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스뽀오츠 』/『 스틸러스 』

포항은 2018 시즌을 상위 스플릿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9. 28.
728x90
반응형

은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던 빅 클럽이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불리함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故 박태준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상당한 투자를 유지했고 그 결과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포스코의 지원이 예전만 못한 지금은 몸 값이 비싼 선수들을 데려오지 못하고 유스에서 올라온 선수들로 간간히 버티는 게 고작. 그러한 기조는 황선홍 감독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없는 살림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은 성적을 냈지만 마른 걸레에서 물 나오는 게 기적이 아니라 당연한 거라 생각한 이들 때문에 팀이 엉망이 됐다.




공부하겠다는 학생한테 학원도 가지 말라 하고, 책도 안 사주면서 전기 요금 아까우니 일찍 자라 강요해놓고 반에서 1등 못한다고 나무라면 안 되는 거지. 적절한 투자가 없으니 형편없는 성적 거두는 건 당연하다. 남기일 감독이나 故 조찬호 감독처럼 없는 살림에서도 기존 선수들 어떻게든 살려서 성적내는 감독이 왔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냥반을 감독으로 데려오는 바람에 일찌감치 예상한대로 미끄럼 탔고... 그 냥반 잘라내고 부랴부랴 데려온 냥반 역시 교회 목사 자리가 더 어울리는 분인지라 내리 2년을 하위 스플릿.


투자 없이 성적낼 수 없다는 걸 분명 아는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성적으로는 그렇다고 인정하는데... 감정이 앞서다보니 상위 스플릿에 만족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면 화가 나는 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 년 우승 트로피 하나씩 가져오던 팀이었는데 2년을 하위 스플릿에 머문 덕분인지 4위까지 올라간 지금, 상위 스플릿에 남는 게 대단한 것처럼 써대는 기사가 자꾸 나오고 있으니...




시즌 시작 전에 지더라도 예전처럼 짧은 패스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미있는 축구를 하던가, 안 자고 버틸 재간이 없는 축구 따위를 할 거라면 승점이라도 꾸역꾸역 따기를 바랐었다. 2018년의 포항은 후자의 축구를 한 덕분에 상위 스플릿에 머무르고 있고... 바라는 축구를 하고 있으니 감독을 깔 수가 없다. 블로그에 포항 관련 검색어로 유입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데 그 때마다 예전에 썼던 글 보면 참 생각없이 까댔고나 싶어서 또 감독 까는 글 쓰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의 포항은 뭔가 아쉬워서... 2005년부터 무승부를 제외한 승패 마진을 따져보기로 했다. 부지런히 이겨서 승점 모아 우승하는 거니까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더 많으면 당연히 성적이 좋을 것이고... 그런 성적을 낸 감독이 좋은 감독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많은 팬들이 그리워하는 파리아스 감독의 성적을 보면, 부임 첫 해인 2005년에 15승 15무 6패를 기록했다. 무승부 제외하고 승패 마진이 +9나 된다. 2006년에는 19승 9무 12패로 +7. 플레이오프라는 희한한 제도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던 2007년에는 17승 12무 12패로 +5. FA컵 우승했던 2008년에는 14승 7무 8패로 +6. ACL 우승으로 아시아 최고 클럽으로 등극한 2009년에는 18승 12무 5패로 무려 +13.


파리아스가 물러난 이후 단 기간에 팀을 망쳐버린 레모스의 2010년 승패 마진은 2승 3무 6패로 -4. 라모스 경질 이후 팀을 맡았던 박창현은 7승 8무 6패로 간신히 +1.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감독으로 돌아온 황선홍의 첫 시즌인 2011년 승패 마진은 21승 8무 8패로 +13. FA컵 우승했던 2012년에는 23승 8무 13패로 +10. FA컵 2연패와 리그 우승을 동시에 하면서 전무후무한 더블을 달성한 2013년에는 21승 11무 6패로 무려 +15. 전반기 마치자마자 이명주가 떠난 2014년에는 16승 10무 12패로 +4.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5년에는 18승 12무 8패로 +10.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최진철2016년은 10승 8무 14패로 -4. 사임으로 발표되었지만 사실 상 경질된 후 부랴부랴 데리고 온 최순호의 남은 시즌 성적은 2승 2무 2패로 0. 2017년은 15승 7무 16패로 -1. 2018년은 9월 28일 현재 12승 7무 11패로 +1.

참고 삼아 최순호 감독의 다른 기록을 살펴보면 박성화 감독의 사임 이후 급하게 팀을 맡았던 2000년에 2승 2무 6패로 -4. 2001년에는 14승 8무 13패로 +1. 2002년에는 11승 11무 13패로 -2. 2003년에는 17승 13무 14패로 +3. 이게 최순호 감독이 기록한 최고의 승패 마진이다. 2004년에는 13승 13무 13패로 0. 강원을 맡아 기록한 성적을 보면 2009년에는 8승 7무 18패 -10. 2010년에도 8승 6무 18패 -10. 일찌감치 물러난 2011년에는 1승 1무 4패 -3.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즌

감독

마진

기타

2000

포항

박성화

 7

 9

11

- 4

 시즌 중 사임

2000

포항

최순호

 2

 2

 6

- 

 

2001

포항

최순호

14

 8

13

+ 

 

2002

포항

최순호

11

11

13

- 2

 

2003

포항

최순호

17

13

14

+ 3

 

