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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P 』

컴퓨터 지른 이야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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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돈 벌어서 집부터 산다는데, 인구 감소에 따라 빈 집이 늘고 지방 도시가 소멸되기 시작하면 공짜로도 집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흥청망청 쓰느라 바쁜 사람. 그게 나다. 😑

 

 

 

깡시골에라도 본진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데다 직장 특성 상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수시로 옮겨 다녀야 하는 통에 노트북을 줄곧 써왔다. 그러다 은행에 꼬박꼬박 이자 뜯겨가며 사람 살만한 집을 빌려서 살게 되어 컴퓨터를 조립해 썼더랬다. 얼마 안 된 줄 알았는데 그게 2014년 이야기네. 12월이니 조금만 늦게 샀으면 2015년이 됐겠지만.

 

 

 

사람 기억이라는 게 참 엉망이라서, 300만 원 정도 주고 조립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200만 원 남짓이라고 써 있더라(https://pohangsteelers.tistory.com/1049). 모니터 두 대를 포함한 가격이 300만 원 근처까지 갔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픽 카드 가격도 마찬가지. 70만 원 정도 줬다고 생각했는데 40만 원 주고 샀다 쓰여 있네. 980이 너무 비싸서 970으로 타협했던 기억이 나고, 970이 하드웨어적인 불량이 있어서 RAID 구성할까 하다가 포기했던 것도 생각난다.

아무튼 주력으로 했던 『 블레이드 & 소울 』 돌리면서 잘 썼다. 잠 자는 방에 뒀었는데 쉬는 날 눈 뜨면 컴퓨터부터 켜서 게임에 접속한 뒤 마을에 세워놨다. 접속 보상 받으려고. 그리고는 거실에 나가 PS4로 게임하다가 잠깐씩 일일 퀘스트 깨고.

 

나름 잘 썼었는데 일본으로 유학을 가면서 친척 동생에게 줘버렸다. 중고로 팔아도 100만 원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지만 거래 과정이 귀찮아서 모니터와 본체 모두 줘버렸다. 최근에도 LOL 하면서 잘 쓰고 있다 하더라.

 

 

일본에 가서도 컴퓨터는 필요하니까, 하지만 데스크 탑을 싸짊어지고 갈 수는 없으니까, 노트북을 샀다. 무려 310만 원이나 주고 500대 한정으로 나온 LG의 그램을 선택(https://pohangsteelers.tistory.com/1660). 게임을 할 게 아니니까 사양은 차고 넘친다.

일본에 가자마자 LG의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사고, 캐논의 복합기 사서 학교 다니는 내내 잘 썼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캐논 복합기는 ×값에 넘겼고 모니터는 상자에 다시 넣어서 꾸역꾸역 들고 왔다. 모니터 때문에 오사카에서도 6만 원 가까이 내가며 택시 탔고(https://40ejapan.tistory.com/586), 부산 국제 여객선 터미널에서 내린 뒤에도 포항까지 10만 원 넘게 내고 택시 탔더랬다.

 

귀국한 이후에도 계속 썼다. 지금 이 글도 그램으로 쓰고 있는 중이고.

 

 

한국에 돌아오면 노트북 그대로 쓰고 『 블레이드 & 소울 』은 PC방 가서 할 생각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PC방 근처도 못 가는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PS5를 사게 되면서 PC 게임은 스타 크래프트 말고는 아예 안 하게 됐다. 16GB 메모리에, 1TB SSD면 당분간은 업그레이드 아예 안 해도 충분하다 싶었는데 윈도 10 20H2 업데이트까지 설치하고 나니 엄~ 청 나게 느리다. '이렇게까지 느려질 이유가 없는데 왜 이러지?' 싶을 정도로 느리더라.

윈도 11 업그레이드 후에도 버벅거리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뭐, 속도를 올려 빠릿빠릿하게 반응하는 걸 원한다면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Steam에서 구매한 Wallpaper Engine을 끄고, 작업 표시줄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TranslucentTB도 끄면 된다. 바탕 화면 꾸민답시고 설치한 Rainmeter도 끄고.

하지만... 도저히 비주얼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버벅거리는 걸 참고 썼다. 하지만 블로그에 글 쓰는 단순한 작업조차도 버벅거리니 참을 수가 없더라. 결국 오랜 망설임과 갈등 끝에 컴퓨터를 질러버렸다.

 

 

직접 조립할 생각은 아예 안 했다. 너무 귀찮다. 적당한 사양으로 조립을 의뢰하려고 가격을 알아보고 있는데 딱 마음에 드는 녀석을 발견했다. 다나와에서는 현금으로 거래해야 싸지는데, 내가 알아본 곳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 회사 별로 혜택이 있어서 더 싸더라. KB 카드로 결제하면 15만 원 할인 된다고 해서 냅다 질렀다.

