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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뷰 』

SONY DSC-RX10MⅣ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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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쓰는 일이라면 지독하리만치 엉망진창인 친구가 있다. 반면 나는 공을 좀 차는 편이다. 반대항 축구 대회를 앞두고 이 친구가 나한테 공 차는 걸 가르쳐달라고 해서 그러마~ 했다. 약속한 시간에 학교 운동장으로 나갔더니... 이 재수없는 금수저 색히가 아디다스 네메시스 17을 신고 왔다. 메시가 사용한다는 40만원 짜리 축구화다. 나는 할인 마트에서 2만원 주고 산 낫소 신고 나갔는데 말이다.


그래, 어디를 봐도 40만원 짜리로 안 보이긴 한다. -ㅅ-



느닷없이 뭔 소리냐고? 내가 DSC-RX10MⅣ(이후 RX10)를 지른 게 딱 저 꼴이다. 개뿔도 모르는데 주제 넘는 녀석을 손에 넣게 된 거다. 뭐, 그렇다고 내가 금수저는 아니지만. -_ㅡ;;;   이 글은 나한테 과분하기 짝이 없는 괴물 카메라 지른 이야기다.




유학 비용에 보태려고 고이 모셔두었던 돈이 있었는데... 그걸 찾았다. 그리고 카메라 지르기로 마음 먹었다. 지름신이 제대로 방문하면 이렇게 정신줄을 놓게 된다. ① 카메라 지르려고 보니 액정 보호지가 있어야 되겠더라. 그런데 아직 신상품이라 그런지 전용 액정 보호지가 없다. 다행히 힐링쉴드에서 RX10 MⅢ 전용 보호지는 팔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M3나 M4나 액정 크기는 똑같다. 그래서 그냥 M3용으로 질렀다. ② 기본 구성품에 마이크로 5핀 USB 충전기는 포함이 되지만 배터리만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는 없더라. 본체에 배터리 넣어노해고 충전하는 게 불안하다는 글이 있기에 그렇다면 전용 충전기를 따로 사자고 생각했다. 검색해보니 나이트코어 USN1이라는 제품이 꽤 괜찮은 것 같아 그것도 질렀다. ③ 기본 구성품에는 배터리가 1개 밖에 없기 때문에 여분의 배터리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니 정품 배터리는 쓰잘데기 없이 비싼 걸로 유명한지라, 호환 배터리를 질렀다.


그렇게 필요한 악세사리를 이것저것 지르고 카메라를 질렀는데... 그랬는데... 새해 첫 날이 지나고 1월 2일이 되어 제품들이 택배 차에 올라탔다는 문자가 속속 들어오는 가운데 정작 카메라만은 조용하다. 느낌이 쌔~ 하다. 정상적인 판매가보다 많이 낮은 가격, 나보다 먼저 구매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상황,... 그렇다. 예전에도 경험이 있다. 이 경우 판매자는 100% 물건이 늦게 들어와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판매를 취소해버린다.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테니까 그냥 배송해달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취소해버린다.

설마, 설마 하고 있었는데... 불길한 예감은 기똥차게 맞는다. 오전에 전화가 와서는 입고까지 3주 걸리니 판매를 취소하겠단다. 그냥 내 추측인데 정식 직원은 아니고 알바인 것 같더라. 사장이 전화해서 판매 취소한다고 하라 했겠지. 엄청 짜증났지만 그냥 참았다. 아니, 팔지도 않을 거면서 왜 최저가 운운하면서 자꾸 올려놓는 거야? ××× ×× ㅅㄲㄷ


카드는 아직 취소 안 됐다. 다음 주에 확인해서 안 되어 있으면 카드 회사에 전화해야 한다. 아오, 귀찮아... ㅆㅂ



이 따위로 일방적인 판매 취소를 하는데 아무런 패널티가 없다. 할인 금액 만큼 보상하라고 하면 이런 짓 절대로 못 하겠지. 양아치 ㅅㄲㄷ



악세사리들은 이미 오고 있는데 카메라가 없다니... 이래서는 안 된다. 압구정 소니 스토어에 전화를 했다. 안 받는다. 다시 확인해보니 열한 시부터 일한다고 한다. 호오~ 멋진 직장이고만.   기다리다가 열 시 58분에 전화했다. 안 받는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열한 시 2분에 전화했다. 받는다. 칼날 같은 근무 시간. ㅋㅋㅋ   재고 있냐고 물었더니 잠깐 뜸을 들이다가 있다고 한다.


