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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셋째 날 - 건강과 성 박물관, 야구 명예의 전당, 엉또 폭포, 외돌개, 정방 폭포, 율 게스트하우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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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야탑 → 김포 공항 → 제주 공항 → 한라 하이킹(바이크 대여) → 제주 국립 박물관(관람 포기) → 삼양 검은 모래 해변 → 예하 게스트하우스
2일차 : 항일 기념관(바깥만 구경) → 만장굴 → 파크 서던랜드(=태왕사신기 세트장-구경 못함, 휴장) → 성산일출봉 → 쇠소깍 → 믿거나말거나 박물관 → 산방산 탄천 온천 → 산방산 게스트하우스
3일차 : 건강과 성 박물관 → 한국야구명예전당 → 엉또 폭포 → 정방 폭포 → 외돌개 → 율 게스트하우스 → 제주 월드컵 경기장 → 율 게스트하우스
4일차 : 한라 하이킹(바이크 반납) → 제주 공항 → 군산 공항 → 익산 터미널 → 성남 터미널 → 야탑

 

전 날 새벽까지 즐겁게 술 마시고는 잠이 들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전국 일주 자전거 청년이 짐을 꾸리고 있었다. 너무 피곤했기에 못 본 척 하고 다시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떠나고 없더라. 다른 한 명은 아직 곤히 자고 있었기에 조용조용 짐을 꾸려 밖으로 나왔다.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어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 것 같았다.
딱히 어디를 가자고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게스트하우스를 떠나긴 해야 할 것 같아 일찌감치 밖으로 나왔다. 어제 같이 술 먹었던, 학점이 생각보다 너무 엉망으로 나와 실망해서 여행도 제대로 못 즐기던 젊은 친구와 어색하게 인사하고, 자전거로 여행하던 젊은 처자 두 명을 뒤로 한 채 도로 위에 올라섰다. 

 

도로 한 가운데를 동물들이 점거하는 건 백령도에서도 숫하게 보아 왔기에 그닥 놀랍지는 않았다. 얘들, 인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간다. ㅋㅋㅋ   어마어마한 ×덩어리!!! 

 

어디를 갈지 정하고 출발한 게 아니어서 무작정 월드컵 경기장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가다가 건강과 성 박물관 이정표가 보이기에 보고 가자는 생각으로 들렀다. 아침 일찍이라 사람이 없었는데... 입장료가 무려 12,000원이다. 젠장! 

 

표 파는 두 명의 처자 중 (내가 볼 때) 오른 쪽 처자가 엄청 이쁘다. 내 스타일이다. 찝쩍거리고 싶지만... 장소도 장소거니와, 나이를 생각해서 참았다. 용기있게 찝쩍거려야 썸녀라도 생길텐데... -_ㅡ;;;
박물관 1층은 뻔하디 뻔한 얘기와 전시물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했다는 느낌이 훅~ 끼쳐 왔다. 

 

첫날 밤 엿보기라며 만들어 놓은 건데... 에로 비디오 틀어 놨다. 볼륨이 커서 근처에 가면 여자 낑낑거리는 소리가 다 들려 민망했다. 오만 사람이 쑤셔대서 문은 거덜이 난지 오래인 듯. 

 

왜인지 모르겠지만 피규어를 전시해놨다. 대개 노출이 심한 성인용 피규어였다(상반신 노출 레이 아야나미도 있었다. 제길... -ㅅ-).

 

자위 어쩌고 하면서 방처럼 꾸며 놨는데... 요즘은 구경하기조차 힘든 CRT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상은 BANANA TV NG 장면인가? 아무튼, 예전부터 인터넷에 숫하게 떠돌던 에로 비디오 NG 영상이다. 그 옆으로 남/여성용 자위 기구가 있고, 사진도 잔뜩 붙어 있고.
문제는... 체험용으로 꾸며 놨음에도 불구하고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서 전시물이 아주 걸레가 됐다는 거다. 그냥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만져 보고 직접 뭔가 하게끔 만든 거라면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데... 만들어만 놓고 방치하니 이 꼴이 되는 거다. 이 때부터 이미 12,000원 생각이 간절해졌다. 1,200원도 아까울 판이었다. 

