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 폰은 찬밥 취급하는 빌어먹을 SKT

갤럭시 S3를 쓰다가 엑스페리아 Z2에 꽂혀 기기 변경을 했다.　좀 써보니...　Z2는 디자인과 방수 외에는 당최 내세울 게 없는 손전화라는 걸 깨닫게 됐다.　특히나 통화 품질이 주옥 같은데 상대방이 내 말 잘 안 들린다 하고 나도 상대방 말이 잘 안 들린다.　거기에다 안테나 서 있는데도 통화하다 뚝뚝 끊어지기까지 한다.　그래도 겉으로 볼 때에는 참 이쁜데다 남들이 "어? 소니에서도 스마트 폰이 나와?" 하고 신기해하는 것도 재미 있어서 그냥저냥 쓴다.

교통 카드도 안 된다.　분명 티머니 지원하는 USIM인데도 티머니 앱 실행하면 오류 메시지 띄우면서 실행이 안 된다.　당연히 버스나 지하철 이용할 때 손전화로 찍을 수 없다.　충전하는 기계에 넣고 충전하면 정상적으로 충전되고 교통 카드 기능도 된다는데 난 후불 카드 등록해놓고 쓰는 걸 선호하는지라 충전하고 뭐하고 하는 게 번거롭다.　-ㅅ-　　　티 맵에서 쓸 수 있는 연예인 목소리(아아, 서유리 님~　하악하악~) 적용은 안 되다가 얼마 전부터 되기 시작한다.　유료(2,000원)로 구입한 건데 다행이다.

54,000원 이상 요금제 쓰면 혜택이 주어지는 티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도 상.당.히. 불편하다.　티 프리미엄 앱을 실행하면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라면서 튕겨 나간다.　한 달에 20,000원에 해당하는 컨텐츠를 다운 받을 수 있는데 이게 은근히 쏠쏠하거든.　『 무한도전 』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한 편에 700원이고 최신 영화는 4,000원 정도 한다.　한 물 갔거나 인기 없는 영화는 2,000원 정도 하고.　2,000원 짜리 영화 다운 받는다 치면 열 편이나 볼 수 있는 거다.　어영부영 시간 때울 때 참 좋아서 갤럭시 S3 쓸 때에는 잘 써먹었는데 Z2에서는 앱 자체가 실행이 안 되니 쓸 수가 없다.　티 스토어에서 다운 받을 수 있게 되어 있기에 얼씨구나 했는데...　영화 다운 받으려 하면 티 프리미엄으로 이동한다면 이동해놓고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라고 튕겨 버린다.　T^T

6월 한 달은 그냥 보내버렸지만 어쩐지 20,000원을 손해보는 기분이라 잔머리를 조금 굴렸다.　갤럭시 S3가 공 기계로 놀고 있으니 기기 변경을 해서 영화를 몽땅 다운받고 다시 Z2로 옮기면 되지 않는가!　스스로 기발하다 칭찬하며 행동으로 옮겼다.　예전에는 대리점 가야 기기 변경이 됐지만 요즘은 홈페이지에서 다 되니까.

티월드 접속해서 로그인하고 기기 변경 눌렀더니 뭘로 바꿀 건지 선택하란다.　SKT용 갤럭시 S3의 모델명인 E210S로 검색하니 뭐가 엄청 많이 나온다.　32GB 모델도 뒤에 뭔 알파벳들이 덕지덕지 붙은 녀석이 여럿.　이건가 싶어 클릭하고 일련번호 찍어 넣으니 그런 기기 없단다.　-ㅅ-　　　결국 몇 번 헤매다가 제대로 된 모델명 선택한 후에야 기기 변경이 완료됐다.　이제 USIM 바꿔넣고 전원 껐다 켜면 될 터.

껐다 켰더니 제대로 된다.　그리고 폭풍 업데이트를 하기 시작한다.　하긴, 그동안 안 켰었으니까...　밀린 업데이트를 하거나 말거나, 바로 티 프리미엄 실행해서 영화를 마구 다운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200원 남겨놓고 다 썼다.　한참만에 다운로드가 끝났고...　이제 다시 Z2로 기변할 차례.　그런데...

홈페이지에서 기기 변경할 수 없는 모델이라면서 대리점 가라고 뜨는 거다.　아니, 뭔 이런 경우가...　-ㅅ-　　　몇 번을 다시 시도해도 마찬가지.　출근 시간이 다가오는지라 대충 마무리하고 출근했다.　일요일이라서 대리점에 바로 가지도 못하고...　퇴근하면서 직장 선배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며 미주알 고주알 일러 바치는 와중에 혹시나 해서 USIM을 다시 Z2에 끼워봤는데...　어라?　되네?　이게 뭐지?　-ㅁ-　　　기기 변경이 된 거다.　홈페이지에서 따로 기기 변경 안 하고 그냥 USIM만 바꿔 끼웠는데...　된다.