배송이 빠르다는 후기가 많아서 금방 올 줄 알았는데 5월 18일에 주문한 컴퓨터는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어째 재고 확보 실패로 주문을 취소한다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삘인데... 내일은 배송이 시작되려나...

 

 

2014년 12월 → 2018년 6월 → 2022년 5월이니 얼추 4년에 한 번씩 지르고 있다. 컴퓨터 사서 4년 쓰고 새로 사는 거면 남들보다 좀 자주 바꾸는 편이겠지? 4년씩 두 번, 8년 동안 CPU는 4세대에서 8세대를 거쳐 12세대까지 왔다. RAM은 DDR3 → 4 → 5순으로 발전해왔고.

이번에 지른 컴퓨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그래픽 카드다. CPU보다 비싼 부품 되시겠다. 2020년 3월에 RTX 3080이 80만 원대였는데 그 때 샀어야 했다. 망설이다가 200만 원 넘어가는 꼴까지 봐버렸으니. 그래도 최근에 그래픽 카드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다행. 오랜만에 『 블레이드 & 소울 』 돌려볼 생각에 두근두근한다. 몇 프레임이나 나올까?

 

 

원치 않는 주문 취소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무사히 잘 받게 된다면, 하루 날 잡아서 윈도랑 프로그램 설치할 예정이다. 노트북은 아직 충분히 현역으로 뛸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싹 포맷해서 윈도 11 설치한 뒤 심플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까 싶다. 지금은 꾸미기 위해서 이것저것 설치해놓았기 때문에 많이 느린데, 꼭 필요한 것만 깔아서 잘 관리하면 몇 년은 더 쓸 수 있다. 시간이 더 흘러 더 이상 윈도를 돌릴 수 없는 수준이 되면 리눅스나 하이쿠 설치해도 되고, 아니면 크롬북 만들어도 된다.

뭐, 다 본체가 오고 나서의 얘기니까... 빨리 왔음 좋겠다.

 

 

 

P.S. 아! 오늘 오전에 하드 디스크 질렀다. 예전에 샀던 하드 디스크가 4TB인 줄 알았는데 2TB더라고. SSD/HDD 스테이션에 끼워서 쓰고 있으면서도 몰랐다. 1TB 이상 여유가 있긴 한데 사진이랑 MP3 저장하는 파티션은 절반 이상이 차버렸다. 새 하드 디스크는 사진과 MP3 저장 공간으로 1TB씩 쓰고, 지금 쓰고 있는 녀석은 포맷해서 다른 자료 저장용으로 쓰던가 해야겠다. 꾸준히 추가되는 건 사진 말고는 없으니까 아마도 저 하드 디스크 두 개가 내 인생의 마지막 하드 디스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배송 안 하고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다가 재고 확보 실패로 부득이(?)하게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며 죄송하다는 메시지가 날아올까봐 걱정하고 있었더랬다. 월요일 열 시가 넘어서 확인을 해봤지만 여전히 배송 준비로 나온다. 불안하다.

열두 시 반이 넘어 배송이 시작되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휴~ 다행이다. 잠시 후 티몬에서도 메시지가 왔다. 응? 티몬? …… 하드 디스크를 저기서 샀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 배송이 시작되었단다. 남쪽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배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내일 낮 근무 마치고 퇴근하면 와 있지 않을까 싶다. 두근두근. ㅋㅋㅋ

 

일단 상자를 열어서 제대로 다 왔는지 확인부터 하고, 이상이 없다면 하드 디스크 두 개와 SSD 한 개를 추가로 장착하려고 한다. 컴퓨터 켜서 윈도 11부터 설치하고 필요한 프로그램 설치하는 동안 노트북 포맷해서 윈도 11 설치하고.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으로 설정을 마치면 자정 가까이 되지 않을까? 그대로 퍼져 자고, 다음 날에는 모니터와 프린터 등의 배치를 다시 해야 한다. 컴퓨터用으로 쓰려고 2m 짜리 책상을 샀는데 거기에 모니터를 두면 TV를 가려버리더라고. 어쩔 수 없이 방에 기본으로 배치되어 있던 책상에 모니터를 올려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방에서 넉 달 넘게 살다보니 TV는 아예 안 본다는 걸 알게 됐다. 가려져도 상관 없다. ㅋ

2m 짜리 책상 위에 모니터 두고, 그 옆에 노트북, 본체, 프린터 순으로 놓을 계획이다. 창문을 바라보는 기본 책상은 공부나 식사할 때 쓸 계획이고.

안 오면 안 온다고 질알이었는데 온다니까 벌써부터 두근거리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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