 

북한이 만든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한다. 생활의 벗이라니. ㅋㅋㅋ   오른 쪽 상단의 10알이 된소리로 읽히는 건 나뿐인가? -_ㅡ;;; 

 

바깥에서 만든 뒤 실내로 가지고 오는 건지, 아니면 밖에 전시해둔 건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성기 모양 전시물도 있었다. 아줌마 단체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낄낄대며 좋아할 모습이 선하다. -ㅅ- 

 

2층으로 올라가니 대형 조각상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돈 꽤 들였겠구나, 이러니 입장료를 이 따위로 받아 쳐먹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서 본 마네킹 중에 제일 이쁜 마네킹. -_ㅡ;;; 

 

이러고 돌아다녔다. 플래시 터지니 얼굴 안 가려도 되고 좋고만. ㅋㅋㅋ 

 

관람을 마치고 까페와 각종 상품 파는 곳으로 나왔다. 포항 홈 저지와 같은 디자인의 쿠션이 있기에 반가워서 한 장 찍어 봤다. 목이 너무 말라 음료 하나 시켜 먹을까 하다가 그냥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내부 전시된 것들보다 여기서 파는 물건들 만져보고 구경하는 게 훨씬 재미있더라. -_ㅡ;;;

 

박물관 밖에 있는 돌 의자. 이런 게 훨씬 더 볼만 하다. 안에 들어가면 볼 거 하나도 없다, 진짜! 

 

박물관 정문. 표 파는 아가씨 이쁜 거 말고는 당최 볼 게 없는 곳이었다. 입장료를 12,000원이나 받아 쳐먹다니, 폭리 of 폭리다. 재미있게 본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대 비추! 다녀와서 물어보니 러브 랜드는 그나마 볼만하다던데... 아무튼, 여기는 쉣! 

 

다녀보면 알겠지만 제주는 유사한 성격의 박물관이 여럿이다. 한 군데가 생겨 장사가 된다고 하면 유사 박물관이 생기는 듯 하다. 부천의 아인스 월드 같은 전 세계 유명 건축물 줄여 놓은 테마 파크도 둘인가 셋인가 되고, 성(性) 관련 박물관도 셋인 걸로 알고 있다. 대부분이 호기심으로 왔다가 실망하고 가는 게 아닐까 싶다. 정말 볼만한 건 드물다. 더구나 비싼 입장료도 문제다. 사진은 꽤 찍었지만 블로그에 미성년자들도 종종 방문한다는 걸 염두에 둬서 수위가 있는 사진은 올리지 않았다.

 

 

볼 거 없음과 피 같은 관람료에 슬퍼하며 밖으로 나와 야구 명예의 전당으로 향했다. 공사 중인 도로를 가는데 오르막이 많아 나 때문에 뒷 차들이 빌빌빌 가야 했기에 좀 미안했다. 내비게이션은 다 왔다는데 정작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아 좀 헤맸는데... 뭔 청소년 회관 같은 거랑 같이 있더라.
내부로 가기 전 전망대라는 곳이 있어서 봤는데, 정말 멋있었다. 제주에서 본 최고의 풍경은 여기에서가 아니었나 싶다. 

 

여기도 꽤 오래 된 듯한 느낌이다. 입장료 파는 곳은 닫혀 있었다. 앞에서 서성거리자 직원 분께서 창구를 열고 표를 주셨다. 1,000원. '어지간히 보러 오는 사람 없는 모양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촬영 금지라고 되어 있었는데 나 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플래시 끄고 몇 장 찍었다(잘못했습니다. ㅠ_ㅠ). 요즘 야구 팬들은 알 리가 없는 정삼흠 선수의 글러브. 진짜 잘 던졌었지.

