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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BOOK 』

뉴 문 (New Moon)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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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은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 스테파니 메이어를 보면 아무래도 타고난다는 쪽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집 가서 애 셋이나 낳고 평범하게 살던 아줌마가 어느 날 갑자기 꾼 꿈을 글로 쓴 게 이런 대박을 터뜨린다는 걸 납득할 수 있으랴... -_ㅡ;;;

 

 

스티븐 킹이 스테파니 메이어를 조앤 캐슬린 롤링(해리 포터의 작가)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준 이하의 작가라고 했다는데... 일단 공감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수준 이상의 작가는 어떤 사람이란 말이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도 저도 아닌 셈인데... 아무튼, 나는 스테파니 메이어라는 작가를 철저히 무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입장이랄까? -ㅅ-

작가가 스스로에 대해, 또는 작품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나름 뿌듯해했다면 나 역시 스티븐 킹과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까댔을게다. 하지만, 작가는 솔직했다. 꿈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었다고 했고, 자기 소설이 '로맨스 소설'이라고 했다. 솔직하다.


 

 

이 책은... 뱀파이어나 늑대 인간 등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판타지 카테고리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아슬아슬한 장면이 이어진다고 해서 스릴러나 서스펜스 카테고리에 쑤셔 넣는 것도 절대 무리다. 철.저.하.게. 로맨스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는 이야기다, 이건.

문제는... 남자 입장에서 읽다 보면 금방 깨닫게 되는데... 이건 철저하게 귀여니 풍의 소설이라는 거다. 만약 귀여니가 남자 주인공으로 뱀파이어를 등장 시켰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쫄딱 망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스테파니 메이어 자리는 귀여니가 꿰차고 있을 터다.

여자 주인공은 평범하지만, 남자 주인공은 화려하다. 외모도, 능력도... 그리고 인간이 아니라는 것에서 오는 신비함까지... 이거, 대가리에 Fe 성분이 아직 부족한 처자들이 꿈꾸는 환상 아닌가? 어디선가 느닷없이 나타나 나보다 조건 좋고 이쁜 애들 마다하고 나에게만 사랑을 바치는 이야기 말이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나름 마초 기질이 있는 내 입장에서 이런 책을 재미있게 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그 불가능한 일... 가능하더라. -_ㅡ;;;

난 이 책, 정말 재미있게 봤다. 전작인 트와일라잇도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후속작이 궁금했지만 회사 도서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서 빌려볼 수 없었다. 돈 주고 사서 볼만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에 벼르고만 있었는데,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빌려온 거다.

그리고는... 62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세 시간도 안 되서 다 읽어 버렸다. 그래서 내가 스테파니 메이어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거다. 이런 진부하고 뻔한, 그리고 골 빈 처자들의 환상에 부합하는 이야기 따위를 620 페이지나 들여 쓰는 것도 대단하지만... 나 같은 속물이 거부감 없이 다음 내용을 궁금해하며 계속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것도 대단한 거다.


 

 

전작을 읽었거나 영화로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사벨라 스완은 평범(하다고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예쁜)한 여고생이다. 그리고 그의 연인 에드워드는 엄청난 미모에 놀라운 두뇌, 말도 안 되는 운동 신경과 더불어 다른 사람의 속 마음을 읽는 능력까지 지닌... 뱀파이어다.

열 여덟 번째 생일을 맞아 에드워드 가족(모두 뱀파이어)을 찾아간 벨라. 선물 포장을 뜯다가 우연히 손을 약간 다치게 되는데 이 때 베어 나온 피 때문에 재스퍼(에드워드의 동생)가 흥분해버리고 만다. 흥분한 재스퍼로부터 보호가기 위해 에드워드가 벨라를 밀쳐내는데, 깨진 유리 조각 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피의 향연... -_ㅡ;;; 이 펼쳐지고 흥분한 뱀파이어들이 환장을 한다.

이 사고로 인해 에드워드는 자신이 벨라에게 위험만 줄 뿐이라며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떠나 버린다. 이 때문에 좀비처럼 넋을 놓고 살아가는 벨라. 그러나 이내 제이콥이라는 연하의 남자가 그의 마음에 들어온다. 에드워드에게 받은 상처를 제이콥을 통해 치유하던 벨라. 어느 날 갑자기 제이콥이 태도를 싹 바꿔 냉랭해진다.

갑자기 태도가 바뀐 제이콥을 원망하던 벨라는 그의 정체를 알게 된다. 흥분하면 늑대로 변하는 늑대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동안은 각성하지 못해서 벨라 곁에서 평범하게 지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각성하게 되면서 흥분한 상태에서 벨라를 헤칠까 두려워 거리를 둔 것이었다.

전작에서 에드워드 손에 죽은 제임스의 애인 빅토리아가 시종일관 벨라를 노리는 마당에, 우연한 사고로 오해가 생겨 벨라가 자살한 걸로 착각한 에드워드는 자살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향하고... 이를 막기 위해 앨리스와 벨라가 이탈리아로 간다.

