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제주를 매 년 꼬박꼬박” 가고 있으니 이번에 가면 9년 연속.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4박 5일 정도 다녀왔던 걸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제주의 유명하다는 관광지는 다 가본 것 같다. 물론 키티 어쩌고 하는 곳이나 그리스 신화 뭐라 하는 곳은 일부러 건너뛴 곳이고.
제주 관광은 “오름” 보는 게 진짜인데 오름 다 봤냐? 라고 한다면... 올라가 본 오름은 몇 안 되는 것 같다. 오름에 올라 제주의 멋진 풍경을 보는 것이 물론 좋기는 하지만 제주의 모든 오름에 다 올라가봐야겠다 생각할 정도는 아니다.
“올래길” 걷는 건 욕심이 나긴 하는데 내 성격 상 이번에 1 코스 걷고, 다음에 2 코스 걷고, 이런 건 안 된다. 한 달이면 한 달, 딱 잡아놓고 쭈욱~ 돌아야 하는데... 직장 다니면서 그렇게 한다는 게 사실 상 불가능한 이야기. 그래서 그저 여행 다니다가 올래 길 보면 조금씩 맛 보는 정도로만 만족했다.
올 해 같은 경우에는 굳이 안 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 제주를 꾸준히 간 건 포항의 제주 원정에 맞춰 간 이유도 있었는데 요즘은 응원 다닐 맛이 통 안 나서 제주 원정까지 쫓아갈 마음이 안 드는 거다. 아끼고 아끼다가 일본 가서 잘 놀고 오자는 생각이었는데... 선배가 “한라산” 간다며 같이 가자고 바람을 넣는다.
그 전에도 부부끼리 여행 가면서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몇 번 하기는 했었다. 부부가 오붓하게 가는데 내가 왜 끼냐고 몇 번 튕기긴 했는데... 이번에는 한라산 가자는 소리에 혹~ 해서 언제 다녀왔나 찾아보니 5년 전. 그렇다면 한 번 다녀와도 되지 않을까 싶어 급하게 알아봤다.
“항공권” 같은 경우는 방학 시즌도 아니고 평일이라 그리 비싸지 않은 편. 하루 전에 가봐야... 싶어서 가장 이른 비행기 타고 가서 바로 산에 올라가는 일정을 선택했다. 그렇게 하니 06:20 비행기. 최소한 30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하니 05:50에는 김포 공항에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 동네에서 가장 빨리 출발하는 셔틀 버스를 타더라도 도착하면 여섯 시가 넘을 게 분명하다. 차 끌고 가서 계양 역에 세워두고 지하철 타기로 했는데... 방금 뭔가 쌔~ 한 기분이 들어 지하철 시간을 알아보니 첫 차가 05:49라고 나온다. 걷고 뭐하고 하면 20분 걸린다고 나오니 김포 공항 도착하면 역시나 여섯 시 넘는다는 얘기인데... 지난 번에 도쿄 갈 때 만큼은 아니겠지만 혹시라도 붐빌 거 예상한다면 저 방법은 불안해서 안 되겠다.
그리하여... 집에서 대략 네 시에 출발하면 다섯 시 반 전에 계양 역 도착할 거고... 차 세워두고 택시 불러서 공항까지 가면 여섯 시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거다. 표 받고 보안 검색 받은 다음 비행기 타면 끝. 갈아입을 옷 말고는 딱히 가지고 갈 것도 없으니 캐리어 끌지 말고 가방 하나 매고 갈 생각이다.
다음은 “숙소”.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는 잿밥에 눈 먼 애들이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이제는 가기가 꺼려진다. 역시 “가름 게스트하우스”가 딱인데... 문제는 산에 올라갔다 와서 선배와 간단히 일 잔 하려면 선배가 잡아놓은 숙소에서 가까워야 한다. 그래야 한 잔 먹고 걸어서 숙소 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선배가 잡아놓은 호텔에 빈 방이 없단다. 그리하여 근처에 있는 호텔 알아봤다. 싸고 괜찮은 곳이 몇 있어 후기 참고한 뒤 한 군데 예약. 원래는 하루만 호텔에서 자고 나머지 하루는 게스트하우스로 옮길 생각이었는데 막상 그러자니 귀찮을 것 같아 그냥 한 군데에서 이틀 자기로 했다. 호텔스닷컴 무료 숙박권은 이번에 안 쓰기로. ㅋ
이제 “렌트 카”를 알아봐야 하는데... aj 알아보니까 7만원 가까이 나온다. 정말 싫지만 금호 때의 정이 있어 롯데 렌트 카 알아보니 비슷한 가격. 혹시나 싶어 쿠팡 통해 알아봤더니 거긴 보험 다 넣어도 3만원이 안 된다. 아직 이용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만약 그럭저럭 쓸만 하다면 그동안 큰 기업만 고집했던 스스로가 바보 같을 것 같다.
