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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등  산 』

북한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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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진× 선배랑 등산 다니기로 했는데... 지난 달은 내가 일 저지른 것 때문에 못 갔다. 이번 달은 북한산에 다녀 오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등반 코스를 알아보니... 와~ 올라가는 길부터가 한, 둘이 아니다. 산 타는 건 자신 있지만, 일단은 고만고만한 코스를 선택했다. 괜히 무리했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 일이니까.



이것저것 챙겨서 간단하게 짐을 꾸린 뒤 숙소를 나섰다. 22번 마을 버스 타고 이매 역 앞에서 내려 엘리베이터 타고 지하철 타러 갔다. 도곡에서 3호선 갈아탔고, 충무로에서 4호선 갈아탔다. 수유에서 내려 진× 선배 만난 뒤 3번 출구로 나갔고, 나가는 방향 그대로 쭉 직진하다가 횡단보도 건너서 도로 중앙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120번 버스를 탔다. 꽤 가더니 이내 종점. 종점에서 내려 버스가 들어온 반대 방향으로 가면 북한산이다.

 

혹시나 같은 코스를 선택하거나 등반 경로 짤 때 참고가 될까 해서 간단히 정리해본다.

이매 역 출발 → 분당선 지하철 → 도곡 역 하차 → 3호선 지하철 → 충무로 역 하차 → 4호선 지하철 → 수유 역 하차 → 3번 출구 → 계단 올라가서 그대로 쭈욱 직진 → 느린 걸음으로 2~3분 걸으면 왼 쪽으로 횡단보도 등장 → 건너서 중앙 버스 정류장으로... → 120번 버스종점에서 하차 → 버스 들어온 방향 반대 쪽으로 걷기 시작


 

 

 

종점에서 내리니 좌우로 식당과 등산용품점 등이 잔뜩이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 보며 아스팔트 포장 도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계곡 물이 어찌나 맑은지, 당장이라도 뛰어 들고 싶을 정도다.

네×버 검색해보니 120번 버스 종점에서부터 등반 시작점인 도선사 입구까지 꽤 걸린다며 택시 타는 걸 추천한단다(http://makreview.com/215). ㅋㅋㅋ
그래도 등산인데... 멀면 얼마나 멀겠어? 하는 생각으로 걸어 올라갔다. 음... 택시 타라는 말 나올만도 하다. -_ㅡ;;;

제법 경사가 있는데다가 여름이고 하니까... 이내 땀이 줄줄 흐른다. 내 기준으로는 그냥저냥 걸을만 했는데... 등산 경험이 많지 않거나 체력에 자신 없으면 차로 올라가는 게 나을 거다. 참고로... 도선사 이름 적힌 버스가 왔다갔다 하는데... 타는 거 눈치 보인단다. 그래서 시도조차 안 했다.

 

 

이런 길이 쭈욱~ 이어진다. 정오에 가까운 시각이었지만, 나무 그늘 때문에 그냥저냥 걸을만 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체력에 자신 없으면 차로 이동하는 게 낫다. 산에 가기도 전에 방전될 수 있다. ㅋㅋㅋ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아스팔트 포장 도로의 끝에는 도선사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주차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이동통신 안테나. 오른 쪽 사진은 도선사 가는 길에 있는 돌 구조물이다. 나보다 5년이나 먼저 만들어졌다.

 

 

주차장에서 왼 쪽으로 가면 도선사, 직진하면 위 사진이 있는 안내소다. 저기서부터 북한산 등반이 시작된다. 날씨가 도왔다. 적당히 흐리면서 바람도 불어주어서 시원~ 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쓰러진 지 꽤 오래된 듯 보이는 나무. 개미가 먹을 거 다 파먹고 저렇게 남겨 두었을테지? -ㅅ-

 

 

'산악인 추모비'라는 두 단어를 보자 갑자기 신경이 곤두섰다. 아... 내가 동네 야산 올라가는 건 아니구나.

PS. 북한산에서는 심심찮게 등반(등산) 사고가 일어난다. 주로 암벽 타는 분들이 사고를 당하는데,
  내가 산에 간 22일로부터 불과 4일 전인 18일에도 50대 아저씨 한 분이 떨어져서 크게 다쳤다는
  기사가 떴다. 5월에는 한 명이 실족해서 떨어져 죽기도 했다.

 

 

길은 크게 험하거나 하지 않다.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잘 정비된 길이다.

