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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남도 여행 : 곡성 → 순천 → 벌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1.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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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며칠 앞두고 빈둥거리다가 '태백산맥 문학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 태백산맥 』을 읽은지 얼마 안 된터라 무척이나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가 때 저기를 다녀오자! 라고 생각하고 나니 달랑 저기만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널널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근처에 가볼만한 곳을 알아...볼 것도 없이 예전에 갔던 곳을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그 때는 여자 친구와 함께 갔었는데 이번에는 혼자 가는 여행. T^T

집에서 곡성에 있는 섬진강 기차 마을에 먼저 갔다가

순천에 있는 낙안읍성 찍고

드라마 촬영장 갔다가

벌교에 있는 태백산맥 문학관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

원래 계획은 기차 마을 → 낙안읍성 → 태백산맥 문학관 정도였는데 중간에 '뿌리깊은나무 박물관'이랑 '드라마 촬영장'이 추가됐다. 낙안읍성 구경을 끝냈는데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근처 관광지 검색하고 간 거였다. 아무튼... 처음에는 기차로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자면 아무래도 차가 있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실로 오랜만에 렌트 카를 이용하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면허증이 없다. -ㅅ-
면허증을 차 안에 두고 다니는터라 휴가 나갈 때 안 가지고 나간 거다. 렌트 카 회사에 전화해서 사정 설명을 하니 경찰서 가서 '경력 증명'을 떼어 오면 된다고 한다. 네이버 지도로 경찰서 위치를 보고 찾아 가려 했는데 집에 있는 노트북이 워낙 오래 된 녀석이라 엄청 버벅거린다. 결국 포기하고 택시 탔다. ㅠ_ㅠ   경찰서 가서 갱지로 된 양식지 슥슥 채워 넣고 1,000원 내니까 바로 발급해준다. 나, 반올림해서 15년 무사고다. ㅋㅋㅋ

K5 타보고 싶었는데 빌리는 비용이 비싸다. 혼자 돌아다닐 건데 큰 차는 필요 없을 것 같고 마티즈 타기는 좀 그렇고... 포르테 빌렸다. 평일 낮이라서 한적하다. 그나저나... 하이패스 아니라서 적응이 힘들다. 스마트 키도 그렇고 하이패스도 그렇고, 익숙해지고 나면 없는 게 참 불편한 기술이다.

곡성에 따악~ 내렸는데...

공사 중이다. 젠장!!!

일단 역 앞에 있는 영화 세트장 구경부터 하기로 했다.

관리를 안 해서 엉망진창이다.

쇠로 된 대문이 바람에 흔들리며 끼익끼익~ 소리내는데... 공포 영화 분위기가 제대로...

분위기는 나지만... 그냥 방치해 놓은 티가 너무 난다.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니 짚풀 공예하는 곳도 휑~ 하고...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썰렁한 동네.

예전에 왔을 때에는 나름 볼 것도 많고 재미 있었는데 썰렁하기만 하고 영 아니올시다~ 다. 실망해서 더 이상 구경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차에 탔다. 증기 기관차가 끄는 기차  타고 기차 마을에 갈 수도 있었지만 혼자 가기에는 어울리지 않겠다 싶어서 곡성 기차 마을 구경은 다음으로 넘겼다.

(구 곡성 역에서 시간 맞춰 기차를 타면 기차 마을에 갈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시설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에 볼거리는 점점 늘어날 겁니다. 섬진강 보면서 자전거 타는 게 참 좋은데... 겨울에 혼자 자전거 타는 건 궁상을 넘어 자학에 가깝기에 포기한 겁니다. 봄이나 늦여름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면 참 좋습니다.)


내비게이션 대여료 5,000원이 아까워서 T Map을 이용했는데 요 녀석이 제법이다. 목적지도 잘 찾고 안내도 똘똘하게 잘 한다. 순천 낙안읍성 찍고 출발. 톨게이트에서 잠깐 멈칫거렸다. 하이패스 전용이라고 표시된 곳으로는 들어가면 안 되는 건 알겠는데... 그 옆에 일반 차로가 오르막이다. 화물차만 이용하는 뭐 그런 분위기. -ㅅ-   망설이다가 하이패스 전용 차로로 들어갔더니만 삐용~ 삐용~ 하면서 경광등이 번쩍거린다. 갓길에 차 세우고 나갔더니 직원 분이 나와 계신다. 차 번호 불러 주니 임시 통행증 만들어 주신다. 이런 것도 경험이다.

 

반가운 이-마트. 지난 번에 왔을 때에도 신기해서 사진 찍고 갔던 기억이 있다.

낙안읍성 주차장에 도착.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여기 앉아서 번데기 먹었는데...

평일 낮이라 한산하기 그지 없다.

평일 낮 여행은 이런 한적함이 매력이다.

낙안읍성 들어가는 입구에서 장승들이 반겨준다.