 

뭔 고교 대회 신인상인가 MVP인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1982년에 까마득한 선배가 수상한 게 반가워 찍어 봤다.

 

지금도 잠실 가서 기! 아! 타이거즈! 하면 약간의 괴리감이 있다. 해태가 계속 했더라면 선수들은 박봉과 푸대접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 나와버렸을테지만... 내 마음 속 타이거즈는 여전히 해태다. 

 

전국 야구 팀 현황. 기존 구단의 이기주의 때문에 10구단이 생기지 못하고 있다.

 

기존 구단들이 왜 10구단을 반대하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선수 수급이 용이하지 않다고 했다는데, 정말 양아치스럽다. 고졸/대졸 선수 중 상당수가 프로 팀의 주목을 받지 못해 야구를 그만둔다는 걸 몰라서 하는 소리일까? 지들 득 되는 일에는 파이 키워야 한다면 눈에 쌍심지 켜고 달려들면서 어찌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야구판의 파이는 키울 생각을 하지 않을까?
이대로라면 2013년은 아홉 개의 팀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한 팀이 남는다. 매 주 두 팀은 쉬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경기력에 아무 영향이 없을까? 궁여지책으로 경찰청이나 아마 야구 팀 어디 끌어올릴 궁리한다면 ㅄ of ㅄ 이다. 그런데... 제 밥 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야구 행정가 높으신 나리들은 그런 생각하고도 남을 듯 하다. 야구 명예의 전당만 봐도 그렇다. 접근이 쉽지 않은 제주에 만든 것부터 시작해서, 관리가 엉망으로 되고 있다. 독립된 별도의 공간에 있는 게 아니라 청소년 문화 센터인가 하는 곳과 공존하는 것도 문제인데다가, 전시물에 대한 보존 처리 같은 것도 제대로 안 되어 있어 점점 빛바래 가고, 쓰러지거나 흩어진 채로 전시된 것들도 상당수다. 개인의 소중한 보물을 기증한 사람들이 보면 퍽도 좋아 하겠다.

 

전시실을 나오면 야구 도서관이라는 곳이 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뭐가 있나 싶어 들어가봤더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달달한 향기가 방 안 가득하다. 커다란 사인 볼도 있고. 

 

이런 책도 있다. -ㅅ- 

 

다른 타자들을 압도하는 저 어마어마한 타자가 이종범이다. 기아가 시즌 전 자존심 짓밟으며 은퇴 시킨 팀의 레전드란 말이다. 실력이 안 되면서 명성으로 자리 차지하고 있어서 후배들 길 막는 건 분명 옳지 않지만, 이종범은 올 시즌에 선수로 뛰었더라도 틀림없이 2할대 후반 치면서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었으리라 본다. 

 

팀의 전설, 국가급 보배였던 선동렬이지만... 양준혁과 이종범을 은퇴 시키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기에 그가 밉다. 절대적 지지를 보낼 수 없는 이유다. 그가 김응룡 감독처럼 장기 집권하게 된다면, 머잖은 미래에 이용규가, 김선빈이, 안치홍이 좋지 않게 팀을 떠나지 않을 거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미워!!!

 

경기가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 요청하면 이 방에서 바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DVD나 기타 매체로 백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런 생각을 하고나 있을지 의문이다.
매 시즌 연간 관중 신기록을 깨고 있지만, 야구 행정은 상식을 깨고 있다. 한심할 따름이다.

