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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릉부릉 』

핸드폰 거치대 고민 (for Benz GLA - H247)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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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기 가장 편리한 거치대는, 손전화를 들이대면 알아서 양팔 벌려 맞이해주고 충전까지 되는 녀석일 게다. 실제로 그런 녀석들이 가장 많이 팔리는 것 같고. 2018년에 308 탈 때 그런 녀석을 샀었는데 얼마 못 쓰고 일본으로 떠나게 되서 못 써먹다가, 아이슬란드 여행 가서 요긴하게 썼더랬다. (한 쪽 날개가 부러져 아이슬란드의 본드로 재활을 시도해봤지만 끝내 부상 회복이 안 되어 결국 아이슬란드 땅에 묻... 혔는지 태워졌는지. -ㅅ-)

 

 

 

하지만 저런 타입의 거치대는 단점도 분명하다. 일단 덩치가 커서 차량 내부의 미관을 해치는데다, 충전 기능을 활용하려면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그걸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질풍노도 시기의 여중생 방처럼 차 안이 지저분해지는 것이다.

 

 

여러 타입의 거치대를 경험한 뒤 정착한 게 작고 심플한 자석 거치대 되시겠다. 양면 테이프를 이용해서 대쉬 보드에 붙인 뒤 철판때기를 붙인 손전화를 갖다 대면 자석의 힘으로 착! 하고 붙는다. 굳이 손전화 뒤에 철판때기를 붙이지 않더라도 케이스 내부에 붙이면 겉보기에 전혀 차이가 없다. 다만 이 방법의 단점은 무선 충전이 불가능해진다는 건데, 저렴한 케이스가 많으니까 차량에 거치할 때 쓰는 전용 케이스를 장만하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대쉬 보드 커버를 쓰면서 자석 거치대를 쓸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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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B 플라즈마 대쉬보드커버 : 본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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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쉬 보드 커버는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라 생각해서 차 사자마자 지를 생각이었는데 나에게 간택된 차는 국내 판매량이 많지 않은 녀석이다보니 관련 제품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그래서 도어 커버도 못 사고 있다. 😣). 그러다가 저 녀석이 나온 걸 알게 되어 냅다 질렀던 것이다.

 

 

문제는, 벨벳? 그 보들보들한 재질로 된 대쉬 보드 커버 때문에 자석 거치대를 붙일 수가 없게 되었다는 거다. 기존처럼 보다 강력한, 굉장히 쫀~ 득한 양면 테이프로 붙여 봤지만 바로 떨어지더라.

 

 

그래서 든 생각은 자석으로 고정하자는 것이었다. 대쉬 보드 위에 실리콘으로 된 논슬립 패드를 붙이고, 그 위에 자석을 둔다. 그리고 기존에 쓰던 거치대 아래에 자석을 박아 넣은 뒤, 대쉬 보드 커버 위에 딱! 놓으면?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자면,

 

              ─  자석을 박은 손전화 거치대
             ─── 보들보들한 대쉬 보드 커버
              ─  냉장고 마그넷에 있던 자석
              ─  동그란 논슬립 실리콘 패드
             ─── 야들야들 자동차 대쉬 보드

 

                             뭐, 이런 식이 되시겠다.

 

 

그리하여 바로 다이소로 달려가 재료 템을 구해왔다.

 

 

1,000원이면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네오디윰 자석을 다섯 개나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그 강력한 자석이 병아리 변(便)만하다는 것이지만...

 

저 달팽이 눈알만한 자석이 바둑알보다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에 박혀 있다. 망치가 있음 쾅! 내리쳐서 박살내버리겠는데, 하필 집에 아무 공구도 없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에 있는 펜치로 낑낑거리고, 가위로 모서리를 깎아가며 쌩 쇼를 하다가 결국 라이터로 플라스틱을 녹여 유독 가스 마셔가며 어렵게 자석만 뽑아낸 거다.

 

 

이것도 1,000원인데 여기 붙어 있는 자석은 손으로 쉽게 떼어낼 수 있었다

 

 

이게 기존에 쓰던 자석 거치대

 

 

뗴어낸 자석을 양면 테이프에 붙여 거치대 바닥에 붙이고, 마그넷에서 떼어낸 자석 위에 올려봤다

 

 

강력한 자석의 힘으로 트악! 붙... 는 걸 기대했는데, 아무 힘없이 뒹굴. 😑   그렇다. 2,000원과 쌩 쇼로 만든 거치대는 대실패로 돌아갔다.

