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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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https://namu.wiki/w/%EC%8B%A0%EC%84%B8%EA%B8%B0%ED%86%B5%EC%8B%A0)를 참고하면, 신세기 통신이 SKT에 흡수되어 사라진 게 벌써 20년 전.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꿋꿋하게 잘 버텨왔던 SKT는, 느닷없이 서비스 종료를 알려왔다.

계속 011, 017 번호를 쓰고자 하는 이들을 까는 것들, 그런 것들과 입씨름하는 사람들, 이래저래 시끄러운데 나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식별 번호 통합 정책은 이미 수 년 전부터 국가에 의해 시작이 된 것이고, 전부 합쳐봐야 30만 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힘을 모은다 한들, 죽을 때까지 011, 017을 쓸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한 살이라도 덜 먹었다면 눈에 불을 켜고 누구라도 물어뜯겠다는 심정으로 덤벼들겠지만 나이 먹다보니 이제는 좋은 게 좋은 거 아닌가 싶다.

SKT는 7월 6일부터 지역 별로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알려왔다.　보통은 몇 개월의 시간을 주는 것에 비해 엄청나게 빠듯하다.　서비스 종료 승인을 받은지 한 달도 안 되어 다 없애버리는 거다.　하는 꼬라지를 보면 틀림없이 뭔가 더러운 수작이 있다 싶지만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지.　나중에 시간이 많~ 이 흐르면 까발려지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프로모션은 7월 26일까지다.　011이나 017을 사용 중인 손전화로는 1525로 전화를 걸면 무료.　사용 중인 통신사가 SKT 외의 다른 회사라면 1599-0111로 전화하면 된다.

혜택이랍시고 대단한 인심 쓰듯 하는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손전화 값 30만원 지원 & 월 1만원 요금 할인' 과 '손전화 요금의 70% 지원' 이다.
첫 번째부터 보자.　손전화 기기 값 30만원을 지원한다는 건, 실 구매가가 30만원 미만인 제품은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월 1만원의 요금 할인은 2년 동안 주어진다.　나는 지금 가장 저렴한 기본 요금제를 사용 중인데 한 달에 12,100원이다.　부가세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라서 실제로 내는 돈은 13,310원.　거기에서 10,000원을 빼주는 거니까 한 달에 3,310원만 내면 되는 거다.
70% 요금 할인을 보자.　위에서 말한 기기 값 지원 & 1만원 할인은 무약정이다.　중간에 해지를 하더라도 위약금을 물어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70% 요금 할인은 2년 약정이 걸린다.　할인 폭이 무척 크긴 한데, 체감하려면 비싼 요금제를 쓰는 게 낫다.　12,100원 짜리 요금을 70% 할인 받아봐야 8,470원이지만 89,000원을 내야 하는 5G 프라임 요금제를 70% 할인 받게 되면 62,300원이 빠져서 26,700원만 내면 되는 거다.

017 번호를 유지하는 방법도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010 번호 자체를 부여받지 않고 017 번호를 그대로 쓰는 방법과 010 번호로 바뀌지만 전화를 걸 때 017로 표시해주는 방법.　둘 다 2021년 6월까지만 가능하고, 2021년 7월부터는 무조건 010 번호를 써야 한다.

그 외에,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지 않은 혜택이 있다.　사은품을 고르라고 하더라.　블루투스 이어폰과 미니 마사지기 중 하나.　무선 이어폰은 소니 WF-1000X, WF-1000X M3, JBL Endurance peak, 갤럭시 버즈+ 까지 네 개나 가지고 있는지라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을 게 뻔하지만 마사지기를 신청했다.

나이스 아이핀을 설치하라 하고, 본인 인증 때문에 이래저래 번거로운 과정이 있었지만 친절한 상담원 덕분에 깔끔하게 잘 끝냈다.　USIM 값은 따로 받지 않는다더라.　나는 '갤럭시 폴더 2 코랄' 을 신청했는데 검색해보니 꽤나 예쁜 디자인이다.　배터리 탈착이 가능한 기기라고 했는데 상담원은 배터리 일체형이라고 했다.　상담원이 잘못 알고 있는 건지, 뭔가 바뀌어서 나온 제품을 받게 되는 건지.
내일 배송한다고 하니까 빠르면 토요일, 늦으면 다음 주에나 받을 수 있겠네.　받고 나면 기기 리뷰 써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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