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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등  산 』

다녀오기를 잘했도다, 남한산성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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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퍼서 오전 내내 헤롱헤롱... 아침 일찍 인천 갔다 와서 뻗어 자다가 13시가 넘어 눈을 떴다. 집에만 있자니 답답해서 어디든 다녀오자 싶었고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북한산 밖에 없어서 알아보는데... 출발이 너무 늦다. 지하철 타고 서현 가서 버스로 광화문 간 뒤 다시 버스로 북한산까지 가는 시간 따져보니 두 시간은 걸릴 거 같은데... 14시 출발하면 산 아래 도착이 16시가 되고 만다. 왕복 세 시간에 올라갔다 온다 해도 너무 늦다. '어디 갈 데 없나?' 고민하던 차, 가까운 남한산성이 떠올랐다.

내비게이션에 남한산성 찍으니 20분 남짓 걸린다고 나온다. 슬렁슬렁 출발~   날씨가 어찌나 화창하던지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려고 신호 기다리는데 견인차에 끌려나오는 사고 차 발견. 그 뒤로 경찰차도 두 대나 있다. 잠시 후 다른 사고 차도 보이고. 올라가다보니 사고 흔적이 있더라. 구불구불한 길인데 내리막에서 여차 잘못하면 반대 편에서 올라오는 차에 들이받을 확률이 높다. 조심, 또 조심.   아무튼... 올라가다보니 '이렇게 주구장창 올라가서 뭐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을 해야 하는데 차로 다 올라간다. -_ㅡ;;;

주차장에 차 세워두고 나니 어디로 가야 하나 막막하다. 일단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니 북문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회사에서 단체로 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족구장 완비했다는 식당들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자 안내도가 보인다.

 

 

코스를 사전에 알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나온 덕분에 어디로 가야하나 망설여졌는데... 일단은 수어장대를 목표로 가보기로 했다.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북문이 보인다. 앞에 서 있는 안내판에,
남한산성은 동 · 서 · 남 · 북에 4개의 대분이 있는데, 북문은 병자호란 당시 성문을 열고나가 기습공격응 감행했던 문이다. 싸움에 패하지 않고, 모두 승리한다는 뜻에서 '전승문'이라고도 하였다. 당시 영의정 김류의 주장에 의해 군사 300여 명이 북문을 열고 나가 청나라 군을 공격하였으나, 적의 계략에 빠져 전멸하고 말았다. 이를 '법화골 전투'라 하는데,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있었던 최대의 전투이자 최대의 참패였다. 정조 3년 성곽을 개보수할 때 성문을 개축하고 이름을 붙여 전승문이라 한 것은 그 때의 패전을 잊지 말자는 뜻이었을 것이다. 선조 때의 기록을 보면 산성 내에 동문, 남문, 수×문 총 3개의 문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북문은 인조 2년에 신축된 성문이라고 생각된다.
요런 내용이 적혀 있다.

 

 

아마도 주변 학교의 소풍 장소로도 많이 활용될 게 분명한데, 평일 낮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그닥 많지 않았다.

 

 

이 블로그에 종종 들어와 사진 보고 가신 분이라면 이제 익숙해졌을 구도. ㅋㅋㅋ

 

 

난데없이 갈림길 등장! 여기서 왼 쪽에 보이는 시멘트 포장길로 가면 널널한 코스, 오른 쪽 계단을 오르면 성곽을 따라 도는 약간의 산 길 코스다. 단순히 난이도 차이만 있는 게 아니라 코스의 길이 자체도 다르다. 난 올라갈 때도 계단, 내려올 때도 계단을 선택했는데 분명 내 뒤에 오던 사람이 내 앞을 가고 있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다.

 

 

그리 힘들지 않다. 석유 냄새 은근히 나는 나무 계단. 운동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버거울 수 있는 계단이다. ㅋㅋㅋ 

 

 

제 5 암문이다. 암문은 일종의 비밀 통로 같은 역할을 한다고 쓰여 있다. 

 

 

야트막한 성벽을 보면서 이런 걸로 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나 싶었는데, 암문 밖으로 나가서 성 쪽을 보니 꽤 가파르다. 암문 밖은 나름의 등산로가 구성되어 있다.

 

 

쉼 터 옆 푯말에 포유류라 적혀 있어서 혼자 낄낄거리고 웃었다. '저 쉼터에 사람이 앉아 있는 걸 노린 센스 아닌가?'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그런 의도가 아닌 모양이다. 사람이 던져 주는 음식물 따위 노리고 다람쥐 같은 녀석들이 오니까 저렇게 적어 놓은 모양이다. 괜히 혼자 넘겨 짚었다. -_ㅡ;;;

 

 

어느 힘 좋은 냥반이 원래 위치에서 오른 쪽으로 돌을 밀어놨다. -_ㅡ;;;   글자도 다 지워지고... 관리가 전혀 안 되는 듯 했다. 

