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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익산 미륵사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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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홍준 선생님께서 쓰신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시리즈를 다시 읽었다. 두, 세 번째 보는 책인데도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로웠다. -_ㅡ;;;   보던 중 내가 살고 있던 지역의 유적이나 문화 유산 같은 걸 오히려 더 안 보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서울에서 여기저기 누비고(?) 다닐 때 서울 토박이들이 나한테 서울에 이런 데도 있냐고 신기해했었다. -ㅅ-

그리하여... 원래는 경주에 놀러가려고 했는데 '내가 사는 동네부터 돌아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에도 언급된 '미륵사지 터'에 가보기로 했다. 차가 없으니 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검색해보니 44번이랑 44-1번이 간다고 한다. 문제는... 차가 띄엄띄엄 있는데 배차 시간만 대충 나와 있어서 아무래도 오래 기다려야 할 듯 싶었다는 거다. 결국 버스로 가는 걸 포기하고 '내 수업 들은 적 없지만 아무튼 제자'인 전 모 양에게 차를 빌렸다.

타지에서 오시는 분들을 위해 버스 이용하시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버스를 이용하실 분은 익산 역이나 익산 터미널에서 시내 버스를 탑니다. 101번 타시면 됩니다(다른 버스도 갈텐데 제가 익산에서는 101번 말고는 잘 안 타서... -ㅅ-). 버스가 쭈욱~ 직진하다가 큰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는데 우회전하자마자 정류장에서 한 번 섭니다. 거기서 내리지 마시고 그 다음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맞은 편으로 건너 가 거기서 41번이나 41-1번을 타면 됩니다. 101번에서 내려 길 건너면 거기가 원광대병원 앞입니다. 거기서 버스 타면 됩니다.

정리해드리면... 익산 역이나 터미널에서 101번 탑승 → 꽤 직진 → 우회전 후 농협 근처에서 정차 : 내리면 안 됨 →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 → 내린 곳 근처에 횡단보도 있음 → 길 건너 맞은 편 정류장으로 감 → 44번 또는 44-1번 타면 됨 → 내리는 건 기사님께 물어보던가 방송에 귀 기울이기 바람. -ㅅ-

PS. 60번 버스도 간다는데 원광대학교 병원 앞에 서지 않는 모양. 익산 역 근처 어디에서 타는 모양인데 잘 모르겠네요. 귀찮은 거 싫으니 택시 타겠다! 라고 하신다면... 익산 역이나 터미널에서 타버리면 요금이 만만치 않다는... -_ㅡ;;;


평일 낮이었기 때문인지 휑~ 하다. 장애인 학교와 유치원에서 소풍을 와 있었다. 소풍 장소로도 참 좋은 곳이었다.

정문에 있는 안내소. 찌라시 좀 집어들고 갈까 하다가 안 들리고 그냥 갔다. -_ㅡ;;;

익산의 관광 안내도가 그럴싸하게 꾸며져 있다. 사진으로 보면 대단해 보이는데... 막상 가보면... 가보면... -ㅅ-

참~ 바람직하다 아니할 수 없다. 개뿔 볼 것도 없으면서 관람료 꾸역꾸역 챙기는 곳들, 반성해라!!!

여기저기 울긋불긋. 어느 새 성큼 다가온 가을이로다.

정문 오른 쪽에 있는 안내 문구. 느긋하게 한 번 읽어보고 들어가자. 뭐, 요약하자면 익산 대단하다 정도지만...

곧게 쭉~ 뻗은 길 끝에 박물관이 보인다. 고즈넉한 가운데 날씨도 좋고... 정말 잘 왔다 싶었다.

저 멀리 공장 같은 게 보이는데... 해체한 서탑을 보수하기 위해 씌운 보호각 같은 거다. 불쌍한 서탑... ㅠ_ㅠ

얘는 1993년에 복원된 동탑이다. 정교하게 잘 짜맞춘 형태지만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 같아 보였다.

박물관에서 정문 쪽을 보니 탁 트인 길이 참 시원하게 느껴졌다. 데이트 장소로도 훌륭하다 싶더라.

미륵사지 유물 전시관에 들어갔다. 입구 오른 쪽에 기념품 판매소가 있었고 왼 쪽에는 안내하시는 분이 계셨다.

입구에 미륵사를 복원한 모형이 있었다. 저대로라면 그 어떤 절보다 장엄할 게 분명하다. 웅장한 맛이 아주 그냥...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미륵사를 안내하고 있다. 조금은 어렵게 받아들여졌다. 아직 많이 무식하다, 난.

부서지지 않았다면 저렇게 당당히 서있었을 서탑. 지금은 복원 중인데 언제쯤 우뚝 솟은 모습을 보일런지... T^T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동영상 소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편한 마음으로 맨 앞에 앉아 다 보고 나왔다.

동영상 소개 중 일부 갈무리.

통일 신라 시대라 하지 않고 남북국 시대로 구분해놓은 게 맘에 들었다. 발해는 우리 역사라고 큰 소리치면서도 발해를 구석으로 밀어낸 채 당나라 등에 업은 신라만 얘기하는 건 옳지 못하다.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인데 일본에 가 있다.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는 복제한 사진이 걸려 있다. 위정자들의 매국질이 불러온 처참한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서글픈 과거를 보고도 반성하지 못하고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는 거다. 한미 FTA, 씨바!!! -_ㅡ;;;


미륵사를 언급한 여러 서적이 전시되어 있다. 역시나 원본은 아니고 복제본이다. 그래서 그럴까? 그냥 서점에서 책 보는 기분 뿐이었다. 어느 블로거가 쓴 글에 '모든 문화재를 서울에 때려 넣는 게 옳으냐, 그렇지 않다'라는 게 있었는데... 적극 공감한다. 지방의 문화재는 그 지방에 있어야 한다. 서울의 인구가 많다고 중앙 박물관 등에 몰아 넣는 건 파렴치한 짓이다. 원래의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날 수 있는 거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내 여행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유물 전시관 내의 다양한 유적들. 발굴된 진품도 있지만 복제품도 상당수였다. 하지만 작은 규모에 비해 꽤 알찬 구성이었다. 전주 국립 박물관보다 볼 게 더 많다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 공을 많이 들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해서 기대를 크게 하면 안 된다. 지방의 작은 박물관치고 상당하다는 말이다).