입장료는 2,000원인데 입장료 면제 조건들을 쭈욱 훑어보니 '장기 기증 등록자'가 있다. 냉큼 물어보니... 순천에서 등록한 사람에 한해서란다. 에? 어느 지역에서 등록했는지 나오나? 2,000원 때문에 거짓말하기도 좀 그래서 그냥 돈 내고 들어갔다.




오랜만에 보는 낙안읍성이다. 변한 게 없다. 초가 지붕을 보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민박 집이 많은데 하루 자고 갔음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응? 지나 가는 곳?


얘? →






...... 미안합니다. -_ㅡ;;;

  

 

우물 찍다가 그림자 셀프 샷. ㅋㅋㅋ

 

 

 

초가 지붕에 어울리게 인터넷 완비 문구도 궁서체~ ㅋㅋㅋ

 

 

 

 

두목 오리가 똘마니들을 이끌고 간 곳은...

 

거위에게 도전장을 던지러!!! -ㅁ-

 

그러거나 말거나... 토 선생은 늘어지게 낮잠만 자고.

 

새 이름이 좀... 어쩐지 애미, 애비도 칠 것 같은 새. -_ㅡ;;;



 

먹지 못할 닭이 잔뜩



쵸큼 민망한 장승. -ㅅ-

 

 

 

나 어릴 때 살던 집에 이런 마루 있었는데. 그립고나...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목이 저렇게까지 돌아갈꼬.

 




초 거대 장기알과 장기판. 갤럭시 S와 비교해봅시다. ㅋ

그네보다 반가운 건...

 

르망!!!

 

 

 

 

어쩐지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임경업 장군 비석.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여기 머리 닿지 않는 슬픈 상황을 사진으로 남겼었는데...


장작 불에 끓고 있는 솥과 공포에 질려 떨고 있는 개 님. ㄷㄷㄷ (농담입니다.)


곧게 뻗은 길만 보면 셔터 눌러대는 나.

 

 

 

 

추워서 곰 모자 쓰고 돌아다녔는데 학생들이 개떼처럼 몰려온다. 나이 서른 셋에 곰 모자 쓰고 돌아다니는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아 교복 무리 러시가 끝났을 때 밖으로 나갔......는데 뒤늦게 일행에 합류하는 학생들에게 이상한 눈초리를 받고 말았다. -_ㅡ;;;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지만 요즘 이 드라마가 대세라는 걸 알기에 벌써 박물관을 만들었나? 순천이랑 한글 창제랑 뭔 상관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잡지와 그 발행인에 대한 박물관이었다. -_ㅡ;;;   파닥파닥~




드라마 작가 김수현에 대한 기사가 실린 책. 나... 이 할머니 싫다. -ㅅ-


처음 본 3단 자동문. 문이 겹쳐지면서 우웅~ 하고 열린다. 멋지다!


뒤집어 놓은 장독과 뿌려 놓은 자갈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여기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3단 자동문이었다. 입장료 1,000원이 아까워... -ㅅ-

 

'낙안읍성'과 '뿌리깊은나무 박물관'까지 다 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이르다. 밥이라도 먹을까 했는데 마땅한 식당이 눈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그래서 순천 관광 책자를 보는데... 드라마 촬영장이 있었다. 저기를 가자! 라고 결정. T Map에서 검색하니 바로 나온다. 출발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멀다.



곡성의 영화 촬영 세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전화 번호 앞 자리가 네 자리인 요즘, 한 자리 국번은 신기하기만 하다(난 두 자리는 기억난다.).

 

 

그럴싸하다. 촬영한 영화나 드라마도 여러 작품.

 

 



 

가게 이름을 이리 훌륭하게 짓다니!




거북선은 피워 본 경험이 있다. ㅋ


누구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찍어 갔을 게 분명한 포스터.

 

애 많이 나으면 돈도 주는 요즘과는 어울리지 않는 표어. 나 어릴 때에는 저 표어 여기저기 많았다.



세트장 뒤로 아파트가 보이는 다소 어색한 광경.



서울의 달동네를 재현해 놓은 거라고 한다. 그럴듯하다.



맞아, 맞아! 예전에는 터미널 저렇게 생겼었어. ㅋㅋㅋ   화장실 대신 W.C 라 쓴 거 봐.





아... 제대로다, 진짜. ㅋㅋㅋ





십자가 때문에 교회라고 생각했는데 올라가서 보니 보육원이었다.


동네에 뜬금없는 무덤. 그러고보니 진짜 저런 동네도 있었던 듯 하고.



달동네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는데 비행기가 낮게 날아간다. 망원 렌즈 빨리 사야겠다.

 

 

초등학교 때 이런 의자 썼었지. 추억이 방울방울~









오! 이 사탕 이름이 왕마볼이었고만! 엄청 딱딱한 동글동글 흰 색 사탕! ㅋ



우편 번호가 달랑 세 자리.





