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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전주 한옥마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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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마다 어디 한 군데 정해서 여행을 하자라고 다짐했다. 지난 10월에는 미륵사 터에 다녀왔는데 이번 달에는 딱히 가야겠다고 꽂히는 데가 없는 거다. 방에서 뒹굴뒹굴하는데 갑자기 전주 한옥마을이나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데 한 번도 안 가봤으니까. -ㅁ-

뮝기적거리다가 13시 넘어서야 카메라 싸짊어지고 집을 나섰다. 101번 버스 타고 터미널에 내려 전주 가는 버스표를 샀다. 3,300원. 지방에서 인근 지방으로 가는 버스가 다 그렇듯 좌석 번호 없이 선착순이다. ㅋ


날씨가 좀 쌀쌀해지면서 가을인가? 싶었는데... 어느 덧 가을도 끝자락이다. 익산에서 전주까지는 버스로 30분이 채 안 걸린다. 멍~ 하니 창 밖 보다가 전주 도착할 무렵 졸았다. -_ㅡ;;;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흠칫 놀라 깼고 이내 터미널에 도착해서 내렸다.

한옥마을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사전에 미리 검색해보니 자세히 알려주는 글이 없다. 일단 가보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터미널에 내리니까 좀 막막하다. 

터미널 밖으로 나오면 횡단보도가 있다. 거길 건너서 왼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자그마한 버스 정류장이 있다. 거기 멈추는 버스가 달랑 두 대인데 두 대 모두 한옥마을에 간다. 똑똑한 손전화로 이것저것 검색해보며 여기가 맞을 거야, 여기가 맞을 거야,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는데... 여행객으로 보이는 중년 커플이 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는 학생에게 길을 묻는 게 보였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 듣지는 못했는데... 어라? 이리저리 휙휙 손짓을 하니까 중년 커플이 고맙다고 인사하며 사라져버린다. 이거 뭐야? 여기 아니었어? 여기서 타는 거 아닌가? 카오스 상태가 되어버렸다. -ㅁ-

결국 확실하지 않으니 버스 탈 수가 없어서 그 중년 커플이 사라진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편의점이 보이기에 음료수 하나 사면서 한옥마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었더니 친절히 안내를 해준다.

이 코스다. 내가 음료수 산 게 미니스톱이었나 보다. 편의점 앞에 횡단보도가 있고 그 맞은 편은 은행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건너가서 길 따라 가다가 오른 쪽으로 꺾어서 좀 더 걸어 가면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정류장에서는 한옥마을 쪽으로 가는 버스가 많았다. 어지간한 건 다 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거기서 타라고 아까 학생이 중년 커플에게 안내해준 게 아닌가 싶더라. 그래도... 귀찮은 거 싫은데... 그냥 길 건너서 바로 타도 됐을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검색으로 들어오신 분이 계신다면 그냥 터미널 근처 정류장에서 타시라 권하고 싶다. 다른 글에서는 버스 배차 시간이 길어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버스 도착 정보 보고 있으니 10분 안 넘기더라(남은 시간 7분으로 표시되는데 실제 오는 시간은 더 오래 걸리긴 했음).


아무튼... 안내 방송 듣고 내려서 버스 진행 방향으로 약간 걸으니 바로 성당이 보였다. 아, 저기구나! 싶더라.

 

성당 정면 사진을 몇 장 찍은 뒤 왼 쪽에서 오른 쪽으로 한 바퀴 슬렁슬렁 돌았다.

내부 사진. 평일 낮이었음에도 카메라 들이대는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최초 순교가 있었던 자리라고 한다. 자신이 믿는 무언가 때문에 목숨을 버린다는 건 대단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만큼 믿는 무언가가 있는가?


성당에서 나와 걸어 올라오니 길 왼 쪽에 경기전이 있다. 입장료 무료. ㅋ

하마비. 과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리게끔 한 비석 앞을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었다. 무엄한지고. ㅋㅋㅋ

입구. 두 갈래 길에서 보통은 왼 쪽 길을 선택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어서... 일부러라도 오른 쪽 길을 선택했다. 청개구리... -ㅅ-

고즈넉한 풍경에 마음이 절로 포근해졌다. 양복 입은 한 떼가 해설사 안내를 들으며 구경하고 있기에 엠피삼 플레이어를 멈추고 들어보려 했더니... 중국 관광객이었다. 해설도 당연히 중국어로. -_ㅡ;;;   중국 애들은 우리나라 고성이나 유적 같은 거 보면 같잖다고 코웃음 치며 자국의 위대함을 뿌듯해한다고 한다. 쪽바리보다는 뙤놈들이 더 나쁜 놈들이다. 서해에서 단체로 우리 해경에 개긴 색히들, 싸그리 잡아서 수장 시켜 버렸음 좋겠다.