첫 날은 한라산 다녀와서 일 잔 하고 퍼질러 자면 되고... 그 다음 날 일정이 문제다. 실컷 퍼질러 잔다고 하더라도 오후에는 어디 다녀와야 할텐데 갈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네×버에서 검색해봤다. PC에서는 안 뜨는데 모바일로 검색하니 추천 관광지 50위까지 표시된다.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순위 |
장소 |
평가 | 기타 |
1 |
박물관은 살아있다 |
★★★☆☆ | 사진 찍기 좋음. 사람 없을 때 노리고 가야 괜찮은 사진 남길 수 있음. |
2 |
휴애리 |
- |
|
3 |
아쿠아 플라넷 |
★★☆☆☆ | 괜찮긴 한데 입장료 생각하면 속 쓰림. |
4 |
한라산 |
★★★★☆ | 성판악 코스로 밖에 안 가봤지만 사라 오름도 좋았고 추천할 수 있는 곳임. |
5 |
신비의 도로 |
★☆☆☆☆ | 언론에서 하도 부풀려놔서 그렇지 막상 가보면 별로 볼 거 없음. |
6 |
섭지코지 |
★★★☆☆ | 역시나 사람 없으면 참 괜찮은데 항상 바글바글이라... |
7 |
카멜리아 힐 |
★★☆☆☆ | 동백꽃 보러 많이들 가던데 어른들한테는 괜찮을 거 같음. 나는 별로. |
8 |
산방산 |
★★★☆☆ | 한라산 성판악 코스 올라가는 거 보다 산방산 올라가는 게 더 힘듦. 볼만 함. |
9 |
우도 |
★★★☆☆ | 볼 것도 많고 좋긴 한데 식당 대부분 바가지, 바이크 요란해서... 1박 추천함. |
10 | 에코 랜드 | ★★☆☆☆ | 꽃 잔뜩 필 때 가면 좋을 것 같긴 하나 그럴 때 가면 역시나 사람들로 미어 터질 듯. |
11 | 용두암 | ★★★☆☆ | 생각없이 멍~ 하니 보고 있으면 좋음. |
12 | 쇠소깍 | ★★★★☆ | 카약, 테우 타는 거 없어지면서 찾는 사람 줄어서 한적하고 좋음. 추천! |
13 | 새별 오름 | ★★★★☆ | 다랑쉬 오름이 제주 오름 중 최고라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새별 오름이 좋았음. |
14 | 함덕 해수욕장 | ★★★★☆ | 포카리 스웨트 광고에 나올 것 같은 바다 색깔. 맑은 날 가면 끝장 남. |
15 | 협재 해수욕장 | ★★★☆☆ | 여름에 해수욕 하는 사람들 많을 때 가면 볼 것도 많고 좋음. 휑할 때에는 별로. |
16 | 월정리 해수욕장 | - | |
17 | 헬로 키티 아일랜드 | - | 내가 돈 내고 이런 데 갈 리가 없음. |
18 | 용머리 해안 | ★★★★☆ | 볼 것도 많고 해녀 할머니한테 소라 회 사서 소주 한 잔 하는 것도 추천! |
19 | 사려니 숲길 | ★★★☆☆ | 산 길 천천히 걸어 반대 편으로 나와 다음 일정 가면 좋은데 주차 때문에... |
20 | 천지연 폭포 | ★★☆☆☆ | 천지연, 천제연 둘 다 중국 애들 바글거려서 별로. |
21 | 오설록 티 뮤지엄 | - | |
22 | 세계 자동차 제주 박물관 | ★★☆☆☆ | 볼거리가 제법 있긴 한데 입장료 생각하면 아까움. |
23 | 산방산 탄산 온천 | ★★★☆☆ | 온천이라고 뜨거운 물 생각하면 안 됨. 미지근한 물. 쇠 맛 & 냄새 작렬. |
24 | 성산 일출봉 | ★★★☆☆ | 등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쥐약. 항상 사람 많은 게 불만이라면 불만. 멋있음. |
25 | 이호테우 해수욕장 | - | |
26 | 노리매 | - | |
27 | 비자림 | - | |
28 | 한림 공원 | - | |
29 | 곽지 해수욕장 | ★★★☆☆ | 경치 좋음. 구경할만 함. |
30 | 제주 항공 우주 박물관 | ★★★☆☆ | 볼거리 많아서 실내 시설 중에서는 그나마 추천할 만 함. |
31 | 제주 신화월드 신화 테마 파크 | - | |