 

 

저 멀리 보이는 감시 초소. 외로워 보인다. 

 

 

숲 사이로 성벽이 보인다. 사이즈 줄이니까 사진이 확 죽는데, 원본으로 보면 멋지다(라 우기면서 원본은 공개하지 않을 속셈. -ㅅ-). 

 

 

날씨가 좋아서 저 멀리 서울까지 잘 보인다. 빽빽하게 들어선 저 아파트 숲에 내 집 하나 장만하려면... 지금 연봉 기준으로 30년 동안 숨만 쉬고 살아야 한다. 젠장... -ㅁ-

 

 

사진 찍으며 천천히 걷다 보니 이내 서문에 도착했다. 별 거 없다. -ㅅ- 

 

 

예전에 싸이질 신나게 할 때, 고속 국도 휴게소 사진 모으는 분이 있었다. 나름 독특한 취미 생활이라 생각했는데... 난 어디든 놀러 가면 화장실 사진 찍어 온다.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희한하게 그렇게 된다. 이 날도 화장실 사진을... 

 

 

성벽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보니... 

 

 

어느덧 목표로 한 수어장대에 도착했다. 

 

 

사진 찍기 좋게끔 해주려는 하늘의 도움이었는지 수어장대에 도착할 무렵에는 나 말고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 한 중년 커플이 나보다 늦게 들어와 사진 찍는 사이에 뒤로 돌아가던데... 사진 다 찍고 한 바퀴 돌 생각으로 뒤로 가니... 부둥켜 안고 있네. -ㅅ-   좀 미안하긴 했지만 신경 안 쓰는 척, 못 본 척, 그냥 지나쳤다. 그 커플도 뻘쭘했을테지. 성남에 좋은 모텔 많은데.   (저 커플은 이후에도 한 차례 더 마주쳤다. -ㅅ-)

 

 

이 날의 베스트 샷! ^ㅁ^ 

 

 

내부는 볼 수 없게 되어 있어서 그저 한 바퀴 둘러보는 게 전부였다. 

 

 

우리나라는 효종의 원한을 잊지 않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육군 60만 명을 고수하며 해/공군을 천대하고 있다. 북한이 무너지면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까지도 육군 보낼 계획인 모양이다.

 

 

무망루 현판을 보관하고 있는 건물 옆에 민망한 비석이 서 있다. '각하'야 그 때 당시에 그렇게 불러야만 했으니 그렇다 쳐도... 행차는 또 뭐냐... 전쟁 터지자 잽싸게 대전으로 도망가놓고, 방송으로는 서울을 사수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자국민 기만한 것도 모자라, 북한군 남진 저지하겠다고 한강 다리 끊어 애꿎은 사람 여럿 죽인 그 냥반이 온 기념으로 심은 나무가 무척이나 크게 자랐다. 참고로... 대전으로 도망간 저 냥반은 부산으로 다시 도망가는데 육로로 가다가 북한군이나 동조하는 게릴라 세력에게 붙잡힐까 두려워한 나머지 이리를 거쳐 목포로 간 뒤 배를 이용했다고 한다. 지독하리만치 미국에 사대한 저 냥반을 일부 언론과 정치인이 국부(國父)라 칭하고 있다. 하긴... 저런 걸 나라의 아버지라 부르는 것들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니 애새끼도 그 모양이지. -ㅅ-   어차피 국부로 불리우기를 바란다면 한자 표기는 局部로 하자. -_ㅡ;;;

 

 

사진 몇 장 더 찍고 수어장대를 나와 남문으로 향한다. 

 

 

응? 이런 프로그램이 있단 말인가? 참가해보고 싶다. 알아봐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일단 15일에 창덕궁 후원 구경부터 하고. ㅋㅋㅋ 

 

 

올라가기 전에 구입한 이온 음료. 파란 색이 대표적인 색깔이었는데 문명 세계에서 잠시 떠나 있는 사이 빨간 색도 나왔나보다. 그러고보니 게토×이도 빨간 거 나왔지, 아마?   포항 저지(검빨)에, 조던 에어맨 가방(검빨)에, 빨간 엠피삼 플레이어, 빨간 카메라... 나름 깔맞춤. ㅋㅋㅋ 

 

 

북문으로 가는 산 아래는 온통 공사 중이었는데... 그런 큰 공사도 좋지만 자잘한 시설물 관리부터 했으면 좋겠다. 안내판이나 경고판 등이 온통 닳아빠졌는데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그런 반면 등산 예절? 따위를 적어 놓은 판때기는 하도 자주 등장해서 짜증스러울 정도였다. 국민들 가르치는 거 어지간히 좋아한다. 자기들보다 우매할 거라 생각하다가 큰 코 다치는 세상인데 말이다. 