먹어 보고 싶다. ㅋㅋㅋ



곡성보다 볼거리가 훨씬 많았다. 다만... 분명히 한 명이라고 했는데 입장권을 두 장 팔았다. 6,500원이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냈는데... 나와서 보니 입장료 3,000원짜리 표 두 장에 500원짜리 주차권 한장이었다. 실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눈치 채고 한 명이라고 하면 실수한 것처럼 3,000원 돌려 주었을테지. 사소한 거지만 언짢았다.



T Map을 실행해서 '태백산맥'으로 검색하니 '태백산맥 문학관'이 딱 뜬다. 경로 설정을 하고 출발하는데...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이럴 줄 알았으면 드라마 촬영장부터 보고 낙안읍성 갔다가 태백산맥 문학관 갈 걸 그랬다. 차가 꽤 늘었지만 그리 막히지는 않았다.



 

포장 도로에서 느닷없이 우회전하라기에 맞나? 의심하며 들어갔는데 이런 멋진 건물이! ㅋ


내가 들어갔을 때에는 아무도 없었다. 일하시는 여성 두 분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무척이나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플래시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데 조명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가 쉬지 않았다. 그건 좀 개선했음 좋겠다.



꽉 막힌 사법부와 답이 없는 보수 우익 꼴통 색히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걸쭉한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 하대치도 그렇고 소화도 그렇고 염상구도 그렇고... 내 생각과는 목소리가 많이 달라 좀 어색했다. 억양 때문인지 서울 사람이 억지로 사투리 쓰는 느낌이라 좀...



 

아래 있는 게 '포항제철고등학교 도서관의 태백산맥'이라고 한다. 지금은 포항제철 고등학교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예전에는 포항제철 중학교, 포항제철 고등학교, 포항제철 공업 고등학교가 한 자리에 있었고 도서관은 한 건물을 같이 썼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있었던 책일 게다.
도서관 이름이 한자로 ○○○였는데 기억이 안 난다. 책 빌리러 자주 온다고 이뻐해주던 사서 누나는 지금 어찌 살고 있을꼬...



 

인지용 도장. 하도 찍어서 도장이 닳아 결국 저렇게 많아졌단다. 대단하다, 정말.




앗!!!


아이큐 점프 전성기 때 『 진짜 사나이 』라는 대 히트작을 그려 낸 박산하가 태백산맥을 만화로 그려냈다. 2층에 마련된 공간에 만화책도 비치되어 있기에 보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겨 그냥 와야 했다. 아쉽다. 그나저나... 박산하 님은 그림체가 점점 후퇴하는 듯... -ㅅ-



일본어로 번역 출간된 태백산맥. 일본스럽다고 느껴졌다.



조명이 배려되지 않은 실내 공간에서 플래시 없이 찍은 사진이란 이 모양이다. -_ㅡ;;;



며느리와 아들, 독자들이 옮겨 적은 원고들. 정성이 대단하다.



문학관에서 바라 본 현 부자네.



2층에 자리 잡은 세미나 룸. 아늑하고 좋은 분위기다.







 

뭔 화장실이 대피소처럼 생겨가지고. ㅋ


산에 올라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또 시간 때문에... ㅠ_ㅠ




문학관 바로 앞에 위치한 식당.


팔뚝만한 잉어들이 바글바글하다. 빠지면 어찌 될까? ㄷㄷㄷ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아무 것도 안 먹었다. 식당에 들어가 13,000원짜리 꼬막 정식을 먹었다. 어찌나 맛이 있던지... ㅋ
엄마님 생각에 초무침을 싸갈까 했는데 포장은 안 되는 모양이다. 그냥 생 꼬막 사가는 게 낫다고 하신다. 꼬막 어디서 사면 좋냐고 하니까 명함을 하나 주신다. 그러면서 버스 타고 갈꺼냐고 물으시기에 차 타고 간댔더니 놀라신다. 응? 설마 운전할 나이로도 안 보신 건가? -ㅅ-

길 따라 내려오면 오른 쪽에 바로 터미널이 보이고... 쭈욱 직진하면 식당가가 펼쳐진다.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너면 벌교읍인데 그 쪽으로 가서 왼 쪽으로 도니 꼬막 파는 가게들이 잔뜩이다. 20,000원 어치 사들고 왔다.






한 사람에게 입장권 두 장 판 드라마 촬영장. 감사합니다~ 열 여덟!









 

 

 

염상구가 깡다구 싸움을 벌인 철다리를 비롯해서 여기저기 가보고 싶은 곳이 더 있었지만 시간에 쫓겨 그냥 와야했다. 저녁에 운전하는 걸 싫어하기에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려 했는데 해가 일찍 져서 결국 20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익산에 돌아왔다.

 

좀 더 재미있게, 알차게 썼음 싶은데... 사진 200장 첨부해서 글 쓰다 보니 엄청 버벅거린다. 속 터져서 더 못 쓰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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