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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발 http://pohangsteelers.tistory.com/847
첫째날 http://pohangsteelers.tistory.com/848
둘째날 http://pohangsteelers.tistory.com/849
셋째날 http://pohangsteelers.tistory.com/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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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 http://pohangsteelers.tistory.com/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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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야탑 → 김포 공항 → 제주 공항 → 한라 하이킹(바이크 대여) → 제주 국립 박물관(관람 포기) → 삼양 검은 모래 해변 → 예하 게스트하우스
2일차 : 항일 기념관(바깥만 구경) → 만장굴 → 파크 서던랜드(=태왕사신기 세트장-구경 못함, 휴장) → 성산일출봉 → 쇠소깍 → 믿거나말거나 박물관 → 산방산 탄천 온천 → 산방산 게스트하우스
3일차 : 건강과 성 박물관 → 한국야구명예전당 → 엉또 폭포 → 정방 폭포 → 외돌개 → 율 게스트하우스 → 제주 월드컵 경기장 → 율 게스트하우스
4일차 : 한라 하이킹(바이크 반납) → 제주 공항 → 군산 공항 → 익산 터미널 → 성남 터미널 → 야탑
네 시에 눈이 떠졌다. 게스트하우스 문은 일곱 시에 개방한다고 해서 스마트 폰 만지작거리다가 다시 잠이 들었고, 한 시간 단위로 깼다. 몸을 돌릴 때마다 침대에서 스프링 소리가 찌그덩찌그덩 났는데, 위 층 쓰는 사람에게 미안해서 움직이지도 못하겠더라. -ㅅ-
일곱 시가 되어 짐 챙겨 나왔다. 내비게이션에 항일 기념관을 찍고 출발.
일곱 시가 되어 짐 챙겨 나왔다. 내비게이션에 항일 기념관을 찍고 출발.
바이크 최대 속도가 50㎞/H 밖에 안 되는데다가 도로 지리도 어두웠기에 일찌감치 출발한 건데... 여덟 시에 도착해버렸다. 개관 시간은 아홉 시인데... -ㅅ- 결국 안에 들어가는 건 포기하고 바깥에 있는 건축물만 보고 나오기로 했다.
너른 잔디밭. 아이들과 소풍 오기에도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게 쭉~ 뻗은 길. 이런 길 보면 참 기분이 좋다. 한적한 아침에 오는 것도 나름 괜찮구나. 하긴... 단체 관광객이 여기를 들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뭐라고 써놨는데 온통 한자라서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언어 때문에 곤란을 겪을 줄이야!
항일 독립 투사들의 묘비를 가져다 놨다. 일본에 빼앗겼거나 땅에 묻힌 걸 찾아내서 가지고 온 경우도 있더라. 나는 일제 시대 때 살았다면 목숨 내놓고 독립 운동할 수 있었을까? 정말 용기있는 사람들이다.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고. 감사, 또 감사.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없고, 시설도 문 닫힌 채로... ㅠ_ㅠ
중국 관광객들 많이 오니까 일부러 한자 섞어 쓴 걸까? 한글로 쓰면 안 되는 걸까? 찾아온 사람들이 다 이 정도는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걸까? 내가 무식한 걸까?
혼자 조용히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내려왔다.
저긴 종교 시설인가?
사람 없는 공원을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느긋하게 보고 나왔다. 학생들 소풍 와서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고 돌아다녔다. ㅋㅋㅋ 첫째 날은 비행기 타야 해서 긴 바지 입었지만, 둘째 날부터는 반바지! 선크림을 잔뜩 발랐는데도 결국 드러난 부분은 까맣게 타버렸다. 선글라스 덕분에 눈 부위만 안 타서 졸지에 팬더 꼴... 바이크 헬맷 벗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바이크에서 내린 뒤에도 돌아다니다가 '아, 헬맷!' 하고 놀랄 때가 몇 차례 있었다. -ㅁ-
차로 돌아다닐 때에는 불가능한, 바이크로 돌아다닐 때만의 매력은 아무 때나 세워두고 사진 찍을 수 있다는 거다. 제주는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거기 바이크 세워두고 사진 찍을 수 있어 좋았다.
야트막한 돌담이 밭을 경계하고 있다. 참으로 제주스러운 풍경.
길 가의 흔한 민들레조차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제주였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가 내 앞과 뒤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걸 느끼게 되면 이렇게 바이크를 길에 세운 채 사진을 찍었다.