 

 

응?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목적지인 백운대가 1.8㎞ 밖에 안 남았다고 나온다. 뭐야, 이거? 지나치게 빨리 왔나? 같이 간 진× 선배는 벌써 다 왔냐며 천천히 가자고 여유를 부렸다. 그러나...
      (저 '그러나'의 의미는 산에 다닌 분들은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충분히 알 터... -_ㅡ;;;)


 

아무튼... 산에서 부는 바람은 확실히 시원하다. 도시의 시멘트 건물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과는 수준이 다르다. 이런 길에서 그런 바람(?)을 맞는 기분, 사진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용자 발견!!!

사람이 아니다. 나 같으면 죽어도 저 짓은 못 할거다. 내려가는 거야 그렇다 쳐도, 가스 꽉 채워서 또 올라와야 할 거 아냐? 진짜... 레알 용자다. -ㅁ-


 

꽤 온 것 같은데 1.4㎞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진× 선배는 이제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그렇다. 산에서의 1㎞는 육지에서의 1㎞가 아니다.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저 멀리~ 인수봉이 보인다. 산 여기저기 뭔가 꼼틀꼼틀(?)거리는 것 같아서 줌으로 지잉~ 당겨 봤더니...


!!!!!! 암벽을 타고 있다!!! 심지어! 아줌마도 있다!!!
아... 해보고 싶다... 완전 해보고 싶다... 아... 해보고 싶다... 나도 해보고 싶다... 아...

 

 

넋을 놓고 바라보는 란 놈... -_ㅡ;;; 아... 해보고 싶다... 진짜 해보고 싶다... 재밌겠다...


 

엄청나게 크면서도 반듯한 바위가 수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텐트 치기 딱 좋다. 저 위라면 비 많이 와서 물 불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ㅋ

 

 

말로만 듣던 인수봉을 눈 앞에 보게 될 줄이야~ 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감탄했다. -_ㅡ;;;

 

 

바위에 고정된 로프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슬~ 슬~ 길이 험해진다는 전조다. 비 오는 날은 꽤 미끄러울 것 같았다.


 

가물어서 그런지 졸졸졸 흐르는 물 보는 게 힘들었다. 그래도 물이 무척이나 맑아 보여서 볼 때마다 세수하고 싶어졌다. 생각만큼 시원하지는 않았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을 기대해서 그랬나보다.
넓찍한 바위와 로프가 계속 이어졌다.

 

 

인수봉을 돌아가는 길이다. 저 멀리 로프가 보인다. 별 거 아닌 길에 웬 로프인가 싶지만... 오른 쪽에 급격한 경사의 큰 암벽이 펼쳐진다. 등산화 신었다면 냅다 올라가봤을텐데, 농구화라서 참았다. -ㅅ-


 

폭포 발견!!! 은 뻥이다. -ㅅ-   며칠 전부터 비가 꽤 왔음에도 불구하고 졸졸졸~


 

마음이 정화된다, 진짜... 인공의 초록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말 살아있는 초록이다.


 

경사가 심해진다. 이제부터는 쉽지 않은 길이다. 조심조심해서 올라가야 한다.


 

갑자기 힘들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이내 산장이 나왔다. 산장 앞에 떠억~ 하니 버티고 있는 돌탑. 뭐라고 쓰여 있나 봤더니만... 한국 전쟁 발발 3일 후, 후퇴하던 장교와 사병이 서울 함락 소식을 듣고 자결했단다.

에? 수도 함락 소식 듣고 자결한 게 우국 충정이라고?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둘이 동성애 관계인데 인민군 애들한테 잡혀서 욕 보일까봐 다음 생에 만나요~ 하면서 죽은 건지 알 게 뭐란 말인가? 이렇게 어거지로 애국 어쩌고 강요하는 꼴 보면... 우리나라, 많이 멀었다.


 

산장에는 건방진 고양이 녀석들이 몇 마리 있다. -_ㅡ;;;

산장 앞에는 테이블과 의자 일체형의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안 쪽에도 테이블과 탁자가 있고. 산장에서는 간단한 요기 거리와 과자 등을 팔고 있었는데, 좀 어두운 분위기였다. 막걸리도 팔고, 두부랑 도토리 묵도 있던데 내가 간 날은 두부 밖에 없다고 했다. 도토리 묵은 주말에 판다는데, 원래 주말에만 파는 건지 아니면 저 날 떨어져서 주말에 들어온다는 얘긴지 모르겠다.

아무튼... 일단 물 한 통 사서 벌컥벌컥 마신 뒤 잠깐 숨 돌리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산장에서 0.5㎞ 더 가면 백운대라고 나오지만... 이미 숫하게 속아왔기에 더 이상 믿지 않는다. ㅋ).


 

잠깐 올라갔을 뿐인데... 서울시내 전경이 눈에 쫘악~ 들어온다. 그리고... 여기저기 멋진 봉우리들이 눈을 이끈다.


