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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46 여행 끝!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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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N을 이용해서 왓챠플레이 앱을 실행한 뒤 다운받아뒀던 영화를 봤다. 『 암수살인 』을 봤는데, 주지훈이었나? 사투리가 확실히 어색하다. 김윤석은 엄청 자연스럽던데... 라고 생각해서 검색해보니 태어난 곳이 부산. ㅋㅋㅋ
아무튼... 영화 다 보고 『 무한도전 』 켜놓고 잠이 들었다.


한참 자다가 깨서 '세 시나 됐으려나?' 하고 시계를 보니 다섯 시가 넘었더라. 컥!




밥 먹으러 가야 하는데 전 날 먹은 게 여전히 뱃 속에 있어서인지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바삭바삭했던 베이컨을 떠올려도 그닥 식욕이 돌지 않아서 결국 아침 밥은 생략하기로.
세수도 안 하고 눈꼽만 떼어낸 채 옷을 주워 입고 짐을 챙겨서 아래로 내려갔다. 체크 아웃하는데 데스크의 처자가 혼자 빵! 터진다. 왜? 뭐? 얼굴에 뭐 묻었나? -ㅅ-


걸어서 공항에 갔더니 바글바글 난리도 아니다. 셀프 체크 인 기계가 여러 대 있었지만 뭔가 엄두가 나지 않아서 도전하지 않았다. 인천 공항은 체크 인만 직접 하고 수하물은 직원을 통해 맡겨야 하는데, 여기는 캐리어에 두르는 띠(?)까지도 직접 처리해야 한다. 직항이면 도전해봤을텐데,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니까 사람을 통해서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혹시라도 중간에 캐리어가 사라지면 남 탓 할 수 있으니까. -_ㅡ;;;


하지만 앞에 잔~ 뜩 늘어선 사람들을 보니 쫄린다. '좀 더 일찍 나올 걸 그랬나?' 하고 후회가 된다. 숙소 코 앞이라 여유를 부렸는데 늦는 거 아닌가 싶어 살짝 걱정도 되고.
눈에 보이는 동양인들은 죄다 중국어를 쓰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뭐가 그리 바쁜지 죄다 스마트 폰을 쳐다보고 있더라. 게다가 가지고 있는 짐들은 어찌나 큰지, '저럴 거면 그냥 컨테이너 하나 빌려서 거기에 때려넣을 것이지.' 라 생각했다.


편견을 가진 사람도 개차반이고, 혐오 발언하는 사람은 당연히 개차반이라 생각하지만, 중국인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질 수가 없다(라는 건 결국 나도 개차반이라는 거지. -ㅅ-). 동양인 혐오의 원인 대부분이 중국인 때문이라 생각한다.





차례가 되어 웹 체크 인 했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수하물도 처리했냐고 물어본다. "Not Yet." 어디까지 가냐고 묻기에 '한국, 인천' 까지 간다고 하니까 쌀쌀맞게 다시 묻는다. '다음 목적지가 어디냐고.'
한국이나 일본에서 서비스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정말 친절한 거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웃으면서 '7H AH 77I OF, 친절하게 씨부려!' 라고 내뱉었을 정도로 띠겁게 구는 것들이 많았다. 아무튼, 코펜하겐이라고 한 뒤 캐리어를 가리키며 나랑 같이 한국까지 가는 게 맞냐고 물어봤다. 맞단다. 확인을 받았지만 불안하다. 캐리어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가지고.
과연... 코펜하겐과 헬싱키에서 두 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는 동안 잘 따라올 것인지.




다른 짐 없냐고 묻기에 짊어지고 있는 가방 뿐이라 대답하고 끝. 시간에 쫓길까 걱정했지만 괜찮았다. 안 쪽으로 가니 면세 처리하는 곳이 있더라. 가게에서 받은 영수증을 내밀었더니 한숨을 하아! 쉬더니, 여기저기에 동그라미를 쳐서 돌려준다. 그 부분을 작성해서 달라는 거다.


그래.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하루종~ 일 똑같은 일일 거 아냐? 수백 명이 아무 것도 쓰지 않은 영수증을 들고 와 불쑥! 내밀테고, 그 때마다 여기랑 여기를 작성해서 다시 오라고 말하는 것도 지겹겠지. 하지만 그 지겨운 일을 웃으면서 하라고 월급 주는 거 아닌가?

보통 자기가 잘 모르면 위축되기 마련이고, 혹시나 내가 규칙 같은 걸 어겼거나 실례를 범한 게 아닐까 싶어 쪼는 게 당연하지만 중국인은 '적반하장' 스킬을 패시브로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게 하도 치여 동양인만 보면 적대적인 건가?' 라는 생각도 했다.

