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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파주 헤이리 마을 & 제 3 땅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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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은 아니고, 일단은 쉬는 날. 집에 있으면 ① 조금이라도 더 자야 한다는 생각으로 억지 잠을 청하다가 일어나 ② 일단 밥 먹고 ③ 컴퓨터 켜서 인터넷으로 뉴스 좀 보다가 ④ 텔레비전 보다가 ⑤ 맥주 홀짝거리다가 ⑥ 잠 드는, 그런 뻔한 일상이 예상되는 바. 어디라도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이 쉬는 날이면 게스트하우스 잡아서 1박 2일로 다녀오겠지만 돈 벌러 가야 하니까...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했다.


충청도 쪽으로 갈까? 하다가... 예전부터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파주에 다녀오기로 결정. 아침에 일어나니 여덟 시다. 좀처럼 정신이 들지 않아서 멍 때리고 있다가 씻고 대충 필요한 것들만 챙겨 집을 나선 시각이 아홉 시 10분 전. 내비게이션에 '파주 오두산 통일 전망대'를 찍으니 두 시간 걸리는 것으로 나온다.



▒ 오두산 통일 전망대

○○이나 파주나, 같은 경기도지만 ○○은 경기도의 가장 바닥에 있고 파주는 경기도의 가장 꼭대기에 있다. 그러니 두 시간이나 걸릴 수밖에. 거기에다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정체도 각오해야 한다. 자유로도 달리게 되는데 귀신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도 살포시 했다. -_ㅡ;;;

두 시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 이 쪽에 주차하라며 손짓하기에 그 쪽으로 가니 주차선도 없는 흙바닥 공터. 평일 낮인데도 차가 잔뜩이다.



뻥~ 뚫린 도로가 참 보기 좋다. 대한민국의 모든 도로가 저러면 얼마나 좋을꼬. ㅋ



남북 예술 교류가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재빠르게 내용물을 설치했다.



아이들이 그린 통일 기원 그림 같은 것들도 전시되어 있고.



나 어릴 적에는 '이별의 그늘'로 대박난 똑똑한 인텔리 가수였던 윤상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악인으로 북한에 방문.



바다로 떨어지는 햇빛을 보면 그저 마음이 편안해지기에 이 그림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바글바글해서 한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배경에 사람 안 나오게 사진 찍는 게 힘들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깔끔한 구성. 다만... 입장료 받는 건 좀 미안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볼 거리가 부족했다.

└ 국가 유공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한 곳입니다.



실내보다는 실외의 전망대가 하이라이트다. 저 앞에 보이는 곳은 북한 땅이다.



저 앞 쪽에 우뚝 솟은 게 여니산인가? 안내판 보고 찍은 건데 긴가민가 싶다.



이 쪽은 당연히 우리나라입니다. 북한에서 이런 깔끔한 포장 도로를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아직까지는. -_ㅡ;;;



전방 감시하는 군부대 시설이 아닐까 싶다.



줌으로 잔뜩 당겨 찍은 북한 땅.



해안 경계 초소. 저런 곳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은 엄청 외로울 거다. 젊은 나이에 고생이 많다. T^T



사진 잘 찍는 사람들은 빛을 기똥차게 활용한다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같은 지역인데 색깔이 이렇게 나왔다 저렇게 나왔다 난리다.



비 오는 날은 안에서 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만들어놨다. 간단한 강연 같은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심플하면서 예쁘게 꾸며놨네.



실향민들이 기억에 의존해서 살던 동네를 그린 것. 그저 어렸을 때 살던 곳이라는 말만으로는 고향의 힘을 설명할 수 없다.

└ 나 어렸을 때 살던 곳은 지도에 여전히 있지만 완전히 달라져서 어렸을 때의 기억은 1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 파주 헤이리 마을

다음 장소는 헤이리 마을.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멀지 않다.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잘 몰랐는데... 엄~ 청~ 나게 넓다. 그래서인지 내부에서도 차를 타고 이동이 가능한 구조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전부 걸어서 이동하다가는 쓰러질지도 모른다. 미리 가볼 곳을 정한 뒤 동선을 잘 짜서 다녀야 한다.



차를 세워둔 뒤 근처의 풍경을 보면서 사진을 찍다가... '근현대사 박물관'까지 상당히 멀다는 걸 알게 되어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주차장이 휑~ 하기에 차를 세웠더니... 매표소에서 유료 관람 표를 구입해야 주차가 가능한 곳이었다. -ㅅ-

└ 헤이리에는 무료로 주차 가능한 공간이 굉장히 많으니까 굳이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울 필요는 없다.


