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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등  산 』

만만하게 보고 들이댔다가 숨질 뻔한 남한산성 한 바퀴 돌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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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은 보통 북한산 가려고 마음 먹었다가 늦었을 때 선택하는 곳이다. -_ㅡ;;;   원래 계획은 북한산 오르기인데 늦어도 13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뮝기적거리다가 늦으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남한산성으로 간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산 가려 했는데 이미 늦었고, 집에만 있자니 그건 답답하고. 그래서 또 남한산성으로 갔다.

 

내비에 남한산성을 찍으면 여기저기 사방팔방 다 나온다. 여기서 목적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 까딱 잘못하면 남한산성 아래 주차장에 차 세워두고 등산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난 보통 북문으로 가서 차 세워두고 성곽 따라 도는 걸 즐긴다.
내비의 안내에 따라 가다보면 구불구불한 산 길을 돌고 돌아 오른 뒤 짧은 터널을 지나 북문 주차장에 도달하게 된다. 지난 번에 갔을 때까지만 해도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지금은 공사를 다 마쳤더라. 고풍스런 기와 건물로 만든 뭔 전시관 같은 게 있던데 그건 다음에 보기로 하고 바로 북문 쪽으로 향했다.

 

갤럭시 S3으로 찍은 사진이다. 전에 쓰던 갤럭시 S는 카메라 어플 구동시키면 한~ 참 걸려서 실행되고, 셔터 랙도 어지간해서 짜증스러웠는데, 얘는 바로바로 찍힌다. 카툰 효과 적용했더니 아래처럼 됐다. 썩 만족스럽지는 않네.

 

양 쪽에 즐비한 음식점을 지나 조금만 오르면 이내 북문(전승문)에 도착한다. 거기서 성곽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이내 남문에 도착할 수 있다. 남문까지 가는 코스는 그닥 힘들지 않다. 산책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가면 된다.

 

남문에도 주차장이 있고 버스가 오기도 하는지 정류장도 있어 이 쪽으로 오는 사람들도 많다. 남문 쪽으로 나가니 매점이 나오고 그 아래로 주차 관리소가 나왔다. 그리고 큰 길로 차들이 다니고 있었는데 터널이 보였다. 응? 저 터널은 아까 북문 주차장으로 갈 때 지나갔던 그 터널이 아닌가? 그리로 가면 북문 주차장과 반대 쪽으로 가는 거라 생각한 나는 발길을 돌렸다. 이게 바보 짓이었다. 그 터널 지나면 북문 주차장이 나온다. 북문에서 출발해서 남문까지만 걷고자 한다면 그 터널 걸어서 지나가면 된다. 그러면 북문 주차장 나온다.

 

반대 쪽으로 가는 줄 알고 쫄아서 발길을 돌렸다. 돌탑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남문 위로 올라갔다.

 

예전에는 여기 줄을 쳐놓고 못 지나가게 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난 모양인지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길을 따라 올라갔다.

 

참으로 절경이다. 날씨도 화창해서 잘 왔다 싶다. 그런데… 준비해 간 음료가 부족하다. 아이스 티 하나랑 스파클링 캔 음료 하나 해서 두 개 챙겨 갔는데, 어찌나 더운지 순식간에 들이켜버렸고. 남문에서 음료수 살 걸 하는 후회를 계속 했다.

 

작은 똑딱이 카메라 들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서 카메라 가방에 넣으면 사진 찍고픈 풍경이 나오고, 그렇게 좀 걷다가 가방에 카메라 넣으면 또 나오고…

 

접근하는 적을 입체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옹성이라고 한다. 남한산성의 안내문은 다 저렇게 벗겨지고 바래져 읽기조차 힘들 지경인데 보수가 전혀 안 되고 있다. 

 

뭔 공사인지 모르겠는데 옹성 있는 쪽에서 뭔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성곽 따라 걷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은데 좀 가다보니 가파른 경사가 나오기도 해서 데이트 코스로는 남문까지가 적당할 듯 하다. 남문 지나면서부터는 꽤 힘들어진다. 더구나 너무 더웠고 물도 없었기에 더 힘들었다. 

 

한참 걷다보니 차가 다니는 큰 길이 나왔다. 목도 마르고 힘들기도 해서 여기서 그만두고 싶었는데…… 여기서 북문으로 가는 길을 모르겠다. 결국 포기하고픈 마음을 접고 1m 넘는 높이에서 아래로 훌쩍~ 뛰어내려 차도를 건넌 뒤 반대 쪽으로 다시 올랐다. ㅠ_ㅠ 

 

차도를 건넌 뒤 오르는 코스는 아까와 비교도 안 되게 힘들어진다. 가파르다. 

 

젠장… 반도 못 왔다. T^T 

 

저 나무가 벼슬 받은 나무인 모양이다. 당최 이해가 안 되는 게, 뭔 감명을 어찌 받았기에 자결하는 거냐? 

 

걷다보니 광주로 넘어와 있었다. -_ㅡ;;;   나란 남자, 걸어서 시 경계를 돌파하는 남자.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엉덩이 걸치고 쉬고픈 맘이 어찌나 간절한지… 

 

북문까지 1.8㎞ 남았다고 한다. 희망이 안 보인다. 힘들어 숨질 거 같았다. 

 

제1의 고난을 지나자… 

 

쉴틈없이 제2의 고난이 찾아왔고… 

 

바로 제3의 고난이 이어졌다. 여기가 제일 힘들었다. -ㅁ-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자 까마득하다. 그래도 좀 넓은 공터가 나오자 마음이 놓인다. 얼마나 남았나 봤더니, 거의 다 왔다. 

 

광주를 지나 하남까지 와버렸네. 나란 남자, 3개 시를 걸어서 지나다니는 남자. -_ㅡ;;; 

 

오른 길이 가파르다보니 내려가는 길의 경사도 상당하다. 맞은 편에서 오는 분들 보면서 어디까지 가는 걸까? 말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ㅅ- 

 

늘 북문에서 출발하여 수어장대 거쳐 남문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곤 했는데, 이 날은 북문에서 출발하여 한 바퀴 빙~ 돌고 다시 북문까지 왔다. 코스 자체가 긴 탓도 있었지만 날도 더웠고 물도 부족해서 무척이나 힘들었다.

저 때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지금 사진 올리면서 보니 좀 선선해지면 물 넉넉하게 챙겨서 한 번 더 가고 싶기도 하다. -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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