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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1년 08월 21일 vs 전북 @ 전주 월드컵 경기장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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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이 되면 탁상용 달력을 확보한다. 개인 일정을 써놓기 위해서인데 말이 거창해서 개인 일정이지, 결국은 축구(포항 스틸러스)야구(기아 타이거즈) 일정표가 되고 만다. 문제는, 백령도에 있다 보니 축구나 야구를 보러 나가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거다. 휴가를 맞추지 않는 이상은 좀처럼 보는 게 어렵다. 특히나 포항 홈 경기는 1년에 한 번 보러 갈까 말까 한 수준. 대부분 원정 경기 응원을 간다.

이번 달은 정말 운 좋게도 전북 원정과 일정이 딱 맞아 떨어져 전주까지 응원을 가기로 했다. 새로 산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쫄랑쫄랑 터미널로 출~ 발~


아직은 촌동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익산 시외 버스 터미널


익산에서 전주 가는 시외 버스비는 3,300원. 시간은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비 온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해가 쨍쨍했다.


버스는 전주 월드컵을 휑~ 하고 지나가버린다. 내려주면 좋은데... -ㅅ-


익산에서 전주까지는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똑똑한 손전화 어플로 확인해보니 대략 80㎞/h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익산에서 전주 가는 버스는 전주 터미널에 도착하기 전에 덕진 정류장에 한 번 세워준다. 굳이 더 멀리까지 갈 것 없어서 덕진 정류장에서 내렸다. 길을 건너 바로 택시를 잡아 타고 "월드컵 경기장이요"라고 했더니 기사님이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익산에서 왔다고 했더니 갈 때 어떻게 갈 거냐고 묻는다. "택시 타고 다시 여기 와서 버스 타야죠" 했더니 그러지 말고 택시 타고 가란다. 25,000원에 가겠단다. 응? 20,000원 정도라고 들었는데? 차 가진 사람이 데리러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20,000원에 가자고 재협상 들어온다. ㅋㅋㅋ
확답을 못 드리겠다 했더니 익산 가는 사람 한 명 더 잡아서 15,000원에 가자고 한다. -ㅅ-   일단 기사님 전화 번호 받은 뒤 내렸다. (아, 덕진 정류장에서 전주 월드컵 경기장까지 택시 타면 5~6,000원 정도 나온다.)


익산에서 전주오는 길은 이렇게 쭈욱~ 뻗은, 밟기 좋은 길. ㅋㅋㅋ


 
저 멀리 전주성이라 불리우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이 보인다.


 
좀 더 가까이에서 찍은 전주 월드컵 경기장


 
일반석 표를 구입해서 들어갔다. 당연히 포항 서포터들 있는 곳으로~


포항에서 전주까지는 결코 가깝지 않은 거리인데, 꽤 많은 포항 서포터들이 응원을 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포항 홈페이지를 통해 단체 관람 신청한 사람에 한해 입장료 지원을 해주었단다. 젠장... 알고 있었다면 나도 입장료 안 낼 수 있었는데(포항에서 출발한 단체 관람 신청자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통해 별도 신청한 사람도 입장료 지원을 해주었다고 한다. 이게 포항과 전북이 무슨 계약 같은 걸 맺은 덕분이라고 들었는데... 다음에 전북 원정 볼 일 있으면 홈페이지 미리 들어가봐야겠다)...

일반석 입장료는 10,000원이다. 수원 월드컵 경기장 같은 경우는 원정석에 앉기를 희망할 경우 원정석 달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전주는 그런 구분이 없다. 경기장 내부의 철창도 일부가 열려 있어서 이 쪽 구역에서 저 쪽 구역으로 이동이 가능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포항을 응원하는 플랑 카드가 걸렸다.


 
K-리그 1위 팀과 2위 팀의 경기에 동원된 텔레비전 중계 인원. 세 명이 전부였다. 쯧...


 
경기장 한 쪽에 대기하고 있었던 엠뷸런스. 경기장에 들어올 일이 없어야겠지.
신영록 선수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여기가 VIP석이 아닌가 싶다. 입장료는 20,000원이었던 듯. 먹을 것도 준다고 하더라만은 일반석 두 배를 내고 들어갈만큼 매력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포항의 GK들이 등장했다. 환호하는 서포터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준다.


캔 맥주를 두 개 사들고 앉아 일찌감치 일 잔 하면서 경기 시작 전의 긴장감을 즐겼다. 원정석 정면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 근처 매점은 문을 닫았고, 거기서 조금 걸어 넘어가야 하는 다른 구역의 매점이 성황리에(?) 영업 중이었다. 맥주를 받다가 내가 실수해서 하나를 떨어뜨렸는데, 죄송하다며 바꿔주겠다고 한다. 오오! 이렇게 친절한 매점은 처음이었다. 바글바글한 손님들로 정신없이 바쁜데도 이런 친절을... 나란 남자, 사소한 것에 감동받는 남자인 거다. ㅋㅋㅋ

 

부지런히 몸을 푸는 포항의 골키퍼들 

 

 

 포항 선수들이 등장했다. 스크럼을 짜 승리를 다짐한다.