 

 

 

 

직접 만드는 건 무리라는 판단 하에, 자본주의 사회의 노예답게 돈과 편리함을 바꾸기로 했다. 검색을 해보니 전용 제품이 있더라. 똑같이 생긴 중국산 제품은 진작에 구입이 가능했지만 중국산이 주는 편견 때문에 살 맘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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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021년이후 GLA GLB EQA 전용 차량용 CLEC 중력고정 거치대, 무선충전거치대 : 인사이드에디션

2021년형 GLA / GLB / EQA전용 거치대는 차량의 구조를 활용하여 가장 안정된 위치에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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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중앙에 동그란 에어 벤트가 세 개 있는데 그 중 두 개 사이에 마운트를 끼우고 거치대를 연결하면 된다. 깔끔한 걸로 따지면 이 쪽이 좋겠지만 나는 스티어링 휠 왼쪽, 즉 운전석 A 필러 쪽에 손전화를 두는 게 편하다. 게다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 전면의 모니터를 가리던가 아래 쪽의 조작 버튼을 가리던가, 둘 중 하나를 참아가며 써야 한다. 간섭이 없다고 홍보하지만 없을 수가 없다. 원래 없던 걸 설치했는데 어찌 간섭이 없어?

 

그리하여 이 제품은 통과. 다음은 아주 얇게 나온 자석 거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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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차량용거치대 일자 자석거치대 핸드폰거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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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녀석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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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녀석.

 

 

얇은 걸 사서 전면 모니터 왼쪽에 붙이면 되지 않을까?

 

 

…… 응, 안 돼. 돌아가. 어림도 없어. 😭   그냥 보면 우유니 소금 사막처럼 광활하기 짝이 없는 베젤인데, 정작 거치대를 붙이려고 보니 그 정도의 공간은 안 나온다. 게다가, 어찌저찌 붙인다고 해도 그 위에 손전화를 붙이게 되면 모니터를 가릴 수밖에 없다. 가장 돈 안 드는 제품이지만 이것도 통과.

 

 

계속 이 제품, 저 제품, 기웃거리던 중 테슬라 전용으로 나온 제품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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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모니터 모서리에 거치대를 붙여서 쓰는 거다. GLA의 전면 모니터에도 맞는다면 이게 가장 깔끔하다. 하지만 테슬라 전용으로 나온 제품이다보니 확신이 없다. 그래서 혹시나 먼저 시도한 선구자가 있지는 않은지 검색해봤지만 안타깝게도 무모한 용기를 낸 이를 찾을 수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이 제품도 포기.

 

 

그리하여 결국 처음의 바람으로 돌아왔다. 양 쪽이 다 자석으로 되어 있어서, 차의 대쉬 보드에 양면 테이프를 붙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없을까? 차의 대쉬 보드에 논슬립 실리콘 패드를 놓고, 그 위에 철판때기를 깐 뒤에 대쉬 보드 커버를 덮고, 강력 자석이 내장된 제품을 올리면 강력한 자력으로 대쉬 보드 커버를 뚫고 단단하게 붙어 있지 않을까? 그런 제품은 없을까?

 

 

있었다. 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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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힘 조인트 차량용 자동차 핸드폰 스마트폰 태블릿 자석 거치대 : 투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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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다. 보통의 자석 거치대는 한 쪽 면에 양면 테이프가 붙어 있기 마련인데 이 제품은 양 쪽이 다 자석이다. 문제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는 것.

 

 

그래서 저렴한 게 없나 찾아봤다. ……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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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탑 양쪽자석 휴대폰 거치대 탈부착용 마그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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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쪽은 없어 보여도 너무 없어 보인다는 거다. 재질도 그렇고, 생긴 것도 그렇고, 확~ 싼 티가 난다. 😶   가격이 ⅓이긴 하지만 싼 티 나는 건 안 된다. 어지간해야지.

 

그리하여, 투힘 제품으로 기울어가던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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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녀석을 보게 됐다. 응?