집에 와서 홈페이지 확인해보니 현 사용 휴대폰 상태가 USIM 기변이라고 되어 있다.

뭐가 됐든 간에...　기기 변경이 된 게 어디야.　ㅋㅋㅋ　　　이제 손전화는 Z2 쓰고 갤럭시 S3는 꺼놓고 들고 다니다가 멍 때릴 때 켜서 영화 보면 되겠다.

하지만...　또 그런데...　-ㅅ-　　　갤럭시 S3를 켜서 동영상 보는 앱을 실행하고 티 프리미엄에서 다운 받은 영화를 선택했더니...　재생할 수 없다고 뜨는 거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　죄다 안 된다.　Z2에서 USIM 빼서 갤럭시 S3로 옮기고 껐다 켰더니 그제서야 영화가 제대로 나온다.　ㅠ_ㅠ

여기서 또 잔머리를 굴려가지고...　USIM이랑 메모리를 다 제거해서 Z2에 넣었다.　이렇게 하면 혹시 나오지 않을까?　…… 역시나였다.　안 나오더라.　결국 티 프리미엄으로 다운 받은 영화를 보려면 갤럭시 S3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거다.

덕분에 기기 변경만 주구장창 해댔네.　Z2에서 티 프리미엄만 돌아가도 이런 바보 짓은 안 해도 되는 건데...　제기랄...　　　더구나 티 프리미엄에서 받은 영화들은 죄다 DRM 걸려 있어서 컴퓨터로 옮기거나 해도 못 본다.

소니 엑스페리아 Z2, 자급제 폰 치고는 상당히 인기 끌면서 많이 팔려나간 걸로 아는데...　SKT가 이렇게 찬밥 취급하고 있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삼성/LG에 얼마나 받아 쳐먹었기에 저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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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0. 덧 붙이기

절취선(?) 위의 글을 요약하자면...　소니 엑스페리아 Z2에서 티 프리미엄 실행이 안 되서 20,000원 날리는 기분이 듬 → USIM을 전에 쓰던 갤럭시 S3로 옮겨 티 프리미엄을 실행한 뒤 20,000원 어치 영화 다운 받고 다시 Z2로 옮기면 되겠다는 생각을 함 → 실행!

다운 잘 됨 → 다운 받고 Z2로 USIM 옮긴 뒤 티월드에서 기기 변경하려고 하니까 안 됨 → 빡침 → 왜 자급제 폰 찬밥 대접하냐고 메일 보냄 → 저녁에 Z2에 다시 USIM 끼워 보니 됨

갤럭시 S3에 다운 받은 영화 보려고 하니 에러 나면서 안 됨 → 혹시나 하고 USIM 끼우니까 됨 → 갤럭시 S3에서 USIM이랑 메모리 카드 다 빼서 Z2로 꽂았으나 안 됨

결론 : 티 프리미엄으로 다운 받은 DRM 걸린 컨텐츠는 USIM 없으면 못 본다.

집에 와서 예전에 쓰던 USIM을 갤럭시 S3에 끼워 봄(Z2에 마이크로 USIM 들어간다는데 갤럭시 S3에서 쓰던 게 마이크로 USIM인지 그냥 USIM인지 확실히 몰라서 그냥 9,900원 주고 새로 샀었음) → 영화 잘 나옴 → 지금 사용하지 않는 USIM이지만 기기에 꽂혀만 있으면 문제 없는 듯.

그리고...　답변 메일이 왔음.　나불나불 말이 긴데 결국은 자급제 폰 쓰는 네 놈이 호갱이라는 얘기.　자급제 폰이 별도의 OS 쓰는 것도 아니고 똑같은 안드로이드 쓰면서 특정 앱 실행이 안 된다는 게 말이나 되는 건지.　그저 지들이 막아 놓은 거면서 주절주절 핑계는...

결국 엿 먹이려면 요금제 제일 싼 걸로 바꿔서 최대한 돈 안 나오게 아껴 쓰는 것 뿐인데...　말이 쉽지 그게 되냐고.　거기에다 난 011 번호 지키겠답시고 2G 손전화도 한 회선 가지고 있는 호갱 of 호갱이라...　ㅠ_ㅠ

외국 제품이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힘을 못 쓰는 부문을 보면 대부분 우리나라 기업이 지독하리만치 독점하면서 횡포를 일삼는 경우.　하지만 열흘 붉은 꽃 없다 했지.　자국민 호구 취급하면서 독점하고 있다고 거들먹거리다가 한 방에 훅 가는 거지.　SKT 네 놈들도 그 꼴 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에이 씨~

헐!　대박!!!　7월 16일, 티 프리미엄 업데이트 떴기에 바로 했는데...　실행이 됨요!!!　이제 USIM 옮기는 뻘짓 안 해도 됨요!!!　오, 놀라워라!!!　이제 티맵 바이크랑 티머니만 어찌 좀 돌아가게 해주면...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