 

플라비오 피지컬 코치에서 인사~ 꾸벅! (농담임. 몸 푸는 거임. -ㅅ-)



 

노병준 선수와 황진성 선수를 비롯한 선수들은 한 쪽 구석에서 따로 몸을 푼다



쭈욱~ 쭈욱~ 으쓱 으쓱 으쓱~ (아... 요즘에는 이 노래 아는 사람이 드문가? -ㅁ-)



 

슛을 날리고 곧장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훈련 중



 

올해 유난히 기복이 심한 것 같은 모따神

 

짧은 거리를 순간 최고 스피드로 달리는 훈련. 루저들의 희망 아사모아가 보인다.



 

몸 푸느라 바쁜 포항 선수들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관중도 시나브로 늘어난다


 

노병준 선수의 프리 킥 연습 장면. 김재성, 황진성, 모따 선수의 프리 킥도 좋지만 노병준 선수도 일품이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의 지붕은 해질녘에 보면 참 이쁘다

 

 

전주여고 학생들이 일렬로 서서 입장하는 선수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여성 축구팬 만들기 위한 이벤트의 일환으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다고 한다. 9월까지 예약 완료란다.

 

 

조명이 들어오고,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



 

오늘 날 포항이 있게 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 회장. 여전히 포항에서는 그 어떤 누구보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뽀글이 파마를 한 채 맨 발로 나란히 앉은 아주머니와 볼 보이로 들어오는 어린 학생들. ㅋㅋㅋ



 

자국 프로 리그 1, 2위 팀 경기에 달랑 두 세 명의 중계진 보내면서 월드컵 때문 축구 사랑 운운하는 염병할 공중파



 

전주 월드컵 경기장은 아름답다



환하게 밝아진 가운데 경기가 시작

 

 

중딩으로는 안 보이고, 아직 초딩인 듯... 열렬히 응원하던 어린 서포터들. 등번호도 나란히 1, 2. ㅋㅋㅋ

 

 

하프 타임 행사 중. 뽀뽀하는 장면이 전광판에 잡히면 피자 주는 행사. 젠장... 여기서도 염장질... -ㅅ-

 

 

해가 많이 짧아져 이제는 제법 어둑어둑

 

 

경기 시작 전부터 들이 마신 맥주 덕에 화장실을 자주 왔다갔다 해야 했기에 조용한 2층으로 옮겼다



전반전은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종료

 

 

상당히 많이 들어왔다. 저 소나타 위 쪽으로 하이 파이브 걸 행사를 한 전주여고 학생들이 단체 관람 중. ㅋ


조명이 들어온 전주 월드컵 경기장은 정말 멋지다


후반전을 뛰기 위해 선수들이 입장한다



전북 선수들보다 오랜 시간동안 결의를 다지는 포항 선수들

 

 

후반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던 서포터들도 다시 응원을 시작한다



 

한 쪽 구석에서 몸을 풀고 있는 포항의 후보 선수들



훈련하는 도중에도 필드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는 선수들

 

 

수많은 서포터들의 손을 거쳐갔을 2층 난간. 청 테이프 흔적이 요란하다.

 

 

경기가 맘에 들지 않는지 상의를 벗고 작전 지시하는 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

 

 

전북 선수가 쓰러지고



 

전기 차가 필드로 들어온다. 그렇지, 이게 맞지.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사람이 사람 떠매고 뛰냐고. -ㅅ-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다가 다시 전북 선수가 쓰러지자 가만히 멈춰 서서 심판의 수신호를 기다리는 전기 차



 

많이 다친 듯 했는데 다행히 일어나서 필드 밖으로 나온 전북 선수

 

호이짜~ 호이짜~

 

 

패널티 킥을 내주고 만 포항. 이동국이 성공 시켰다.

 

 

공을 꺼내 하프 라인으로 향하는 포항 선수들



 

선수 교체를 준비하는 포항. 그러나 이 날 황선홍 감독은 선수 교체 타이밍을 번번히 놓치며 형편없는 경기의 주 원인이 되었다.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와중에도 교체 움직임이 없다가 한 방 맞은 뒤에야 교체 준비하는 통에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양 팀 감독 모두가 작전 지시 중... 다급한 건 황선홍 감독.



 

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응원하는 포항 서포터들. 대단한 사람들이다.



 

실점 후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좋은 지역에서 프리 킥을 얻어냈다. 골을 만들기에는 다소 먼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림 같이 감아 차서 골키퍼를 동상으로 만들어 버리며 득점에 성공했다.