어진을 전시한 곳이라고 해서 도장 같은 걸 생각했는데... 조선 시대 임금들 그려 놓은 걸 모아 둔 곳이었다. 원화도 아니고 근래에 다시 그린 게 거의 전부. 세종대왕의 어진을 찍어봤다.

 

강화도에서 농사 지으며 잘 살다가 끌려 와 힘없는 임금 역할에 충실했던 불쌍한 철종의 어진은... 구석탱이에 놓여져 있었다. -ㅅ-

 

닥종이로 만든 행차 모형인데 실사보다 약간 SD 느낌이라 더 정겹고 귀엽다. 인형들 표정도 죄다 밝다. 실제로 저렇게 헤쭉헤쭉 웃으며 행차하지는 않았겠지만 그 정도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바니까 이렇게 즐거운 표정으로 만들어 놓은 게 더 좋은 것 같다.

 

이 인형은 뭐, 저 인형은 뭐, 하는 식으로 친절히 설명해놓았다. 맘에 들었다.

 

가마. 임금이 타던 가마는 아니고, 어진 실은 가마인 걸로 기억한다. 설명된 글 자세히 안 봐서... -_ㅡ;;;

 

부지런히 찍어댔는데... 뭔지 다 까먹고 기억도 안 난다. -ㅅ-

 

출구도 멋드러지게 만들어놨다. 나가려는데 남자 하나, 여자 하나가 날 보더니 흠칫! 한다. 뭐지, 저 사람들? 들어오려다가 나 때문에 쫄아서 안 들어오는 건가?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KT 직원들이었다. 싸게 핸드폰 개통해준다고... -_ㅡ;;;   이런 데까지 와서 영업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안스러웠다.

 

날씨 좋은 날 다시 가서 건물 하나, 하나 꼼꼼히 보면서 다시 사진 찍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도 꾸물꾸물한데다가 늦게 출발해서 급하게 막 찍고 그냥 와야했다. ㅠ_ㅠ


아, 이 사진 맘에 든다. 기와 지붕 너머로 서양식 성당 건물이 보인다. ㅋ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골목 길. 이런 동네 살고 싶다. T^T

맛있게 익은 홍시. 나 어렸을 때 살던 집에도 사과 나무랑 감 나무가 있었다. 마당 있는 주택에 살고 싶다.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니 예쁜 기와 지붕이 쭈우왁~ 한 눈에 들어온다.

 

산에 오르는 길도 예쁘게 잘 만들어놨다.

새빨간 단풍이 인상적이다. 나이 먹을수록 빨간 색이 점점 더 좋아진다. ㅋㅋㅋ


사진 찍기 좋은 자리를 표시해뒀다. 그런데... 저기서 찍어도 별로 안 이쁘게 나오던데... -ㅅ-

 

 

 

누군가 놓고 간 우산. 오전에 비가 왔었고,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그런지 버려진(깜빡한?) 우산을 몇 번 봤다.

 

하늘이 꾸물꾸물... -ㅁ-

 

정겨운 골목 길. 겉은 좀 옛날 풍, 안은 최신식, 이러면 딱이겠다. ㅋ

화장실도 한옥. ㅋㅋㅋ



술도가라는 말이 반가워(?) 사진 찍는데 여자 사람 두 명이 저런 걸 왜 찍어? 하는 표정으로 지나갔다. ㅋㅋㅋ



술 박물관에 갔더니 닥종이 공예품이 또 있다. 표정이 정말... 대박이다. ㅋㅋㅋ

국악 방송이 있었다. 방송 중이라고 빨간 불 들어와있다. ㅋ

 


여기저기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다 들어가봤는데... 그냥 전시실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숙박이 가능한 방이었다!!!

이렇게 반듯한 골목 길은 흙으로 된 길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이런 데가 사람 사는 맛이 있는 동네인데... 언제부터인가 아파트, 빌라,...

게스트 룸도 꽤 있었다. 하루쯤 머무르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싶긴 했는데... 난 30분만 버스 타면 갈 수 있는 익산 거주자. -ㅅ-

 




날이 어두워져 걸음을 좀 재촉했다. 날씨 따뜻해지면 아침 일찍 가서 좀 더 천천히 둘러 보고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터미널로 오려고 버스 타러 갔는데... 방법을 방범으로... ㅋㅋㅋ


전주 한옥마을 홈페이지 : http://hanok.jeonj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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