유료 관람 시설을 이용할 예정이라면 4,000원의 주차료를 따로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여기 차를 세웠다고 주차 요금 내라고 쫓아오는 사람도 없거니와 박물관 표를 샀다가 주차권을 꽂아주거나 하는 것도 없다. 주말에 바쁠 때나 주차 요금 확인하지 않을까 싶다. 그냥 여기 차 세우고 유료 표 안 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살포시 들었다. ㅋ


'근현대사 박물관'은 공식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에서 따로 구입해야 한다. 성인은 7,000원. 할인이나 면제 혜택과 관련된 안내는 전혀 없는 걸 보니 그냥 돈 내야 하는 모양.


들어가니 한 무리의 아줌마들이 출구가 아닌 쪽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일하는 분으로 추측되는 분께서 혼자 다 모았다며 자랑 같은 멘트를 날리고 있었고... 그걸 들은 아줌마들은 우리도 공간만 있으면 옛날 물건 이렇게 모아둘 수 있겠다며, 집에 이런 거 많다며,... -ㅅ-



롯데는 무슨 생각으로 저 태양 모양의 로고를 만든 걸까? 저 때에는 예쁘다고 생각했던 걸까?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 실내인데도 실내 같지 않게 잘 꾸며놨다. 정말 옛날 시골 동네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저기 참 디테일 하다. 어찌 이리 시골 분위기가 제대로 나는가 싶어 생각해보니... 옛날 냄새가 한 몫 했다.

└ 그 옛날 냄새가 불쾌한 사람들이 있는지, 몸에 해롭지 않다며 안내판을 설치해놨더라. -ㅅ-



예전에는 진짜 이런 자전거 타고 우편물 배달했었지. 편지나 엽서보다 택배가 많은 요즘에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어딘가에 있었던 시장을 고스란히 들어 옮긴 것 같은 풍경. 지직거리며 흘러나오는 노래들도 분위기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라듸오, 월부, 전축,... 예전 분위기 그대로다.





전당포 아저씨. 지금의 중고나라 같은 역할이었다. 3개월 지나도 안 찾아가면 처분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더라. ㅋ



예전 동네 술집은 저런 구조가 많았다. 좁아터진 공간을 어떻게든 활용해서 다닥다닥... ㅋ



왜색 짙은 금복주의 로고.



마을마다 쓰고 난 연탄 모아두는 곳이 따로 있었다. 눈이 와서 얼어붙으면 그 위에 저걸 박살내서 뿌리곤 했다.



시장에서 어린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뻥튀기 아저씨. 나는 실제로 뻥튀기 튀기는 걸 보며 자란 세대다.


어린 아이들은 저렇게 의자 위에 판때기를 올려두고 거기에 앉혔다. 나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저렇게 앉았었다.



길이 좁고 가팔라서 천천히 가야 한다. 주말에 관람객 몰리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



달동네 자취방이라고 만들어놓은 곳인데 누울 공간은 한 평이나 될까 말까... 진짜 저런 곳에서 어찌 살았을까 싶다.



이런 분위기, 참 좋다.



지나가는 길에 구멍이 뚫려 있어 뭔가 싶어 봤더니... 느닷없이 등장한 퍼세식 변소. -ㅅ-



뜬금없이 등장한 아톰 봉제 인형. ㅋㅋㅋ



예전에는 초등학교 때 저런 조각 칼로 미술 수업 진행했었다. 고무판 밀다가 피 본 경험, 죄다 있을 걸? -ㅁ-



나는 이 정도 세대는 아니었다. 교복도 저런 식이 아니었고 교련복은 보지도 못했다. 나보다 훨씬 연배가 있는 세대나 공감할 듯.



한 반이 이렇게 작지도 않았을 뿐더러, 저렇게 죄다 타자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없었다. 실제한 적이 없는 교실 되시겠다.



한국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 이병도. 그가 만든 국사 책으로 공부하는 게 당연한 시대였다.

└ 이병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말이 많은데 반민족 행위에 가담한 식민사관 학자임은 분명하다.



양주동 박사의 저 국어 사전은 어지간한 집에는 다 있었던 듯. 어렸을 때 저 사전 집에 있었던 게 기억난다.