여차저차 해서 다 함께 포크스 마을로 돌아오지만, 조상 대대로 원수지간인 에드워드(뱀파이어)와 제이콥(늑대 인간)이 으르렁대는 모습이 벨라는 껄끄럽다. 하지만 다시 찾은 사랑에 행복해하며 대망의 2권은 끝~


 

 

등장 인물이 꽤 많은 것 같지만... 읽다 보면 헷갈릴 일도 없고... 말 그대로 로맨스 소설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혀진다. 글 읽는 대부분의 처자들은 왜 나한테는 에드워드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 내지는 난 언제 그런 사람을 만날까? 정도의 생각을 하는 게 고작일런지 모르지만... 난 이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이별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꽤 강렬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헤어짐 뒤의 아픔에 대한 문장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닿았던 거다.

 

 

 

시리즈는 계속 영화로 만들어졌고, 만들어지고 있다. 아직 빅토리아가 죽지 않았으니 틀림없이 다음 작품에서도 꾸준히 벨라를 괴롭힐 것이고... 에드워드와 제이콥이 끝까지 으르렁거리는 사이로 남을지, 아니면 강백호와 서태웅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합쳐 뭔가 이뤄낼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원작을 보고 난 뒤 영화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트와일라잇까지만 보고, 뉴 문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에드워드로 나오는 로버트 패틴슨을 볼 때마다 대체 어느 멍청이가 캐스팅 한 건가? 하는 생각을 아니 할 수가 없다. 아무리 동/서양 미의 기준이 다르다 하지만... 대체 저 사각 턱 어디가 꽃 미남이란 말인가? -ㅅ-

정말이지... 제대로 된 캐스팅은 벨라 스완 역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 정도인 것 같다. 아, 닥터 칼라일 역을 맡은 피터 파시넬리도 책 속 이미지와 상당히 맞아 떨어졌다. 제이콥 역할을 맡은 테일러 로트너는... 좀... -_ㅡ;;;

음... 음... 음... 솔직히 말하면... 앨리스 역을 맡은 애슐리 그린이 짱이다. 님 짱 드셈~

 

 

뭐... 영화 얘기는 나중에 영화 보고 나서 다시 한 번 하도록 하고... 아무튼, 그저 그런 연애 소설, 로맨스 소설이지만... 막힘없이 술술 읽혀가는 책이었다. 이런 책, 만나기가 쉽지 않다. 『 반지의 제왕 』이나 『 해리 포터 』 시리즈도 단 한 번에 읽지 못했는데... 이 녀석은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줄줄줄 읽어 버렸다. 그래서 스테파니 메이어라는 작가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거다. 현실에서도 언젠가 에드워드 같은 멋진 녀석이 내 앞에 등장할 거라는 착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이 책... 읽어 보는 것이 좋다. 정말 재미있거든.


 

 

 

 

 

 

 

시리즈 1편 트와일라잇 책 읽고 난 후 쓴 글 : http://steelers.textcube.com/178
이 소설을 영화화한 트와일라잇  본 후 쓴 글 : http://steelers.textcube.com/201


 

 

 

 

"그러라는 게 아니야. 사실 난 네가 '더 열심히' 애쓰는 걸 지켜보며 살 자신이 없구나.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이제껏 본 적이 없어. 마음이 아파서 더는 못 보겠다."
Page 105 

 

 

고통과 무(無)의 상태 중, 나는 무(無)를 선택했다.
이젠 고통이 밀려들기를 기다렸다. 더는 무감각하지 않았다. 안개에 휩싸인 듯 몇 달 동안 멍하게 지냈지만, 지금은 모든 감각이 유달리 생생했다. 그런데도 늘 찾아오던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유일한 아픔은 그의 목소리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실망감이었다.
Page 123 

 

 

그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몸부림 치다시피 했지만, 그를 '잊으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늦은 밤, 오랜 불면에 지쳐 스스로 쌓아놓은 보호막이 무너지고 나면 모든 것이 사라져버릴까 봐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내 나쁜 기억력이, 언젠가 그의 눈동자 색깔이나 서늘한 피부의 느낌, 부드러운 음석을 되살리지 못하게 될 것이란 두려움. 나는 그런 것들을 애써 '생각'할 수는 없었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했다.
Page 126 

 

 

나는 서글프게 고개를 저었다. 결국 사랑은, 비이성인 거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할수록 감각은 마비되어갔다.
Page 370 

 

 

누가 죽기라도 한 것 같다고? 맞는 말이다. 바로 '내가' 죽었으니까. 내가 잃은 건, 생애 유일한 진짜 사랑만이 아니었다. 내가 선택한 미래, 내 가족, 삶……, 그 모든 게 부서져버렸으므로.
Page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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