 

저 많은 아파트 중 내 집 하나 갖는다는 게 그리 어렵단 말인가? 서울에 있는 아파트 하나 사려면(강남인지 강북인지 모르겠다. 강남 아파트 기준은 아니겠지), 월급 한 푼도 안 쓰고 12년을 털어 넣어야 한단다. 니미...


 

얘네들 나오면 거의 다 온 거다. 정상에 가까워졌다. 저 돌문 안에 서 있으니까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불어대는지... 그동안 흘린 땀, 한 방에 싹 날아가버렸다.


 

난 이렇게 돌로 만든 성벽 같은 거 보면 왜 이리 좋지? -ㅅ-
                              오른 쪽 사진은... 고릴라 발견!!!


 

왼(左)    쪽 : 우리가 올라온 길과 반대 쪽. 다음에는 저 길로도 올라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른(右) 쪽 : 낙뢰 많이 떨어진단다. 벼락 맞을 짓한 놈들은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겠다. ㅋ

 

 

마이산에서도 볼 수 있었던 깔끔하게 정비된 길. 이렇게 계단처럼 만들어 놓은 길 올라가는 것도 나름 즐겁다. 힘들어지기는 커녕, 점점 즐거워졌다.


 

 

사람 얼굴 닮았다는 걸로 유명하다는 인면암(人面巖)이다. 닮긴 닮았다. 어떻게든 닮은 거 찾아서 이름 갖다 붙이는 거 좋아하는 게 우리 인간들인 모양이지. -ㅅ-


 

저 멀리 정상, 백운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녀석들 둘이서 씩씩하게 잘도 올라간다. 사진에 찍힌 녀석들 말고 막내가 있는데... 여자 애가 어찌나 귀여운지, 무섭다고 징징거리면서도 꿋꿋하게 잘도 올라간다. 그러면서 뒷 사람에게 '죄송해요. 제가 겁이 많아서요'라고 양해를 구하기까지... ㅋㅋㅋ

아빠 따라서 아들내미 하나, 딸내미 둘이 등산을 온 모양인데... 부럽더라. 결혼 같은 거 그닥 하고 싶다는 생각 없지만... 애들이랑 등산 다니고 하는 걸 보면 진작 장가 가서 애 낳고 살았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러웠다.


 

 

정상에 오른 기념으로~ (내 블로그에 어지간하면 내 얼굴 안 올리는데... 마지 못해 올린다. 나중에 후회스러우면 냅다 지워버릴지도 모른다. ㅋㅋㅋ)

 

 

이거 왠지... 프로토스 질럿이나 다크 템플러 이미지 같지 않아? ㅋㅋㅋ


 

 

 

꽤 험한 길임에도 불구하고 믿음직한 접지력(!)으로 잘 버텨 준 에어 조던 레트로 8...이었던가? 흠~ 아무튼... 가지고 있는 운동화는 죄다 농구화라... 어쩔 수 없었다. 그러고보니 싸짊어지고 간 가방도 조던... -ㅁ-


 

저 분들도 내려가시는군요. 후덜덜~


 

 

약간만 건드렸습니다. 실제로 보면 사진 이상으로 멋집니다요. 진짜입니다요. -ㅁ-


 

 

 

 

에휴... 좀 더 이쁘게, 정보가 될만 하게 다듬어야 하는데... 급하게 올리느라 그럴 틈이 없다. 사진도 한참 더 있는데 그냥저냥 쓸만한 녀석만 올리고 다 폐기... ㅠ_ㅠ

도선사 쪽 길로 해서 쭈욱 올라가다 보면 중간에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는 이상 하루재 거쳐 백운대까지 갈 수 있다. 날 더워서 목 마르니까 오이나 방울 토마토 사들고 가면 무척이나 좋고, 산 정상에서 김밥이나 삶은 계란 먹는 것도 최고다(물론 쓰레기는 다 챙겨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는 길에 아까 사진 올렸던 백운산장에서 두부에 막걸리 한 사발씩하고 내려왔다. 다음에는 우이령길 미리 예약해서 다녀올까 한다. 이어폰으로 귀 막으면 안 되니까 골 전도 이어폰 하나 지를까 하는데... 결국은 또 지름의 시작인가?

아무튼... 서울에 이토록 멋진 산이 있다는 거,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시간 날 때마다 종종 올라야겠다.


 

 

 

 

네×버나 구글 등으로 검색하면 등반 코스라던가, 이런저런 도움되는 글과 사진이 많다. 미리 참고해서 알아보고 가면 좋다.

혹시라도 제가 간 코스라던가 뭐 그런게 궁금하다면... 방명록이나 이 글에 댓글 남겨 주시길... 기대는 안 합니다만... 보는대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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