주氏 성 자체가 흔한 성이 아닌데 그 와중에서도 朱(붉을 주)가 아니라 周(두루 주) 쓰는, 드문 성의 소유자.

└ 광주 민주화 운동 무력 진압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7년형 받았으나 사면되었다고 한다.)



좁은 공간에 군 관련 물품을 전시해놨다. 별로 볼거리는 없는 듯 하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공중 전화. 테이프 감아놓은 송수화기가 디테일하다. 통화하다 화 난다고 저거 내리치는 사람들 많았지.



이것도 우리 집에 있었더랬지. 버튼 누르면 저 밑의 컵에 물이 쪼로로록~ 나오고. ㅋ



베트남의 국민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님.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을 모아놓은 조각들 중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피아 식별을 위해 뿌렸던 종이 쪼가리. 한국 전쟁 때 타던 전투기를 아직도 타고 있는 북한 공군. 전력으로는 이미 상대도 안 된다.



야한 잡지의 대명사 '선데이 서울'. 요즘의 패션 잡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성인 대상으로 한 글도 요즘 기준으로 보면 싱겁고.



시간이 흐르니 분유 깡통 같은 것도 추억을 소환하는 물건이 되는고나.



중학교 때 까지만 해도 열심히 빌려다 놨던 VHS 비디오 테이프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02년 월드컵이 이런 곳에 자리하다니! 라고 생각하다가... 아... 16년 전 일이고나... -_ㅡ;;;



남패... 그러니까 제주 유나이티드 말하는 건데... 그 팀 팬들은 이 공이 자신들과 연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왜 소중함은 사라지고 나서야 느끼는 것인지... 국민 수준이 대통령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역대 대통령들 관련 자료 전시해둔 곳인데 역시 박정희 관련된 게 가장 많더라. 그 시대를 다룬 곳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짜증스럽기도.



외국에서는 비료 뿌리는 비행기로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낡아빠진 기종인데 국방부는 여전히 AN-2로 북한 전력을 뻥튀기하고 있다.



동네 만화방. 예전에는 동네 만화방에만 TV가 있어서 돈 내고 봐야 했다는데... 나는 그 정도 세대는 아니다. ㅋ



어디를 가더라도 아톰을 보면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다. 오래된 포항 팬이라면 누구라도 그러하지 않을까?



구입 가능한 아톰 피규어도 있었다. 이사 예정이라서 짐 줄여야 한다는 강박만 아니었다면 질렀을 거다. -ㅅ-



한 시간 정도 관람했나?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았다. 전시물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옛날 냄새가 좋았다. 옛날 물건 모아놓고 추억 소환하게끔 하는 박물관은 전국에 여러 개가 있는데 이 곳 방문하기 전까지는 제주의 '선녀와 나무꾼'이 가장 마음에 들었었다. 그러나 파주 '근현대사 박물관' 방문 후 순위가 바뀌었다. 여기가 제일 낫다.

나는 아슬아슬하게 1970년대에 걸쳐 있는 세대인데, 사실은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을 거다. 특히나 도시에 살았다면 말이다. 나는 어린 시절을 지방에서 보냈지만 상당히 도시적인 분위기(?)의 동네에서 살았다. 살던 곳에서 10분 정도만 가면 시골이 나올 정도로 하이브리드 한 분위기였기에 어른들이 '네가 그걸 어떻게 아냐?' 할 정도의 경험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1970년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다. 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공감 가는 부분이 거의 없을 것이고.


매표소에서 표 살 때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재미있는 추억 박물관'에 가겠다고 했더니 표 파는 분께서 '근현대사 박물관'이랑 내용이 겹치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더라. 달리 가보고 싶은 곳이 없어서 괜찮다 하고 표를 샀는데... 겹치는 부분이 1도 없다.


▒ 재미있는 추억 박물관

헤이리 앱이 있다 해서 설치를 하긴 했는데 할인 쿠폰 따위를 받으려면 로그인을 하라고 되어 있다. 네이버랑 카카오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하기에 네이버로 로그인했는데...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는 동의 어쩌고 화면 떠서 네 누르고 넘어갔더니... 그 다음부터 로그인이 안 되고 네트워크 상태가 불량하다는 에러 메시지만 계속 떴다. 와이파이를 끄고 LTE로 접속해도 그 모양이다. 결국 앱은 써먹지도 못했다. 바로 삭제해버리고. 지도 보고 찾아가는데... 당최 안 보인다. 날이 더워서 슬슬 짜증이 날 무렵, 매표소 직원이 지붕에 버섯 어쩌고 했던 게 기억나서 간신히 찾아갔다. 계단 내려가면 금방이었는데 가지 말라고 막아놔서... 난 하지 말라면 안 하는 착한 사람이니까... 주차장 쪽으로 해서 한 바퀴 빙~ 둘러서야 도착했다.



