카메라도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포커스를 사방팔방 지 맘대로 잡아대기 시작했다.



깔끔하게 꾸며놓은 길이다. 바람만 좀 불어줬다면 참 좋았을텐데... 더워도 너무 더웠다.



유배 길이라고 해서 단종 유배 길 재현한답시고 만들어놨던데... 이 날씨에 몇 ㎞ 걸으면 숨질 게 분명했다. T^T



『 가을로 』라는 영화를 촬영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선돌이 뭔가 의미 있는 장소로 나오는 건가? 영화 안 봐서 모르겠다.



그렇다고 합니다.



한 때 광부들로 바글바글 했지만 지금은 인적조차 드문 폐광촌의 놀이터에나 남아 있음직한 철제 계단이 전망대랍시고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할 무렵 아저씨 한 분이 돌아나왔고 그 덕분에 저 곳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공간이 되었다. 선돌, 서있는 돌이다.



멋진 경치가 일품이다. 하지만... 더... 럽... 게... 덥... 다... 죽... 을... 것... 같... 다... ㅠ_ㅠ



다음은 어디를 갈까... 요선암은 너무 멀고... 청령포가 가까우니 거기로 가자!



 청령포

청령포는 지난 번 영월 여행 때에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별로 갈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가까웠기 때문에... 일단 가보기로 했다. 고씨 동굴을 안 가봐서 거길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다. 체크 인 하는 시간에 딱 맞춰 숙소에 도착하고 싶었기에 금방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청령포로 방향을 돌린 거다. 일단 가긴 가는데, 돈 내야 하면 그냥 다른 데 가고 유공자 쯩으로 무료 이용 가능하면 대충이라도 보고 오자 생각했다.


차로 가니 금방 도착. 5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5년 전에는 근처 공원 꾸민다고 이것저것 막 만들어놨던 것 같은데 그런 게 다 없어지고 좀 한적해졌다고나 할까?   매표소 가서 안내문을 보니 입장료가 3,000원인데 유공자 쯩 있으면 무료다. 쯩 보여주고 표 받아서 배 타러 갔다.



지붕 천막 색깔만 파란 색으로 바뀌었고 나머지는 그대로다(예전에는 하얀 색). 배 기다리는 곳에 그늘 만들어놓은 것 정도가 차이?



헤엄으로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거리를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한다. 실제로 배 탄 사람마다 헤엄쳐도 되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



내가 청령포 갈 때마다 배 두 대 중 한 대는 놀고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 걸까? 주말에는 두 대 번갈아가며 다닐는지 모르겠다.



엔진이 일으키는 물보라를 보면 물이 제법 깊어 보인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강폭도 더 넓고 깊이도 더 깊지 않았을까?



나무마다 번호를 붙여놨다. 솔잎 혹파리 방지 약을 뿌렸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관리 때문에 일일이 붙여놓은 게 아닌가 싶다.



5년 전과 똑같다. 왕위 빼앗기고 유배 간 건데 곤룡포 걸치고 있게 해줬을 리가 없겠지. 임금 살던 방이라고 걸어놓은 것이겠지.



화장실은 어찌 관리되고 있나 궁금해서 외진 곳에 있는 화장실에 가봤다. 논개 생가 터의 말도 못하게 더러운 화장실을 예상했는데...



생각한 것보다는 냄새도 안 나고 깨끗한 편이었다. 물 내리는 버튼 자체가 없는데 이 정도면 그래도 준수하게 관리되는 게 아닐까 싶다.



천연 기념물 도감이 나와 있는 걸 보면 식물인데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것들이 제법 많은 모양이다. 이 나무는 349호 되시겠다.



하도 더워서 올라갈까 말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냥 돌아가는 건 뭔가 아쉬워서 꾸역꾸역 올라갔다. 땀이 줄줄 흐른다. ㅠ_ㅠ



영월에 돈이 없는가봉가, 망가진 부분을 수리하지 않고 이렇게 임시로 땜빵해놨다. 없어 보인다. -ㅅ-   빨리 수리되기를...



아... 진짜 멋지다. 저 쪽 잔디밭 쯤에 근사한 최신식 한옥 지어놓고 살면 바랄 게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금표비 느낌 제대로 살리려고 일부러 그런 건가, 거미줄도 쳐져 있고 흙탕물 튄 자국도 그대로 남아 있고... -_ㅡ;;;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구경을 끝냈다. 30분도 안 걸린 것 같다. 이미 한 번 봤던 곳인데 딱히 변한 게 없어서 대충 보고 돌아간다.



다시 배 타고 돌아간다. 알바로 추정되는 젊은 총각이 배에서 내릴 때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하던 게 기억에 남는다.



저 야마하 엔진은 5년 전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단종은 청령포에 내내 갖혀 살다 죽은 줄 알았는데 두 달 남짓 살았다고 한다.



아까는 물이 흐르지 않고 있었는데 구경 마치고 나오니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이지만 이 날씨에 자전거를 탄다면 분명 제 정신은 아닐 거다.