 

다음은 엉또 폭포다. 사실은 여기도 야구 명예의 전당 가다가 이정표를 봤기에 되돌아와서 간 거다. 미리 일정을 세우지 않고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돌아다녔다. -ㅅ- 

 

몰랐는데, 올레 코스였다. 제주 와서 처음 본 올레 판때기. ㅋㅋㅋ 

 

폭포 앞까지 나무 데크를 이쁘게 잘 깔아 놔서 가는 건 수월하다. 울창한 수풀 사이로 풀벌레 소리, 새 소리가 들려와 정글에라도 들어온 기분이었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무인 까페. 돈 안 내고 가거나 내부를 엉망으로 만드는 ㅄ들이 틀림없이 있을 거 같은데... -_ㅡ;;; 

 

얼마 걷지 않아 폭포를 볼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제주 가기 전 비가 왔기에 작은 기대를 했는데... 폭포는 볼 수 없었다(돌아오는 날 비가 왔는데, 이 때 엉또 폭포 생각이 나더라. ㅋ).

 

『 1박 2일 』에 나온 덕분에 유명해진 곳. 입구에도 1박 2일 로고 박혀 있더라. 잽싸다. ㅋ

 

직접 가서 봐야지, 여기서 아무리 잘 나온 사진 들이밀며 얘기해봐야... 비록 폭포는 볼 수 없었지만 정말 멋있었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타이머 맞춰서 셀카도 찍어 보고... ㅋㅋㅋ

 

소니 TX20의 파노라마 기능. 이 녀석, 3D 촬영도 되고 은근히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인 까페에 가봤더니... 노래가 흘러나오는 까페에는 아무도 없었다. 들어가서 딱 보는 순간 든 생각은, '제주 정말 잘 왔다. 진짜 잘 왔다!'
내리는 커피를 마실 수 있었는데 기계 조작할 줄 몰라서(자판기 커피 말고는 먹어 봤어야 말이지. -ㅅ-) 냉장고에 있는 캔 커피 꺼냈다가... 어차피 나 밖에 없는데 느긋하게 쉬다 가자는 생각이 들어 다시 커피를 냉장고에 넣고...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바다에 감탄하면서... 

 

컵라면을 씹어 먹었다. ㅋㅋㅋ
컵라면은 신라면이랑 나가사끼 우동, 이렇게 두 개가 있었는데 누가 무슨무슨 라면도 준비해달라고 써붙여 놨더만. ㅋ   뜨거운 물 붓고 3분 기다렸는데도 이렇다. 좀 더 기다려야 했겠지만 국물 있는 생라면(?) 먹어본 게 언제이던가 싶어서 그냥 먹었다. 초등학교 때 수영장 다니며 아끼고 아낀 용돈으로 저렇게 먹던 라면은 정말 맛있었고... 이 날 먹었던 라면도 꽤 맛있었다. 하~ -ㅁ-
라면 한 개, 삼다수 하나, 피자맛 바게트 과자 두 봉지 해서 5,000원을 넣고.

 

나가려는데 엄청 큰 흑돼지가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더라. 큰 개 두 마리가 번갈아가며 막 짖는데도 '니들은 짖어라' 하는 자세로 유유자적. 양반 돼지였다.
하지만 엄청난 크기가 무서워서(사진 찍을 때에는 언덕 위에서 먹을 거 탐색 중이었는데, 내가 내려가려고 할 때에는 다시 아래 쪽으로 내려와 있었다) 돼지 피해 반대 쪽으로 돌아내려왔다. ㄷㄷㄷ

 

정방 폭포는 고등학교 때 봤던 거라 안 가려다가 오랜만이니까 가봤다. 별로 달라진 거 없더라. 소정방 가서 폭포수도 맞아 보고 싶었는데 애초에 포기했다. 젖으면 당최 수습이 안 되니까.
남자 친구와 함께 온 참한 여자 분이 눈에 띄어 도촬 욕구가 불끈불끈 했지만, 참았다. 범죄니까. -ㅅ-

 

외돌개는 안 가봤던 곳이라 가봤는데... 그냥 돌 우뚝 솟은 거 말고는... -_ㅡ;;; 

 

외돌개를 가려는데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쩌지? 외돌개 가지 말고 바로 게스트하우스로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아 외돌개와 근처 공원을 천천히 둘러 보고 나왔다.
내비게이션에 율 게스트하우스를 찍었는데 안 나온다. -ㅁ-   다행히 주소를 적어갔었기에 주소로 검색을 하고 출발.

