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취  미 』/『 등  산 』

지리산에 다녀오다 2 : 로타리 대피소 → 천왕봉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8. 23.
반응형

 

 

눈에서 레이저 쏘는 지리산 다람쥐. ㅋㅋㅋ   사람들이 음식을 많이 줘서인지 겁내지 않고 근처까지 와서 먹을 걸 물어 간다. 도토리 먹고 어쩌고 하는 건 다 옛날 얘기. 사람들이 주는 음식에 맛들려 버려서 가까이 가면 화들짝 놀라 도망칠 뿐, 오히려 슬금슬금 다가오기까지 한다.

 

 

다른 팀들은 일출 본다고 꼭두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했다. 우리는 다섯 시에 일어나서 밥 해 먹고 일곱 시가 되서야 출발했다. 출발 전에 대피소 사진 한 방 찍고~

 

 

식수대가 있다는데, 못 찾아서 처음에는 그냥 계곡물 떠 마셨다. -_ㅡ;;;   조금 더 올라가니까 식수대가 있더라. 좀 콸콸 나오게 설치할 것이지, 졸졸졸~

계곡물이나 식수대 물이나 맛은 별 차이 없더라. 뭐... 내가 마신 물이 상류에서 누군가가 발 담근 물일런지도 모르지만, 모르고 먹으면 약이다. ㅋㅋㅋ

 

 

법계사 들어가는 입구. 시간이 있었다면 법계사 구경(?)도 하고 왔으면 좋았으련만, 다른 팀보다 한참 늦게 출발한데다가 천왕봉 찍고 하산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여기 사진만 찍고 서둘러 출발했다.

 

 

이정표 따위는 믿지 않는다!!! -ㅁ-

 

 

일찍 올라간 사람들은 일출 보기나 했을런지... 하늘은 여전히 흐렸다. 구름이 잔뜩~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먹을 거리를 다 뱃 속에 옮겨 놨기 때문에 짐이 가벼웠다. 하지만, 무릎에서 삐그덕~ 삐그덕~ 소리를 내며 WD40 뿌려줄 것을 요청해오기 시작했다.

 

 

나처럼 죄 지은 게 많은 사람들은 조심해야 할 곳. 이상하게 나이 먹고 벼락 맞을 일을 걱정하고 있다. 진지하게... -ㅅ-

 

 

정체 불명의 노란색 꿈틀이도 보고...

 

벼락 맞아 속이 텅 빈 나무도 봤다.

 

 

곳곳에 보이던 곰 출현 주의 알림막. 혹시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곰은 못 봤다.

 

 

0.6㎞ 남았다고? 그럼 600m? 훗... 더 이상은 안 속는다. 뻥쟁이... -_ㅡ;;;

 

 

그래도 한 숨 자고 일어나서 체력이 좀 회복되니까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멋진 기암 괴석이 잔뜩이었다.

 

 

막간을 이용해서 우월한 콧구멍을 자랑하는 셀프 샷도 찍어 보고... ㅋㅋㅋ

(자세히 보면 왼 쪽 사진에 UFO 찍혀 있다. ...... 뻥!!! -ㅁ-)

 

 

지리산다운(?) 사진. 희뿌연 건 안개가 아니라 구름이다. 구름을 헤치고 힙겹게 올라간다.

 

 

이렇게 사람 손이 닿은 길이 더 힘들다는 사람도 있던데... 온통 바위만 밟고 가다보니 난 오히려 이런 계단이 더 반가웠다. -ㅅ-

 

 

오다가 보니 남강에서 레프팅도 하고 그러던데... 바위 틈에서 흘러나오는 이 물이 모여 거대한 강을 이룬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는다. 흐르는 물 받아서 마실 수 있게 바가지가 있었다.

물은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찼다. 일행 중 한 명이 물 뜨다가 미끄러져서 무릎이 까졌다. 조심, 또 조심.

 

 

다시 이어지는 고난의 행군... -_ㅡ;;;

 

 

갑자기 나타난 돌밭. 정상에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구름을 몰아내자 파란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속 이 상태였다면 좋았으련만... 이내 다시 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덮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올랐으니 인증샷도 찍고~ ㅋㅋㅋ

방금 SBS 『 그것이 알고 싶다 』를 봤는데, 칸첸중가 올랐다는 오은선 氏의 의혹을 다뤘다. 고작(?) 2,000m짜리 산에 올라도 정상에 서면 사진 찍는 게 당연한 건데... 8,000m 넘는 산 정상에 오르면서 인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무튼... 2,000m짜리 산 오르는 것도 엄청 힘들었는데... 8,000m라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ㅁ-

 

 

이걸 보니 종주 욕심이 나긴 하는데... 당분간은 무리다. 일단 에너지를 좀 보충하고 종주에 도전하던가 말던가 해야지... -_ㅡ;;;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앞다퉈 여기에서 사진 찍으려는 통에 난리였다. ㅋㅋㅋ

 

 

지리산 천지... -_ㅡ;;;

 

 

바위 위에서 똥폼 잡고 한 컷~ ㅋㅋㅋ

선글라스에 도수가 있는 거라서 안경 대신 쓰고 간 건데 좀 후회가 됐다. 몸이 더워지니 열기가 후끈 올라오는데 외부는 구름과 바람 때문에 찬 공기가 있으니까 선글라스에 자꾸 김이 서려 쓰고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진 찍을 때나 잠깐씩 쓰고, 거의 이마에 걸치고 있었다.

 

 

 

전 날 사고가 있었고(이전 글 참조), 119 구조대원 아저씨가 '해는 매일 뜨'니까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올라가라고 했다.
 
그래서 느긋하게 출발했다. 일어난 건 다섯 시였지만, 비몽사몽이었기에 정신 좀 차리고 밥 해 먹고 나니까 일곱 시에나 출발하게 됐다. 올라간 지 얼마 안 되어 로타리 대피소에서 같이 잔 분들을 만났다. 대피소에 갈 때 포항 스틸러스 저지를 입고 있었는데, 가슴에 쓰여 있던 POSCO가 인상 깊었나보다. "POSCO 팀 이제 올라오네~" 이러시더라. ㅋㅋㅋ

산 아래에서 로타리 대피소까지 가는 것보다는 수월했다. 아마도 먹을 거리를 다 먹어 버려서 배낭 무게가 준 탓도 있겠지만,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 거다.

산 정상에서는 조금 쌀쌀했다. 날씨가 좋았으면 정말 멋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에 사진만 잔뜩 찍은 뒤 내려갈 준비를 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