2004

포항

최순호

13

13

13

-

 

2005

포항

파리아스

15

15

 6

+ 

 

2006

포항

파리아스

19

 9

12

+ 7

 

2007

포항

파리아스

17

12

12

+ 5

 

2008

포항

파리아스

14

 7

 8

+ 6

 

2009

포항

파리아스

18

12

 5

+13

 

2010

포항

레모스

 2

 3

 6

- 4

 시즌 중 사임

2011

포항

황선홍

21

 8

 8

+13

 

2012

포항

황선홍

23

 8

13

+10

 

2013

포항

황선홍

21

11

 6

+15

 

2014

포항

황선홍

16

10

12

+ 4

 

2015

포항

황선홍

18

12

 8

+10

 

2016

포항

최진철

10

 8

14

- 4

 시즌 중 사임

2016

포항

최순호

 2

 2

 2

-

 

2017

포항

최순호

15

 7

16

- 1

 

2018

포항

최순호

12

 7

11

+ 1

 진행 중...


이렇게 보니 대략 알겠네. 저 표 아래에 최순호 감독의 강원 시절 성적 붙이려다가 그럼 또 까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표로 정리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수많은 팬들이 더럽게 재미없는 수비 축구로 기억하던 2000년대 초반의 최순호 감독은 가장 좋은 승패 마진이 +3에 불과했다. 이후 포항에 전성기를 가지고 온 파리아스 감독은 다섯 시즌 동안 평균 +8의 승패 마진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게 이상할 정도. 포항에 암흑기를 연 장본인, 올리베이라 레모스 감독은 열한 경기 동안 달랑 두 번 이기면서 승패 마진이 -4. 부산에서 포항으로 와 스틸타카를 완성시킨 황선홍 감독은 다섯 시즌 동안 승패 마진 10.4를 기록하여 파리아스를 뛰어넘었다. 심지어 2014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리 승패 마진을 기록하는 업적을 남겼다. 포항의 전성기를 이끈 감독다운 성적이다. 포항만의 축구에 자신이 바라는 축구를 접목하겠다며 큰 소리 쳤던 최진철은 -4를 기록한 상태에서 그만두고 나갔다. 이후 최순호가 급하게 불 끄러 왔지만 2승 2무 2패면 불 껐다기보다는 그냥 다 타서 없어질 때까지 쳐다본 게 아닐까?


7위에 그친 2017년의 승패 마진은 -1. 올 시즌은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지만 +1 밖에 안 된다. 대구, 강원, 수원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전부 다 이겨야 +4가 된다. 남은 세 경기를 다 이길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2003년에 기록한 +3을 깨지 못할 거라 본다.


파리아스와 황선홍 감독 모두 승패 마진이 상당히 좋았다. 그러니 성적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순호 감독은 +3을 넘은 적이 없다. 현재 기준으로 +1도 사실은 하위 스플릿에 어울리는 성적이다. 수원, 북패, 남패가 워낙 죽을 쑤는데다 전북이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는 바람에 이긴 경기가 진 경기보다 고작 한 경기 많은 성적임에도 4위에 머물러 있는 거지.


승패 마진 +5는 넘어야 ACL 티켓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올 시즌은 상당히 어렵겠다. 아무튼... 6위 이내로 시즌을 마친다면 상위 스플릿에 남았다는 이유로 내년에 또 최순호 감독을 봐야 할 게 분명한데... 말로는 공격 축구지만 한 골 넣었다 하면 라인 내리고 잠그는 축구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면 답답~ 하다.




P.S. 전남 성적이 몇 년 동안 계속 안 좋으니 전남 해체하고 포항에 몰빵하자는 바보들이 의외로 많다. 포스코가 어려워서 지출 줄이려고 전남에 지원 끊는 거라면, 거기로 들어가는 돈이 포항으로 오겠냐? 지출을 줄이는 거라고. 돈 안 쓴다는 말이다. 전남에 줄 돈 빼서 포항 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거기에다 같은 K 리그 팬 입장에서 전남 팬 생각은 1도 안 하고 저런 말 내뱉는 거 보면 어이가 없기도 하고.


또 P.S. 포항의 형편없는 성적을 관중 탓 하는 머저리도 있던데, 포항은 매 시즌 홈 개막전 경기마다 10,000명이 넘는 관중을 기록했다. 그런데 뭐? 관중이 없으니 투자가 없고 그러니 성적이 개판이라고? 최진철이 다 말아먹고 난 뒤의 2017 시즌 홈 개막전은 무려 18,587명이 들어왔다. 만원이다. 하위 스플릿에 그친 지난 시즌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홈 개막전은 14,584명이 입장했다. 포항 팬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다. 그런데 뭐라고?   계속 이기던가 엄청 재미있어봐라. 저 많던 관중이 왜 10,000명 밑으로 떨어지나. 포항 관중 급감은 형편없는, 재미없는 경기력 때문이다.



2018.10.06. 내용 추가. 31 라운드에서 대구에 이기고, 32 라운드에서 강원에 비기면서 현재 성적은 13승 8무 11패. 승패 마진은 +2. 스플릿 결정 전 마지막 경기인 33 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이긴다고 가정하면 승패 마진은 +3. 내가 볼 때에는 이게 현재의 투자와 코칭 스태프의 한계인 것 같다. 결국 최순호 감독은 승패 마진 +5 넘는 데 실패.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