건물 외벽은 덩굴로 뒤덮여 있다. 박물관 이름 있는 부분은 그나마 점령 당하지 않았지만 곧 뒤덮여 안 보이게 될 것 같더라.



이건 추억 소환이 아니라 폐기물 방치인데? 싶을 정도로 관리가 안 된 비틀 한 대가 서 있었다.



유리 구슬은 여기저기에서 몇 번 보긴 했지만 하얀 구슬은 진짜 오랜만이다. 사들고 올까 하다가 써먹을 데가 없겠다 싶어 포기.



여기가 왜 '근현대사 박물관'과 테마가 겹치지 않는 곳이냐 하면... 사실 상 피규어 및 장난감 전시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도 아톰!!!





응? 이건 예전에 모 패스트푸드 점에서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했던 태권 V 아니던가?



공중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아톰! 일단 보이면 찍는다! ㅋㅋㅋ



해리 포터도 날고 있었다.





1층을 보고 나면 2층, 3층과 지하를 볼 수 있는데 2층부터 보러 갔다. 일본 중고 피규어 판매점 같은 분위기였다.



잔뜩 쌓인 상자들. 빈 상자가 아니라면, 내용물이 있는 상자라면 제법 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이무러카'가 독일의 다임러에서 만든 자동차를 부르는 말이라는 건 나처럼 늙은 아저씨 아니고서는 모를테지.


요즘 기준으로는 성희롱 논란을 불러와도 이상할 게 없는 마징가 시리즈의 여성형 로봇들. 마징가가 꼬추를 미사일로 쏘지 않아 다행이다.



에어컨 위에는 제법 커다란 그랜다이저가 떠억~ 하니 서 있었다.



틀림없이 짭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 신세기 에반게리온 』의 아야나미 레이 피규어. 하나도 안 닮았다!!!



우리나라에는 『 달려라 번개호 』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적 있는 『 마하 고고고 』의 주인공 차. 희귀템인 줄 알았는데 지금도 살 수 있더라.



내일의 죠라고 일본어로 쓰여 있었다. 역시나 요즘도 구입 가능한 아이템이긴 한데 시리즈가 죄다 엄청난 가격을 자랑한다.



『 레디 플레이어 원 』에서도 등장한, 서양에서 특히나 찬양 받는 『 아키라 』의 카네다 쇼타로와 그의 바이크.



초등학교 운동회 때마다 볼 수 있었던 장난감. 총 모양 플라스틱 앞에 종이가 말려 있어서 휘둘러 던지는(?) 장난감이다.



아톰 밭!!!



뭔가 상당히 피곤한 표정으로 매달려 있던 해적 처자.



플레이 모빌! 엄~ 청 오랜만이다!



요즘은 쌩양아치 & 미사일 성애자로 재평가 받고 있는 『 과학닌자대 가차맨 』, 우리나라에서는 『 독수리 오형제 』로 유명하다.



3층은 규모가 작았는데 흔히 미미로 불리는 8등신 백인 처자 인형과 만화책이 대부분이었다.



게임기도 있었는데 그나마 큰 화면의 텔레비전에는 닌텐도 큐브가 연결되어 있었다. 게임 CD가 없어서 직접 플레이는 불가능.



자그마한 텔레비전에는 플레이 스테이션 2가 각각 연결되어 있었다.



『 드래곤 볼 』과 『 슬램 덩크 』 시절의 아이큐 점프는 진짜... 상상도 못할 인기였다.



내 또래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리고 오랫동안 찾을 수 없어서 이슈가 되었던 개구리 소년들. 안타까운 일이다.

└ 공소 시효 만료로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범인 ㅅㄲ는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걸까? 찢어죽일 ㅅㄲ



자, 이쯤되면 아톰 성애자 소리 들어도 무방할 것 같다. ㅋㅋㅋ



지하로 내려갔더니... 여긴 전시장이라기보다 그냥 창고 같은 분위기였다. 아무렇게나 마구 방치한 듯한.