잽싸게 SRT 알아보니 잠시 후 열차가 있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면 재고 있다는 소리 듣자마자 뛰쳐나가 열차를 탈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뮝기적거리느라 출동이 늦었다. 결국 다음 열차를 타야 했다. 버스 타고 ××역으로 가서 제 시간에 SRT 탔다. 수서에서 내려 분당선 타고 강남구청 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는 글을 봤기에 나갔는데... 내가 생각하는 풍경이 아니다. 네이버 지도 켜서 확인하니 반대쪽으로 걷고 있었다. 제법 걸어왔기에 다시 돌아가는 것도 쪽 팔리고 해서 계속 걷다가 골목으로 들어가 반대쪽으로 갔다. 혹시라도 강남구청 역에서 내려 압구정 소니 스토어 가실 분들은 3-1 출구로 나가서 왼쪽으로 계~ 속 걸어가면 됩니다.


꽤나 긴 거리를 걸어 드디어 압구정 소니 스토어에 도착. 카메라 쪽으로 가서 전시된 카메라를 보고 있는데 참하게 생긴 처자가 뒤따라 들어와 카메라 있는 쪽으로 와서 구경을 한다. 호오~ 저렇게 참한 처자가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다니... 유튜버인가?   뭐, 혼자 그런 생각하다가... 일하는 분에게 가서 RX10M4 사러 왔다고 하니 재고 확인하겠단다. 한 시간 전 쯤 전화했다고 이야기하고 기다리는데... 가만히 서 있기도 그래서 주변을 스윽~ 둘러보니... 엑스페리아 XZP Rosso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으로만 봤지 실물로는 처음 봤는데... 엄청 크다. 그리고... 예... 쁘... 다... 정말 예쁜 빨강이다. 빨강이라면 환장하는 입장에서 참을 수가 없는 색이다.


결국... 직원에게 Rosso도 재고 있냐니까... 다 나갔다가 어제 두 대 들어왔단다. 그래서... 그래서... 달라고 해버렸다.



잠시 후 직원이 카메라와 스마트 폰을 가지고 와 확인을 시켜주고 종이 가방에 담아 건네주었다. 물론 그 전에 카드 받아갔고... 300만원 넘는 돈이 한 방에 휙~   세금 한 푼도 가져가지 않고, 까는 거 십원 한 푼 없을 때의 한 달 월급이 고스란히 사라졌다. 그렇지. 인생의 참 즐거움은 통장을 텅장으로 만드는 게 아니겠냐고. 탕진잼. ㅋㅋㅋ ㅆㅂ


종이 가방 덜렁거리며 왔던 길 되돌아갔다. SRT 시간이 예매해서 서울역으로 가 무궁화 탈까 하다가... 서울역까지 환승을 여러 번 하는 게 귀찮아서 그냥 다시 수서로 갔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밥도 먹고... 대합실에서 태블릿으로 만화 보다가 졸고... 그러다가 시간 되어 열차 타고 내렸다. 택시 탈까 하다가 그냥 버스 타고 집에 오니 네 시간이 지나 있다.



뽁뽁이에 칭칭 감겨 온 배터리 충전기



이렇게 생겼다. 별도의 전원 어댑터가 있는 게 아니라 USB 통해 충전한다. 충전 전압도 보여주고 배터리 열화 상태도 보여주고.



본체 등장. 220만원 짜리 카메라 치고는 작고 아담한 상자다. 무게는 제법이었지만.