 

 

약수 구경도 못했는데... -_ㅡ;;; 

 

 

수어장대를 지나 남문으로 간다. 인적이 점점 드물어진다. 

 

 

팔각정을 지나 남문으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왔던 길에 비해 조금 험하다. 가파른 길도 있고, 계단 폭이 좁아 내려갈 때 위험하다 싶은 길도 있었다. 그래도 지나온 길 돌아보니 참으로 장관이더라. 

 

 

남문에 도착했다. 성벽을 따라 한 바퀴 크게 돌아 다시 북문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출입 금지 테이프가 길을 막고 있다. 어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테이프 옆으로 돌아 올라간다. '아, 가도 되나 보다' 라 생각하고 따라가는데... 작은 굴삭기가 내려오더니 돌아가라 한다. 결국 남문에서 더 가지 못하고 되돌아온다.

 

 

저 성벽을 따라 내려왔다는 게 참... 

 

 

왔던 길을 고스란히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성벽 아래 쪽 시멘트 포장 길로 가자니 길이 또 갈린다. 왼 쪽 길은 수어장대로 가는 길, 아래 길은 뭔 역사 뭐시기 건물 가는 길이란다. 시간이 많이 늦어 가던 방향으로 계속 가기는 망설여졌지만 다시 수어장대로 가기에는 이르다 싶어 아래 쪽 길을 택했다. 

 

 

볼 때에는 그저 대단한 위풍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왜색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튼... 커다란 건물이 있는데... 걸어가보니 식당이 잔뜩이다. 잘못 왔나? 하는 찰라, 만해 기념관으로 가는 길이 보여 그리 가봤더니...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이라네. 입구에서 신발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은 뒤 보는 구조 같았는데 2,000원 내고 볼 마음은 들지 않아 그냥 돌아나왔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이름 모를 꽃 사진도 찍어 보고. ㅋ 

 

 

무궁화가 잔뜩 피었다면 정말 멋졌을텐데... 

 

 

사진으로는 그 분위기를 살릴 수 없어 아쉬운데... 외국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호빗이 뛰쳐나올 듯한 풍경.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구름이었다. 낮게 뜬 뭉게 구름이 보는 이의 기분을 가볍게 만들어줬다. 

 

 

왔던 길을 되짚어 북문으로 돌아간다. 왔던 길로 다시 가는 거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 날은 시간 때문에 빙~ 돌아 북문으로 가는 걸 포기했다. 

 

 

거의 다 내려와 식당 몰려 있는 산 아래에 왔을 무렵 반사경 찍어 셀카를 대신했다. ㅋㅋㅋ 

 

 

에? 으이? 150m? -ㅁ-
만해 기념관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왔는데... 거기서 식당들 가로질러 길 따라 내려오면 바로 북문 주차장인 모양이다. 알았더라면 바로 내려올 수 있었는데... 몰라서 한참을 돌아 내려왔다. -ㅅ- 

 

 

집에 있기 답답해서 훌쩍 나간 거였는데... 다녀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창한 날씨가 한 몫 톡톡히 했고. 다음에는 다른 코스로 한 번 더 돌아보자고 마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차 가지고 갔습니다. 아이나비는 '남한산성' 찍으니까 식당도 나오고 온갖 쓰잘데기 없는 게 다 튀어나오던데... 그 중 '남한산성 도립공원' 찍고 갔네요. 다른 내비게이션도 고만고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산 길을 꽤 구불구불하고, 간혹 자전거 타고 오르는 분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가야 합니다. 개념 팔아 먹은 냥반이 간혹 맞은 편에서 미친 듯 내려오니 방어 운전 염두에 두셔야 하고요. 터널 지나면 바로 주차장 나옵니다. 주차비는 들어갈 때 받는데 1,000원입니다.
버스 이용하실 분들은 9번 타시면 됩니다. 종점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돌아올 무렵 참한 처자 몇 명이 버스 기다리고 있던데 태워주고 싶은 마음이 어찌나 간절하던지... -_ㅡ;;;

등산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산 되게 싫어하는 분 아니라면 소풍 다녀오듯 다녀올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 같은 때에는 땀 범벅 각오를 하셔야 할 듯...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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