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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궁궐투어 』

따뜻한 봄날의 궁궐은 거닐만 하도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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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은 예전에 갔던 기억이 있다. 꽤 오래 전인 것 같은데 그 때도 나름 이것저것 구경 잘 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난 번 창경궁 구경이 무척이나 즐거웠기에 창덕궁, 경복궁 순으로 구경을 하기로 마음 먹고 운동 마친 뒤 오후 늦게 집을 나섰다.

야탑에서 지하철로 서현까지 가서 9401 타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내렸다. '노무현이 꿈꾼 나라' 전시회(http://pohangsteelers.tistory.com/816) 보고 걸어서 광화문으로 갔다.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기에 뭔가 싶어 가봤더니 수문장 근무 교대식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젊어 보이는 사람들이 조선 군사 복장을 하고 있더라. 공익 근무 요원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찾아보니 계약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많이 젊던데... 

 

 

아무튼...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교대식은 제대로 못 봤다. 수많은 인파를 뚫고 광화문을 지나자 식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경복궁부터 구경할까 하다가 일요일이라 사람도 많고 하니까... 다음에 한산할 때 다시 오자고 생각했다. 광화문 앞에 영문 피켓 든 예수쟁이 하나 서 있던데, 꼴불견도 그런 꼴불견이 없다. 개신교가 퍼져 있는 나라 중 우리나라만큼 썩어빠진 종교인 넘쳐나는 곳도 없는 것 같다.

 

 

조선의 대표적인 궁궐의 정문 앞으로 차 떼(?)가 지나간다. TV를 안 봐서 잘 모르겠는데 요즘 옛날 왕족이 현대로 와서 좌충우돌하는 드라마가 인기인 모양이더라. 이 꼴 봤으면 뭐라 했을까? 그 냥반들 입장에서는 천한 아랫 것들이 들락날락하는 꼴을 납득할 수 없지 않을까? -ㅅ-

 

 

새로 단장한 경복궁 돌담길. 고즈넉한 기분은 들지 않지만 예쁘긴 하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기 위해 시간을 맞춰야 했다. 매표소에 가니 작은 전광판이 후원 입장권이 매진되었음을 알리고 있었다. 무턱대고 후원 보겠다고 온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서 그냥 창덕궁만 보고 가야 되나, 후원 못 간다는데 어쩌나, 등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좀 복작복작. 표를 사고 나서 시계를 보니 15시 30분이 지났다. 부랴부랴 뛰어 들어가니 약간의 인파가 몰려 있고 해설사 분께서 설명을 하고 계셨는데...
해설사 분 복장이 참... 거시기하다. -_ㅡ;;;   완벽한 서구 체형(=초고도 비만)이셨는데 바지 허리 부분이 잔뜩 모자라 지퍼도 올리지 못한 채 다 열어놨다. 안에는 반바지인지 뭔지 검은 옷을 입으셨고, 그 곁에 지퍼를 닫지 못한 바지를 걸쳤는데, 허리띠는 태권도복에 매는 띠 같은 걸로 대신하고 있었다. 티셔츠로 가려보려 하셨지만 무리무리~ -ㅅ-   여자 분들도 많았는데 시선 두기가 곤란... ㅋ

 

 

여기저기서 많이 보고 들은 규장각. 지난 번에 본 기억이 없는데... 아무튼, 금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갈 거라 예상했는데 다른 코스로 간다. ㅋ

 

 

넓은 부지에 건물이 철거된 빈 공간이 많아 왠지 휑~ 한 느낌이 든 창경궁과는 다르게 창덕궁은 오밀조밀한 느낌이다. 출입문이 작아 나처럼 키 작은 사람도 머리 부딪힐까 조심해야 했다. 

 

 

반가운 품계석. ㅋㅋㅋ 

 

 

기계로 깎아낸 돌을 새로 깐 거라고 한다. 거뭇거뭇한 부분이 원래의 박석이다. 일본 놈들이 훼손해놓은 덕분에 여러가지로 피곤하다. -ㅅ- 

 

 

용상. 뒤에 일월오악도가 보인다. 만 원짜리에도 있다고 해서 냉큼 꺼내 확인. ㅋㅋㅋ   그림 자체가 임금을 대신할 정도의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임금이 보이지 않더라도 저 그림이 보이면 머리를 조아려야 했단다. 임금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갔다더라. 같은 설명을 창경궁에서도 들었었다. 

