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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7 히로시마 - 넷쨋 날: 비젠 오사후네 도검 박물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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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에서의 3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히로시마 성의 천수각과 슈케이엔은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지만 히로시마에는 어쩐지 다시 갈 수 있는 날이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 크게 아쉽거나 하지는 않았다(생각해보니 요나고에서도 다음에 또 오게 될 거 같은데? 라 생각했던 것 같다. -_ㅡ;;;).


여행 3일 차 일정을 마친 뒤, 그러니까 어제 저녁. 식사도 할 겸 맥주 한 잔 해야겠다 싶어 첫 날 갔던 가게에 또 갔었다. 이번에도 교자 시켜서 먹고, 쿠시카츠 주문해서 홀짝홀짝 맥주 마시고 있는데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가 손님이 꽤 많다. 적당히 먹고 들어가자 싶어 많이 마시지 않고 숙소로 가서 잤는데... 피곤했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마음 같아서는 체크 아웃 시간까지 버티고 있다가 나가고 싶은데 마사미 님과 미리 약속을 한 게 있으니 마냥 뒹굴 수가 없다. 부랴부랴 짐 정리하고 대충 옷을 입은 뒤 6층으로 가니 아무도 없네. 체크 인 할 때 받은 자그마한 플라스틱 쪼가리를 책상 위에 얹어놓고 나왔다.


그동안은 캐리어와 가방을 숙소에 두고 자그마한 쌕 하나 매고 다녔는데 이 날은 숙소를 옮겨야 했기 때문에 무거운 가방을 매고 캐리어를 끌고 다녀야 했다. 숙소에서 후쿠로마치까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훅! 훅! 더워진다. 아침부터 기운 빠져~


신칸센을 타고 오카야마까지 이동. 예정했던 시간보다 꽤 늦었다. 마사미 님이 진작부터 역에서 기다리고 계셨는데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ㅠ_ㅠ   역 밖으로 나가 마사미 님을 만나 차에 짐을 실었다. 원래는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내가 늦장을 부린 탓에 그냥 차에 짐을 싣고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비젠 오사후네 도검 박물관. 오카야마에 처음 갔을 때 관광 지도를 받았었는데 그 때 비젠 지역이 검과 도자기로 유명하다는 안내가 있어 가보고 싶다 생각한 곳이었다. 두 번의 오카야마 방문에도 시간이 없어 찾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마사미 님이 사전 답사까지 하시며 준비를 해주신 덕분에 갈 수 있었다. 마사미 님의 차로 이동을 했는데... 확실히 대중 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곳이었다. 오카야마 관광 안내에 비젠 지역이 포함되어 있어서 멀지 않은 곳이라 생각했지만 차로 제법 가야 했다. 대중 교통만을 이용한다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인 방문객은 거의 없는 모양. 네×버에서 검색해도 방문 후기가 거의 없다. -_ㅡ;;;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로 들어간다. 입장료가 있었는데 마사미 님이 내주셔서 얼마인지 기억을 못한다. -ㅅ-


안에 들어가니 영상을 보는 곳에 사람들이 잔뜩 앉아 있다. 아마도 위 사진의 녹색 버스를 타고 단체로 온 사람들인 모양이다. 정정해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영상은 일본어로 나왔고 영어 자막도 전혀 없었지만, 그래서 뭔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쇳덩어리를 때리고 때리고 때리고 때려서 칼을 만드는 과정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저 신기했다. 뒤 쪽에는 실제 일본도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윽! 생각보다 무겁다. 이걸 한 손으로 휘둘렀다고? 대체 얼마나 팔 힘이 좋아야 하는 거지? -ㅁ-


그렇게 한~ 참 동안 영상을 보고 위 층으로 올라갔다. 위 층에는 다양한 일본도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역시 일본어 설명이 대부분이고 영어 설명은 간략한 정도여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보통의 남자라면 칼에 관심이 꽤 있을텐데 도검 박물관은 대중 교통을 통한 접근성이나 영어, 한글 안내가 부실해서 추천할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에 능숙하다면 영상도 보고 설명도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텐데.



밖으로 나가니 넓다란 공간이 ┌┐ 모양으로 펼쳐졌다. 그냥 꾸며놓은 공간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칼을 만드는 곳이다!



영상에 나왔던 곳과 유사한 곳. 실제로 여기서 쇠를 두드려 검을 만드는 지 알 수 없지만 비슷하게 꾸며놓기는 했다.


할아버지가 여기서도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쭈뼛쭈뼛해하며 기사 복장을 입은 분이 오시더니 시간이 되어 출발해야 한단다. 단체로 온 사람들이 쫘악~ 빠져나가고... 나와 마사미 님만 남았다. ㅋ

실제로 쇠를 때려 칼을 만드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칼자루를 만든다거나 칼에 글자를 새겨 넣는다거나 하는 건 이 곳에서 직접 하는 모양이다. 운이 좋으면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는데 나는 점심 무렵이라 그런지 빈 공방만 볼 수 있었다.



유명 만화가인 모양인데 봐도 모르겠다. 아무튼 싸인과 그림이 잔뜩 붙어 있다.



이름난 일본도를 전시하는 특별한 기간이었던 모양이다. 운이 좋은 듯 한데 당최 아는 게 없으니 보이는 게 없다. T^T



대략 이런 분위기 되시겠다.



관람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후다닥 보고 나왔다. -ㅅ-



  • 대중 교통을 이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전철을 타고 어디에서 내린 뒤... 하는 식으로 설명할 수가 없네요. 다만, 좁은 길로 제법 들어가야 했습니다. 직접 운전하지 않는 이상은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어를 모른다면 아무래도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리는 게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어나 기타 언어로 설명된 게 거의 없어서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겁니다.

  • 기념품 가게에서 칼과 관련된 여러 종류의 상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날이 서지 않은 장식용 일본도도 있었고 종이 떨어뜨리면 그냥 스윽~ 잘려나갈 것처럼 파랗게 날이 선 일본도도 있었습니다. 일, 십, 백, 천,... 하고 단위를 세어 봐야 할 정도로 엄청난 가격의 일본도도 있었는데... 돈 있다고 살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일본 외부로 반출을 허가해줄지.


아, 이건 도검 박물관과 별 관계 없는 내용인데... '오사후네' 파의 이름으로 칼이 만들어진 것은 1274년이 최초라 합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칼입니다. 이 오사후네 이름을 달고 있는 일본도 한 자루가 우리나라의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의병장 권응수 장군의 일본도가 그것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권응수 장군이 키하치라는 왜장으로부터 빼앗아 사용했다고 합니다. 곽재우 장군 역시 왜군으로부터 칼을 빼앗아 사용했다고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아무튼, 권응수 장군이 사용한 일본도는 외국의 물건이 보물로 지정된, 흔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보물 제 668-4호로 진주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477 - 이번 히로시마/오카야마 여행 다녀와서 쓴 글들을 모아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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