실링이 전혀 안 되어 있다. 누군가 열어 봤는지, 반품되어 돌아온 녀석인지, 알 길이 없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전부 다시 사고도 남을 돈을 쓴 카메라 상자를 연다. 뚜시!



이런저런 종이 쪼가리들이 들어 있다. 당연히 안 읽는다.



종이 쪼가리를 걷어내니 부직포 같은 것에 쌓인 본체가 자태를 드러냈다.



오른쪽에는 스트랩이 모셔져 있고



그 아래에 마이크로 5핀 케이블과 충전기가 있다. 집에 마이크로 5핀 충전기가 10개 넘는 것 같다. -ㅅ-



본체를 꺼냈다. 묵직~ 하다. 기존에 쓰던 카메라가 캐논 100D였기 때문에 더 무겁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뒤태는 이러하다. 지금까지 써왔던 캐논 카메라가 조금은 장난감 같은 이미지였다면 얘는 진짜 카메라 같다. -ㅅ-



정품 배터리. 명도 짧은 녀석이 비싸기는 오질라게 비싸다. 소니 배터리 같은 남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테스트 한답시고 거실 천장의 화재 경보기를 찍어 봤다. 실제로 보면 딱 이 정도 사이즈로 보인다.



최대한 광각으로 벌려(?) 찍으면 이렇게 나온다. 이 정도면 캐논 10-18㎜ 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600㎜ 줌의 위력을 확인했다. 미쳤다. 화재 경보기에 쓰여 있는 글씨가 보인다. 아... 그저 놀라울 따름...



예전에 시그마 70-300㎜ 줌 렌즈로 망원 사진 찍었다가 실망한 적이 있다. 분명 당겨지긴 하는데 내가 예상한 것만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두 배를 당겨버리니... 이래서 야구장이나 축구장에서 선수 얼굴 안 보이면 망원 렌즈로 확인하는고나 싶더라. ㄷㄷㄷ




테스트 한답시고 이것저것 막 찍어봤다. 여행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일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광각이면 되지만 가끔 망원이 몹시 아쉬울 때가 있는데 이제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다만... 그렇게 찍은 사진은 대부분 보정이랄 것도 없이 사이즈만 잔뜩 줄여 블로그에 올리는데... 블로그 업로드용 사진을 찍기에는 과분한 카메라인 것은 분명하다. 개발에 편자 꼴이다. 요즘은 1인 미디어가 워낙 대세니까... 지금은 별 생각 없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도 동영상 찍어 올리며 유튜버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4K 영상 촬영이 가능한 이 녀석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겠지. 하지만... 지금 당장을 놓고 보면 과분하다.



사진 찍는 실력이 형편 없는지라 포커스도 막 날아간다.



그냥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주변 포커스 날리는 건 어렵지 않게 가능한 것 같다.



이렇게 220만원 짜리 카메라 구입기 & 개봉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사고 나서 어디 들고 나가 사진 찍을 일이 없어서 사용기는 아직이다. 좀 더 써보고 뭘 쓰던가 말던가 해야지. 그나저나... 버튼도 오질라게 많고 다이얼도 많다. 정말 작정하고 공부해야 되는 카메라 같다. 문제는... 설명서 보고 공부 좀 하려 했더니만 설명서가 엄청 부실하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세부적인 설정이나 사용 방법은 인터넷으로 봐야 한다. 세상에나... 200만원 넘는 카메라에 매뉴얼 포함하는 돈이 아까워서... -ㅅ-



제품에 포함된 설명서는 36 페이지짜리 간소화 버전이다. 홈페이지에서 PDF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것과 같다.



캐시백 이벤트 어쩌고 하면서 3월에 10만원 돌려준다더라. 이것저것 부지런히 만져보면서 공부하고 써야겠다. 말 나온 김에 밖에 나가서 달 사진이나 찍어봐야겠다.






돈도 안 들고~ 힘도 안 들고~ 그저 마우스 왼쪽 버튼 한 번 누르면 그만~

아↓래 하♥트 클릭해주시면 엄~ 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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