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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44 아이슬란드 국립 박물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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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쓰는 게 점점 건성이 되어 간다. 역시, 내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미미하다. -_ㅡ;;;   뭔가, 강제력이 작용하지 않으면 항상 뒤가 흐지부지되는 게 나라는 인간.




다른 사람들은 저녁에, 새벽에, 난방이 되기 시작했다는데 내가 묵은 숙소는 여전히 냉장고 안. 하지만 이불을 덮고 있으면 추워서 못 잘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냥저냥 잤다. 아침에 일어나 여덟 시 쯤 되었을까? 방에 온기가 돌아 스팀 위에 손을 살짝 갖다 대어 보니 난방이 되고 있더라.


원래는 아홉 시 반에 밥 먹고 와서 짐을 정리하고 체크 아웃하려고 했다. 그런데 딱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별로 밥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냥 굶었다(며칠 전에는 비싼 물가를 감안해서 기를 쓰고 먹으려 했다고 했지만, 모든 의욕이 사라져버린 상태였다.). 방에서 빈둥거리다가 슬슬 나갈 시간이 됐다 싶어 체크 아웃. 차에 짐을 실어놓은 뒤 박물관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나무 입장에서는 참 괴롭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예쁘더라. -ㅅ-



영화 같은 데서 보던, 전형적인 북유럽의 집. 여긴 일반 집이 아니라 뭔 관공서 같은 곳 같던데.



케플라비크 공항 근처의 숙소는 14시부터 체크 인이 가능한데 레이캬비크에서는 열한 시에 체크 아웃을 했으니 세 시간 정도가 비는 거다. 이동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 해도 두 시간이 붕 뜨는 상황. 그래서 박물관에 가기로 한 거다. 근처에 성기 박물관도 있던데, 여기까지 와서 남들 꼬추 따위나 볼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 그냥 국립 박물관으로 이동.



반바지 입고 있었던 덕분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다 쳐다 봤다. 뭐, 좀 춥긴 했는데 못 입고 다닐 정도는 아니더라. 미바튼에서의 눈보라도 이겨낸 나라고.




박물관 앞에 도착했는데 신호등이 버튼식이다. 버튼을 눌렀더니 이내 신호가 바뀐다. 보통은 그냥 생각없이 건널텐데, 여기는 교통량이 상당히 많은 곳이라서 내가 버튼을 눌렀기 때문에 수많은 차들이 멈췄다는 죄책감(?) 따위가 들었다. 다행히 반대 쪽에서 건너오는 사람도 있었기에 죄책감은 조금 덜했다. 그나저나, 신호가 엄청 짧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반도 못 건너서 신호가 바뀔 정도.






박물관에 들어가니 바글바글하다. 그 와중에 일본어가 들려서 봤더니 아줌마 한 분이 일본어로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현지인 또는 서양 사람과 결혼한 일본인 아줌마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들이 혼혈로 보였거든. 간만에 듣는 일본어가 그렇게 반갑더라.


티켓 값은 들은대로 2,000ISK였다. 박물관 입장료가 20,000원이라니.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국가 유공자 유족이라는 지위 덕분에 돈 안 내고도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는데.




한글 음성 가이드가 없어서 그냥 들어갔는데 동양인으로 보이는, 양복 입은 젊은이가 와서 영어로 뭐라 뭐라 한다. 표 샀냐는 거다. 샀다고, 영수증을 보여주니까 같이 받은 플라스틱 쪼가리를 가리키며 그걸 옷에 부착하란다. 아~


그러고보니 표 살 때 처자가 엄청 빠른 영어로 설명해주긴 했었다. 못 알아들었는데 그 얘기였고만. 플라스틱 클립 같은 걸 지퍼 부분에 끼웠더니 가방을 가리키며 아래에 라커가 있으니까 거기에 보관하고 관람하란다. 이 얘기도 들었었던 것 같다. -ㅅ-


미안하다 사과하고, 아래로 내려가 가방을 넣은 뒤 다시 구경을 했다.




아이슬란드어와 영어 밖에 없어서 뭔 뜻인지 모르니 답답하다. 기를 쓰고 아는 단어를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그 와중에 안에서 들려오는 노래 소리. 아저씨 한 명이 영화에서 들어본 적 있는, 한층 업 된 억양으로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들은 기를 쓰고 따라 부르고. 뭔가 흐믓해지는 광경이었다. 이내 행사가 끝났는지 안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더라.


전시물을 천천히 구경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개뿔 아는 게 없으니 심학규(심청이 아빠 이름이올시다. -ㅅ-) 코끼리 다리 만지는 기분.



박물관이랍시고 엄~ 청 오래된 물건만 전시하고 있는 게 아니라 비교적 요즘의 물건도 있다는 게 좋았다.


이건 카드 긁는 기계. 카드에 네 자리 숫자 네 개, 총 열 여섯 개의 숫자로 된 카드 번호가 있는데 그 번호는 양각으로 되어 있다. 위 사진처럼 생긴 기계 위에 넣고 꽉! 눌러 내리면 세 장으로 된 종이 모두에 카드 번호가 찍히는 거다. 눌러서 찍는 건 비교적 근래였고 그 이전에는 기계를 좌우로 몇 차례 움직여서 종이에 카드 번호가 찍히게 했다. 그래서 카드 긁는다는 표현이 나온 거다. 요즘 사람들은 모르겠지.

그러고보니, 여행 마치고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 때 카드를 다시 발급 받았었는데, 카드 번호가 그냥 밋밋하게 인쇄되어 있더라. 요즘은 저렇게 기계식으로 긁거나 누르지 않고 전자식으로 처리하니 굳이 카드 번호를 양각으로 새길 필요가 없는 거지.







옛날 키보드는 죄다 기계식이었지. 오래된 IBM 키보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중고가가 20만원 넘어갔던 걸로 기억.





진~ 짜 부자집 애들이나 가질 수 있었던 아타리 게임기. 내가 어릴 때에는 실제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옛날 롤러 스케이트는 이렇게 신고 있는 신발 위에 끈으로 조이는 형태였다.



서양에서의 하켄 크로이츠(나치 문양)는 여전히 금기시 되고 수치스러운 과거지만 전범기는 아직도 당당하게 설치고 있는 중.



옛~ 날 카메라. 지금이야 스마트 폰에 디지털 카메라가 다 붙어 있지만 예전에는 카메라도 부자들의 물건이었다.



한 층 위로 올라가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보고 나니 한 시간 반 정도가 지나 있었다. 슬슬 돌아가도 될 것 같아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전체적으로 건물이 깔~ 끔했다.



화장실의 수도꼭지가 앞 쪽 유리에 달려있는 특이한 형태였다. 그러고보니 여행가면 화장실 사진도 자주 찍는 듯. -ㅅ-



손 건조기가 다이슨 제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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