 

 

뭐가 다르냐고? 다른 자석 거치대와 같지 않냐고? 이 녀석도 한 쪽은 양면 테이프 아니냐고? 맞다. 하지만 이 녀석은 생겨 먹은 게 두 개를 붙여 양 쪽이 다 자석 형태인 것처럼 만들 수 있는 걸로 보인다. 두 개를 사도 10,000원이 안 된다. 두 개를 사서 양면 테이프가 붙어 있는 면을 서로 붙이면 양 끝이 자석이다. 충분히 쓸만 하지 않을까?

 

 

그래서 결론은... 둘 다 지른다. 😱

 

싼 제품 두 개를 사서 개조에 도전했다가 실패해서 투힘 제품을 지르면 배송만 늦어진다. 그냥 두 제품 다 지르자. 일단 투힘 제품을 설치해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던가 해야지.

 

 

이렇게 두 시간에 걸친 거치대 찾기 대장정이 끝났다. 남은 건 돈 쓰는 일 뿐. 이 새벽에 주문하면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받을 수 있겠지. 그 때 이 글 아래에 장착 후기를 추가하도록 해야겠다.

 


 

기다리던 택배가 왔다. 먹고 사는 일이 바빠 받자마자 설치하지는 못했다.

 

 

어째 상자가 쭈글

 

 

아... 상자 옆이 찢겨져 있다. 3만 원이 넘는 제품인데...

 

보통은 위 쪽을 열어 제품을 꺼내기 마련이다. 막 열리지 말라고 봉인 씰도 붙어 있다. 그런데 서툰 아저씨가 마구 만 김밥 마냥 옆구리가 터져 있다. 누군가에게 보내졌다가 반품 당한 녀석일까? 또 다시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 껍데기가 전부는 아니라고 믿으면서, 그냥 쓰기로 했다. 하지만 나의 드림 카 BMW i8 걸 윙 도어 열리듯이 옆구리가 활짝 열리니 기분이 영 좋지 못하다. 1,000원대 제품이 차고 넘치는 자석 거치대 시장에서, 무려 4만 원에 가까운 몸 값을 자랑하는 녀석 아닌가? 그런데 포장이 이게 뭔...

 

 

 

다시 보면 봉인 씰 뜯어내는 수고 없이 편하게 열라고 일부러 찢어놓은 건가 싶ㄱ...ㅣ는 개뿔, 그럴 리가 없잖아. 제기랄. 새 제품을 받은 기분이 전혀 안 난다.

 

 

비싼 몸 값을 자랑하는 녀석답게 구성품이 뭔가 튼실하다. 설명서도 있고, 손전화 액정 보호지처럼 보이는 투명한 필름도 들어 있다. 저게 뭔가 싶어 설명서를 봤더니, 손전화에 바로 금속판을 붙이면 떼어낼 때 손상을 입을 수 있으니까 투명 필름을 붙인 후 그 위에 금속판을 붙이라고 되어 있다.

금속판은 얇은 게 있고 두꺼운 게 있는데 두꺼운 건 차에 붙이고 얇은 건 손전화에 붙이는 거다. 손전화 케이스의 두께가 3㎜를 넘으면 자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음...

 

위에 이미 썼지만, 나는 대쉬 보드 커버를 사이에 두고 붙일 예정이다. 대쉬 보드 커버가 3㎜ 안 되던가? 그럴 리가 없는데. 혹시 모르니까, 위 사진의 배경이 되는 어두운 회색의 러그 아래에 금속판을 두고 그 위에 거치대의 자석 부분을 갖다 댔다. 툭... 떨어진다. 머리 깎인 삼손이 힘을 잃듯이, 자력이 사라져 버렸다. 안 붙는다. 아, 이러면 나가린데...

막간 사전: 나가리
일본어 나가레루(流れる: 흐르다/흘러내리다/흘러가다)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화투판에서 이긴 사람이 없어 판이 무산된 것을 이르는 말로 가장 많이 쓰이지만, 계획이나 약속이 깨지거나 중단되어 무산되었을 때를 속되게 이르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많이 늦은데다 춥기까지 하니까, 일단 내일 날이 밝으면 금속판이랑 거치대를 들고 가서 대쉬 보드 커버 아래로 붙어있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려 한다. 자력이 적당하다고 느껴지면 그 때 붙이던가 해야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달리 어디 붙일만한 데가 있나 알아보던가... 그도 아니라면 과감히 대쉬 보드 커버에 칼집을 내어 그 사이로 쑤셔 넣을까 싶다.