3박 4일 동안 50,000원에 빌린 바이크. 계기판이 달랑 하나다. 속도계는 60㎞/H 까지 쓰여 있지만, 스로틀을 최대한으로 개방해도 50㎞/H 가 한계다. 내리막에서도 53㎞/H 를 넘지 못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안전 운전을 하게 되었다. 뒤에 차들이 많이 올 때에는 좀 답답한 맘도 있었지만 오히려 제주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속도가 아니었나 싶다.
만장굴 주차장에 세워두고 찰칵! 짐 칸이 작아 가지고 간 가방을 넣을 수 없어서 그냥 매고 탔다. 덕분에 등만 땀으로 흥건하게 젖었다. -ㅅ-
만장굴로 간다. 출발하기 전에 모바일 쿠폰이라는 걸 미리 받아서 갔는데... 내가 간 곳 어디에서도 할인 혜택은 받지 못했다. '500~1,000원 할인 받기 위해 카드 정보 흘리고 다니느니 안 하고 말 것을' 하는 후회를 여행 내내 했다.
만장굴 입구.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하필 내 앞에 중년 남자 커플이 사진 찍는다며 오랜 시간을 버티고 있어서 이 사진 찍으려고 꽤 오래 기다렸다. 내리 꽂히는 햇살이 정말 멋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서늘~ 하다. 미리 선글라스를 벗고 안경을 써서 다행이지, 선글라스 계속 끼고 있었으면 눈 뜬 장님이 될 뻔 했다.
먼저 간 커플과 나 말고는 동 시간대 구경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조금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다양한 조명과 안내판으로 꾸며 놓긴 했는데... 전반적으로는 어둡고 습한 동굴을 그저 묵묵히 걷는 거였다. 그래도 한 번 쯤은 와볼만 하다 생각했다.
카메라를 잔뜩 낮춰 바닥에서도 한 장 찍어 보고.
여기가 종점.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
관람 가능한 동굴 끝까지는 약 1㎞.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간다. 돌아가는 도중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몇 팀 만났다. 중국인들이 확실히 많다.
만장굴 가던 중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 이정표를 봤다. 드라마를 안 봐서 잘은 모르지만 온 김에 이것저것 구경하자는 생각이 들어 그리로 향했다. 곧게 뻗은 길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신나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신난다!
아래 쪽에 약간의 혐오 사진(뱀!)이 있습니다. 일부러 멀리서 찍은 것만 올립니다만... -ㅅ-
아래 쪽에 약간의 혐오 사진(뱀!)이 있습니다. 일부러 멀리서 찍은 것만 올립니다만... -ㅅ-
그러나... 찾아간 태왕사신기 세트장은... 망했다. -ㅅ- 붉은 페인트로 공사중, 휴장이라 쓴 판자로 입구를 막아놨다. 다녀와서 제주 사는 녀석에게 물어보니 꽤 됐다고 한다.
결국 밖에서 사진만 찍고 어디로 갈지 고민한다. 일주도로를 따라 이 날의 숙소인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로 가기 위해 성산일출봉에 들리기로 했다.
출발하기 한참 전에 네×버 블로그에서 여자 분 혼자 제주도 다녀와 쓴 글과 찍은 사진을 보게 됐다. 한적한 길에서 뻥 뚫린 도로와 바이크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정말 멋지더라. 나도 그 각도로 사진을 찍어 보려고 한적한 길에 바이크를 세우고 내렸는데... 뱀이... 뱀이... -ㅅ- 죽은 지 오래된 모양인지 개미떼가 새카맣게 달라들어 머리를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ㄷㄷㄷ
내비게이션에 성산일출봉을 찍고 출발. 가던 도중 연료 경고등에 불이 켜진다. 성산일출봉 주차장까지 갔다가 기름부터 넣고 오자는 생각에 근처 주유소를 내비게이션에 찍어 찾아갔다. 가득 넣었는데 8,400원. 내 차 연비도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ㅋㅋㅋ
성산일출봉 앞에 식당들이 많았는데 깔끔해보여서 여기로 들어갔다. 결과적으로는 대만족! 제주 여행 내내 아점으로 오분자기/전복 뚝배기를 먹었는데... 이 집이 제일 맛있었다.
이 엄청난 비쥬얼!!! 아, 또 먹고 싶다. ㅠ_ㅠ
식당 앞에 있는 민박집. 수많은 관광객과 신혼 부부를 받았을 저 집도 세월의 흐름 앞에 장사 안 되는 옛날 집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리모델링 되서 사라지고 없겠지. -ㅅ-
저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 고등학교 때 와보고 처음이니까 10년도 더 됐다.