그렇게 청령포도 구경을 마쳤다. 숙소 체크 인이 16시인데 30분 정도 남았다. 슬슬 숙소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2층 침대를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잽싸게 체크 인 해서 1층 침대를 확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법흥사에 다녀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청령포에서 멀지 않다고 생각한 숙소가... 40분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응?   잽싸게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고 이동했다. 가는 길에 온통 펜션, 오토 캠핑장,... 거기에다 한 가지 이상한 건 예전에 와본 동네 같은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거다.



 심야식당 게스트하우스

아무튼... 그런 생각하며 운전한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스타일리시한 아저씨 한 분이 뛰어 나온다. 간단하게 방을 안내 받고... 일단 커피부터 한 잔 하기로 했다. 숙박객은 커피가 2,000원이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정작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하니 2,500원이라고 한다. 아이스라서 500원 더 받는 모양이다. 커피 한 잔 받아들고 바깥에 있는 벤치에 앉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데... 안에서 큰 소리가 들려온다. 방 안내해준 아저씨가 커피 내어준 처자에게 뭐라 뭐라 큰 소리로 나무라고 있었다. 괜히 눈치 보여서 안 들리는 척 하고 있었지만 은근히 신경 쓰였다.



오른쪽이 커피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가게. 정면이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 왼쪽으로 가면 식사 가능한 야외 정자가 나온다.



주차장은 다리가 있는 이 쪽에도 있고 커피 가게 맞은 편에도 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할 것 같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래된 전화기로 장식된 다리와 그늘막이 쳐진 파라솔 아래 벤치. 여기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확실히 시원하다.



파라솔 위에 따로 그늘막을 쳐놔서 여행 간 날처럼 해가 따가운 날에도 시원했다. 경기도 바로 옆이라 해도 강원도는 강원도다.



이 쪽으로 가면 식사 가능한 정자가 나온다. 저 마룻 바닥에 드러누우면 훨씬 더 시원할 것 같았다. 차마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바로 앞에 엄청 맑은 물이 흐른다. 내려가서 발 좀 담궈 볼까 했지만 귀찮아서 생략. -_ㅡ;;;



입이 3류 저질이라 커피 맛이 좋다 나쁘다 말하는 건 어렵고... 분위기는 상당히 괜찮았다. 단지 커피 마시러 들리기에도 좋은 곳.



당최 낯가림이라고는 없는 녀석, 럭키. 근처 슈퍼에서 소시지 사서 주니 엄청 잘 먹었다. 손에 이 안 닿게 침발라가며 먹는 스킬 보유.



아마도 사장님과 가족 관계에 있는 걸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 분이 아들 두 명과 함께 고기 잡는 통발 놓는다고 왔다갔다 했다.





커피 마실 때 법흥사까지 걸어서 오래 걸리냐고 물어보니까 왕복 한 시간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포기했다. 생각해보니 지난 2012년에 이미 다녀왔던 곳이라 일부러 갈 필요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출발하기 전에 집에서 라면 먹은 게 전부였던지라 배가 고파와서 음식을 시켰다. 달랑 막국수만 먹자니 뭔가 아쉬워서 두부 김치랑 소주 시켰다. 소주 달라고 하니까 주문 받으시던 처자가 깜딱! 놀랐다. ㅋ



기본 반찬에 소주가 먼저 나왔다. 나는 이슬파인데 처럼이 나왔다. 그냥 먹었다. 어차피 맛 구분도 못한다. 의리로 먹는 거다.



막국수. 질기지 않은 면에 뭔가 살짝 비릿(?)한 육수? 겨자를 쏟아 부어 내 스타일대로 먹었다. 맛있었다. ㅋ



소주 안주로 먹으려고 시킨 두부 김치. 평범한 안주였지만 야외에서 먹었기 때문인지 무척 맛있게 느껴졌다.



순토 카일라쉬는 문경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안드로이드 앱 나오는 건 포기. PC 앱도 포기. 100만원 넘는 쓰레기다.



반찬 먹느라 정신없이 바쁜 등에. 벌이었으면 엄청 경계했을텐데 몸에서 달리 경계 경보가 울리지 않아서 등에라 생각하고 무시했다.

└ 사장님 & 일하는 직원들이 다른 테이블에서 피자 먹었는데 거기에도 등에가 덤벼들어 "벌 아냐?" 하면서 불편해하시더라.

└ 벌 닮은 녀석이라 음식에 덤벼들어도 신경 안 썼는데...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이 색히, 파리목이다! 야 이, ㅇㅇㅊ 같은...