음...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 1자로 칼집을 낸 뒤 거기에 집어넣는 게 가장 깔끔할 것 같은데? 흠... 좋은 아이디어다.

 

 

믿고 쓰는 삼엠

 

 

영롱하시고만

 

 

일단 여기서 마무리... 라는 것은 실제 장착 후기와 사진은 다음에 또 올라간다는 것. 대체 이 글은 몇 번의 수정을 더 거칠 것인가. ㅋㅋㅋ

 


 

 

기나긴 쌉소리 끝에, 드디어 거치대 설치 후기 되시겠다. 폰트 사이즈 8 포인트로 30장 짜리 논문 썼는데 서론만 스물여덟 장 쓴 것 같은 기분이다. 😣

 

날씨는 여전히 쌀쌀했지만 슬슬 설치해봐야겠다 싶어 어슬렁거리며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대쉬 보드 커버를 살짝 들고 아래에 두꺼운 금속판을 깐 뒤 그 위에 거치대를 올려봤다. 자력이 느껴지긴 하지만 강력하지 않다. 이 정도의 힘이라면 차가 흔들릴 때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전화를 꽉 잡아줄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없는 거다.

 

고민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바로 칼 대기로 했다. 저 대쉬 보드 커버는 주인 잘못 만난 탓에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되어 상처를 입게 되는 거다.

커터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접이식 다용도 칼을 챙겨들고 다시 내려갔다. 혹시나 칼로 대쉬 보드를 찌를까봐 걱정이 되서 실리콘으로 된 양면 테이프 같은 걸 아래에 받쳤다. 칼로 스윽~ 스윽~ 여러 차례 긁다가 한 쪽이 약간 찢어졌기에 칼날을 넣고 아래로 그었다. 3㎝ 정도 되는 칼집이 생겼다.

 

거기로 거치대를 밀어 넣으려는데 구멍이 작아서 안 들어간다. 조금 더 찢은 뒤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나서 대충 위치를 잡았다. 대쉬 보드에 바로 붙이고 싶지 않아서, 거치대에 들어 있던 투명 필름을 붙였다. 그런데 접착력이 약해서인지 대쉬 보드에 붙지 않고 그냥 떨어져버린다. 실리콘 양면 테이프 위에 금속판을 붙여 보기도 했는데 위태로워서 안 되겠더라. 결국 금속판의 뒤 쪽 테이프를 벗겨내서 대쉬 보드에 바로 붙였다.

 

적당히 각을 잡아 거치대를 붙이니 철떡! 하고 붙는다. 내비게이션 용도로 쓰고 있는 갤럭시 S8을 붙여보니 딱 맞는다. 아래 쪽에 ㄱ자 USB 충전 케이블이 들어갈 공간도 감안해서 붙였다.

 

 

이렇게 완성되었다. 아래 쪽에 칼집 난 걸 보면 속이 조금 쓰리다.

 

 

자세히 보면 제법 큰 흉터지만 나 아니면 이렇게 칼집 있다는 것도 모를테니 별로 티도 안 난다.

 

 

밖에서 보면 이렇다.

 

 

저렇게 대쉬 보드 커버에 칼질할 거였으면 굳이 거치대를 구입하지 않아도 됐다. 4만 원에 가까운 초고가 거치대도 필요 없고, 혹시나 싶어 산 만 원 미만의 거치대 두 개도 필요 없는 것이었다. 그냥 쓰던 거 쓰면 됐는데. 왜 일찌감치 대쉬 보드 커버에 구멍낼 생각을 안 했던 걸까? 아마도 새 제품의 엄청난 자력을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굳이 양면이 자석으로 된 거치대를 구입할 필요도 없었지만 이미 지른 거 어쩌겠어. 그냥 만족하면서 잘 써야지. 다음에 차 바꾸게 되면 그 때 인테리어 할 때 도움이 될 경험했다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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