득점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트 피스 상황에서 동점 골을 성공시킬 경우 열에 아홉은 추격하는 팀의 기세가 크게 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포항은 동점 골 성공 후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동점 골 작렬의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여자의 몸으로 사다리를 들고 으샤~ 으샤~



동점 골 작렬의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뒤늦게 선수들을 바꿔 보지만... 이미 늦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포항의 완패였다. 이동국에게 해트트릭을 내어주며 1:3으로 지고 말았다. 치고 받는 가운데 안타깝게 졌다면 화는 나지 않을텐데, 정말 형편없는 경기를 한 끝에 져버려서 몹시 화가 났다. 지더라도 선수들이 인사하러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박수를 쳐주고 경기장을 나서곤 했지만, 굉장히 오랜만에 후반 종료 휘슬 울리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지난 10일의 한일전(0:3 패) 패배가 떠오를만큼 무기력하고 일방적인 경기였다.

포항이 자랑하는 미드필드 라인은 단 한 번도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압박도 없었고, 정교한 패스 플레이도 없었다. 그나마 노병준 선수와 신광훈 선수가 열심히 뛰어주었지만, 신광훈 선수의 아쉬운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빠지면서 형편없는 경기는 더욱 더 형편없게 진행되었다.

하프 라인을 거의 넘어오지 못할만큼 일방적으로 밀렸고, 선수 교체 타이밍 역시 한참 늦었다. 급기야 장신 공격수인 김선우를 투입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신 공격수를 투입하여 제공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만큼 한심한 것이 없다. 실제로 그 전략으로 재미를 본 건 아주 오래 전 차상해(차상광 골키퍼 동생) 선수 때 뿐이었고, 고기구 선수도 제법 활약해주긴 했지만 큰 재미는 못 봤다. 김선우 선수는 큰 키를 활용해 공중에 뜬 볼을 여러 번 잡아주긴 했지만, 주변에서 낚아채는 선수가 없으니 헤딩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더구나 다른 선수와 겹쳐 포항 선수 둘만 공중 볼을 향해 떠오르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정교한 패스와 강한 압박을 자랑으로 하는 포항의 미드필드는 온데간데 없고 뻥뻥 질러대며 키 큰 선수 머리에 맞추기만을 바라는 한심한 축구를 했으니 지는 게 당연하다.

 

 

셔터 스피드 늘려서 찍어 봤다. 이런 사진 찍어보고 싶었다고. ㅋㅋㅋ

 

 

한심한 경기를 보고 나오자니 발길이 무겁다. ㅠ_ㅠ


전반전이 끝나고 아까의 택시 기사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21시에 약속한 곳에서 보자고. 밖에 나왔는데 기다리고 있는 택시가 없다. 어라? 좀 늦나? 10분을 기다려도 안 온다. 이상하다 싶어서 전화라도 해볼까 하고 똑똑한 손전화를 보는 순간! 하아~ -ㅁ-

문자가 안 간 거다. 전송 실패였던 거다. 제기랄... -ㅅ-

문자를 할까? 전화를 할까? 고민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걸어 가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희한하게도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축구 보면 늘 덕진 정류장까지 걸어가게 된다. 예전에도 이랬던 기억이 몇 차례... -_ㅡ;;;
걷던 중 택시 기사님에게 전화가 왔는데 그마저도 진동을 느끼지 못해 못 받았다. 걸어갈 운명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계속 걸었다.

 

 



그렇게 7㎞ 가까이 걸었다. 한 시간 걸렸다. 걷는 속도가 제법 빨랐으니까 가능했던 것 같다. 그렇게 힘겹게 걸어 가 버스를 탔는데... 전주에서 버스로 익산 오고, 터미널에서 택시로 집 앞까지 가는 시간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에휴... -ㅁ-

 

 

기념으로 모아두는 입장권



경기장 들어갈 때 입구에서 나눠준 물 티슈. 건설사에서 아파트 홍보하려고 나와서 나눠주는 것이었다. 포항 저지 입고 있으니 줄까 말까 망설이다 주는 눈치. ㅋㅋㅋ   교회에서 나온 건 줄 알고 안 받으려다가 아파트 홍보하러 나왔다기에 냉큼 받았다. 그래, 주려면 이렇게 실용적인 걸 주란 말이다. ㅋㅋㅋ


포항은 이 날 1:3의 완패를 당하며 선두 전북과의 승점 차이가 7이 되었다. 선두와 간격이 벌어지면서 추격권에서 멀어졌고 오히려 GS 축구단(=북패)에 승점 1 차이로 쫓기게 되면서 여유롭게 진출할 줄 알았던 챔피언 결정전 걱정을 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 뿐이랴... 3일 후 치러진 성남과의 FA컵 4강전에서 역시 0:3으로 완패하면서 탈락, 내년 AFC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전반기 포항은 먼저 두 골을 내준 뒤 세 골을 내리 따내며 경기를 뒤집어버리는 말도 안 되는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21일의 전북전과 24일의 성남전은 형편없기 그지없는 경기를 선보이며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말았다.

지난 7월에 수원 원정 때도 졌고... 8월 전주 원정 때도 졌고... 보러 가는 경기마자 지는구나. 에휴~ -ㅁ-



그나저나... 정신 좀 차려라, 포항. 지는 게 문제가 아니다. 경기 이 따위로 하고도 잠이 오냔 말이다.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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