 

 

이것도 일본 놈들이 장난질 쳐 놓은 결과라고 한다. 조선식도 아니고 왜식도 아닌, 어중간한 나무 바닥. -_ㅡ;;;

 

 

언제 설치된 전등이라는데 까먹었다. 순종 때라고 했던가? -ㅅ- 

 

 

날씨 좋~ 다. ㅋㅋㅋ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선호하는 구도. ^ㅁ^ 

 

 

궁궐 갈 때마다 찍는 잡상. 어처구니라고 하기도 한단다(맷돌 손잡이도 어처구니라고 한다). 목수가 실수로 어처구니를 빼고 건물을 지었는데 불이 나서 재만 남았다고 한다. '어처구니 없어서 큰 재앙을 당했다' 라는 식으로 말하던 게 '어처구니 없다'의 유례라고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본 내용이다. 창경궁 해설사 분은 잡상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창덕궁 해설사 분은 저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어처구니 수가 많을수록 권위 있는 건물로 본다는데 경회루가 11개로 최다라고 한다. 다음에 확인해봐야지.

 

 

중국에서 수입한 청기와가 올라가 있는 선정전. 아래 건물의 기와 색깔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광해군의 지시로 만들었다는데 왕이 사치한다고 신하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광해군이 쫓겨난 이유 중에는 나라가 어려운데 토목 공사 잔뜩 벌려놔서 여러 사람 힘들게 했다는 것도 있는데... 아마 이 청기와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연산군이야 이래저래 또라이라는 자료가 여럿 존재하지만 광해군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조에 비하면 광해군은 성군이지. -ㅅ-   광해군의 실리 외교 등을 언급하며 재평가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이게 일본 식민사관의 영향이라는 얘기를 방금 처음 봤다. 에? 정말? 아무튼... 검색하다보니 무척이나 좋은 글이 있어 링크 건다.
http://cafe.naver.com/booheong/46041

 

 

 

 

이 구도에 환장하는 나... -┏ 

 

 

세상도 좋아졌는데... 눈에 안 띄게 좀 더 작은 녀석으로 설치하면 안 될까? 

 

 

마루가 많아 사람 사는 냄새가 많이 난다. 창경궁과는 다른 느낌. 

 

 

인정전 앞에 있던 드므. 방화수 역할을 한다. 겨울에는 어는 걸 막기 위해 끓이기도 했다는데 어디에서도 물 끓이는 시설은 볼 수 없었다. -ㅅ- 

 

 

식당. 궁궐에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이다. 

 

 

혼자 다니다보니 이런 식으로가 아니면 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_ㅡ;;; 

 

 

후원으로 가는 문.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다음 쉬는 날에 후원 가보려 한다.

 

 

차가 정문에 설 수 있도록 개조한 희정당. 역시 일본 놈들 짓이다. 쯧... 

 

 

진달래? 철쭉? 모르겠다. 아무튼... 흐드러지게 피었다. 

 

 

해설사 분을 따라다닌지 한 시간이 넘어 버렸다. 애들은 한 시간 넘었다며 부모에게 칭얼거리기 시작하고... 참한 처자 한 명이 포함된 여자 사람 세 명 그룹이 이탈... 잠시 후 참한 처자 두 명 그룹이 이탈... 그나마 나처럼 혼자 온 젊은 남자 사람 한 명이 꿋꿋하게 앞에서 설명을 듣는다. 

 

 

올라가지 말라는데 꾸역꾸역 올라가서 발자국 남겨 놓는 벌레들은 대체 뭐냐... 사이즈 보니 한글 모를 애들도 아니더만은. 이름 새기는 것 못지 않게 한심하다. 

 

 

아, 나 이런 구도 정말 좋아. ♡ 

 

 

우물. 그냥 장식인 줄 알았는데 안에 물도 고여 있고 제법 깊은 것 같다. 위치가 좀 뜬금없긴 하다. 

 

 

원래는 일찌감치 가서 한 바퀴 돌면서 사진부터 찍고, 그 다음 해설사 설명 듣는 걸로 관람을 마무리하곤 하는데... 이 날은 마지막 해설 시간에 걸리는 바람에 미리 사진 찍고 말고 할 수가 없었다. 미리 공부도 좀 하고 가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고...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제대로 구경 못한 것도 아쉽다. 일요일이라 사람 많아서 느긋한 맘으로 구경하지 못한 것도 아쉽고.

남자끼리는 이런 데 잘 안 가는데 여자끼리는 이런 데 잘 가는 것 같다. 이 날도 여자끼리 온 그룹을 상당히 여럿 봤다. 가족끼리 온 그룹이 가장 많았고. 뭐, 연인도 많았다. 젠장!   여자 친구 손 잡고 구경 다녔음 좋겠다. 하아~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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