특이한 『 드래곤 볼 』 피규어. 생긴 걸로 봐서는 손오공인지 배지터인지 알 수가 없다. -ㅅ-



뭔가 뜬금없는 녀석들. 망한 이탈리아 음식점 앞에서 가지고 온 건가 싶은 녀석들도 있고.



이런 분위기인데 피규어나 장난감들이 중구난방인데다 관리도 잘 안 되어 있는 듯 해서 확실히 방치한 게 아닌가 싶은 인상.



스파이더 맨 팔은 부러졌었던 모양이다. 다행히 지금은 수술(?)을 받아 복구 완료.



다 보고 차로 돌아가다가 '근현대사 박물관' 사진 찍어보고.



맞은 편에 있는 기념 사진 촬영 장소도 한 번 찍어봤다. 평일 낮이라 사람이 거의 없어서 좋았다.



▒ 제 3 땅굴

하루 종일 헤이리 마을에서 놀아도 부족할 것 같았는데... 막상 와보니 넓기는 오질라게 넓은데 딱히 가보고 싶은 곳이 없다는 게 개인적인 소감. 인사동 쌈짓길 확장판이라는 생각 정도 밖에 안 들었다. 프로방스 마을이나 영어 마을도 별로 안 땡기고... 어디 갈만한 곳 없나? 하고 검색해보니 제 3 땅굴이 11㎞ 떨어진 곳에 있다고 나온다. 초등학교 때 아람단 단체 여행 왔다가 갑자기 경보 울려서 못 보고 갔던 곳이 제 3 땅굴. 그래, 저기를 가보자! 라 생각했다.


평일 낮인데도 차가 바글바글하다. 주차 요금 2,000원을 따로 받고 있었는데 할인 안 되냐니까 무슨 할인이냐고 묻는다. 국가 유공자라니까 차량 등록했냐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안 된단다. 그래서 그냥 돈 내고. 표 사러 갔는데 거기에도 할인 안내는 없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유공자 증 내미니까 할인해준다. 그냥 샀으면 훨씬 비싸게 샀을 거다.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전망대에 올라갔다.





평일 낮인데도 관광 버스가 단체 관람객을 엄청나게 뿌려놓고 있었다. 여기가 진정한 헬 파티.


왜 헬 파티인고 하니... 공중 도덕은 개나 줘버린 두 종족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남들 다 먹는 나이를 저만 먹는다 생각하는 영감탱이들과 쭝궈린들이 그들이다. 남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떠들고 밀쳐대고 난리도 아니다. 알록달록 등산복으로 무장한 할머니 떼들의 고성을 피해가면 떼로 몰려 다니며 시끄럽게 떠드는 쭝궈린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을 피해 가면 소싯쩍 얘기로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빙의한 할아버지 떼를 만나게 되고. 정신적으로 데미지가 상당하다.





할머니들이 나한테 와서 저기가 북한이냐 묻는데... 나도 처음인데 알 턱이 있나. 초소에 태극기가 보이는 걸로 봐서 북한은 아니다.





표를 구입할 때 도보와 승강기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건 제 3 땅굴의 관람 방법 차이다. 제 3 땅굴에 가면 북한이 뚫어놓은 땅굴까지 내려가는 경사로가 있는데 그걸 걸어서 가느냐, 느릿느릿 움직이는 차량을 타고 가느냐의 차이였다. 날도 덥고 해서 걷기 싫은 마음에 승강기를 선택했더니 14시에 출발한단다. 시간도 남고 해서 냉면 곱빼기 먹고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매표소에 물어보려고 갔는데... 매표소 뒤에 세워진 버스에 뭐라 쓰여 있어서 확인해보니 그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거였다. 각자 이동하는 게 아니라 버스 타고 떼로 움직이는 시스템. 매표소에서 표 사고 나서 정해진 시간 되면 매표소 뒤 쪽에서 버스를 타자.


13,000원 주고 먹은 물냉면 곱빼기. 맛은 그냥저냥 평범했고... 직원들은 친절했지만 그닥 깨끗한 것 같지는 않았다.