아무튼, 아이슬란드에서 겪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일단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한심한 것아, 왜 왔냐?' 따위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건 내 자격지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저들이 한국이나 일본에 왔을 때 같은 대접을 당한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할까?

'네가 할 수 있는 건 네가 하고, 못하는 것만 나에게 의지해라.' 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대놓고 한숨 팍팍 쉬면서 '너 따위가 알아듣거나 말거나 규정대로 하니까 뭐라 하지 마.'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블루 라군에서도 그랬고,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아 인을 무시한다는, 외형으로 차별한다는 인상을 확실히 받았다. 그렇다고 불친절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 영어로는 서로 웃으면서 농담도 주고 받고, 아이들 앞에서는 눈 마주치면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언어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더라. 뭐, 내 생각이니까.




면세는 면세에 해당하는 금액 만큼의 카드 결제가 취소된다고 하더라. 확인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 확실한 건, 한국처럼 바로 바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거다. 시간이 엄청 걸린다.



보안 검사를 받는데 이번에도 도장이 문제였다. 물음표가 떴다면서 확인해보겠다고 가방 여기저기를 뒤지는데 찾는 게 안 나오는 거지. 그래서 내가 도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가방을 열어서 꺼내어 보여줬더니 아, 이거라면서 열어서 확인하고는 보내주더라.


도착했을 때에는 보지 못했던 핑크 색 미니어처 진이 있기에 선물용으로 여섯 개를 사고 비행기를 타러 갔다. 좌석이 뒤 쪽이라서 뒷 문으로 탑승. 뒤 쪽으로 비행기 탄 적이 있었던가? 아무튼 이것도 희한한 경험.








7:50 출발, 11:50 도착의 일정이었기에 네 시간 비행인 줄 알았는데 시차 때문에 세 시간 비행이었다. 코펜하겐은 덴마크인데 왜인지 나는 자꾸 헝가리라고 생각하게 되더라. 공항 자체는 작지 않은 편.


환승 센터 표지판만 보고 걸어갔는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여기는 확실히 아니다 싶더라고.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서 물어보니 A14 게이트에서 바로 타면 된단다. 이미 지나온 곳이기에 되돌아갔다.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건너가는 거니까 입국 심사나 보안 검색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그런 것도 없다. 그냥 공항 안에서 내가 탈 비행기의 탑승구만 확인한 뒤 곧장 거기로 가면 되는 거다.




시간이 빠듯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쇼핑해도 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문제는 지갑 사정. 지금까지 쓴 돈도 엄청나니 이제부터는 숨만 쉬자는 생각으로 아무 것도 사지 않았다. 견인 당하느라 갖다 바친 28만원만 아니었어도. 제기랄.
멍 때리고 있다가 탑승. 창 쪽 자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통로 쪽이더라. 이번 비행은 두 시간이 채 안 된다.


아줌마 둘이 옆에 서기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자리에서 일어나 한 쪽으로 비켜 섰는데 일본 사람이더라. 어라? '일본 분이십니까?' 하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몇 마디 나눌 수 있으면 좋을텐데 둘이 수다 떠느라 바쁘다. 결국 대화 같은 건 나누지 못했다. 상대가 '일본 분이세요?' 라고 되묻거나 '어떻게 일본어를 할 줄 아세요?' 라거나 뭔가 대화를 이어갈 빌미를 줬으면 눈 까뒤집고 입을 놀렸을텐데 달랑 "하이." 하고 말아버리니 더 말하기도 그렇더라.




헬싱키에 도착해서 이번에도 환승 센터 표지만 보고 갔는데 역시나 그 쪽이 아니었다.


인천에서 아이슬란드에 갈 때에도 핀란드에서 입국 수속을 하고 아이슬란드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출국 수속 역시 핀란드에서 한다. 한국, 일본 사람들은 따로 창구가 마련되어 있어서 그 쪽에 줄을 섰는데 아무래도 불안하다. 열흘 전에 핀란드에서 입국 수속할 때 실패한 적이 있으니까.


다행히도 이번에는 문제없이 통과. 이제 여권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내 앞에 있는 한국인이 버벅거린다. 가만히 보니 스페인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인 모양. 유럽에 거주 중인 사람은 재류 카드 같은 것도 같이 보여줘야 하는데 얘가 그걸 수하물에 넣어버렸다는 거지. 그래서 얘가 운전 면허증인가 뭔가의 사진을 보여주니까 안에서 이걸로 되네 안 되네 저들끼리 떠들더니 원래 안 되는 건데 이번만 통과시켜 준다고 생색내면서 보내주더라. 그걸 보고 쫄아서 나도 재류 카드를 준비해서 같이 냈더니 이게 뭐냐고 물어본다. 재류 카드라고 했더니 유럽에 사는 사람만 보여주면 되는 거라면서 툭! 던진다. 아오, 7H AH 77I! 발로 확! 한 번 걷어 찼으면 소원이 없겠네. ㅽ   나중에 한국이나 일본 여행 와서 지갑 잃어버려라! ㅽ