막국수 먹으면서 소주 마시는데... 금방 한 병을 다 마셨다. 여기서 고민이 됐다. 두부 김치는 분명 소주 안주다. 도저히 맥주와 함께 할 수 없는 안주다. 오징어 땅콩은 의외로 소주와 잘 어울리지만 두부 김치는 맥주와 먹으면 안 될 음식이다. 안주는 반 이상 남았는데 소주가 떨어졌다. 어떻게 하지? 어쩌지? 잠시 고민하다가 한 병 더 시켰다. -_ㅡ;;;

마시다가 남으면 남기지, 뭐~ 하는 마음이었지... 만... 술 욕심이 어디 가겠는가... 결국 두 병 다 마셨다. 그리고 나서 대충 상 정리하고... 계산 마치고... 커피 파는 곳으로 가서 10,000원 내고 카프리 두 병 들고 왔다. 홀짝거리고 먹다가 다른 손님이랑 합석했다.

소주 마시고 있을 때 아저씨 한 명이 차 뒤에 붙은 해병대 스티커 보고나서 해병대 나왔냐고 먼저 말을 걸어 왔었다. 기수 따져보니 나보다 선배. 그 분 뿐만 아니라 처음에 방 안내해준 분도 해병대 나왔다고 한다. 더 한참 선배다. 발딱 일어나 인사하자 조금 후에 같이 한 잔 하자고 한다. 커피 내어준 처자와 친구인 모양이다. 이런저런 대화하시다가 같이 와서 한 잔 하자고 해서 막걸리 마셨다. 가족이 놀러 왔는데 아빠는 퍼지고 딸내미 셋은 신나서 노는 가운데 앉아서 그걸 지켜보는 엄마가 계셨는데 같이 한 잔 하자고 하니 거절하지 않으셔서 셋이 막걸이 나눠 마시며 수다 떨었다. 그리고... 필름 끊어졌다. -ㅅ-


정신 차려보니 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 엄청 더운 날씨였는데도 선풍기만으로 춥다고 느낄 정도로 시원했다. 스마트 폰 보면서 빈둥거리다가... 슬슬 가야겠다 싶어 정리하고 나갔다. 마침 식당에서 나오던 처자 분과 딱 맞딱뜨려서 잘 쉬고 간다고 인사하고. 그리고 출발했다. 술이 덜 깨서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멀다고 안 간 요선암이 가까이에 있다고 해서 그 쪽으로 출발.

내비게이션 찍고 한적한 시골 길 가다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갑자기 차는 더 못 들어간다며 돌아가라는 표지판이 나와서 조금 당황했다. 휑~ 한 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살살 걸어갔다.



 요선암 / 요선정





도 to the 착



돌탑 맨 위에 어떤 ㄳㄲ가 뭔가로 긁어서 지 이름 남겨놨더라. 잡아서 문화재 손상으로 잡아 넣었으면 좋겠다. ㅆㅂ



원래는 빨간 색이었겠지만 색이 바래 보이지도 않는 불우이웃돕기 불전함. 그 옆의 조화도 엄청 오랫동안 방치된 듯 보인다.



돌에 새겨진 부처에 대한 설명이 있다. 중앙 정부에서 파견하지 않은 석공이 만든 것 같다고 지방 무시하고 있다. ㅋㅋㅋ





진짜 절경이다. 돈이 엄청 많아서 원하는 곳에 건물 짓고 살 수 있다면 여기가 딱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멋지다.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했거늘... 안에도, 밖에도, 온통 한자만으로 가득한 현판 따위가 주렁주렁 걸려 있다. 보기 흉할 지경이다.



지나오는데 자그마한 무덤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이 없이 성만 있는 걸 보니 꽤나 오래된 무덤이 아닌가 싶다.



잠깐 보고 오는 동안 전투 모기한테 두 방 찔렸다. 말도 못하게 간지럽기 시작한다.





역시나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구경을 마치고... 만사 귀찮아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내비게이션에 집 찍은 뒤 출발. 휴게소에서 순두부 찌개나 뭔가 해장할만한 거 먹고 가야겠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예전에 맛집 찾아간답시고 검색해서 갔던 밥 집이 생각났다. 주천 묵집. 그래서 내비게이션에 찍어보니 멀지 않다. 목적지를 바꿔 그리로 향했다.



진~ 짜 옛날 텔레비전. 저거 안다면 빼박 아재. 실제로 동작까지 한다면 더 대박일텐데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실내 풍경은 5년 전과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5년 전에도 앉았던 자리에 그대로 앉았다.



주문한 도토리 묵밥이 나왔다. 맛은... 좀 심심했다. 내 입은 화학 조미료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정갈한 반찬. 하지만 입 짧은 내가 먹을만한 건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거의 손대지 않은 것 같다.



후다닥 밥을 먹고... 계산을 하고... 다시 내비게이션에 집을 찍고... 운전해서 집에 왔다. 개피곤. 바로 쓰러져 자야 하는데 집에만 오면 회복되는 현상이 또 발생했다. 안 자고 빈둥거리다가... 결국 쓰러져 잠들었다. 엄청 오래 잔 거 같은데 한 시간도 못 잤다. 일어나서 또 빈둥거리다가... 해 지고 어두워진 뒤 한참 지나서야 잠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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