※ 신분증이 없으면 관람이 불가능하다. 통제 구역을 지나기 때문이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의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사님 말로는 버스 출발하기 전에 신분증 없으면 없다고 말해야 한단다. 출발 전에 있다 해놓고 막상 검사하면 없다는 사람이 꼭 있다는 거다. 그럴 경우 그 사람만 내리는 게 아니라 버스가 그냥 돌아가야 한단다. -_ㅡ;;;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도라산 역.



이렇게 보면 그저 평범한 기차 역인데...



평양 방면이라니... ㄷㄷㄷ





도라산 역에서 나와 전망대로 향한다.





여기 있는 망원경은 2분에 500원인가 하는 유료 시설. 나는 카메라 줌을 이용해서 봤다. 미세 먼지 때문인지 뿌연 하늘 때문에 잘 안 보이더라. 그래도 카메라 망원 덕을 많이 봤다. 그냥 보면 전혀 안 보이는데 카메라로 당겨서 보니 조금 보이더라.



북한 인공기도 보이고.







집까지 얼마나 걸리나 보려고 티맵 켰더니 이렇게 나왔다. ㄷㄷㄷ



제 3 땅굴로 이동했는데 바로 보는 게 아니라 영상 관람하고 설치물 본 뒤 땅굴을 보게 해놨다.



보관함에 가방과 카메라, 휴대 전화까지 모두 보관하라고 한다. 강제로 소지품 검사 같은 건 하지 않으니 몰래 가지고 가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을 듯. 스마트 폰 몰래 가지고 가서 촬영하거나 하는 것도 아예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하지 말라면 안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고스란히 다 사물함에 넣었다.

이후 간단한 설명이 있었는데 기억나는대로 써보자면... 북한에서 땅굴 팔 때 측량 기사로 일했던 사람이 귀순해와서 제보했다고 한다. 군에서 대략 이 정도 되지 않을까 의심되는 곳을 파고 거기에 관을 심어 물을 담았다고. 북한이 땅굴 파는 방법은 구멍을 파고 거기 다이너마이트를 넣어 폭파시키는 식인데 폭발 때의 충격으로 물이 넘치면 그 근처에 땅굴이 있다고 알 수 있단다. 설치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잔뜩 설계한 관 중 하나에서 물이 넘쳤고. 그 부근에 다시 관을 설치했는데 하나의 관에서만 물이 그냥 죽죽 빠져나가더란다. 땅굴 바로 위를 관통한 거였다. 그렇게 땅굴 위치를 파악해서 경사로를 파 땅굴 진입로를 만들었고... DMZ 남측 지역에 콘크리트로 3중 벽을 만들어 북한군이 땅굴을 활용할 수 없도록 막았다고 한다. 1차 벽이 5M 두께, 2차와 3차 벽은 1M인가 2M 두께라는데 건너 편을 볼 수 있는 창(구멍)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있더라. CCTV가 없던 시절에는 병사 두 명이 2차 벽 앞까지 가서 1차 벽에 뭔가 움직임이 있는지 감시했다 한다. 저기서 근무한 사람은 대한민국 0.1%인 거다.

아무튼... 설명이 재미있어서 집중하고 있는데 쭝궈린들이 더럽게 떠들어대서 짜증났다.


느리게 움직이는 차량 타고 내려가서 길 따라 3차 벽 앞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거다. 원래는 2M 정도의 높이였는데 관람객 편의를 위해 바닥을 만들고 조명을 설치하는 등의 작업을 해서 높이가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키가 170㎝가 안 되는 나도 상당 구간을 허리 숙이고 지나가야 했다. 키 180㎝ 넘는 사람들은 100% 허리 통증 올 거다. ㅋㅋㅋ



다 보고 나와서 타고 간 차량의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근처를 좀 더 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 늦어지는데... 아예 자고 아침 일찍 갈까? 라는 생각에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하니 있다! 하지만... 다음 날이 쉬는 날이 아니니까... 출근 때문에 아침 일찍 나서야 하니까... 그럴 거면 그냥 저녁에 가자 싶어 더 보는 걸 포기했다. 합정에서 버스 타면 한 시간이라 하니 다음에 차 놓고 가던가 해도 되고... 아니면 1박 2일로 다시 가도 괜찮고.


그렇게 17시가 안 되어 출발했는데... 역시나 차가 막힌다. 한참을 느릿느릿 가다가... 나중에야 길이 뚫려 달릴 수 있었다. 당일치기 여행 치고는 나름 알차게 보냈다. 집에 있으면 아무 것도 안 하고 빈둥거리다 끝났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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