32 | 대포 주상절리 | ★★★☆☆ | 나쁘지 않았던 듯. |
33 | 이중섭 거리 | ★★☆☆☆ | 그저 그랬음. 덕성원 게 짬뽕 밖에 생각 안 남. -ㅅ- |
34 | 수목원 테마 파크 | - | |
35 | 성이시돌 목장 | - | |
36 | 더마 파크 | - | 다녀온 사람들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던데... |
37 | 산굼부리 | - | |
38 | 플레이 케이팝 테마 파크 | - | 내가 돈 내고 이런 데 갈 리가 없음. 2 |
39 |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 ★☆☆☆☆ | 입장료가 아까움. |
40 | 제주 유리의 성 | ★★★☆☆ | 어른들이 좋아할 듯. 나름 괜찮았음. |
41 | 다이나믹 메이즈 | - | |
42 | 제주 러브랜드 | ★☆☆☆☆ | 돈 아까움. |
43 | 절물 자연 휴양림 | - | |
44 | 송악산 | ★★☆☆☆ | 경치도 좋고 가볼만 함. |
45 | 선녀와 나무꾼 | ★★★☆☆ | 추억팔이 하는 시설 중에서는 그나마 알찬 구성이라 생각함. 식당 진짜 비추! |
46 | 제주 민속촌 | ★★★☆☆ | 나쁘지 않았음. 천천히 구경하면 좋을 듯. |
47 | 코코몽 에코 파크 | - | 내가 돈 내고 이런 데 갈 리가 없음. 3 |
48 | 만장굴 | ★★☆☆☆ | 어둑컴컴하고 습한 길 1㎞ 걸어갔다 되돌아오는 게 전부임. 별로. |
49 | 정방 폭포 | ★★★☆☆ | 중국인 & 할머니들로 엄청 시끄러움. 물 맞는답시고 민폐 끼치는 것들 많음. |
50 | 광치기 해변 | - |
순위 선정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가본 곳 중 50위 안에 못 들어간 곳이 꽤 있네.
“여미지 식물원”은 중학교 or 고등학교 or 아줌마(할머니) & 아저씨(할아버지) 부대 단체 관람만 피하면 나쁘지 않은 곳. 여기저기 있는 “잠수함”도 한 번 정도는 타볼만 한데 워낙 비싸니까 할인 정보 잘 찾아내어 기를 쓰고 할인 받아서 탈 것. 50% 할인이 보통이라 제 값 다 주고 타면 눈탱이 맞는 거. “소인국 테마 파크”도 여러 군데 있는데 사진 찍기 좋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곳이 많아서 추천까지는 못하겠다. “국립 박물관”은 근현대사보다 고대사에 집중되어 있어서 나는 별로였고. “삼양 검은 모래 해변”은 나름 괜찮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찜질 같은 거 해도 되고. “야구 명예의 전당”은 얼마 안 하는 입장료도 아깝고... “엉또 폭포”가 진짜 좋았는데 입소문 나면서 덩치가 커져서 지금은 별로다. 고즈넉할 때가 진짜 좋았는데.
안 가본 곳 중 갈만한 곳 대충 보니... 산굼부리 정도? 마땅히 갈 곳도 떠오르지 않으니 그냥 호텔에서 빈둥거리던가 제주 현지에서 끌리는대로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가볼만한 곳 몇 군데만 추려놓고.
제주불빛정원
- 주 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2346
- 문의전화 064-799-6996
베니스랜드
- 주 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2575
- 문의전화 064-784-6566
청진동뚝배기
- 주 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275
- 문의전화 064-782-1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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