이 비쥬얼이 살아 있는 멋지구리한 풍경이라니!
검은 모래 해변에서도 외국인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긴 했는데... 여기 처자들은 얼마 안 되는 위 쪽 가리개마저 훌렁 까고... 아주 그냥... ㅋㅋㅋ 망원 렌즈 들고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_ㅡ;;;
이 멋진 곳에도 쓰레기가 잔뜩 떠밀려 와 있다. -ㅅ-
제주에는 홀로 우뚝 솟은 바위가 여럿인데, 성산일출봉에도 몇 개 있었다. 전설이 깃들어 있으니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경고가 있다. 예전에는 지역 주민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관광객의 사진 배경이거나 철없는 초딩들의 장난감이 되어 버렸다.
엄청난 크기의 배가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냥저냥 야트막한 언덕이라 생각했는데... 계단이 끊이지 않고 나온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땀을 훔치며 헐떡거리고 있었다. 종아리 인대 파열되서 깁스하고 있다가 풀어 던지고 간 건데... 목발 짚고 다니랬는데... 저길 올라갔다, 한 번도 안 쉬고. -_ㅡ;;;
제주에는 참 예쁜 학교가 많다. 이 학교 다니는 친구들은 그런 거 잘 못 느끼겠지?
국내 운전자는 봉으로 아는 이 회사는 어찌 이런 모퉁이마다 자리하고 있을꼬? 제주는 탁송료 더 받나? -ㅅ-
다음 목적지는 책으로 볼 때부터 가고 싶었던 쇠소깍.
바다와 계곡이 합쳐지는 형태다. 실제로 보는 것보다 광각으로 찍은 사진이 더 멋져 보이는 듯... -_ㅡ;;;
카약 타는 게 있어서 해보려고 했더니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단다. 지금 아니면 언제 타겠냐 싶어서 예약하고 한 시간을 멍 때리고 있었다.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고 파도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는데 웬 아저씨가 물 위에 동동 떠 있다. 이 날씨에 수영하는 건가 싶었는데... 서퍼였다!
한참을 기다려 카약을 탔다. 뒤집어지면 어쩌나 싶어 카메라랑 보조 배터리 든 가방이 걱정스러웠는데... 카약 뒤 쪽 양 옆으로 부유물을 매달아놔서 초보자가 타도 뒤집어질 염려가 없다. 노는 하나만 주는데 이게 다소 짧아서 좌우로 저을 경우 물이 뚝뚝 떨어졌다. 물살이 오른 쪽에서 왼 쪽으로 흘러서 오른 쪽만 저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데 무리가 없더라.
체험 시간이 25~30분이라고 했는데... 휙~ 휙~ 노 저어 나아가다 보니 5분도 안 걸려 반환점에 도착했다. 내 앞에 출발한 커플이 있었는데, 여자 분이 '저 사람은 잘 가잖아!' 라며 남자 친구를 타박하자 남자 친구가 '저 사람은 혼자 탔잖아!' 라고 하더라. 혼자 온 것도 서러운 판에... 젠장... ㅠ_ㅠ
반환점을 돌아 출발한 곳으로 돌아간다. 10분 정도 탄 것 같다. -_ㅡ;;; 시간이 짧아서 그렇지 재미는 있더라. 여자 친구랑 같이 와서 느긋하게 노 저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긴 했지만.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가기 전에 들러서 식사한 곳. 역시나 오분자기 뚝배기를 먹었다. 여기는 2년 전 엄마님 모시고 왔을 때에도 들러서 식사한 곳이다. 맛이 있어서 다시 찾은 게 아니라 지나다 보니 보여서... -_ㅡ;;;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에 도착. 종이로 만든 차가 보인다. 실내까지 디테일하게 재현! 하지만 그닥 놀랍지는 않더라.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의 손이라기에 내 손이랑 비교해봤다. 나도 키에 비해 손이 큰 편인데... 농구공 한 손으로 잡고 3~4초 버틸 수 있을 정도인데... 저 사람 손 크기면 핸드볼 공 잡듯 농구공 잡겠더라.
옥으로 만든 거라는데 전혀 옥으로는 안 보였다. -ㅅ-
무사도를 '부시도' 라고 적어 놨다. 대체 왜? -ㅅ-
가장 큰 나무라고 한다. 만져 봤더니 진짜 나무. 하지만 속은... 낙서 투성이!!!
화장실까지도 이렇게 읽을거리를 준비해두었다. 잘 꾸며놨구나.