서탑의 축소 모형. 이렇게 무너진 모습일지라도 실물로 보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ㅠ_ㅠ


동탑과 서탑 사이에 있었다고 추정되는 목탑도 상당한 규모다.


모형일지언정 화를 치솟게 한... 쪽바리들의 만행을 볼 수 있다. 이 못 배워쳐먹은 꼬꼬마 색히들이 무너져 내린 탑 뒤 쪽에 시맨트를 마구 쳐발라 복원을 오히려 힘들게 만들어 놨다. 경주 불국사와 석울암을 비롯해 쪽바리 색히들이 엉망진창으로 만든 문화재가 한, 둘이 아니다.


축소 모형이지만 꽤 웅장한 느낌이다. 부디 잘 복원되어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ㅁ-


오랜만에 보는 빨간 우체통.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었다.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 평일에는 하루 한 번 와서 수거해 간다고 쓰여 있다. 우체부 아저씨들, 참 고생하신다. 힘, 내세요!!!


저 멀리 보이는 동탑. 이렇게 보면 그럴싸한데...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공장에서 찍어낸 느낌이 확~ 난다. -ㅅ-


서탑을 가두고 있는 가건물. 저 안에서 서탑 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서탑 가는 길 쪽에 있는 석등을 비롯한 석조 건축물의 잔재들.


복원 공사 중인 가건물 안도 직접 볼 수 있게 해놨다. 그저 돌을 마구 부려 놓은 것 같은데 저게 복원되어 탑 형태로 올라간다니 신기할 따름.


2층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올라가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망설였다. 이게 다 잔디 실컷 깔아놓고 바로 출입 금지 표지판 쳐박고 툭 하면 하지 마라 반복한 학습 효과다. -ㅅ-   나 말고는 아무도 없기에 슬렁슬렁 올라가 사진 찍고 왔다. ㅋㅋㅋ


서탑에서 보는 동탑. 깔끔하게 복원되었지만... 그렇지만... 음...


스파이더 맨의 스파이더 센서 만큼은 아니지만 갑자기 위험이 감지되어 뒤로 물러났더니!!! 말벌이!!!


탑 뒤 쪽의 절 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느긋한 맘으로 여기저기 다닐 때 '거기 들어가면 안 돼!'라고 초 치는 사람도 없고... 정말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뭔지도 모르면서 마구 눌러댔다. -_ㅡ;;;


복원된 동탑으로 천천히 접근...했다. ㅋㅋㅋ


탑 모서리에 매달린 풍경? 맞나? 아무튼... 그게 벌써 떨어져 나갔다.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데 별로 볼 건 없다. 그냥 기둥 옆으로 살짝 비켜 지나가게끔 되어 있다. 비만 측정 가능한 곳이다. 배 많이 나오면 틈 사이로 통과 불가능. ㅋㅋㅋ


해체된 돌들을 널어(?) 놨다. 정말 복원이 가능한 걸까? -ㅅ-


고려 시대 가마터라고 하는데... 그냥 무덤 같은 봉분이다. 달랑 저거... -ㅅ-


불경하게 가마터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굽신~ 굽신~


요건 조선 시대 가마터.


10월 치고는 햇살이 너무 뜨거워 땀이 흘렀다. 천~ 천~ 히 한 바퀴 돌았다.


이런 거 참 좋다. 센스 있다. 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이끼가 잔뜩 낀 건 좀 안타까웠지만...

넓긴 오질라게 넓다.

해체된 돌 틈에 있는 당간 지주.

복원된 동탑을 다시 한 번 찍고 발걸음을 돌린다.

연못. 오리도 떠 있고... 모서리는 뻘인지 뭔지... 가까이 가기에는 조금 무서운... ㅋ


유치원에서 소풍을 왔다. 젊은 것(?)들이라 기운이 넘친다. ㅋㅋㅋ   인솔한 선생님... 이쁘셨는데... 쩝~



오랜만에 한가로운 마음을 실컷 누릴 수 있어서 즐거웠다. 천천히 여기저기 다 둘러봤는데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아쉬운 맘에 입구에 있는 익산 유적지 안내도를 보니 근처에 고도리 석불 입상이라는 게 있더라. 그래서 그걸 보러 가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에 찍었더니 나온다. 얼씨구나 하고 갔는데...

 

얼마 가지 않아 다 왔다고 안내를 종료한단다. 에? 벌써? 어디 있어? 주위를 둘러 보는데... 


한적한 도로 오른 쪽에 보인다. 어찌나 휑~ 하던지... 알고 가도 그냥 지나칠 뻔 했다. -_ㅡ;;;

 

차를 세워두고 내려서 사진을 몇 장 찍는데... 승합차 한 대가 와서 빵빵~ 하기에 후다닥 차를 빼줬다. 차 못 들어오게 길쭉한 돌을 박아 놨는데... 옆으로 비껴갈만큼의 길이 있다. -ㅅ-   안내판에 있는 글 한 번 읽고 사진도 몇 장 찍고 왔는데... 너무 썰렁하다 싶더라.



사진 잘 찍고... 느긋하게 이것저것 잘 보고... 즐겁게 돌아왔다. 좋았다. 끝. -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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