오랜만에 다시 만난 핀에어. 한국으로 갈 때에는 한 시간 정도 덜 걸리는 모양이다. 비행기 안에서 영화 보고, 밥 먹고, 그러다가 인천에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 예정 시각은 아홉 시였지만 20분 전에 착륙. 하지만 지상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꽤 걸려서 결국 아홉 시에 내렸다. 아이슬란드로 갈 때에는 두 번의 식사 후 모두 맥주를 줬었는데, 인천으로 갈 때에는 처음에만 주고 나중에는 안 주더라. 이게 아마도 도착하는 곳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닐까 싶었다. 아이슬란드 도착은 저녁이었지만 인천 도착은 오전이었거든.


캐리어가 제대로 도착할지 엄청 걱정했었는데 무사히 도착했더라. 컨베이어를 타고 나오는 캐리어를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캐리어를 무사히 건져내는 것으로 파란만장했던 여행이 끝났다.







23일 오전에 인천 공항에 도착. 볼보 인천 전시장에 전화하고, 볼보 분당 전시장에 전화하고, 국민카드 상담 센터에 전화해서 당일 재발급 가능한지 물어보고, 압구정 가는 버스에 탑승.


압구정에서 내려 소니 서비스 센터부터 방문. 블루 라군의 짠 물을 한껏 머금었던 스마트 폰의 수리를 맡기려고 했더니 모든 엑스페리아는 여의도에서만 수리하는데 고객이 직접 방문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함. 택배로 맡기고 택배로 돌려 받던가, 서비스 센터에 맡긴 후 나중에 찾으러 다시 방문하던가 해야 한다고. 하는 꼬라지를 보니 소니가 한국에서의 스마트 폰 판매는 슬슬 포기하는 모양이고나 싶었음. 엑스페리아 1 살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는데 안 사기를 잘한 듯.


LG ●│ │
 ───┘ └───

 ───┐ ┌───

● 소니│ │● 삼성


바로 길 건너에 삼성 서비스 센터가 있는데 멍청하게 LG 서비스 센터 쪽으로 길을 잘못 건너는 바람에 한 번이면 될 것을 세 번이나 건너서 도착. 갤럭시 S8의 충전이 안 되는 문제에 대해 얘기를 했더니 부품을 갈아야 한다고 함. 5만원 가까운 비용. 별 수 있나. 내야지. 30분 넘게 기다려서 수리가 완료된 제품을 받음.


그리고 다시 소니에 들러 RX10M4 돌려 받음. 카메라의 줌을 작동할 때 귀에 거슬리는 소름이 생겨서, 분해 후 소음 문제 해결하고 청소도 받았음 싶었는데 이 정도 소음은 괜찮다며 참고 쓰라 함. 기분 나쁘다!


신용 카드 찾으러 광화문으로 이동. 시간이 좀 남아서 밥부터 먹음. 한국에서 먹는, 몇 끼 안 되는 소중한 식사인데 인생급 똥 맛. 설렁탕 먹었는데 김치 맛도, 깍두기 맛도, 쓰레기. 입맛이 말도 못하게 저렴한 내가 저렇게 느꼈으니 돈 받고 음식물 쓰레기 파는 것과 다를 바 없음. 여전히 시간이 남아서 PC방에 감. 한 30분 블레이드 & 소울 하다가 밖으로 나감.


국민카드 본사 영업부에 가면 된다는데 2층이라서 계단을 이용하려고 비상 계단 쪽으로 갔더니 양복 입고 한 쪽 귀에 이어폰 끼고 있던 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물어 봄. "영업부 가는데요?" 했더니 별 말 없이 보내줌. 무전을 한 건지 2층의 비상 계단 문을 열자마자 다른 아저씨가 와서 이 쪽으로 오시라며 안내해 줌. 왜 저런 아저씨들이 일하고 있는 것일꼬? 카드 값 못 내고 꼬장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가봉가.


신용 카드를 받은 후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가서 버스 타고 분당으로 감. 누나들 만나서 볼보 전시장으로 이동. 설명 듣고. 시승하고. 귀신에 홀린 듯 계약하고. 카페로 가서 몇 마디 나누다가 예~ 전에 살던 집 근처의 치킨 가게에 가서 소주 좀 마시고. 공항 버스 타고 다시 인천으로. 자다 깨니까 공항. 개꿀. ㅋ


공항 편의점에서 볶은 김치 잔뜩 사고. 미리 예약했던 캡슐 호텔로 가서 퍼질러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간사이 공항에서 내림. 열 시간짜리 비행기 타봤답시고, 한 시간 조금 넘는 일본 노선은 해외 나가는 것 같지도 않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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