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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8 도쿄(부제: 노예 12년) - 에필로그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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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간은 2018.02.08. ~ 12. 4박 5일의 일정이었다.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시부사와 역의 에키메로를 듣는 것. 그리고 츠쿠시노 근처의 사카이 이즈미 묘에 참배하는 것. 구입하고 싶었던 건 패미컴 미니 or 슈퍼 패미컴 미니. 목적과 사고 싶은 걸 다 달성했으니 결과만 놓고 보자면 100% 만족하는 여행이다. 하지만... 전부 만족하는 여행이 가능할까? 항상 다녀오면 아쉬움이 남는다.


  • 일단은 동행했던 선배와 관련해서... 그 선배와는 국내 여행을 제법 많이 다녔다. 뭐, 말이 여행이지 사실은 축구 보러 다닌 거. 보통은 당일 오전에 이동해서 오후에 도착, 저녁에 축구 보고 밤에 일 잔 한 다음 자고 다음 날 돌아오는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겪는 갈등이나 이런저런 문제 같은 건 전혀 없었다(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ㅅ-). 더구나 그 선배는 권위주의나 꼰대 마인드 같은 게 1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후배인데다 나이도 어린 입장이지만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해외 여행은 조금 달랐다. 틀렸다가 아니라 달랐다가 맞다. 아무래도 혼자 다닐 때보다 자유도는 확실히 줄어든다.

  •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온갖 예매부터 일정 관리까지 내가 다 했고 금전 관리 역시 내가 했으며 그나마 더듬더듬 말이라도 하는 것 역시 나였기에 이번 여행은 내 위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 네일동에 올라오는 글 보면 '친구들이 다 떠맡겨서 고생하며 일정 짰더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궁시렁거려서 결국 싸웠다'는 글이 상당히 자주 올라온다. 나 같은 경우에는 선배의 궁시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자기와 함께 다니느라 고생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줘서 조금 미안하기도 했다. 평소 '3보 이상 승차'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하루에 20㎞ 가까이 걸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하다. 도쿄는 처음이라 좀 헤맸지만 간사이 쪽은 그나마 몇 번 가봤다는 이유로 익숙하다 생각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호옥~ 시라도 다음에 또 같이 여행 가게 되면 이번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같이 여행한 선배한테 제대로 인사하지 못했는데 블로그 들어와서 꼬박꼬박 글 보니까... 여기를 통해서라도 인사해야겠다. 못난 후배랑 같이 다니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선배님 덕분에 나름 재미있게 여행 잘 했습니다.

  • 그럼 다음 여행도 오케? 라고 한다면... 아... 저... 음... 그러니까... 그게... 좀... 에... 또... 인생은 독고다이! 혼자가 편합니다!!!

  • 나라는 사람의 여행 스타일은 '여유 of 여유'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말도 안 통하는 남의 나라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건 그만큼 사전 준비가 철저하다는 이야기다. 대략 한 달 전부터 조금씩 준비를 시작한다. 일단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이동 수단과 방법을 알아본다.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계산하고 예상 출발/도착 시간을 일정에 반영한다. 혹시 틀어질 수도 있으니 백업 계획도 세운다. 그렇게 현지에 가게 되면 거의 대부분 계획대로 진행이 된다. 만약 뭔가 어긋나서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된다면 미련없이 포기한다. 이번에 못 보면 다음에 또 가서 보면 된다는 생각인 거다. 그런데 이번 도쿄 여행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다녀와서 생각해보니 무척이나 빡빡하게 다닌 것이다.
    도쿄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과 같은 도시인데... 부산에 비교하는 오사카는 여러 번 가서 보면서 서울은 이번 한 방에 다 보겠다고 마음 먹은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다음에 다시 안 올 거니까 될 수 있으면 이번에 다 보자!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도 급해지고 일정도 빡빡해졌다. 그렇게 되면 어디 한 군데를 가도 제대로 못 보게 된다. 말 그대로 주마간산(走馬看山)이 되어버린 거다.

  • 그렇기에 오다이바도 아쉬움이 남고 아키하바라도 아쉬움이 남는다. 일본 유학을 가게 된다면 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며칠 구경하러 다녀야겠다고 생각한다. 최가 감독이 있는 한 그럴 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포항이 ACL 진출하게 되면, 그래서 우라와랑 같은 조가 되면, 그 때 축구 보러 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부산은 이번에 못 보면 다음에 또 가서 보자고 생각해서 몇 번을 가고, 경주도 그런 식으로 여러 번 가서 보고 오면서 서울은 4일만에 다 보고 말겠다! 라 생각한 게 건방졌다.

  • 하코네는 괜히 일정에 넣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 날 하코네에 가서 온천에 푹~ 담그고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는데... 선배는 온천을 좋아하지 않는단다. 싫어한다는 얘기를 저렇게 한 것이리라. 혼자라도 온천에 담그고 왔어야 했는데... 그걸 건너뛴 게 너무 아쉽다. 아침 식사 거른 것도 아쉽고. 결과적으로 하코네에 가서 하루 20만원 짜리 호텔 이용하면서 잠만 자고 온 거다. 바보 짓 했다. 그럴 거였으면 그냥 시부야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왕복으로 다니는 게 좋았을지도 모른다. 다녀오니 돈도 아깝고 살짝 후회가 된다.

  • 계획대로 진행이 되어 올 해부터 일본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다면 도쿄 올림픽 기간에도 일본에 머물게 된다. 열심히 공부해서 자원 봉사로 한국 사람들 통역도 해주고 막 그랬으면 좋겠다. 달랑 1.5년 배워서 통역할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될 리가 없지만. -ㅅ-

  • 아무튼... 다녀오니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수첩 들고 다니며 여러 가지 기록해서 블로그에 좀 더 재미있고 도움되는 글 썼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것도 아쉬움 중 하나. 기억에 의존해서 쓰려다보니 아무래도 부실해진다. 그래도... 지난 히로시마 여행기 보고 참고해서 다녀왔다는 댓글 보고 무척이나 뿌듯했다. 별 거 아니지만 검색으로 들어와 내가 올린 글과 사진으로 여행 준비하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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