옵티머스 프라임과 월 E.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관람 소감은... 별로다. 큰 기대를 안 하고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였다. 전시물도 그닥 눈길을 끌만한 건 없었고, 벽에 걸린 읽을 거리도 이미 방송이나 책을 통해 여러 번 접한 것이었다. 일부러 그런 것인지 우리나라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생색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점점 안 좋아져서 일찌감치 게스트하우스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한라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계획이었기에 온천에서 느긋하게 몸 좀 풀 생각으로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거였는데... 한라산은 근처도 못 가보고 게스트하우스로 간다.
야트막한 오르막 저 편으로 바다가 보이는데, 어찌나 멋지던지... 절경이 따로 없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도착할 무렵에는 아직 밝았는데 어두워지자 바이크가 잔뜩 늘어나 있다. 2층은 여자, 1층은 남자인데... 남자 사용하는 층의 창문이 밖에서 훤히 다 보이는 구조라... 민망하더라. ㅋㅋㅋ
여섯 명이 쓸 수 있는 방에 들어가자 이미 두 명이 와 있었다. 한 명은 서른의 직장인이고, 다른 한 명은 스물 몇 살 먹은 학생. 전문 하사로 1년 복무해서 모은 돈으로 자전거 전국 일주 중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출발해 울릉도, 독도까지 갔다가 제주 온 거라는데 정말 대단하다 싶더라. 그 용기가 부럽다.
12,000원 내면 저녁에 바비큐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기에 돈 내고... 온천 이용권을 쓰기 위해 바이크 타고 온천으로 갔다. 뜨거운 물에 몸 좀 담그고 싶었지만 바비큐 파티 시간 때문에 간단히 씻고 돌아왔다.
바비큐 파티는 정말 즐거웠다. 전역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는 아들과 함께 여행 오셨다는 여행 마니아 어머님이 특히나 기억에 남고... 성격 좋은 마흔 살 형님도 기억에 남는다. 게스트하우스의 젊은 주인 아저씨도 무척이나 친절하게 잘 해주셨다.
1차를 마치고 설거지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설거지 하기로 한 사람이 온천 가버리는 바람에 나이 드신 어머님께서 혼자 고생하시고 계셨다. 옆에서 설거지 도와드리는데 몇 살이냐고 물으시기에 서른 넷이랬더니 화들짝 놀라신다. 얼른 장가 가라 하신다. ㅋㅋㅋ
12,000원 내면 저녁에 바비큐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기에 돈 내고... 온천 이용권을 쓰기 위해 바이크 타고 온천으로 갔다. 뜨거운 물에 몸 좀 담그고 싶었지만 바비큐 파티 시간 때문에 간단히 씻고 돌아왔다.
바비큐 파티는 정말 즐거웠다. 전역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는 아들과 함께 여행 오셨다는 여행 마니아 어머님이 특히나 기억에 남고... 성격 좋은 마흔 살 형님도 기억에 남는다. 게스트하우스의 젊은 주인 아저씨도 무척이나 친절하게 잘 해주셨다.
1차를 마치고 설거지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설거지 하기로 한 사람이 온천 가버리는 바람에 나이 드신 어머님께서 혼자 고생하시고 계셨다. 옆에서 설거지 도와드리는데 몇 살이냐고 물으시기에 서른 넷이랬더니 화들짝 놀라신다. 얼른 장가 가라 하신다. ㅋㅋㅋ
게스트하우스 덕분에 장사가 안 될 민박 집. 이런 오래 된 민박 집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1차를 마치고 설거지 하고 돌아오니 한 테이블만 남겨 놓고 모두 치워진 상태. 그나마 한 테이블도 만석이라 끼어 들기가 애매해서 어슬렁거리며 주변을 배회(?)하다가 마흔 살 형님과 술 더 사와서 우리끼리 먹기 시작했다. 여자끼리 온 팀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서 먹고 있었는데 남자들이 몇 차례 돌아가며 찝적거리던 끝에 바다에 가서 같이 먹기로 했다.
우르르~ 바다로 몰려가 술 마시다가 돌아와 새벽에 잠들었다.
누군가가 짝짝이 신발을 신고 나간 덕분에 본인도 발에 맞지 않는 짝짝이 신발을 신어야 했던 마흔 살 형님. 인사도 못 드리고 와서 죄송하다. 아침에 눈 떠보니 자전거 전국 일주 청년은 이미 떠나고 없고... 서른 먹은 직장인은 여전히 자고 있는 중... 조용히 짐 챙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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