 

 

게스트하우스는 바닷가의 길 바로 앞에 있었다. 일반 가정집처럼 보였는데, 일단 들어가지 않고 바이크를 돌려 근처 식당으로 갔다. 배도 고팠거니와 13시 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들어가기가 좀 그랬다(대부분 게스트하우스가 14시나 15시부터 입실이 가능하다).
제주에서는 첫 날 빼고는 3일 내내 오분자기/전복 뚝배기만 먹어댔다. 갈치 조림이나 기타 해물로 만든 음식을 먹지 않은 건 내가 생선을 안 먹는 탓도 있지만, 오분자기/전복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밥을 먹고 다시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왔다. 외돌개를 끼고 있는 올레 코스에 있었기에 걷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바로 앞이 바다였는데 정말 멋지더라. 꾸물꾸물한 날씨마저도 멋져 보일 정도였다. 

 

율 게스트하우스는 예하나 산방산과는 달리 일반 가정집처럼 생겼다. 아니, 일반 가정집이다. 2층 침대가 아니라 매트리만 놓여 있는 구조. 전 날의 과음으로 힘들었고, 딱히 어디 가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다. -ㅁ-
입구 왼 쪽에 붙은 메모를 발견해서 전화했더니 사진에 찍힌 방 쓰면 된다 하셔서 14시에 입실. 아무도 없기에 느긋하게 게스트하우스 구경하다가 세탁기 돌려 놓고 밖으로 나왔다. 

 

파도가 상당히 거샜음에도 불구하고 낚시하는 분들이 꽤 되시더라. 

 

전형적인 제주의 문.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에 있다. 멋지다. 

 

걸어서 1~2분 거리에 해녀의 집이 있다. 해녀 체험도 가능하다는데 할머니로 부르기에는 좀 젊어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이 계셨다. 참소라회 한 접시가 10,000원이기에 시켰는데... 내가 생각한 거랑 다른 녀석이 나왔다. 난 삶은 소라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긴... 그럼 회가 아니지. -_ㅡ;;;
아무튼... 시켰으니 먹어보자 하고 먹는데... 입 안에 바다 냄새와 맛이 가득. 오독오독 씹히는 맛도 좋다. 하지만... 소주도 없이(저녁에 바이크로 축구장 갈 생각으로 술을 안 마셨음) 소라 회만 씹고 있으니 금방 물려서... 반 남기고 나왔다. -ㅅ-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 옷걸이에 대충 걸고... 누워 있는다는 게 잠이 들어버렸다. 그 덕분에 게스트하우스 주인 분들께 인사도 못 드리고, 대구에서 왔다는 스물 한 살 청년과는 뒤늦게 인사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늘 내가 먼저 인사했다. 붙임성이 좋다거나 싹싹한 거보다는, 그렇지 않고 있다가 인사할 타이밍을 놓치면 서로 말 꺼내기가 곤란하고... 눈치 보다가 결국 입 다물면 그렇게 하루가 가는 거다. 여행은 보는 것,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인연 만드는 것도 참 중요하지 않겠는가?

 

게스트하우스 주인 분들 딸내미 이름에 율이 들어가서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율이다. 멋지다!!!   딸내미가 엄마랑 숨바꼭질하다가 질렸는지 연 날리자고 해서 엄마가 연 날려주고 있었다. 남편(으로 추측되는) 분께서는 게스트하우스 꾸미는 공사에 열중이셨고.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없지만 같이 일하시던 중년의 남자 분은 고향이 포항이란다. 반가워서 고향 얘기 잠깐 하다가... 전화로 부른 택시가 와서 월드컵 경기장으로 ㄱㄱ (바이크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출발하기 전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포기했다. 아래는 망원으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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